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토크콘서트] 컬투-정찬우
(9월 19일, 성결대학교 운동장, 친구와 함께)
요즘 라디오와 각종 TV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컬투의 정찬우씨와의 교감을 통해 학업과 알바, 또 취업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위로의 선물을 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비록 모든 부분에서 미흡했지만 순전히 출연자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오는 능력으로 그래도 ‘반’ 정도는 작가의 의도대로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토크콘서트 같은 공연은 다소 부산스러운 실외에서 하는 것 보다는 집중이 더 용이한 실내에서 하는 것이 통념인데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야외에서 그것도 무대에서 객석이 잘 보이지 않는 야간시간대에 진행되었다는 점은 작가의 의도를 갉아먹는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노래와 춤, 그리고 연주만이 공연의 전부가 아니라 이와 같이 한사람이 삶을 고백하고 그것으로 통해 얻을 수 있는 일련의 내용들을 듣는 이들과 교감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전자 못지않은 훌륭한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공연은 요즘같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분명 가치 있는 것이기에, 대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모든 이들이 나눌 수 있도록 더 활성화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6. [음악회] 오케스트라&오케스트라코러스
(10월 5일, 부천 시민회관 대 공연장, 친구와 함께)
시민의 날을 맞이하여 아름다운 사운드와 화음으로 음악회장을 찾아준 시민을 비롯한 음악애호가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해 주고자 한 이 음악회는 서곡과 왈츠를 시작으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칸초네와 가곡, 마지막에는 오페라 합창무대를 선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대로 곡의 배치 및 무대음향시설 등이 깔끔하고 자연스러웠습니다. 특히 지휘자가 품위 있는 인사로서 관객들을 몰입시킨 직후에 금관악기의 팡파르로 시작되는 화려한 ‘경기병 서곡’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이 공연을 보면서 명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왈츠’를 비롯해서 결혼식장에서 많이 들어봤던 ‘탄호이저 행진곡’과 같은 명곡들을 멀지 않은 동네 시민회관에서 바로 눈앞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연주해주니 단순히 좋다 못해 황홀한 기분까지 느꼈습니다. 이러한 오케스트라를 비싼 돈 내고 멀리 가지 않고서도 가까운 곳에서 무료로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됩니다.
7. [노래] 무키무키만만수
(10월 6일, 부평정형외과 앞, 친구와 함께)
말 뿐인 소통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비롯한 인천부평풍물대축제의 일환으로서 준비된 이 공연을 통해 편견에 도전하는 새로운 풍물과 서양타악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공연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개량장구와 기타의 독특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노래를 부른다기보다는 그냥 악을 쓰는 것 같은 두 공연자의 음색도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돌아와서는 인터넷을 검색해 이 가수의 다른 노래까지도 들어보게 되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색깔의 가수 및 공연은 분명 흔치 않은 것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혹시나 자로 잰듯한 깔끔함이 있는 요즘 음악들에 염증을 느끼는 분들이 계신다면 한번쯤은 추천해드리고 싶은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8. [풍물놀이] 문화마을‘들소리’ - 월드비트비나리
(10월 6일, 부평소방서 앞, 친구와 함께)
이 역시도 인천부평풍물대축제의 일환으로 타악에서 음악으로, 놀이에서 현대적 공연으로 발전하는 풍물을 세계 최대음악축제인 월드뮤직엑스포(WOMEX) 메인무대에 공식 초청된 ‘들소리’를 통해 나타내고자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공연자들이 사진에서 보이는 저 큰 북을 칠 때 가슴속에서도 같은 울림이 일어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악기였고 뿐만 아니라 공연시간이 밤이었는데 어두운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북소리는 매우 웅장하고 박력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공연은 전통적인 풍물놀이를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기존의 풍물놀이와의 구분에 분명 실익이 있으므로,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9. [음악회] 댄스의 밤
(10월 25일, 부천 시민회관 대 공연장, 친구와 함께)
비올라, 플루트, 하프 세 악기의 신비로운 음향 넘치는 매력을 감상함과 동시에,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갈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두 피아니스트의 멋진 연주력을 선사해주고자 한 이번 음악회에는 시종일관 눈과 귀를 멀리 할 수가 없는 고혹적인 매력이 있었습니다. 공연 중간 중간에 현대무용수들이 출연하여 곡조에 맞춰 보여준 안무를 비롯해, 두 대의 피아노로 마치 민요처럼 메기고 받고 또는 동시에 연주하면서 곡을 표현함은 공연자들의 훌륭함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 공연은 그 내용 자체만으로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도 부천지하철 7호선 개통을 경축하여 열렸던 무료 음악회라는 점에서 기쁜 일을 좀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러한 따듯한 마음이 이 시대를 밝혀주는 하나의 등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0. [뮤지컬] Fame
(12월 5일, 성결대학교 기념관 3층 대학극장, 친구와 함께)
학교 복도를 걸어 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포스터를 통해서 보게 된 공연인 이 ‘Fame’은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예술학교 학생들이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그 과정에서 서로 부딪히기도 하는 일련의 모습들을 통해 감동을 주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런 공연예술 방면에 문외한인지라 이 ‘Fame’이라는 뮤지컬이 세계 곳곳에서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는 유명한 작품인지도 이번기회를 통해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입장료가 2,000원이었는데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것도 연극영화학부가 있는 학교를 다니면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와 같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공연자들의 퍼포먼스를 비롯해 객석과 가까운 무대까지 제 스스로 긍정적으로 보았던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책자를 보았을 때 대부분 저보다 학번이 낮은 학생들로 이 공연이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연극영화학부 학생들에게는 그들만의 유대감과 소속감 같은 것들이 평소에 많이 느껴졌는데, 이렇게 모여서 자주 연습하고 고생하다보면 위의 감정들이 안생길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저렴하면서도 내용 있는 좋은 공연들이 자주 나와 학생들도 부담 없이 즐기고 연기 및 연출 공부를 하시는 분들도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