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소속으로 1997년 서품을 받았으며, 상담학을 전공했다.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 신성여자고등학교 교장을 거쳐 현재 신성여자중학교 교장으로 사목하고 있으며, 한국가톨릭학교장회 회장이기도 하다.
부활 제6주간(5월 17-23일)
주님승천대축일, 부활 제7주간(5월 24-30일)
하늘
중학교에 사목하면서 종종 학생들에게 점심시간에는 식사 후 곧바로 교실로 들어가기보다 교실 밖으로 나가서 놀거나 쉬라고 이야기한다. 운동장 산책, 스치는 바람 느껴보기, 나무 보기, 특히 하늘 보는 것을 권장한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하늘을 보노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넓어진다. 특히 마음이 넓은 사람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처럼 하늘을 볼 때면 종종 마음이 편안해진다. 우리는 어쩌면 원래의 마음은 넓었었는데 일상을 종종 건물 안에서 지냄으로 인해 각박해지고 마음이 좁아지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부활 제7주일이면서 주님 승천 대축일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이후 40일 동안 지상에서의 구원사업을 완수하시고 천상으로 가셨음을 경축하는 날이다. 특별히 예수님의 승천은 오늘의 제1독서(사도행전)와 제2독서(에페소서)의 말씀처럼 지상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구원의 보증이요 희망이다.
레지오 기도문(마침기도)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그리하여 마침내 한평생 싸움이 끝난 다음, 우리 레지오가 한사람도 빠짐없이 주님의 사랑과 영광의 나라에서 다시 모일 수 있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는 믿음을 주소서…”라고 되어 있다. 레지오 단원으로서 최선을 다한 우리의 모습을 어여삐 여기시어 단원 모두를 천국에 들게 해달라는 간절한 애원이다.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아무도 몰라주거나 버거울 때 천국을 약속하신 주님을 생각하고 우리의 일상을 성모님께 의탁하면서 가끔이라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특히 우리는 지금 성모성월을 지내고 있다. 이 시기에 교회는 묵주기도와 성모성월기도를 자주 바칠 것을 권고하고, 뿐만 아니라 각 본당 공동체는 성모의 밤 행사를 거행한다. 그리고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전구해주시기를 청한다. 이는 한국교회의 수호자이신 성모님을 공경하고 그분에 대한 신심을 더욱 두텁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성령강림대축일(5월 31일-6월6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대축일(6월 7-13일)
성호경
신학교에 있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지금은 은퇴하신 어느 주교님께서 학교를 방문하셔서 신학생들과 함께 미사를 집전하시게 되었는데 강론 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이 성호경만이라도 정성을 다해서 그으면 여러분은 거룩한 사제가 될 것입니다.” 기도할 때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말은 종종 들었지만, 모든 신앙행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성호경에 정성을 다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그 이후 성호경을 그을 때 종종 주교님의 말씀이 생각나곤 한다.
유학 경전이라 할 수 있는 사서(四書)가운데 중용(中庸) 23장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작은 일에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오늘은 삼위일체대축일이다. 성부(창조주) 성자(구원자) 성령(보호자) 하느님은 위격으로는 각각이시나, 오로지 한 분 하느님으로서 한 하느님이시며 한 주님으로서 본성으로도 본질로도 본체로도 한분이시며 삼위가 일체이심을 신앙으로 고백하며,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는 날이다.
레지오 단원은 그 누구보다도 일상을 살아가면서 성호경을 많이 긋는다. 기도를 하거나 미사에 참여하거나, 식사를 하거나 주회를 하거나 활동을 할 때, 모든 시작과 마침을 성호경과 함께 한다. 성호경은 모든 기도의 기초요 중심이라 할 수 있으며 신앙고백이며 성부성자성령께 의탁하는 신앙인의 기본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더 정성을 다해 성호경을 그어보자, 사실 성호경은 하느님께 축복을 바라는 행위이자 동시에 스스로 자신을 축복하는 아름답고 멋진 행위이기도 하다.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대축일(6월 14-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