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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당선작 소개 2014 신춘시(모음)와 심사평
시냇물 추천 0 조회 253 22.10.03 20:3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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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3.01.31 07:08

    첫댓글 2014 전북일보

    열화되다/이승은

    나무들의 연대가 적요롭다
    몸 말아 등선이 고운 태아처럼
    묵언수행을 선언한 지난 계절부터
    딱 그만 크기의 추를 세우고
    조그맣게 서 있다
    저 추가 어떻게 뜨거움을 보여줄 것인가
    작년 봄 2쪽 그즈음과 같은 모양새여서
    땅이 열렸을 때부터 생긴 약속이라고
    얼추 들은 터라
    새로울 것도 없다고 생각이 넘나드는 순간
    추가 넘어졌다
    토해낸 숨결 안과 밖 경계선이 무너지고
    추는 중심을 잡으려 안간힘을 쓴다
    매화꽃 일생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도
    화르르 소란스럽다
    단 한 개의 귀를 지닌 추는 냉정을 잃고
    물기에 젖어 파리한 소리는 적막을 뚫고
    꽃 이파리 하나 열린다
    열화되지 않은 꽃은 없으리
    바닥 바닥으로만 음각했던
    우리들의 희망이 달리 드러난 것이다
    여러 번 꽁꽁 얼어 있던 약속이
    심장 속 온도에 팔딱거리는
    작은 기립을 지지한다
    쉿! 다음 쪽 봄꽃도 뜨거워지려 한다

    *추:관념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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