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의 쪽박>에 비친 북한 동포들

[혼수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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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숭 주연의 <북경의 쪽박>은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였다. 최근들어 겉멋에만 치중한 '무뇌형' 한국영화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그나마 드물게 진지한 현실의 고민을 담아낸 시선이 돋보인 영화였음에도, 하필이면 탐 거러지의 <미선, 이빨썩을>같은 헐리우드 돈지랄영화들과 맞짱을 뜨는 객기를 부리다가 그만 쫄딱 망하는 비애를 감수해야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상업적인 측면에서 봤을때는 솔직히 이 영화 망할만했다. 꽃피는 5월, 화창한 봄날에 누가 돈주고 극장와서 이런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류의 꿀꿀한 신파극 보려구 하겠나?


개봉 타이밍도 안좋았지만, 캐스팅의 적절성도 아쉽다. 주연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와는 별도로, 아무리 생각해도 극중 선호는 원숭의 이미지상 미스 캐스팅이다. 딴에는 열심히 홍보한다고 고생하기는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 극중 선호가 보이기보다 오락프로그램에서 능글맞게 수다떨고있는 원숭이 모습이나, '차원숭의 헬스클럽'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영화속 컨츄리한 탈북자 이미지와 매치가 되나?


일단 예술영화가 아닌 이상, 아무리 좋은 주제의식을 가지고 옳은 말한다 할지라도 재미를 유발한 요소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북경의 남쪽을 보다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 앞서, 밀려드는 수면의 파도와 싸워야만 했던 환장할만한 상황은, 역시 드라마 연출에 익숙한 감독 판돌이 형이 장편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유지시킬만한 능력이 부족하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북경의 쪽박>은 흥행 성적과는 별도로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영화적 의미 한가지를 던지고 지나갔다. 그것은 한국영화가 기존에 북한인이나 북한 사회를 다루던 편견어린 시선을 걷어내고 좀더 현실과 인간적 온기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도 북한 동포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70-80년대 '똘이장군'시절을 벗어나지 못하는 위협적인 '악의 축'이거나, , 아니면 문명화된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얼빵한 미개인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종래 한국 영화나 드라마 속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북한인의 모습은 십중팔구 '간첩'이나 '군바리'였다. 최만식 주연의 <싸리>, 유오삼 주연의 <간첩 이성진>, 김장화의 <그녀를 모르면 간질>, 정주노-공옥진 주연의 <서해물과 한라산이>, 한석균의 <이중분첩> 등등.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북한인들을 묘사하는 한국영화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북한인들을 막연한 두려움이나 우스움의 대상으로 묘사하던 신비주의적 시선과 달리, 우리와 같이 '평범하고, 따뜻한 온기'를 지닌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예를 들어 <공동정사구역 JSA>나 <웰컴 투 동거녀>같은 영화들은 최근 한국영화를 통틀어 가장 '인간적인' 북한 군인들을 그려냈던 영화였다. 휴전선을 가운데 놓고 서로 총을 맞대고 있는 분단 현실 속에서 서로를 적대해야할 남북한 군인들이 국가의 눈을 피해 은밀한 우정을 나눈다는 설정은 종래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파격이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나아가 요즘 군바리나 간첩을 대신해 최근 한국영화속에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는 소재가 바로 '탈북자'들이다. <나의 결혼수입기>의 수해나, <허풍>의 장달건, <북경의 쪽박>의 원숭이는 모두 자유와 동포를 찾아 남한행을 희망하는 탈북자들로 묘사된다..


탈북자들이 영화적 소재로서 매력적인 점은, 남과 북, 어디에도 소속 되지 못한 '경계인'으이라는 점이다. <허풍>과 <나의 결혼수입기>속 탈북자들의 비극은 남한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현실에서 비롯되었지만, 탈북에 성공했다고 해서 남한이 곧 그들에게 약속의 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옴니버스 프로젝트였던 <다섯개의 눈깔>에서 정지우 감독이 연출했던 '배낭을 멘 얼라'과 안판돌 아저씨의 <북경의 쪽박>은 자유와 행복을 찾아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의 '그 이후' 생활상을 보여준다.


흔히 북한 동포라고 하면 우리는 억세고 희화된 이북 사투리를 구사하거나 목숨을 걸고 대사관 담장을 넘는 특정한 모습만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탈북자들은 그렇게 과장된 사투리를 쓰지도 않으며 탈북에 성공한 이후엔 남한의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 위해 애쓰는 평범한 인간들이다.


<북경의 쪽박>이나 <다섯개의 눈깔-베낭을 멘 얼라>같은 같은 한국영화들이 보여준 성과는, 흥행성적을 떠나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소비되던 북한 동포들의 진정한 생활상과 그들의 인간적 고뇌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갔다는 점일 것이다. 동포이되 동포로서 대접받지 못하고 소외받을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시련과 애환을 그려내려는 노력은 이념 논쟁이나 분단 현실의 제약에 가려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편견을 걷어내기 위한 진일보한 작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엘우드]

좋은 내용의 글인거같긴 한데 제가 못알아듣는 말장난이 너무 많아서 다 이해를 몬하겠네요. -_-

[제로심령]

왜 배우이름하고 영화제목을 꾸며서 쓰실까..? 혼수상태여서?

[김신씨]

재미있나요? 말 바구면?

[가로수]

영화제목은 그렇다치더라도 배우들 이름까지 ..ㅠㅠㅠ..하긴 님의 글 팬이시라는 분도 많은것 같던데 할말없네요.전에도 그렇듯 글내용은 공감갑니다만.

[매드스]

전 국경의 남쪽 굉장히 재밌게 봤고.. 주연배우들의 열연에 박수가 쳐지던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거니깐요..

[영화만본다]

차승원의 캐스팅이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적역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괜찮긴 했는데 좀 아쉬웠던

[눈물나는행복]

저도 실망한 영화입니다.위의분처럼 독설을 할정도는 아니지만,그저 배우가 운다고 관객이우는건 아닌데,관객이 호응하고 거기에 동감을해야 눈물이 나는건데...북경의남쪽은 그저 수박겉핥기식의 눈물만을 짜 낼려고 한듯해요

[알게모야]

마져요..캐스팅이 아쉽네요~~~~

[센티멘탈]

독설인거 같지는 않은데...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한 공감가는 글이었습니다...

[유령신부]

언제 그 많은 영화를 다 보셨는지... 저도 팬 입니다. 또 기다릴께요.

[화이트1004]

잼나는데요...ㅋㅋㅋ...저도 슬픈스토리인것은 알겠는뎅...눈물은 쥐어짜도 안나오더라구요..

[20세기소년]

..애로영화 많이 보는 분인듯..쩝..

[여신바다]

부라보..짝짝짝

[月宮嫦娥]

딴지일보 기자 출신이세요? ㅋ 잼있게 잘 읽었어요.

[오혜승]

아~ 내용은 좋은데..아쉽네요 언어선택이...^^

[커피향]

저도 대략 내용엔 공감하지만... 참고 사진도 첨부하신 마당에 왜 제목과 이름들을 이상하게 바꾸시는지...

[카이저소제]

간만에 또..이런 멋진글을.. *.*

[승완표액숀~乃]

간만에 웃었네여 ^^:

[스크린광]

글은 잼있게 봤습니다만, 미스 캐스팅이란 것에서 공감이 좀 않됐씁니다. 저역시 차승원씨의 연기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았지만, 어수룩하고 수즙음이 많은 멀대같은 북한 총각 이미지에 너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칫 무겁게만 갈수 있는 분위기를 조금 중화시켰다고나 할까요.

[스크린광]

근데 '미선, 이빨썩을'.. 이라.. 상당히 압박이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