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깼다. 이렇게 더울수가~~~열대야 기능으로 켜놓은 에어컨이 자동으로 꺼지자 마자 문이 닫힌 방안이 한증막 같은 열기로 가득하다. 자다가 깬 온 몸이 땀투성이가 되어 더 누워있을수도 없다. 일어나 베란다 창을 열고 시간을 보니, 배낭 싸서 버스타러 나가야 할 시간이라 서둘러 찬물로 샤워하고 집을 나섰다.
아침 6시반 신복에 도착하니 산에 가는 사람들로 이른 아침임에도 활기가 넘친다. 역시 산은 이 무더위에도 사람에게 원기를 불어넣는 신비함이 있다.
단양은 강원도의 여느 산세 못지 않은 고산준령의 고장이며, 삼척 대덕산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본류인 충주호를 끼고 있다. 충주호에서 흘러드는 물줄기는 여주를 지나 양평의 양수리에서 금강산에서부터 발원한 북한강과 합류하여 서울로 흘러가고, 여기 이 물이 바로 서울 수도권 사람들의 식수원인 샘이다.
금수산 들머리인 삼학주차장에 도착했다. 금수산이라는 이름이 퇴계 이황선생께서 붙인 이름이라 한다. 그래서인가 왠지 주자의 성리학에서 얘기하는 우주의 생성원리라도 이름에 담았을지 궁금하다. 어쨌든 나로서는 처음 밟아보는 금수산을 향해 42명의 산꾼들이 산으로 쏟아져 들어가면서 조용하던 산에 산마루까지 왁자지껄 소리가 울리는듯 하다.
상학주차장에서 약 30분 걸어가니 갑자기 남근석공원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나고 소공원에 전시물처럼 서있는 남근석들이 어색함 없이 재미있는 구성물로 배치되어 있다. 반달대장이 끌어 안은 대형 남근석은 누군가 남근이 더 커졌다는 말소리에 한바탕 웃음도 웃게 하지만, 에고~~~ 빳빳이 성난 남근들은 폭발직전이라 어찌할 바 모르고, 그저 난 모르는 일이라는 듯 배시시 웃으며 떠나가는 무정한 님을 못내 아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것 같다.
한참을 땀을 쏟고 올라가는데 누군가 배낭에서 꺼낸 통에 담은 수박을 눈앞에 들이 밀기에 슬쩍 손가락으로 집어 한입 배어 무니 과연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맛인지 혀를 의심케한다. 이런게 산에 와야만 알 수 있는 극한의 행복이며, 1초짜리 천당이다.
그렇게 오르고 올라 1,016미터 금수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구름이 몰려들고 어딘가에서 냉동실 문을 열고 앞에 선 것 처럼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온몸에 젖은 땀을 식혀주니 가뭄으로 말라버린 계곡의 물줄기와는 또 다른 상쾌함이 있다.
점심 식사 후 계곡물을 찾아 하산길로 접어들었지만 얼음골을 지나면서도 계곡에 물은 없고, 물냄새를 맡으며 찾아 내려가는 길이 메말라 점점 알탕에 대한 희망이 사라질 무렵 능강계곡 마지막에서야 드디어 입수 가능한 계곡물이 나타난다. 절망이 기쁨으로 바뀌고, 물속에 뛰어드는 순간 부처가 된 듯 모든 것이 용서된다. 이렇게만 산다면 나도 성불할 수 있겠다~~~~아미타불♡♡♡
마지막 뒤풀이 장소는 북단양의 매포읍 우덕리에 있는 식당~~~~여기는 예전이지만 내가 출장으로 자주 다녔던 기억이 있는 시골 동네다. 오랜만이라 너무 반가웠다. 기분이 업되는 바람에 냉면그릇 사발주를 가득 원샷으로 뱃속으로 때려부웠더니~~~~ 정신이 혼미해진다. 내가 미쳤다는 생각이 ㅋㅋ
하지만 또 다른 소득도 있었다. 신토불이님이 내 팬클럽 회장을 자원한 것이다 ㅎㅎㅎㅎㅎㅎ 카페에 연재하는 만화 (저작권 전혀 없음)과 가끔 올리는 글로 팬클럽이라니 재밌다 못해 신나는 에피소드이다.
이렇게 상학주차장-남근석공원-살개바위-금수산-얼음골-(망덕봉)-얼음골-능강계곡으로 이어지는 이번 정기산행도 무사히 마쳤다. 왜 이 산 이름을 금수산이라 지었는지는 깨우치지 못했으나, 아무튼 무더위를 이기는 짜릿한 하루였음에 분명하다.
우보천리
첫댓글 후기 잘 봤스라
비단에 수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산!
몇십년만에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알찬 후기에 감동히면서...
잘썻네요 ㅋ 퇴근하면서 봄
수고했어요
그날의전부가고스란히느꺼지네요.
팬클럽까지 생겼어.^^
유명한 연예인만 생긴다는 팬클럽이 생기다니~~
구석 구석 알찬 후기글에 감솨.^^
멋진 산행후기 잘 봤습니다
나른한 오후에 우보님의 만회가 시원한 청량감과
큰 웃음을 주지요
이제 팬클럽까지 생겼으니
어깨가 무거워지십니다 ㅋㅋ
힘들어도 기대 저버리지마시고
좋은글
치매예방퀴즈
중요한 섹시만화 ㅋ
마이 부탁합니데이
응원합니다
또 중요한 응원댓글
악플도 좋심더 ㅋㅋ (악플도관심)
마이 올려
올려주시면 힘이 나겠지요 ㅎ
우보님 파이팅 ~~~~~
수고만땅~^^
춘도섬 탈락된거 알제
요즘 얼굴이 가물가물 ㅎ
@신토불이 나는 우보천리의 글만 올라오면 한번도 안 빠지고 댓글 달았데이.^^
@배부른산(총괄총무) 울 스타님이 요래 좋아라할지 몰랐네요 ㄱㅋㅋ
잘하고있어요 배산님^^
관리잘해야 계속됩니더
알지예 ㅎㅎ
@신토불이 ㅎㅎㅎ
팬클럽 창단식에 참석!
@배부른산(총괄총무) 창단식은 패쓰
버릇나빠져서 안데어~~
알탕해서 다행입니다.ㅎ
수고하셨습니다
우보 산행후기 조코 수고많았습니다~
재미난 후기 잘 읽고 갑니다~ ^^
우보 몬하는게 없네. 팬크럽 있을만 혀
ㅎㅎㅎㅎ 금수산 소용아릉을 걷노라면 퇴계 이황샘의 금수산을 만났을겁니다
기회가 되면 한 번더 갑시더~~
친근감에 사실감까지 더해진 후기 감상잘했습니다 덤으로 팬클럽 까지 생겼다니 감축 또 감축드립니다ㅎ
예전 계곡에서 얼음 까먹던 기억이 나네요 눈 호강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