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tav Mahler (1860-1911)
Das Lied von der Erde(The Song of the Earth)
James King / tenor
Dietrich Fischer-Dieskau / baritone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Recording : Sofienssal, Vienna, April 1966
1. Das Trinklied vom Jammer der Erde
(현세의 고통에 대한 술 노래)
Tenor 8'29
2. Der Einseme im Herbst(가을에 슬픈 사람)
Baritone 11'21
3. Von der Jugend(젊음에 대하여)
tenor 3'09
4. Von der Schonheit(아름다움에 관하여)
Baritone 8'09
5. Der Trunkene im Fruhling(봄에 취한 사람)
tenor 4'40
6. Der Abschied(고별)
baritone 31'00
【 불길한 제9번 번호 붙이기를 꺼려했던 말러의 아홉 번째 교향곡 「대지의 노래」】
말러가 티롤의 토블라크에서 「대지의 노래」 작곡을 마친 때는 죽기 3년 전인 1908년 봄이었다. 그는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발작으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늘 사로잡혀 있었다. 그럴수록 더 일에 몰두했다.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서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씩 체념을 익혀 가고 있기도 했다.
그가 1906년 여름, 8주간을 소비하여 완성한 교향곡 제8번은 흔히 '천인(千人) 교향곡'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편성의 오케스트라와 다수의 합창을 요구한다. 그 스케일 큰 곡의 초연은 말러 자신이 뮌헨에서 직접 지휘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연주를 끝내고 청중의 열광적인 환호에 말러는 30분 이상이나 지휘대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그의 전기를 쓴 슈페히트는 이 때 겪은 흥미있는 일화를 한 가지 전하고 있다(Richard Specht, Gustav Mahler, Berlin, 1913, 18/1925)
슈페히트 곁에서 그 날의 연주를 듣고 있던 한 젊은 음악가가 처음 한 동안은 청중들과 함께 열광하며 손뼉을 치고 환성을 질렀다. 그러나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아 저분은 오래 살진 못하겠어!" 하고 뇌까렸다. 놀란 슈페히트가 어째서 그런 불길한 말을 하느냐고 나무라듯 따져 물었다. 청년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저분 눈을 좀 보세요. 인생의 승리자이며 새로운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은 저런 눈을 보이지 않습니다. 저건 저승 사자에게 사로잡힌 사람의 눈입니다.」
청년의 예언은 그대로 적중했다. 말러는 교향곡 「대지의 노래」를 제8번에 이어 작곡했으나 남달리 9번 번호 달기를 꺼리고 있었다. 베토벤도 브루크너도 모두 교향곡 제9번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궁리 끝에 그는 번호를 붙이지 않고 「대지의 노래. 테너, 앨토(또는 바리톤) 및 관현악을 위한 교향곡」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그 후 또 하나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순기악 작품이므로 어쩔 수 없이 제9번 번호를 붙여야 했다. 교향곡 제9번을 작곡하고 있을 때 말러는 두 번째 아내 알마에게 "이건 사실은 제10번이야. 「대지의 노래」가 제9번이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후 교향곡 제10번을 작곡하면서 "자, 이제 위험은 사라진 셈이지"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끝내 그 제10번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결국 말러에게도 '9'는 숙명적인 숫자였던 것이다.
말러는 생전에 「대지의 노래」를 듣지 못했다. 그는 초연을 발터에게 맡겼다. 발터는 악보를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을 자서전 『주제와 변주』 속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다시 빈에서 만났을 때 그는 미리 [대지의 노래] 총보를 내주었다. 새 작품을 그가 손수 초연하지 않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 아마 흥분하기가 두려웠던 갓 같다. 나는 이 곡을 연구하면서 더함 없이 정열적이고 난해하며 체념으로 가득 찬 채 남을 축복하는 이별과 소멸의 음향, 저승 사자의 손에 붙잡힌 자의 마지막 고백 그리고 지극히 두려운 감동으로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Theme and Variations : an Autobiography. New York, 1946)」
초연은 1911년 11월 20일 예정대로 발터가 거행했다.
【 탐미적인 정취와 동양의 허무주의에 매료된 말러의 '이승의 노래' 】
이상과 현실의 틈바구니에서 몸부림치며 덧없는 인생에 대한 회오(悔悟)와 그래도 뿌리칠 수만은 없는 이승에 대한 집착을 되씹고 있던 그에게 하늘의 계시처럼 한 권의 색다른 시집을 가져다 준 사람이 있었다. 당시 궁정 고문관으로 있던 친구 포를라크(Theobold Porlack)였다. 한스 베트게(Hans Bethge)가 독일어로 역편(譯編)한 『중국의 피리』(Die Chinesische Flote)라는 시집이었다. 이 시집은 중국 시의 정확한 번역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산문으로 옮겨 놓은 것(한스 하인리만)을 다시 시 형태로 바꾸었기 때문에 어떤 시는 본래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담고 있지만, 그 무렵의 말러로서는 당시(唐詩)의 탐미적인 정취와 동양적인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사상에 깊이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서 말러의 곡 제목에 대한 번역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당시 말러의 심경이나 곡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대지의 노래」라는 우리말은 잘못되었다. Das Lied von der Erde(=The Song Of The Earth)에서 Erde(Earth)는 '흙', '땅' 등의 의미가 있지만 이렇듯 추상적인 의미로 쓸 때는 '저승'에 대한 '이승.' 곧 '현세'(現世)를 뜻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현세의 노래」가 합당하다. 말러의 염세적이면서도 현세에 대한 떨칠 수 없는 인간적인 집착을 헤아린다면 저절로 수긍이 갈 것이다. 만약 이 곡명에서 '대지'를 고집하며, 첫째 곡 '현세의 고통에 대한 술 노래'를 '대지의 고통'이라고 하는 넌센스가 생긴다. 그러나 이미 「대지의 노래」라는 제목이 널리 보급되어 있어 갑자기 바꿀 수가 없는 점이 아쉽다. 다만 이 글을 읽는 분 만이라도 그 잘못을 깨달아 주기 바란다.
말러의 창작은 교향곡과 가곡에 국한되어 있다. 음악의 역사에서 이런 작곡가도 드물다. 말러는 규모 큰 교향곡의 작곡가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가곡이 있다. 그의 교향곡 제1번은 비록 직접 가곡이 들어 있지는 않으나 제1악장 서두부터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의 첫 곡 테마를 첼로로 노래한다. 그리고 제2번 「부활」의 마지막 악장에는 소프라노와 콘트랄토의 독창 및 혼성 합창을 썼고, 제4번의 끝 악장은 소프라노 독창으로 '천국의 즐거움'을 노래한다. 또 교향곡 제8번 「천인 교향곡」은 어린이 합창, 혼성 합창을 기용한 대편성의 작품이며 드디어 뒤이은 「대지의 노래」전6악장 속에 제2, 제4, 제6악장은 앨토(또는 바리톤)의 독창이 제1, 제3, 제5악장은 테너 독창이 들어간다. 말러가 「중국의 피리」에서 가려 뽑은 시는 이태백(李太白), 전기(錢起), 맹호연(孟浩然), 왕유(王維) 등의 작품이다. 그러나 베트게가 정확한 번역을 하지 않은데다가 또 말러가 작곡할 때 여기저기 손을 대서 악장에 따라 본래의 시를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전 6악장 중 제1 '현세의 고통에 대한 술 노래'(Das Trinklied von Jammer der Erde), 제2 '가을에 슬픈 사람'(Der Einsame im Herbst), 제3 '젊음에 대하여'(Von der Jugend)의 세 악장은 원시(原詩)를 분별할 수가 없으나 제4악장 이후는 비교적 충실한 편이다. 제4 '아름다움에 관하여'(Von der Sehonheit)는 이태백의 「채련곡」(採蓮曲)이 원시이며, 여름날 연꽃을 따는 아가씨들에게 한무리의 불량한 사나이가 말을 타고 떼지어 와 한바탕 어지러이 휘젓고 야료를 부리다가 휘날려 떨어진 낙화를 밟고 가 버린 일을 슬퍼하는 내용이다. 제5 '봄에 취한 사람'(Der Trunkene im Fruhling) 역시 이태백의 「봄날에 취해서 일어나 생각을 말하다」(春日醉起言志)이다.
「사람의 일생은 한바탕 꿈과 같다. 무엇을 그리 허둥대는가. 그저 종일 취해 늘어진 채 기둥에 기대어 있다. 문득 깨어나 뜰 앞을 보면 새 한 마리가 꽃 사이에서 지저귄다. 대체 지금이 어느 계절인가? 봄 바람이 꾀꼬리와 수작한다. 덧없는 인생살이에 한숨짓다가 술을 보면 저절로 또 기울인다. 목청 돋우어 명월(明月)이 뜨기를 기다리려 했으나 노래가 끝나자 세상사 모두 잊고 취해 버렸다.」
마지막 제6 '고별'(Der Abschild)은 맹호연의 「업사(業師) 산방(山房)에서 묵고 정공(丁公)을 기다려도 오지 않음」과 왕유의 시 「송별」을 말러가 합쳐서 하나로 만든 노래이다. 곡의 후반부에 사용된 시망을 대강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말에서 내려 그대에게 술을 권하다. 그대에게 묻노니 어디로 가는가? 그대는 말한다, 세상일 뜻대로 안 되어 돌아가 남산 밑에 (한가히) 누워 지내겠네. 그럼 어서 가게나, 다시 묻지 않겠네. 자네가 갈 그곳에는 흰 구름만 머흘머흘 끝없이 치솟으리니.」
말러는 여기서 "그대에게 말한다, 세상일 뜻대로 안 되어 돌아가 남산 밑에 누워 지내겠네"의 부분을 "벗이여, 이 세상 행복을 얻지 못했다네. 내가 어디로 가느냐고? 고독한 영혼의 휴식을 얻으려고 산으로 헤매어 든다네"로 고쳐 놓았다.
당시 말러의 하염없는 심경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실제 음악도 '고별'의 서두 부분은 목관 악기가 독특한 선율을 노래한다. 그 온몸과 마음이 꺼져 들어가는 듯한 쓸쓸함 그리고 이 세상 행복을 누리지 못했다는 절실한 고백에 이어 한없이 사랑한 현세의 아쉬움과 수없이 다시 되풀이 되어 돌아오는 봄에 대한 기대와 찬미 속에서 "영원히, 영원히 ······" 하고 허공 속에 녹아 들듯 사라져 버리는, 애절한 앨토의 목소리로 끝나는 부눈의 절망적인 아름다움은 탐미주의자 말러가 아니면 남길 수 없는 음악이다.
(본인소장음반, 이 한장의 명반해설/안동림)
♧'· ,…(옥련암입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 ‥,'`〃., 法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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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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