신축스터디에 뽑혀서 기뻤던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정신없는 3주를 보냈내요.
그동안 뭘 했냐 하면요?
첫주 - 전체 회의에서 앞으로의 스터디 방향과 오리엔테이션을 했습니다.
흑도님과 무려 4시간의 줌회의에서 신축과 관련된 다가구, 다세대, 근생, 개발연계 사업 등 모든 유형들을 설명해주시고 각자 수준에 맞게 해야할 미션들을 설정하고 뛰어들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8개의 조가 편성이 되었는데 주거형 물건을 희망하는 조가 더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근린생활시설은 덩치가 크니 경험이 없는 분들은 접근이 쉽지 않았죠.
둘째주 - 임장, 조별회의, 계획도면 검토.... 조별회의, 임장, 계획도면 검토.... 무한반복이 시작됐습니다. 주기가 빠른 조는 첫주부터 봐두었던 물건의 매입부터 검토하고 공투를 위한 여러 모임을 가지시더라구요. 하루이틀만 정신줄 놓고 있으면 한참 뒤로 처지는 것 같은 기분에 초조해지고, 각자가 박차를 가하는 바이오리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각 조는 조대로 움직이면서 임장과 회의를 하기도 하지만, 관심있는 물건이 생기면 어느 임장이든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자유로운 분들이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일주일에 3~4일을 현장을 다니면서 스터디원과도 교류하고, 안목도 넓히면서 성장할 수 있는 더없는 기회가 주어지니까요.
신스가 재미있는 것은요, 스터디원들의 스펙트럼이 정말 정말 넓다는 것이예요. 투자경력이 10년이 넘은분부터 수년간 노력해야 구성이 가능한 여러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신 분, 2~3년의 경력으로 실력과 감과 물이 오르고 있는 분들, 시세차익형 투자자, 수익사업형 투자자,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하신 분까지.... 스터디분들 만날 때마다 예상이 엇나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조심스러워서, 겸손하셔서 얘기하기 싫어하시지만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하나둘 보물단지를 꺼내 놓습니다. 그분들 얘기만 들어도 시간가는줄 몰라요. 직접, 간접적으로 깨닫고 알게되는게 너무 너무 많아요. 66명이나 되는 분들을 한분한분 다 만나보고 싶지만 이느무 코로나로 제약이 많은게 원망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교를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부지를 매입해서 건물을 올리기 위해서 모인만큼 흑도님의 지휘하에 신축을 실현시켜야겠죠? 경매와 다른 시장원리로 돌아가는 신축업계는 결국 네트워크의 구축이 최종 목적입니다. 수익은 그 네트웍의 질과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겠죠. 즉 인맥이죠. 그 인맥에 실력이 없는 사람은 설자리가 없습니다. 안목, 실무, 업계동향파악, 성실성과 태도, 리더쉽, 승부기질 등 뭐 하나 빠지면 안될 것 같아요.
처음엔 부동산 가서 집한번 안지어본 사람같다는 말을 듣고 자존심에 스크래치난 스터디원의 하소연이 올라왔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도면 프린트해서 다니라는 흑도님의 쿨한 답변이 올라왔죠. 요즘엔 임장가면 한 두분은 사업개요서와 도면을 가져옵니다.
오늘 들린 부동산에서는 주소를 부르자마자 바로바로 수익성이 높니 낮니, 옆부지와 합필이 가능하니 안하니 너나할것 없이 토론하는 임장팀을 보고 부동산 사장이 얘기합니다. '도대체 뭘 보고 그렇게 빨리 아시는거예요? 무슨 앱같은거예요?'
잠시후 랜드북을 보며 '와 세상 좋아졌네'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장님께 '그럼 이제 저희도 물건 주세요?' 라며 농을 거는 임장팀. ㅎㅎ
이제 겨우 3주차에 들어섰는데, 카톡방과 카페에는 읽어야할 글과 검토해야할 부지주소가 매일매일 계속 쌓여가고 있습니다.
어느새 '빌라업자'의 세계에 성큼 다가온 이 느낌이 맞는걸까요? 아니면 아직 택도 없는 걸까요?
우리가 따지는 수익성과 사업성이 과연 현실적인 걸까요? 실제로도 이렇게 수익이 나는 걸까요?
모릅니다..... 모릅니다.....
그냥 합니다. 믿고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빌라업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살지는 않을거 같거든요.
하나둘씩 안보이던게 보이거든요.
이 집이 왜 이 모양으로 지어졌고, 저집은 왜 저렇게 낡았는데 고치거나 새로 짓지도 않고 먼지만 맞고 있는지...
오늘 서초동 남부터미널 사거리를 지나가는데 왼쪽으로는 15~20층 건물이 좌악 늘어서있고,
오른쪽으로는 5~6층 건물이 삐쭉빼쭉 서있습니다.
저기까지가 상업지구고, 저기서부터 3종일주네... 왜 여기는 준주거를 이렇게 안줬지?
차에 탄 분들이 아주 건축판 매트릭스에 빙의해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덧 이렇게 셀 수 없이 다양한 물건들을 비교하고 검토하면서 현시점의 정보망과 자원에 맞는 훈련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신축의 지도를 만들고 있는거죠.
흑도님의 신스스터디는 그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쌍팔년도 아니고 2000년대도 아닌 2021년형 신축투자자를 조련해내고 있습니다. 어쩌다 운좋아 걸린 성공이 아니고, 반복적인 예측과 계산과 훈련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줄 아는 실전적 투자자, 시장을 읽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정보와 데이터를 다룰줄 아는 투자자가 되기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분명히 성장하고 있는것 맞겠죠?
매일매일 나무 사이를 헤치고 나아가다보니 여기가 어느 숲인지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 있지만
조만간 머리속에 숲도 그릴줄 아는 입체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겠죠?
모두 화이팅입니다!!!
첫댓글 너무 재미 있게 신스 하고 있다는게 읽으면서 알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