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스님들의 탁밧 순례는 라오스 어디서나 한다. 그런데 루랑프라방의 탁밧이 가장 유명한 것은 규모도 그렇지만 루앙라방의 역사적 배경이 뒷바침을 한다. 우리나라 경주 처럼 온 시내가 역사의 현장처럼 인식이 되다 보니 그 분위기 또한 남다른 느낌이 든다. 새벽 부터 내리는 비는 문밖 출입이 주저되는데 그래도 오늘 아니면 구경할 기회가 없다 보니 우산을 준비하고 호텔 문을 나선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 속이 붉은 장삼을 입은 스님들이 우산을 쓰고 행렬을 이루며 걸오 오고있다. 어린스님들에게 스님생활을 하는 중 가장 힘든게 무엇인가를 물어보니 바로 이 탁밧행사라고 한다. 우선 맨발로 걷다보면 발바닥이 많이 아파서 참기가 힘이 든다고 하는데 안좋은 길을 매일 새벽 맨발로 걷는 것이 스님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줄은 몰랐다.
▼ 절에서 기르는 강아지는 매일 아침 스님들 탁밧 행사에 동행을 한다. 그러다보니 강아지는 어느새 스님들의 길잡이가 되었다. 행렬의 진행 속도가 지체되면 제자리에 서서 여유있게 기다린다.
▼ 오정남 할배가 탁밧행렬의 스님들을 배경으로 한컷
▼ 오희세 할배가 "나도 한장" 하며 폼을 잡는다. 57년만에 만난 친구^^^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 까지는 거리가 170km인데 2,천m가 넘는 산길을 넘어가야 하니 시간이 제법 걸린다. 탁밧 행사 구경을 끝내고 일찍 식사를 한 뒤 8시 루앙프라방을 출발했다. 비가 계속 내리는데 방비엥은 비가 그치기를 기대해 본다.
방비엥에 도착한 시간은 12시가 채 안되었다. 오후 액티비티 투어를 위해 서둘러 점심 식사를 한다.
방비엥은 액티비티의 고장으로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곳이다. 방비엥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종류는 대강 15개 정도인데 가장 선호도 가 높은 것이 짚라인이다. 그리고 카야킹, 롱테일보트, 버기카. 열기구, 튜빙, 암벽타기, 탐낭동굴, 뷰더 탑, 유이폭포,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빠질수 없는 것이 불루라군의 나무 위에서의 다이빙이다
이런 품목들은 젊은이들은 하나라도 더하고 싶어서 안달이지만 우리 할배들은 얘기가 다르다. 그래서 갑론을박을 하며 오랜 숙의 끝에 선택한 것이 짚라인, 튜빙, 롱테일보트 세 종목이다. 막상 세종목을 택하고도 뒷 말이 많다. 나는 당뇨가 있어서 짚라인은 못하겠고, 고소 공포가 있고 또 뭐가 어떻고 하면서 계속 궁시렁 거린다.
마침내 "야! 못하겠으면 밑에서 구경하면서 쉬어" 라는 대장 송 할배의 호통에 모두들 조용해 진다.
▼ 많은 양은 아니지만 비가 계속 내린다. 차를 타고 갈 때는 상관이 없지만 방비엥에 도착하면 어떨가 걱정이 된다.
▼ 아침에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면서 별로 좋지 않은 길을 한손엔 우산을 들고 한손으로 자전거 타고 가는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이곳에서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탈 때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타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
▼ 숙소에서 점심을 끝내고 서둘러 액티비티 현장으로 왔다. 비가 오는데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주막 숙소 여사장님은 "비 오면 더 좋아요? 하며 한술 더 뜬다.
안전벨트와 안전모를 착용하고 나니 이제는 짚라인 탈 일만 남았다.
▼ 내리다 말다 하는 빗줄기는 이제는 신경도 안쓴다. 4명의 할배들이 당당하게 폼을 잡고 사진 한장 꽝,
▼ 첫번 선수가 가장 중요하다. 모두들 주시하는 가운데 오정일 할배가 용감하게 도전한다. 으 으~~~
▼ 다음 선수 나오세요,
송 할배가 주저하며 출발선에 선다.
▼ "나, 아직 준비 안됐는데, 조금 이따가 하면 안될까?"
▼ 조교 왈 "여긴 그런거 없쓰"
송 할배 " 으 아 ~ ~"
▼ 다음 코스에서는 내가 먼저 가서 사진을 찍는다. 앞 뒤로 혼자 바쁘다.
오정일 할배가 이제는 여유있게 들어 온다.
▼ 어디서 들려 오는 밀림의 왕자 타잔의 소리, 아~ ~아 ~~
▼ 이제는 모두 여유 만만,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 "야! 그런데 저 친구 앞으로 안오고 왜 뒤로 오냐?" 방향이 틀어진채 들어오는 친구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 본다.
▼ 웃으며 즐기는 가운데 짚라인 순서가 다 끝났다. 자! 그러면 다음 코스로 "가즈아~"
▼ 동굴 튜빙는 튜브를 타고 줄을 잡고 동굴 속을 돌아 오는 코스다. 조명시설이 안되어 있어 해드램프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데 배터리가 다 되었다.
▼ 튜브를 타고 줄지어 굴속으로 들어 가는데 앞서 가는 조교가 소양강 처녀를 신나게 부른다. 발음도 그렇고 음정, 박자도 잘 안 맞지만 목청껏 열심히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동굴 속에 울려 퍼져 웃음을 자아낸다.
▼ 마지막 순서인 롱테일보트, 긴 보트에 두 사람이 앞에 타고 뒤에 모터를 조정하는 뱃사공이 탄다. 배가빠른 속도로 달려가자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해 한기를 느낀다. 한참을 달려가다 보니 추어서 이빨이 덜그럭 거린다.
"사공아, 추워죽겠다. 빨리 내리자!"
사공 녀석은 들은척 만척 자기는 비옷 입고 여유 만만, 끝까지 시간을 채운다.
" 아이구! 롱테일 보트 타느라고 우리 고생 했쓰 ㅠㅠ"
팀을 짜서 여행을 할 때의 첫번째 덕목은 서로에 대한 배려다. 리더는 앞에서 끌어주고 대원은 뒤에서 밀어 주어야 한다. 앞사람은 뒤에서 오는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가고, 뒤에서 오는 사람은 맥 놓고 끌려 가기만 한다면 서로가 피곤하다.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끌어주고 밀어 주고 한다면 그 팀은 수월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사실 참 드물다. 서로가 모든 사항이 낯설고 피곤한데 옆사람에게 매사 내 일을 대신 해주기를 바란다면 누가 좋아 하겠는가? 그리고 내가 잘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상대편이 실수 하면 지체없이 타박을 하면 분위기는 엉망이 된다.
여행길 동료는 옆사람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있으면 좋은 팀원이요 동료지만 피곤한 존재가 된다면 그저 불편한 일행이 되고 만다. 우리는 그불편한 일행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다정하고 편안한 이웃이 될 것인가? 이런 관계는 회사나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