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Lagenaria siceraria(Molina) Standl. var. depressa Ser]은 한해살이 덩굴 초본 식물이다.
전초는 짙은 녹색이고 연한 털로 덮여 있다. 덩굴손은 분지해 있고 잎은 어긋난다.
일반적으로 박과식물의 과일을 지칭하여 흔히 "박"이라고 부르는데, 박과는 주로 열대와 난, 온대에 약 100속 860여종 이상이 있다. 우리 나라에는 약 6속 6종이 분포되어 있다. 주로 초본 또는 목본 식물로 줄기는 덩굴손이 있고, 흔히 꺼칠꺼칠하다. 식용으로 쓰는 박과 식물중에는 동아, 수박, 참외, 멜론, 오이, 호박, 수세미, 여주와 최근에 열대아메리카 원산의 '하야토우리(Sechium edule: 차요테, 불수과)'등이 국내에 들여와 재배되고 있다. 하야토우리에는 백색종과 녹색종이 있는데 녹색종은 대과이지만 백색종이 잡맛이 없다고 한다. 주로 김치, 샐러드, 조림 등으로도 이용된다.
맛은 달고 싱거우며 성질은 평하다.
폐(肺), 비(脾), 신경(腎經)에 작용한다.
이뇨작용, 설사작용, 사하작용, 수종, 복창증(고창), 창만제거, 기생충구제, 치루하혈, 적백대하, 대변 출혈, 화상, 황달, 임병, 심폐번열제거, 폐조해수, 신우염증, 감기, 기침, 해열제, 신염수종, 복수, 배에 물이 생겨 부을 때, 대소변불통, 모든종농창독, 복막염, 자궁혈붕, 요통, 위통, 황종병, 소변을 잘 못보고 전신이 붓는 증상, 전염성황달형간염, 치근이 붓거나 농(膿)이 나오거나, 치아가 흔들리고 통증이 있는 증상, 풍치, 충치통, 피부악창, 음부소양증, 항문습진, 옴이나 버짐 및 종기, 원기를 북돋우는 박
박과 관련하여 포항에 거주하며 사람과풀내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용하> 사장의 어릴 때의 체험담을 아래에 기록한다.
[농약중독으로 인한 신우염증을 박덩굴을 삶아 먹고 고친 체험담
‘이제 니 아들 델꼬 집에 가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오빠! 한 번 더 살펴 봐주소, 혹시 아능교 살 수 있을지?’
‘안 된다. 내일 모레 안으로 죽는다. 니 아들 죽는 꼬라지 보기 싫다.’
1956년도 늦가을, 대구시내 어느 병원의 원장실에서 시골 아낙네와 원장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여동생인 시골 아낙의 아들이 이 병원에 입원하였고 아마도 더 이상 가망이 없어 퇴원을 종용하는 대화인 듯하다.
곧 바로 퇴원 절차는 실행되었고 구급차는 출발한다. 운전사 옆에는 그 아이를 끔찍이 좋아했던 병원 사무장이 자리하고 뒤에는 아이와 그 엄마, 간호원이 자리를 잡았다.
구급차가 비좁아 그 아버지가 앉을 자리가 없자 신암동에서 버스를 탔다. 영천읍내를 거쳐 청송방향으로 가는 버스다.
그 전 6개월 어느 날, 영천 보현산 아래 작은 마을에 사는 다섯 살 먹은 남자 아이가 큰 병이 났다. 의원은 손을 쓸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독이 온 몸에 퍼져 가망이 없단다. 아마도 과수원이 많던 동네라서 농약이 묻은 사과를 그냥 먹은 것이 원인일 것이라는 의원의 판단만 얻고 돌아 섯다. 아이의 엄마는 아들을 데리고 대구에 있는 오빠의 병원에 입원시킨다. 어미의 아버지는 청송에서 한의원을 꾸리고 있고 바로 위 오빠는 당당한 의사로 대구에서 개업을 하고 있던 터였다. 아이가 죽을 것이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어쨌든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 동안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보았다. 부처님의 공덕에도 의지해 보고 조상들의 제사봉양도 뿌리치며 예수쟁이가 되어보려고도 했다. 아무 소용없이 병은 점점 깊어만 갔고 설상가상, 그 사이 남자 아이의 여동생이 갑자기 병이 들었으나 여자 아이라서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해 기어이 땅에 묻고 말았다.
아프기 전엔 아이가 유난히 똑똑해서 우리 창가며 일본 노래들을 줄줄 잘도 해서 주위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아버지가 가르치시던 서당에서 배운 글들을 잘도 외우고 풀이를 잘해서‘신동’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아이에게서 먼저 배우고 더 높은 것을 알고자 할 땐 훈장께 질문하곤 했다.
병원에 입원해서도 글을 줄줄 외우며 노래도 구성지게, 신나게 불러대서 병원의 많은 식구들이 즐거워도 하고 괴로워도 했다. 처음 보는 전기불을 보고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냐고 집요하게 물어대곤 했다.
원장님인 외삼촌에게 다섯 살 먹은 조카가 ‘제가 죽으면 안됩니다. 살아야 합니다. 제가 할 일이 많아서 꼭 살아야 합니다. 살려놓으세요!’라고 했다. 원장님은 얼마나 기가 막혔겠는가? 이를 다 지켜보던 사무장은 마치 자기 아들인양 아이를 정성으로 보살피고 있었다.
버스에 탄 아이의 아버지는 참담한 심정에 차창으로 들판을 응시한 채 상념에 잠겼다.
바로 옆자리에 당시에는 보기드문 ‘넥타이를 맨 노신사’가 자리하고 앉았다.
‘선생! 어찌하여 그리 수심이 가득한게요?’
‘여차 저차해서...’
‘아! 그래요. 그렇다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고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하시오.
반드시 당신 아들은 살 수 있소.’
‘.... 네, 알겠습니다.’ 별로 믿음이 생기지 않아 그리 수긍하진 않았지만 그대로 해 보기로 했다.
동네에 도착해서 그 노신사가 얘기한 풀을 찾기 시작했다. 깊은 늦가을이라서 벌써 서리가 내렸다. 얘기한 풀은 엄청 많은데 모두가 서리를 맞았으니 소용이 없다. 서리를 맞지 않은 것, 해를 넘기지 않은 것, 젓가락 보다 약간 클 정도의 굵기로 어른 한 뼘 정도의 길이를 한 속(엄지와 중지를 이어서 만든 고리를 채울 정도의 양) 준비하고 물을 세 종지를 붓고 달여 한 종지로 만들어 마시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벌써 해는 뉘엇뉘엇 지기 시작한다. 가을의 해를 왜 이리도 짧은가? 시간이 많지 않은데.
이 때 멀리 있는 초가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오는데 왠지 그 지붕으로 서광이 어린 듯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윗 채와 아랫 채의 지붕이 엇갈려 있다.
‘그래 바로 저거다! 저기엔 틀림없이 있다.’
두 지붕이 엇갈린 사이엔 그 풀이 있었으며 틀림없이 서리를 맞지 않았다. 풀이 무성하여 잎은 졌지만 원하는 량만큼 얻을 수 있었다. 줄기만 있으면 되니까.
밤 9시경, 문제의 풀을 달인 물 한 종지를 아이에게 먹였다. 아이가 죽는다고 한 날의 이틀 전이다. 물을 마신 아이는 금새 깊은 잠에 빠진다. 그렇게 온 몸이 퉁퉁부어 손과 발이 뒤집어지고 머리에도 이상이 생겨 헛소리에다 어른들을 모아놓고 일장연설도 마다하지 않고 잠을 잘 때도 이리저리 온 몸을 비틀고 위로 아래로 온 방을 휘젓던 아이가 미동도 하지 않고 깊은 잠에 빠졌다.
새벽 3시경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짚어본다. 화덕같이 열이 펄펄 끓고 있다. 등어리쪽에 손을 밀어 넣어본다. 땀이 많이 나고 있다.
다음 날이 되어도 아이는 당췌 일어날 기미가 없다. 그 사이에 요대기를 갈아 주었다. 땀이 물같이 흘러내린다. 또 하루가 지나 드디어 죽는다고 한 날이 밝았다. 아이는 아직도 미동도 하지 않고 잠만 잔다. 귀를 코에 대보니 틀림없이 숨을 쉬고 있다. 살아있음은 분명하다. 그사이 요대기는 두 개나 더 갈아주었다. 온 몸에서 물이 빠져 아이가 홀쭉하게 변해 있었다. 몸집이 반으로 줄은 것 같다.
죽는다는 날 저녁 7시경, 아이가 꿈쩍 거린다.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이를 일으켜 세워본다. 풀썩! 아이가 바로 꺾어지며 몸을 가누지 못한다. 아무런 힘도 없다. 살아있긴 하다. 틀림없이...
‘배고파!’ 드디어 아이가 말을 한다. 정신은 맑은 듯하다. 그런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듯 여기저기를 더듬거린다. 호롱불이 분명 켜져 있건만 아이는 아무 것도 안 보이나 보다. 정신이 정상적이지만 힘이 없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극심한 영양실조에 야맹증이 온 것이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생기는 ‘밤에 볼 수 없는 병’이 온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가난한 농촌에서 야맹증과 영양실조를 가장 빨리 치료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하나뿐! 바로 쥐고기다. 쥐를 잡아 삶아 먹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아이에게 한 번에 두 마리씩, 먼저 국물을 먹이고 고기를 먹인다. 참 잘 받아먹는다. 국물이 아주 고소하고 고기는 닭고기보다도 맛이 좋다. 회복속도가 엄청 빠르다. 쥐고기를 여섯 마리나 먹었다. 이제 밤이 되어도 수저를 스스로 찾아 잡는다.
이렇게 아이는 다시 살아났다.
아이가 커서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통지서를 받았다. 좋은 학교에 입학한 기념으로 책 한 권을 사서 도서관에 기증하라고 한다. 지정된 책제목이 기재되어 있다.
“덤으로 산다.”
위 얘기의 배경은 지금의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 자락이고 아이의 이름은 ‘정용하’이며 그가 걸린 질병은 '농약중독으로 인한 신우염증'이고 그 풀은 '박나물'-(바가지를 만드는)이다.
위 얘기는 한 치의 각색없는 실화이다.]
글, 그림 제공 :전동명 교수.
첫댓글 덤으로 사는 삶이 맞네요... 어릴때 고생많이 하셧네요 한편의 영화를 보는거 같았습니다.스쳐가는 풍경과 어렴풋이 떠 오르는 그 모습들이 상상이 되는군요...잘읽고 갑니다..
약초의 신비를 실감하셨네요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나온 듯 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영화같은 이야기를 감상하셨다면 다음에 만나면 500원이라도 주세요. 감상료로.
아 ~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되돌려 주시려고 이런 좋은 활동을 하시는군요. 인연의 끈이 새삼 느껴집니다.
우리가 쉽게 버리고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든 박나무 줄기가 이렇게 좋은 효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네요^^ 정말로 우리 부모님들은 대단하십니다.. 부모니까 자식을 살릴수 있는 대단한 무언가를 가지고 계시는것 같습니다..(이 글을 읽고 잇는데 우리 아들 동현이가 학교갔다 들어오기에 이 글을 읽어라고 하니 다 읽고는 엄마 할아버지 큰일날뻔 하셨네 그런데 쥐고기를 먹엇다고 아휴~~(입모양이 일그러집니다). (딸래미는 와~~할아버지 (쩐다)~짱이다~ 라는 뜻이랍니다.. 쥐고기 대단하다구요...ㅎㅎㅎㅎㅎㅎㅎ 정말 감동적입니다.
동현이하구 연수가 역시 사람보는 눈이 탁월합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의 눈은 보통 눈이 아닙니다!!! 잘 키우고 계십니다.
신기한 효험을 가지고있는 박...회장님 제가 아직은 아무것도 몰라서 죄송합니다.오늘날에 회장님이 계시기에 감사드립니다...^*^
몇번을 읽어도 눈물겨운 감동이 느껴집니다. 박나물을 즐겨 먹는 편입니다만 그 효능에 다시한번 놀라게 됩니다.
사진을 보니 박 모양도 참 다양하네요. 나중에 조롱박을 만들어 실생활에 이용할 계획인데 마음대로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박이야기 잘 읽었습니다~~지금 딸래미가 다섯살인데 선생님의 다섯살적을 생각하니 상상이 안되네요....덤으로산다~~맘에 와닿습니다~~~
잎은지고 서리는 아니 맞고 ...천기를 보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아직 잎이 넘 싱싱해서 채취 안하고, 뉴스에 서리 온다하면 그날 저녁에 채취하려고 .....
인명은 재천이라 했던가요? 어찌보면 그것이 선생님의 운명이었지 싶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항상 건강하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