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은 둘리가 개봉했을 때나 지금이나 한국에서 애니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애니 감독이자 만화가이면서 제작자로서 새로운 작품들을 계속 여러분들에게 공유하지 못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한국 극장가에서 일본 애니가 이렇게 흥행하는 것을 볼 때 맘도 쓰리고 한편으론 죄책감도 느낀다”면서 “한국에서 애니 제작은 사실 호락호락하지 않다. (만들고 싶은) 맘은 굴뚝같은데 여러 가지 상황이 따라와 주지 못하는 점도 있고, 개인적으로 못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96년 개봉했던 작품을 다시 장면 장면 보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던 기억들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떠오른다”면서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도 열악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었다. 작업에 참여한 스태프 상당수는 이 바닥을 떠났고 남아 있는 분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라며 한국 애니 산업에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다.
둘리는 당시 인기 있는 캐릭터였고, 이 영화는 동기간 극장 상영작 중 4위의 흥행 성적을 냈음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빚을 갚는 데 딱 5년이 걸렸다며,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18일 개봉하는 ‘거신 : 바람의 아이’. 제주도 설화를 기반으로 한 국산 창작 애니이다.
한국 극장 애니의 성공이 전무한 건 아니다. 2011년 개봉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누적 관객 220만명이라는 기념비적 기록을 세웠고, 2012년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가 100만명, 2019년엔 ‘레드슈즈’가 8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뽀로로와 신비아파트, 헬로카봇이 꾸준히 어린이 관객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애니는 어린이용, 일본이나 미국 애니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작지 않고, 상당 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뽀로로처럼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어린이 관객의 안정적 확보나 캐릭터 상품 등의 판매가 보장되는 몇몇 작품 외에는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
2021년의 경우 극장용 장편 6편을 포함해 72편의 한국 애니가 공개됐는데, 이 중 유·아동 대상 3D 애니가 55편을 차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만 3∼69세의 애니 콘텐츠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외국산 애니만 관람한 비율은 58%나 됐고, 국산·외국산을 모두 관람한 비율은 24%였다. 국산 애니를 관람하지 않은 이유는 ‘외국산보다 재미없어서’가 42.8%, ‘대부분 유아용 애니라서’가 39.6%였다.
이런 영향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2020년 한국 애니 극장 총 관객 수는 28만2975명에 불과했고, 2021년엔 그나마도 22만1834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뽀로로 극장판이 풀리며 관객은 다시 늘어났지만, 여전히 새로운 창작 애니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김 감독은 한국 극장 애니 산업의 척박한 현실을 얘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한국 애니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작가들의 무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일본 애니 관객이 늘고 기술적으로 앞서가고 있지만,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힘은 오히려 정체된 느낌이다. 반면 한국 웹툰, 웹소설의 이야기 구조를 보면 굉장히 자유롭다. 이것이 그대로 애니로 넘어온다면 굉장히 멋있는 작품이 나오고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몇몇 웹툰의 경우 애니화했고, ‘유미의 세포들’, ‘연의 편지’ 등은 극장판으로 제작이 진행 중이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개봉에 나서는 창작 애니가 있기는 하다. 둘리 리마스터링판의 개봉보다 조금 빠른 오는 18일 제주도 설화를 기반으로 한 국산 창작 애니인 ‘거신 : 바람의 아이’가 개봉한다. 2017년 지역특화 콘텐츠 지원사업에 선정돼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피겨와 아트북 크라우드 펀딩에도 성공한 이 애니의 제작과 개봉에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됐다. 설화와 로봇의 싸움, 과거와 현대를 버무린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다. 하지만 연출 스타일이나 작화는 2023년 극장판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어떤 실적을 낼지 주목된다.
첫댓글 시장이 커져야 제가 좋아하는 작품도 애니화될 거 같은데 말이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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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애니가 더 흥행했음 좋겠긔!!
글고 이런 애니메이션 각잡고 만들어달라긔ㅜㅜㅜㅜ 심청 목소리 미쳤구요
https://youtu.be/C7PQDcLxpFo
PLAY
둘리 보러갈거긩
둘리 예고편 영화관에서 봤는데 재밌겠더라구요 ㅋㅋㅋ 잘 나온 것 같긔 이번에 흥행 했음 좋겠긔
일본살때 느낀게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애니메이션, 만화를 보는게 오타쿠라고 욕먹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였다는거였어요.
80대 교수님이랑 애니 얘기하면서 친해지고 졸업논문 쓸때 많은 도움 받았고요… (물론 주제는 애니가 아니라 브랜드마케팅이였긬ㅋㅋ)
마당을 나온 암탉이요 ㅠㅠㅠㅜ
화산귀환 애니화 기다리고 있긔! 우리나라도 웹툰 애니화하면 대박칠것이긔.
둘리 보러 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