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기맥 소요지맥의 소요산(逍遙山,444.2m)
백제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승과 문장가들의 요람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5/09/04 [00:23]
▲ 고창군연맹 체육대회 © 새만금일보
<고창군연맹 소개> 1989년 1월 창립된 고창군산악연맹(회장 조기담, 전무 김미)은 5개 산악단체에 22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주요사업은 선운산 자연사랑운동, 연맹 합동등반, 고창명산 등산로 정비및 환경정화활동, 합동시산제 및 종산제 등이다.
▶개요와 자연경관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소요산자락은 소요대사, 연기조사, 도선선사 등 당대 고승들이 머물렀고, 수많은 문장가들이 태어났다. 최근 고창군에서 소요산 등산로를 개설하고 미당시문학관을 연계하는 <이야기가 있는 천리길 탐방로>를 조성했다. 고인돌길(8km), 풍천장어길(10km), 질마재길(14km), 소금길(13km) 잇기와 연기지구 농촌용수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설된 100m와 300m 농수로터널체험 프로그램 등도 있다.
소요산은 고창의 젖줄 인천강을 사이에 두고 높이가 같은 선운산 경수봉과 마주보고 있어 형제봉, 또는 걸출한 문장가들이 많이 배출됐다는 의미로 문필봉이란 별칭을 얻었다. 보천교의 창시자 차경석, 인촌 김성수, 미당 서정주 등이 그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다.
<흥덕현지>에는 옛적에 소요산 산정에 기우제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었고, 북쪽은 취은처사 황세기와 귀암 황재중 부자가 시를 읊던 명옥대와 유선대, 남쪽은 김하익의 효행일대기를 담은 백허당이 새겨진 효자바위가 있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 소요사 © 새만금일보
소요사는 풍수지리상 제비가 깃든 연소혈(燕巢穴)로 소요산 목울대 부근 (동쪽 암벽 아래)에 자리한 사찰로 백제 위덕왕 때 소요대사가 개창해서 얻은 이름이다. 신라경덕왕 때 고승인 연기조사(緣起祖師)가 화엄사 중창과 고창의 소요사 등 많은 사찰을 창건했으며, 출생지가 고창 흥덕이라는 설과 하늘에서 연을 타고 우리나라에 왔다는 설도 있다. 연기저수지 옆에는 연기조사가 창건해 한때 38개 암자를 거느렸던 연기사 터가 있다고 한다.
원광대 유승훈 교수에 의하면 조선 중기의 고승 소요대사의 부도를 백양사에서 발견했는데, 추사 김정희가 쓴 소요사 현판은 분실됐다고 한다. 조선시대 중기까지 소요사에서 대대로 이름난 승려들이 배출되었으나 정유재란과 6.25때 소실되어 최근에 다시 지었다. 소요대사는 담양출신으로 13세에 백양사에서 불도에 입문하여 서산대사에게 신지(神旨)를 깨우쳤으며 백양사 주지와 조실을 지냈다. 저서로 소요당집이 있다.
▲ 소요산에서 본 선운산 © 새만금일보
정상에서 북쪽은 곰소만과 죽도 너머로 드넓은 서해바다와 내변산의 산줄기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선운산이 한눈에 잡히고, 동쪽은 가까이에는 화시산, 그너머로 내장산, 방등산, 입압산이 아스라이 마루금을 그린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무가 하얗게 밀려오며 소요산을 감싸는 장관을 연출한다. 북쪽에는 미당 서정주가 유년기 고향사람들과 풍속을 산문양식에 담은 여섯 번째 시집 질마재의 신화의 무대다.
산줄기는 호남정맥 내장산 옆 순창새재 부근 530봉에서 서쪽으로 갈려나온 영산기맥이 입암산을 지나 방등산 고창고개에서 북쪽으로 지맥 하나를 내려놓는다. 호남지리탐사회에서는 그 지맥을 소요지맥이라 부르기로 했다. 사실터재와 오봉을 지나면 또 다시 두 갈래를 친 뒤, 화시산을 지나 선운산 경수봉과 마주 보고 솟아 있다. 속설에 의하면 두개의 산중에서 하나가 흥하면 그 하나는 쇠퇴한다고 한다. 물줄기는 모두 인천강 하류를 이루다가 서해의 곰소만에 살을 섞는다. 지도상에는 인천강을 주진천이라고 잘못표기하고 있다.
▶문화유적 및 명소
▲ 미당 서정주 문학관 © 새만금일보
[미당시문학관]한국문학계의 거목 미당 서정주의 작품과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육필원고, 사진자료, 등 1만5천점이 전시되고 13세까지 살았던 생가도 복원했다.
▶산행안내
*1코스:연기교-연기마을-동릉-(2.0)전망대-(4.0)연기재삼거리-임도-(1.3)소요사-(0.5)소요산-남릉-연기마을-(3.0)연기교(10.8km, 4시간30분)
*2코스: 용산마을 22번도로-최판사집-건기봉-(2.0)수월봉-연기재(2.0)임도-(1.0)소요사-(0.5)정상-북릉-간장공장-(2.5)미당시문학관(8.0km, 4시간)
소요산은 고창군산악연맹(회장 조기담)의 안내를 받아 1.2코스를 답사했다. <1코스> 연기마을에 있는 보천교의 창시자 차경석 생가 터와 묘소를 답사했. 차경석은 증산교 교주 강일순의 수제자로 1921년 정읍 대흥리에 본부를 둔 보천교 세워 한때 신도가 650만 명이었다. 연기마을에서 동쪽 나무계단과 묘소가 반기는 완만한 소나무 능선길을 올라서면 남쪽 수변산책로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팔각정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조망대다. 북쪽으로 연기저수지와 소요산, 서쪽은 선운산, 남쪽은 인천강 변의 병바위(호암)이 다가온다.
대한민국에서 음택으로 최고 길지로 여기는 연기사 터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거북바위를 지나면 북쪽은 소요산, 동쪽은 화시산과 방장산이 조망된다. 용산저수지와 수월산이 보이는 능선에서 헬리포트를 만난다. 산비탈을 빙 돌아가면 수월산삼거리를 지나 고스락에 오르면 산줄기가 북쪽으로 이어진다. 연기마을과 쇄점을 잇는 연기재 사거리에 닿는다.
시멘트 길을 20여분 오르면 고즈넉한 소요사가 중생을 맞는다. 소요사에서 10분쯤 오르면 너럭바위와 무인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소요산이다.(연기마을에서 3시간 10분)
북릉으로 가다 암봉을 지나면 삼거리다. 북쪽은 미당시문학관이 있는 서당마을이다. 남쪽은 연기저수지와 기와집을 지나 연기마을로 간다.(소요산에서 1시간20분)
▲ 연기제 © 새만금일보
<2코스> 부안면 용산마을 저온창고 앞에 있는 일제시대에 최판사의 고택이었던 외딴집 뒤가 들머리다. 10분쯤 오르면 용산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닿는다. 북쪽 소요산과 남쪽 화시산이 다가온다. 붓끝처럼 뾰족해서 문필봉, 또는 노적봉으로 일컫는 건기봉에 닿는다.(용산에서 15분 소요) 수월봉(363m)을 지나면 동쪽 쇄점, 서쪽 연기제에서 오는 매봉재에 닿는다. 밤나무단지로 내려서면 연기재삼거리(용산에서 2시간40분)이고 소요사와 소요산이 연이어 반겨준다.
▶교통안내
o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IC- 흥덕사거리(22번 국도)-선운사입구-연기마을
o 전주-호남고속도로- 정읍IC- 국도 22번- 흥덕사거리(22번 국도)- 선운사입구-연기마을
o 호남고속도로- 백양사IC- 15번국도-고창- 아산면- 19번도로- 반암리 원평교- 734번 도로- 용산리 복분자 공장앞- 용산교-16번도로- 창내- 쇄점- 선운제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