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북미에서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던 톰 크루즈의 <콜래트럴>을 보았읍니다. 원래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개봉하기 전부터 기대를 했었읍니다. 보고 감상평만 올리려 했지만 톰 크루즈에 관한 흥미로운 소식이 하나 알려지기에 같이 붙여 올립니다.
전에 소개해드렸던 캐리 앤 모스가 출연하고 톰 크루즈가 제작하는 <미션 임파서블 3>는 올해 촬영이 불가능 하다고 알려졌습니다. 크루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차기작인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에 출연 한다고 밝혔으며 둘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이어 다시 같이 일하게 됩니다.
HG 웰즈의 공상과학 소설 원작인 <우주전쟁>은 올해 11월달에 크랭크인 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편 <미션 임파서블 3>는 원래 <세븐>의 데이빗 핀처가 감독으로 거론 되었읍니다만 < 나크>의 조 카나한이 메가폰을 잡는가 싶더니 아쉽게도 제작진과 감독의 컨셉트 차이로 촬영하기 한 달 전에 무산 되었고 현재 감독으로 내정된 사람은 JJ 아브람스입니다. 아브람스는 TV 시리즈 <알리아스 Alias>의 작가겸 연출자로 이 시리즈는 제니퍼 가너가 이중 간첩으로 나오는 인기 스파이물입니다.
<콜래트럴 Collateral>
감독:마이클 만
각본: 스튜어트 비티
출연: 톰 크루즈, 제이미 폭스, 마크 루팔로, 제이다 핀켓 스미스
마이클 만 감독은 로맨티스트 이다. 불안한 색깔의 배경음악에 맞추어서 아늑하지만 공허하게만 느껴지는 광활한 로스 앤젤레스의 밤에 심취한 감독이다. 물론 지난 두 작품, <인사이더>,와 <알리>는 배경이 틀리지만 그 전에 만들었던 형사와 도둑의3시간짜리의 서사극 <히트>에서도 로맨틱한 로스 앤젤레스를 푸른 톤으로 잘 그려 내었고 이번 <콜래트럴>로 다시 돌아왔다.
이 영화는 범죄 영화 치고 캐릭터들의 묘사가 강조되어 있다. 우선 이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마약법 위반으로 검찰과 재판에서 한판 싸움을 펼쳐야 할 한 마피아가 결정적인 증인들을 처치하기 위해 특별히 모셔온 살인 청부업자 빈센트 (톰 크루즈)는 하룻밤 사이에 일을 끝내야 하고 본의 아니게 그를 처치 현장으로 모셔야 (?) 하는 택시 운전사 맥스 (제이미 폭스) 가 그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 이지만 영화 전반과 마지막에 특별한 (?) 설정으로 인해 스토리 자체에선 긴장감이 끝까지 흐른다. 그 특별한 설정의 원인은 맥스의 택시를 타면서 내기를 했던 어느 승객이므로 직접 확인 해 보시길.
<히트>에선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의 대결이 광활한 LA시에서 펼쳐지지만 이번 <콜래터럴>에선 흡사하게 표현한 도시의 야경속에서 톰 크루즈와 제이미 폭스가 한 차를 타고 서로의 심리에 집중을 한 것이 차이가 있다. 도둑과 형사에 이어 이번엔 살인 청부업자와 선량한 택시 운전사의 싸움의 영화지만 두 캐릭터로 스토리를 몰고 가는 건 마이클 만의 특기인 것 같다. <인사이더>에서도 TV프로듀서 (알파치노) 와 밀고자 (러셀 크로우)의 관계를, TV시리즈 <마이아미의 두 형사 (영제 Miami Vice)>에서도 제목 그대로 두 형사가 나왔고 토마스 해리스의 <레드 드래곤>을 각색한 <맨헌터> 에서도 살인마와 수사요원의 심리 묘사가 탁월했다.
톰 크루즈는 이 영화에서 냉혈한 킬러의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비록 그의 번뜩이는 눈빛과 약간 오버하기도 하는 전형적인 제스처들이 여전히 보여서 그의 연기 스타일은 고정되어 있으나 조금도 망설임 없이 번개처럼 사람들을 처치한다. “먹고 살기 위해 이 일을 할 뿐이야” 라고 외치고 “내가 죽인게 아니라 총알이 그를 죽였다. ”고 뻔뻔히 말하며 “르완다에서 몇백명이 학살되었는 줄 아는가?” 란 물음을 던지며 사람 죽는것에 대해 거의 무감각하다는것을 보여주는 그의 대사들은 프로페셔널하고 차가운 킬러의 이미지를 더욱 자연스럽게 해준다. <레옹>의 장 레노, <첩혈쌍웅>의 주윤발 캐릭터만큼 일 처리에 있어선 빈틈이 안 보이는 킬러지만 비록 회색으로 머리를 염색했어도 고정된 크루즈의 잘 생긴 이미지 때문에 중년의 이미지가 약간은 납득이 안 가기도 한다.
상대역할을 맡은 제이미 폭스의 연기도 역시 볼 만하다. 아직까지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일수도 있으나 흑인배우들 중에서 특히 코메디에 능한 폭스는 이제 성격연기자로 탈바꿈하는 중추적인 영화에 출연했고 덴젤 워싱턴, 웨슬리 스나입스 를 잇는 새로운 흑인 성격파 배우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가을에 개봉할 소울 음악가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린 <레이>에서 주연을 맡았으니 더욱 기대가 된다.
만은 이런 범죄 영화도 훌륭한 캐릭터 스터디가 될 수 있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주지만 범죄 영화에 능한 감독으로서 액션 연출도 훌륭하게 보여준다. <히트>에서 LA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총격전 신을 기억하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기억에 남을만한 액션 신이 두 개있는데 하나는 코리아 타운에 있는 한 나이트 클럽에서 벌어지는 총격신이고 다른 하나는 마지막에 빈센트와 맥스가 서로 추격하고 당하는 시퀀스로 어두운 빌딩 안에서 부터 지하철 속으로 이어지는 것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비록 액션신은 아니나 빈센트에게 불행한 죽음을 당하는 클럽 주인이자 재즈 뮤지션인 다니엘이 마지막으로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인 마일즈 데이비스가 그의 클럽을 찾았던 내용을 차분한 대사로 들려주는 신도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의 배경음악은 전자기타, 약간의 재즈와 클래식, 그리고 테크노 음악들이 어우러져서 다양한 모습을 안고 사는 대도시의 불안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욱 북돋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