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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박혜윤 Story,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 시리즈1
지금 손꼽아 보니, 거슬러 6년 전 이맘때의 일이었다.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내 사랑하는 손녀 서현이의 첫 돌을 맞은 이 날, 내가 카페지기인 우리들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내 글 한 편을 썼었다.
다음은 ‘피아니스트 박혜윤 Story,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에서’라는 제목으로 썼던 그 글 전문이다.
「선화 예술학교 졸업, 1995 성신여자 대학교 실기 수석 입학, 재학 중이던 1996 도독하여 슈트트가르트 국립음대, 2001 슈트트가르트 국립음대 ML 음악교육과정, 2004 브레멘 국립음대 KAZ 전문 예술가과정 졸업, 2006 마그데부르크 국립대학 음악 대학교 Konzertexamen 최고 전문 연주자과정 최우수성적 졸업」
그녀의 학력이다.
「2003년 독일 학술 교류처 장학금 수상, 2008년 마우로 파올로 모노폴리 국제콩쿠르 수상, 2008년 페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수상, 2009년 스페인 페롤 안톤 가르시아 아브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수상, 2010년 안톤 가르시아 아브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그녀의 수상 경력이다.
「1992년 한국페스티발 앙상블 홀 연주회, 1995년 성신여대 신입생 연주회, 1996년 독일문화원 초청 연주회 슈베비쉬 할, 1998년 독주회 (서울, 대전), 듀오 실내악 리사이틀 (서울, 슈트트가르트), 1999년 실내악 연주-Trio (슈트트가르트), 2000년 Piano Fischer 홀 초청 독주회 (슈베비쉬할), 슈트트가르트 음대 오케스트라 협연, 2001년 독주회 (서울, 대전, 슈트트가르트), 피아노 마테스 홀 초청 연주, 2002년 독주회 (슈베비쉬할, 슈트트가르트), 2003년 현대음악 초청 연주회 (브레멘), 2004년 독주회 (브레멘, 슈트트가르트, 핀네베르크), 2005년 독주회 (함부르크, 마그데부르크), 베를린 악기 박물관 주회 초청 독주회, 가르텐 홀 초청 연주 (마그데부르크), 2006년 독주회 (베를린, 마그데부르크, 할레, 함부르크), 바이로이트 슈타인그레버 홀 듀오 초청 리사이틀, 우흐트슈프링에 의사협회 초청 독주회, 라이온스 클럽 자선 음악회-초청 독주회 (베르트하임), 2007년 첼로와 피아노 듀오 리사이틀 (하노버, 함부르크, 할레), 베토벤 시리즈 독주회 (핀네베르크), 베를린, 함부르크), 독주회 (베를린 3회, 함부르크), 2008년 독주회 (베를린 4회, 함부르크), 스페인 마드리드, 산타페, 그라나다 연주, 피아노 마라톤 프로젝트- 초청 독주회 (할레), 파리 알프레도 코르토 홀, 뮌치 홀 연주, 2009년 독주회 (베를린 3회 , 핀네베르크), 브라질 론드리나 국제 음악 패스티발 독주회 및 6중주 실내악 연주, 브라질 론드리나 패스티발 프랑스 음악의 밤 초청 연주, 스페인 산타페 아우디토리움 연주, 2010년 독주회 (베를린), 함부르크 하트비히 헤세 하우스 초청 독주회, 실내악 연주 –트리오, 오중주 (베를린), Pro Musica 초청 헨델 생가 콘서트 홀 실내악 연주 (할레), 포루투갈 연주 (마데이라)」
그녀의 주요 연주 경력이다.
「독일 바이로이트 슈타인그레버 홀, 베를린 쿠어트 작스 홀, 베르트하임 베른하르트 홀, 할레 슈타트 카펠레 홀, 할레 헨델 생가 콘서트 홀, 파리 코르토 홀, 브라질 쟈끄 드 멜로 홀, 포르투갈 아르테 센터 홀, 한국 서울의 영산 아트 홀, 금호아트 홀,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
그녀가 그동안 연주했던 주요 공연장들의 대강이다.
「김영호, 송희영, 박미애, 패트릭 오베른 (브레멘), 요헨 퀼러(막데부르크, 할레), 레오넬 모랄레스 (카스텔리온), 엘긴 로트 (함부르크), 마르코 안토니오 드 알메이다 (할레, 함부르크), 넬슨 델 빈 (파리, 브뤼셀) 필립 앙트로몽 (파리)」
그녀의 사사 경력이다.
바로 서초동 우리집 이웃인 피아니스트 박혜윤의 프로필이다.
그녀는 실내악과 후학양성에도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서, 2009년 바이올리니스트 하이케 로렌쯔, 첼리스트 솔베이그 후버너와 ‘트리오 비오렐’(Trio Viorel)을 창단하였으며, 솔리스트와 실내악 연주자로 오보이스트 곽연희, 미국 콜롬비아 음대교수 단 엘 윌렛,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수석 첼리스트 마티아스 란프트 외 브란덴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주요 단원들과 다양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으며 브라질 론드리나, 캄피나 그란데, 스페인 그라나다의 국제음악페스티벌에 초청교수로 위촉되기도 했다.
현재 목원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녀가 또 연주회를 가졌다.
2012년 5월 23일 수요일인 바로 어제 저녁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IBK 챔버 홀에서 공연된 ‘박혜윤 피아노 독주회’가 그것이다.
그 연주회에 나와 내 아내, 그리고 내 가까운 주위 두루 초대 받았다.
저 지난해인 2010년 12월 1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여의도 영산아트 홀과, 지난해인 2011년 9월 20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에서 있었던 공연에 이어, 세 번째로 초대받은 것이었다.
첫 번째로 초대받은 영산아트홀에서의 공연이 나와 그녀와의 첫 만남의 인연이었다.
‘한국이 낳은 젊은 연주자들의 완벽한 호흡에서 빚어지는 영혼의 소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오보이스트 곽연희와 함께 공연한 연주회였는데, 두 시간 남짓의 그 연주회에서, 나는 피아노와 오보에의 아름답고 조화로운 선율에 깊은 감동을 얻었던 기억이 지금껏 생생하게 내 귓전에 남아 있다.
내 그때, 또 하나 깊은 감동을 내 가슴에 담았었다.
그렇게 훌륭한 연주자를 빚어내기 위해 그동안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았을 그 주위의 정성스러운 모습들이었다.
‘학력’에서부터 ‘사사’에 이르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이나 많은 그녀의 이력들이, 굳이 설명을 곁들일 필요 없다할 정도로, 그녀의 영광스러운 오늘이 있을 수 있는, 그 주위의 정성스러움의 증표였다.
바로 그 영광의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 귀한 자리에, 그렇게 또 귀한 초대를 받은 것이다.
1시간 30분 정도의 공연에서, 그녀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 2번, 가장조 작품 2’와 알베니즈의 ‘에리타냐’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다단조 작품 958’ 그렇게 세 곡을 연주했다.
또르르르르 똔 또도 똔♪
마치 옥구슬이 굴러가면서 내는 경쾌한 피아노 선율이었다.
그러다가도 이렇게 천둥벼락이 치듯 우렁찬 피아노 음이 내 가슴까지 치고 들어오는 듯했다.
우르르르 쾅 콰쾅!
그렇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건반을 두드리는 그녀의 손길은 마냥 부드럽기만 했다.
마치 명주 다리미질 하듯 조심스러웠다.
길게 짧게, 고음 저음, 늘이고 끊고 하는, 그녀의 화려한 손놀림은, 그랜드피아노 88개 건반과 하나로 녹아있었다.
500여 석 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그녀가 빚어내는 조화로운 피아노 선율에 혹 흠집이라도 날까봐, 누구 하나 작은 기침소리도 내지 않은 채, 다들 숨을 죽이고 있었다.
‘우아한 감성과 뛰어난 표현력, 화려한 테크닉으로 관객을 매혹시킨 피아니스트’라거나, ‘화려한 기교와 뛰어난 감성을 지닌 예술가’라거나, ‘뛰어난 감정이입과 과감한 표현, 베토벤의 전형적인 음악형식을 완벽하게 지켜내며 섬세하고 탁월한 해석을 관중에게 전달하는 큰 힘이 있는 연주자’라는 주위의 평이, 그저 화려한 수사가 아님을, 그녀의 연주회 그 현장에서, 내 눈과 귀와 그리고 가슴으로 또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내 이번의 그 초대가 하도 감사해서, 내 이런 작은 글 한 편을 내가 카페지기인 우리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에 남겨놓기도 했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 많은 행복 중의 하나가, 바로 피아니스트 박혜윤과 이웃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이웃한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연주회에 초대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나와 내 아내만 초대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알고 내 아내가 아는 주위 모두를 초대하셨습니다. 박혜윤 씨뿐만이 아니라, 아버지 어머니 오빠 올케 그리고 조카들까지 가족 모두가 참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또 하나 더 깊은 인연은 조카 중의 하나가 그 이름이 내 사랑하는 손녀 서현이와 같다는 것입니다. 이 소중한 인연, 우리 함께 오래오래 이어갈 것입니다.」
피아니스트 박혜윤의 연주회가 있었던 예술의 전당 IBK 챔버 홀에서의 어제 저녁 시간들, 그녀와 그녀 가족과 이웃하고 있음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내 가슴을 가득 채운 순간들이었다.//
‘피아니스트 박혜윤 Story’라는 제목으로 내가 쓴 첫 글이었다.
내 그렇게 ‘박혜윤’이라는 그 이름을 딱 지목하고, 그 이름에 ‘Story’라는 영문을 보탠 것은, 그 글이 처음이자 마지막 글이 아니라, 앞으로도 피아니스트인 그녀의 삶을 지켜보면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엮어나가겠다는 내 나름의 의지를 담은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같은 해 7월에 ‘그 엄마’, 또 같은 해 8월에 ‘작은 보살핌’해서, 두 편의 작은 제목을 붙인 글을 썼었다.
‘그 엄마’는 그녀의 어머니로 그때 배재대학교 독일어문화학과 교수로 봉직하면서 ‘유럽도시문화 기행’이라는 책과 ‘유럽 문화 산책’이라는 책을 펴내신 이봉무 여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글이었고, ‘작은 보살핌’은 이 여사께서 강원도 찰옥수수 한 보따리를 3층 아래의 우리 아파트까지 손수 들고 오셔서 선물해주신 것에 대한 내 감사의 마음을 담은 글이었다.
이 여사께서 강원도 찰옥수수를 선물해주시면서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내 귀에 생생하다.
이러셨다.
“늘 고마워요. 우리 딸아이도 챙겨주시고, 저도 챙겨주시고, 우리 손녀 보실 때마다 예뻐해 주시고, 모든 것이 그저 고맙기만 해요.”
그 말씀이 너무 감칠맛이어서, 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곧 뒤이어 내 감사의 마음을 담은 문자메시지 한 통을 띄워 보내 드렸다.
다음은 그 메시지 전문이다.
‘알알이 영근 노란 그 옥수수 알갱이, 마치 이 교수님댁 온 가족들의 따뜻한 마음들이 가지런히 줄을 이은 것만 같네요. 703호 가족들 마음입니다.’
또 이 여사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바로 내일인 2018년 5월 7일 월요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금호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박혜윤 피아노 독주회’에의 초대가 그것이다.
공연을 하루 앞둔 오늘, 이른 아침에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으로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면서 언뜻 눈길이 가는 곳이 있었다.
현관 입구의 우편함이었다.
뭔가 가득 들어 불룩해진 느낌이어서 내 눈길이 가 닿은 것이었다.
그 불룩한 우편함을 열어봤다.
이것저것 잡다한 우편물 중에 딱 띄는 봉투가 하나 있었다.
바로 우리 아파트 3층 위인 1003호 펜트하우스에 사시는 이 여사께서 넣어주신 봉투였다.
열어봤다.
바로 그 공연 초대권과 팸플릿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나와 아내만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주위 모두를 두루 초대해도 좋다는 이 여사의 넉넉한 마음의 증표였다.
팸플릿에 의하면, 따님인 박혜윤 피아니스트가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 시리즈1’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곡 중에 4곡을 연주한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떤 곡들일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먼저 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싶어서, 음악사이트인 Melon으로 들어가서 첫 번째 연주곡인 ‘Sonata No.1 in f major. Op. 2-1’ 그 곡 한 곡을 770원에 구매해서 들어봤다.
또로로로 땅땅!
땅땅땅땅 또 또로 또또!
경쾌한 멜로디가, 비에 젖어 우중충한 이 아침을 경쾌하게 트레몰로 시켜주고 있었다.
베토벤을 사랑하고, 피아노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내 아내를 사랑하고, 내 이웃을 사랑하는, 내 주위 모든 이들의 선선한 발걸음을, 내 이제부터 나무 위에 올라 멀리 내다보듯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