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1세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임 내 현 검사장
- 광주 고등검찰청 -
1. 지식기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명
2. 21세기 환경 변화와 우리의 대응
1. 새 시대 새 환경
가. 21세기의 경쟁력
21세기를 살아가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조직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크게 볼 때 군수도 리더지만 세부적으로는 실장, 과장도 리더이고, 계장도 리더이며, 가정의 가장도 리더이다. 리더의 의미를 넓게 생각해야 한다. 예전에 대구서 강의가 있어 방문했던 그곳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비디오 강의 테잎을 선물로 주었다. 그 테잎에 나오는 강사는 경상도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굉장히 완고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종업원이 30명된 중소기업체를 물려받아 운영을 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유능한 사람이 한두 명씩 빠져나갔다고 한다. 나중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보게 되면서 자신이 무허가 CEO였고, 무허가 아버지였으며, 무허가 남편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즉, 아무것도 배운 것 없이 아버지가 한 그대로 했더니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다. 권위주의적이고,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자격이 모자랐고, CEO로써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하나둘씩 멀어져갔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그는 우리 한국의 무허가 남편, 무허가 아버지, 무허가 CEO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던 일을 그만두고 그 책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강의를 했다고 한다.
누가 리더가 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좌우된다. 군수의 리더십에 따라서 군이 굉장히 달라질 것이다. 이것은 가정이나 직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우리 역사 속에서도 훌륭한 지도자가 있을 때 좋은 성과가 있었다는 것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리더십이 굉장히 중요하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를 제대로 파악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4․15 총선 당시 모 일간지에서 최신 정치현상을 분석해 놓은 것인데 행정을 할 때에도 참고가 될 것 같아서 소개하겠다. 기사의 주된 내용은 여성을 못 잡으면 백전백패라고 전했다. 즉, 여성이 정치세력화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후보들이 많이 나온 것 이상으로 여성 유권자들이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후보자에게는 겸손보다 나은 무기는 없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요즘 사회에서는 우수한 상품도 오만하고 거만하면 몇 달 못가서 다른 상품에 밀린다. 그래서 끊임없이 겸손한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미래 지향적인 정치가 경쟁력이 있듯이 현재의 여러 가지 분야에서 창의적이고도 새로운 것을 향해 자꾸 발전시켜야 한다. 과거의 고리타분한 것을 계속 고집하고 있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한편으로 낡은 이미지 탈피, 감성정치가 확고한 경향이다. 이는 인터넷 미디어의 산물이다. 이미 젊은 유권자는 이미지를 중시하고 감성을 우선시하는 성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의 소비패턴이나 경제생활, 문화생활에 있어서도 대동소이할 것이기 때문에 좋고 싫음을 떠나 이 같은 경향은 가속화 될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알고 대처를 해야 한다. 단지 이것을 비판하고 틀렸다고 한다면 사업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나. 지식정보화 사회
21세기의 특징은 지식정보화 사회,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 고령화 시대로 함축시킬 수 있다. 기업이나 조직의 수명은 과거와 달리 오히려 단축된다. 이와 같은 사회적, 시대적 특성을 알고 대처를 해야 한다.
지식정보화 사회의 지식은 철학과 같은 이론적인 것이 기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용적인 전문지식, 그래서 실질적으로 어떻게 무엇을 생산하거나 고쳐야 하는가 하는 문제제기와 같이 현실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전문지식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었다. 그래서 경제도 지식에 의존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토지와 자본, 노동이 중요한 3대 요소였지만, 이제는 지식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단적인 예로 1950년대에는 선진국가도 육체노동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1990년대 20%대로 줄어들었고, 2010년이 되면 10% 미만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는데 약 5년~10년이 지나면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가 작년에 대구고검장을 할 때, 호남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대구 경북고등학교의 명예졸업생이 되었다. 그 학교에서는 1년에 두 번씩 졸업생들 중 중앙의 고위 인사를 초빙하여 특강을 하는데, 얼마 전에는 명예회원인 나에게 특강 요청을 하여 경북고등학교 강당에서 강의를 했다. 그 때 강당에 모인 초등학생, 고등학생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가 대학 다닐 때 ‘공부하기 싫은 사람 여기 모여라’하는 노래도 있었고 ‘노나 공부하나 마찬가지다 헤이’하는 노래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것을 믿었다가는 큰일 난다. 출세는 커녕 먹고 살려면 공부를 안 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학생이 학교 공부를 잘 했다고 해서 사회에 나가 평생을 잘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부를 잘해야 향후 대학이나 전문시설에서 진짜 실용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앞으로는 노사문제도 많이 풀릴 것이며, 사용자와 근로자의 개념이 달라질 것이다. 현대에는 현장에서도 사용자 수준에 가까운 지식을 근로자가 이해하고 알아야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지식수준에 있어서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내가 광양제철소에 처음 방문 했을 때 큰 공장에서 30~40명 정도가 일을 하고 있었지만, 4~5년이 지난 후에 또다시 방문했을 때는 7명이 큰 공장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만큼 첨단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일이며, 그것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근로자 또한 상당한 수준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는 정보통신기술의 습득을 요구한다. 2010년까지 지금의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이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발달한다. 따라서 여러분들도 수많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활용법을 익히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공부하여 체득하여야 한다.
인텔의 창업자 무어의 법칙에 의하면 메모리 용량이 1년에 2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최신기술이 4천2백만 개의 칩기능을 보유하고 있고 사람의 뇌세포가 1,000억 개 정도가 되어, 아직은 컴퓨터가 크게 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속도로 발전한다면 2012년에는 1조 6천만 개로 늘어나서 외관상, 또는 숫자적인 개념으로만 보더라도 컴퓨터가 사람의 지능을 능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컴퓨터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인간의 창조력을 넘어설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계산 능력 등 창조적인 것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컴퓨터가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 글로벌 시대의 무한경쟁
인류는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 특히 경제와 문화에 있어서는 국경이 없는 시대가 되었다.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전세계의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다. 몇 달 전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을 통해서 경제가 얼마나 세계화 됐는지를 엿볼 수 있다. 지금 원자재 가격이 20% 이상 상승하거나 일부 품목에서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국제적인 현상으로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세계경제가 15년 만에 동반 회복을 했다. 미국이 4%이상, 일본이 2%, 요즘 브릭스란 말이 있는데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이 네 나라가 굉장하다. 그리고 인도, 중국이 6% - 8%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나라가 동시에 활성화 되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제일 큰 영향을 주었다.
중국이 전세계 원자재의 1/4을 소모한다. 1998년에 주택 분배 제도가 폐지되면서, 각자 집을 마련하는 열기가 일어나 주택건설 붐이 일어났으며, 여기에 2008년 북경 올림픽 준비 등으로 인해 2003년 세계 시멘트 생산량의 50%를 중국이 소비했다. 또한 자동차 444만대를 생산하면서 전세계 철강의 36%정도를 소비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과거의 낙후된 모습이 아니다. 앞으로 중국이 많은 양의 원유를 소비하게 될 것인데, 이로 인해 원유가가 급상승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많이 쓰는 반면, 한편으로는 1990년대, 불경기 때 개발투자가 감소되었기 때문에 공급능력이 적어졌다. 또 원자재 수출가격이 인상되고 투기 자본이 대폭 유입이 됐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환경이 우리 생활에까지 바로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서 경제의 세계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 졌는지를 알 수 있다.
2. 새 시대 키워드 찾기
가. 국제화 시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은 중국보다 경제력에 있어 상당부분 앞섰다고 여겼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산업에 걸쳐서 경쟁구도가 형성되었고, 앞으로 우리 산업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었다. 한편으로 한국과 일본간에는 일반적인 것들은 동등한 정도지만,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은 아직 일본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가 샌드위치가 됐다. 밑에서는 중국이 쫓아오고 앞서가는 일본은 그들의 기술을 철저하게 봉쇄한다. 이제 우리 스스로의 기술을 개발해야하는 상황이다.
문화 분야에서는 우리도 세계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미국영화가 전 세계를 석권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국산영화 비율이 세계 2위다. 당초 프랑스가 2위였으나 이를 능가했다. 또 다른 좋은 현상은 동남아, 대만, 중국, 일본에서 한류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을 계속 유지하려면 우리의 문화를 제공만 할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도 우리가 수용해주고 상호 이해를 통해서 윈-윈(win-win)전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해볼 때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는 결국 국가나 조직의 경쟁력과 더불어 그 기초가 되는 개인의 경쟁력 확보의 필요성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식정보화 사회라고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감성, 문화, 예술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또한 국제화 시대이기 때문에 외국어 구사능력, 국제 감각, 국제 업무처리능력 등도 갖추어야 한다.
사실 나와 같은 검사들은 별로 영어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국내수사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어려서부터 언젠가 국제사회로 나가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당시에 회화를 배워봐야 당장 고등학교 시험을 보는데 별 도움이 없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되면 회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친구 집에 기거하는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부터 틈나는 대로 배운 것이 힘이 되었다. 사실 사법시험 합격하고 나면 영어에 별로 관심이 없다. 요즘은 1,000명 뽑지만 1974년에는 4,200명이 응시해서 60명이 합격하던 시절이었다. 그 때 영어회화 공부를 했던 사람이 딱 세 명이었다. 이렇듯 어렸을 때 공부한 것들이 쌓여서 나는 검사 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 검사 대표로 국제회의를 13번이나 다녀왔다. 그리고 2004년 9월에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서울총회를 개최한다. 세계 검사들의 유일한 협의체인 국제검사협회(80개 국가의 검사들과 개인회원 1,450명을 합하여 약 130개국에 30만 명의 검사들을 대표하는 기관)가 있는데 26명의 간부 중에 아시아에는 5명 있다. 내가 2003년 8월에 워싱턴 회의에서 3년 임기의 아시아 간부 5명 중 1명으로 선발이 됐다. 결국은 중학교 3학년 때 영어를 배운 것이 기폭제가 되어 이번 회의를 총괄 하는 의장을 한다. 그리고 검사장을 하면서 20개국을 다녀온 것도 좀 특이한 경우이다.
나. 고령화 사회
현대사회의 또 다른 특성으로 고령화 사회와 기업수명의 단축을 들 수 있다. 요즘 정년이 낮아지고 있지만, 고령화 문제 때문에 다시 조정이 될 때가 있을 것이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은 엄청나게 연장이 됐는데, 기업이나 기관의 평균수명은 지금 단축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보면 30년 이상 번영을 누리는 기업은 매우 적다. 30년 전에 미국 500대 기업 중에서 살아 남은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기술변화가 빠르고 세계화 경쟁으로 계속 단축이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다 보니 평생직장으로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개인의 능력을 중시한 전문가 시대가 됐다. 옛날에 미국에서 “지금 하는 일이 뭡니까?” 그러면 “IBM회사 사원입니다.” 그랬지만, 요즘은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입니다.” “디자이너입니다.” 이렇게 대답한다. 그만큼 평생직장이 아니라 자기 전문적인 평생직업시대다. 따라서 한 사람이 한번 이상 직장을 옮길 가능성이 많다. 개인이나 기업가로써는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여 노력하지 않으면 그 기업은 계속 번영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到來)한 것이다.
따라서 개인차원에서는 평생학습을 해야 한다. 평생학습을 통해서 전문지식을 습득하여야 하고 더불어 감성, 문화예술 감각 증진 등이 필요하다. 전인격적인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조직은 전문지식 활용을 통한 지식경영을 하고 또 조직 구성원의 감성, 문화예술 감각을 증진시켜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그러한 감성경영과 함께 직원에게 철학을 공유시키고 인성을 배양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덕성경영을 해야 한다.
광주, 전남은 산업화에서 낙후되었고, 항상 소외감과 패배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일제시대, 민주화운동과 같은 우리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불의에 저항하는 큰 역사적인 성취, 정의를 실현했다. 그것은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 인정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얼마나 많은 탄압과 피해를 보았는가? 그래서 지금도 적잖은 저항정신과 지나친 비판의식도 남아있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과제다. 다행히 좋은 점도 많다. 어느 시대보다도 지금은 문화, 예술 감각을 통해서 감성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이자 권위주의를 없애고 인간다운 정서가 대단히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다른 어느 지역들보다 강하고 놀라운 문화적 전통과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문제점 있는 것을 수정하여 발전시키고, 현재의 좋은 것을 계속 유지해 간다면 밝은 미래가 될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가칭 ‘광주, 전남 1등 되기’ 운동을 주장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얘기하고 있다. 산업화에서는 뒤졌지만 우리가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해서 부가가치를 새로이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첨단산업, 미래산업, 지식산업을 발전시킨다면,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뒤쳐졌던 차이를 극복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패배의식과 소외의식을 없애고 우리가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한편으로 중국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서해안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식정보화와 서해안 시대를 맞이해서 우리가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그 동안의 저항의식은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생각하자 그리고 이제부터는 적극적이고,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노력을 하고, 우리 문화적 기질과 풍성한 감성을 발전시켜 나가면 우리의 밝은 미래는 보장이 될 것이다.
다. 사회 권력의 변화
엘빈 토플러가 최근에 쓴 책에 권력이동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권력의 속성 자체가 바뀐다는 말이다. 권력이란 사람들과 사회로 하여금 강자의 뜻에 순종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 권력은 물리력이나 돈, 정신에서 나오는데 시대에 따라 주체는 변한다. 로마시대, 몽고시대에는 무력으로 모든 것을 정복할 수 있었다. 또한 산업혁명 이후에는 돈이 제일 중요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지식이 제일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는 권력이동 시대의 초기이다. 그런데 권력의 본질 자체가 심층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
거대 기업들의 종업원, 최고경영자가 해고되는가 하면 노동자들이 말을 잘 듣지 않고 무조건 명령에 따르지 않는 현상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이 장악하고 있는 의사 즉, 한국 의사들은 환자가 알 수 없도록 처방을 영어로, 미국 의사들은 라틴어로 작성했다. 이렇게 전문가 집단들이 장악하고 있던 지식이 이제는 일반인들에게도 전달된다. 기업에서도 종업원들에게 전달이 된다. 사장들만 알지 말고 우리도 알자고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육체노동이 아닌 정신에 기초하여 부를 창조하는 새로운 체제가 등장했다. 로봇과 컴퓨터, 정교한 제조방법으로 수준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 이러한 이유로 지식이 가장 고품격의 권력이라는 것이다. 타인으로 하여금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하며 이를 통해, 적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부와 물리력을 증식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군사력은 정신이 결여된 주먹의 연장이었다. 옛날에는 무력에 의한 싸움을 하였으나 오늘날은 정신이 군사력이 되고 있다. 인공위성, 미사일, 잠수함 등 이라크 전쟁을 보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데 컴퓨터로 조작하여 정확하게 목표물을 공격한다. 이것은 지식 싸움이지, 완력 싸움이 아니다. 선진경제는 컴퓨터 없이 한순간도 운영하기 어렵다. 또한 과거에는 원료가 비싸면 당연히 제품 값도 비쌌다. 그런데 반도체 중에 금값보다 더 비싼 것이 있다. 그것은 아이디어만 들어간 것인데도 그 가치는 굉장히 크다. 빌 게이츠의 MS가 GM보다 더 부자가 된 데에는 물질적인 힘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정신력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3. 21세기 환경 대응 방안
가. 구조혁신
일본경제가 미국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그 이유는 일본이 산업주의의 종식을 빨리 받아들이고, 지식이 21세기 경제성장의 열쇠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먼저 만들어 놓은 컴퓨터나 로봇을 가져다가 최첨단제품으로 바꾸어 가면서 일본경제가 급성장 하였다. 1980년대에는 미국경제가 추월당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급성장한 셈이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 미국이 반성을 하고 정보기술을 통한 기술혁신,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1990년대 중반에는 다시 세계에서 군사력, 경제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강력한 국가로 거듭났다. 이처럼 지식은 부와 성공의 절대적 자원이 된다. 과거에는 토지, 금, 석유, 공장설비 등이 절대적 요인이었으나, 어느 순간에 지식이 이를 능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식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습조직화가 필요하다. 물론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강연을 듣거나 또는 우리 조직원들을 외부에 연수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하는 학습조직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과에서는 과장 중심으로 그 과의 업무에 대해서 한사람이 연구해서 발표하고 다른 사람들은 토론하는 그런 방법을 나름대로 정하여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피터드러커의 주장에 의하면 가장 우수한 세계적 기업을 진단해 본다면, 그들이 보유한 지식은 5년이 지나면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 행정도 마찬가지지만 모든 기업은 10년 정도 지나면 거의 바뀔 것이다. 내가 검찰청 직원들에게 “아무리 우리 법무검찰이 보수적이라고 해도 15년쯤 지나면 낡아빠진 것 아니냐. 그러니 끊임없이 체계적인 패기와 혁신, 새로운 것은 도입하고 낡은 것은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3가지 표준을 제시해 보았다. 매일 하고 있는 행정이나 생산업무에 대해서 관습적으로 하지 말고 무슨 근거로 하고 있는지, 행정은 법규적인 것과 내부적인 근거가 있을 것이고 생산업체나 식당 이런 것들은 관행, 기술표준 등 그 계통에서 어떤 기준들이 나름대로 있을 것이다. 내가 이런 것들을 어떤 근거를 가지고 하고 있는 것인가를 알고 그 다음에 동종업계 중에 국내 또는 세계에서 제일 잘 하는 곳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식경영의 핵심은 변화무쌍한 지식정보화 시대에 있어서 가장 우수한 지식으로 무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검찰도 이 과정을 통해 토론문화가 정착되면서 서로 의사소통도 원만하고 분위기가 좋아졌다.
그리고 나는 회의와 오․만찬을 할 때도 공식적 내용이 끝나면 전부 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를 한 마디씩 하게 한다. 이것이 6개월이 지나고, 8개월이 지나면서 정착되어 갔는데, 어떤 사람은 그 시간을 위해서 연구를 해온 사람도 생겨났다.
도요타 자동차 같은 경우는 끊임없는 변화를 통하여 세계 3위가 됐다. 경영실적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조직 내부에 위기감을 조성하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여 달성하도록 하였다. 또한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CEO가 등장할 때마다 신규 사업을 하나씩 더 하는 것을 관행으로 했다. 놀라운 것은 이 회사는 1937년경에 섬유공장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사람이 이를 바꾸어 가면서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던 것이며, 그동안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나. 감성키우기
풍부한 감성 배양이 굉장히 중요하다. 과거 우리 세대들은 공부만 열심히 했다. 나는 학교 다닐 때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짬을 내어 변산해수욕장, 무등산, 제주도에 캠핑을 갔다. 그 당시에 자연환경을 접했던 경험들이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 지금 시대는 감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필요에 의한 수요에서 감성에 의한 수요로 바뀌었다. 지금은 신발이 다 떨어지거나 또는 자동차가 다 망가져야 사는 것이 아니다. 중진국 이상의 사회에서는 다 망가지고, 꼭 없어야 사는 것이 아니라 있더라도, 자신의 기호를 충족 시켜주기 위해 사는 것이다. 즉 더 좋은 것, 더 색상이 좋고, 유선형이고, 소리가 좋고, 모양이 좋은 것을 산다. 이 때문에 운동화의 가격이 몇 배 차이 나더라도 나이키 운동화를 사는 것이다. 따라서 필요에 의한 수요가 아니라 감성에 의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감성이 풍부한 사람만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 이제는 EQ가 IQ보다 한 인간의 성공에 더 영향을 준다. 감성증진을 위해 문화, 예술 감각을 증대시키고 자연과의 접촉을 확대시켜야 한다.
내가 전주지검장 할 때 매일경제에 11번 기고한 글 중 ‘지식정보사회와 감성’에 대한 내용이 있다. 주된 내용은 “감성 바이러스를 퍼뜨려라”는 것으로, 디지털 세상의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감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에는 지식경영은 기본이고 정말 크게 성공 하려면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21세기 지도자의 자질에 있어서도 감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방통행식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아닌 쌍방 의사소통의 민주적인 리더십이 필수 조건인 것은 당연하다. 과거에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면 민주적으로 됐다고 했으나 현재는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며, 리더는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조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예전 산업화 시대에는 경제와 문화가 구분 되었다. 1960년대 이후에 급속한 경제발전을 하느라고 사실은 문화, 예술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을 받아왔었다. 그런데 최근 삶의 질 향상이 핵심요소로 자리매김 하면서 부가가치 높은 문화산업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영화 ‘쥐라기공원’, ‘타이타닉’ 이 두개의 명작을 합친 부가가치가 20억불이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대장금’ 등이 많은 인기를 누렸다. 이런 것들은 매출액에 비해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이와 같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그 기초가 되는 문화가 발전해야 한다. 또한 색상이나 디자인 등 기존 공산품 가치가 굉장히 커진다. 따라서 문화수준이 공산품의 가격요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이렇듯 문화, 예술 분야가 아주 중요하다.
내가 전주 검사장 시절부터 한달에 한번 예술 공연관람을 직원들과 같이 간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국악, 오페라, 무용, 연극, 어쩔 때는 영화도 보고, 이번에는 미술 전람회를 가볼 계획이다. 그렇게 해서 문화, 예술 감각도 높이고 있다. 부하 직원들도 기관장과 함께한다는 측면에서 반응이 좋았다. 이와 같은 활동이 문화, 예술을 진흥하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쓴 기사 내용 중 “지식경제 시대에 있어서의 문화, 예술”이라는 것이 있다. 기사에 문화, 예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는데 첫 부분에 프랑스 기소로망의 평가를 인용했다. 그는 수년전 IMF에 관해 “한국이 IMF를 맞은 것은 문화적인 정체성이 없어서 IMF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에 월드컵을 보고는 엄청난 칭찬을 했다. “한국 전통음악과 무용이 현대적이면서 탁월한 기술적 감각과 조화를 이뤘다. 지상에서 바랄 수 있는 최상의 것과 일치했다”고 극찬을 했다. 결국 문화, 예술은 삶의 질과 국가의 총체적인 이미지를 결정짓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문화, 예술 진흥에 좀더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문화 예술 교육을 중점으로 청소년들의 정서를 함양하고 문화 창조능력을 길러야 하겠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는 한국인의 엄청난 힘을 발견했다. 이는 깊은 전통문화에서 이끌어 온 것이다. 그 전통에 가장 선진적인 문화와 기술을 접합시켜 이 역동적 힘을 끌어내 세계화 한다면 한국은 분명 문화산업의 메카로 우뚝 설 것이다.
다. 감동을 통한 구조 혁신
이제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이것을 다시 두 가지로 나눠보면 최종적인 고객을 감동시키기 전에 내부적인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따라서 CEO나 간부들은 우리 직원들부터 감동시켜야 한다. 그 직원들이 자연과 벗하고 문화, 예술과 벗해서 감성을 풍부하게 하여 최종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내가 순천지청장 때 아침에 일어나서 등산하면서 이 지역발전과 직원들 사기를 올릴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가 몇 가지 일을 했다. 어린이날 맞이하여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를 둔 직원들을 파악하고 편지와 선물을 보냈다. 편지 내용은 “여러분의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사회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분들 부모님이 사회 질서를 유지함으로써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이렇게 잘 살고 있다”. 이렇게 해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이 우리나라 미래의 주역으로써 지식과 체력과 덕성을 갖추는, 지식과 정서와 의지를 고루 갖춘 인격체로써 성장해 달라”는 비전을 담는 내용이었다. 어떤 직원들은 이것을 코팅하여 아이가 크면 읽어 주겠다고 한 경우도 있었다. 그 후로 지청장 때 한 것을 검사장 때도 하면서 직원들에게 감동을 주고자 했다. 기관장이 우리 남편,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생각해준다고 하여 부인들이 대단히 좋아했다.
그리고 중식시간에 우리 직원들끼리 팀을 짜게 하고 도시락을 지참시켜 벚꽃놀이를 보내줬다. 옛날 나의 경우에 꽃구경을 가려면 휴가를 내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 포기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점심을 빨리 먹고 부장 이하 간부들을 데리고 가서 개나리가 활짝 피어있는 1km의 거리를 걸어서 꽃구경을 하고 왔다. 그리고 간부들만 올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조회 날 얘기해서 각 팀별로 도시락과 차편을 마련해줬더니 다녀와서 특히 젊은이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나는 운동을 많이 한다. 지식 운동, 행복 운동, 문화예술 운동, 자원봉사 운동, 칭찬합시다 운동, 생활체육 운동 등 정말 많은 운동을 한다. 이렇게 활발하게 여러 가지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객관적인 것도 중요하다. 돈을 벌려는 사람은 돈도 좀 벌고, 공직자는 계급도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마음의 자세다. 가장 많이 있는 시간은 직장이기 때문에 행복의 요소, 성공의 요소, 건강의 요소는 직장에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분 좋으면 웃음이 나오지만 별로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웃어 보자.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 이유 없이 웃으면 실없는 사람이라고 하니까 혼자 있는 곳에서 막 웃고 와 재미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직장이 재미있는 것이다. 즉, 항상 감사하고 기뻐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라. 인적네트워크
그 다음에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인데 난 1989년 37살의 나이에 충북 제천 지청장을 했다. 통상 내부인화에 관해 ‘상경하애’나 ‘인화단결로 조직역량의 극대화’라는 말은 자주 쓰는데, 무언가 부족하고 수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참다운 인간관계를 위해서 ‘사랑과 존경으로 인화단결’을 하자고 인화에 관한 방침을 정했다. 상사도 부하한테 사랑받을 수 있게끔 서로 간에 애정이 있어야 하고, 또 부하들도 상사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런 행동 속에서 참다운 사랑과 존경이 생겨나고 인격과 인격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살다보면 사랑하고, 존경할 사람도 감사하고, 기뻐할 일도 많지 않다. 그러나 마인드의 조절을 통해 작은 기쁨도 큰 기쁨으로, 큰 어려움도 작은 것으로, 덤덤한 것도 뜻있게, 또 좋은 것만 생각하는, 그런 생각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만나는 사람의 행복에 기여 하자. 개인은 가족, 직장동료, 기업은 소비자, 식당은 손님들에게 미소로 인사하고, 칭찬 등 좋은 말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직장 내에서 인터넷등을 통한 칭찬운동은 칭찬하는 것도, 칭찬 받은 것도 모두 의미가 있다. 칭찬은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을 좋게 할뿐만 아니라 상대방으로 하여금 더 열심히 하고 더 발전하게 하는 힘이 있다.
생활체육활성화 또한 중요하다. 내가 전주지검장 때 마라톤 하프코스를 시작한 이래 1시간 42분에 뛰어본 경험이 있다 그런데 대구 고검장 때 대구 지하철참사로 반 초상집 분위기로 침체되어 있었다. 당시 나는 지하철참사를 이겨내려면 당면하고 있는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그 다음 경주 세계문화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사회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년 만에 마라톤대회에 다시 참가했는데 당면 지역문제해결과 더불어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앞서 말한 행복운동, 칭찬운동은 어떻게 보면 덕성경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풍부한 감성과 덕성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라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1:1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여럿이 있으면 깊은 대화를 못한다. 그래서 CEO입장에서 전 직원과 대화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국장이 과장이나 계장과 1:1 대화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조직운영에 관한 리더의 철학이나, 자기가 과장, 계장이면 그 나름대로 생각했던 것들을 깊이 있게 얘기하면서 그것을 공유하고 설득을 해야 한다. 나는 전주에 있을 때부터 이런 얘기를 했다. 여러분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인생을 살 것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가 건강한 생활을 할 것인가라는 얘기를 한다. 이처럼 실무적인 얘기는 안 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얘기를 하기 때문에 많이 흐뭇해한 것 같았다.
그 다음에 직원 개개인이 하는 일에 대하여 보람과 긍지를 느끼도록 사명감을 고취시켜야 한다. 현대 경영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식근로자들에게는 봉급을 얼마 더 주는가보다는 하는 일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스스로 느끼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장이나 간부들 역할은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사명감을 고취시켜 주는 등 개개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철학을 공유한 다음에는 솔선수범해야 한다. 솔선수범이야 말로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 발을 씻어주셨고 중국의 오기라는 장군은 자신의 입으로 병사의 고름을 빨아주었다고 한다. 그것을 본 병사의 어머니가 자기 아들이 장군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예감하고 통곡하였다고 한다.
태풍 매미 피해 때 달성군 수해복구현장에 가려고 하니까 직원들이 “고검장님 정말 가실려고 그러십니까?”라고 했다. 아마 고검장이 그런 곳에 간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당시 복구 현장에서 3시간동안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수거했던 적이 있다. 역시 리더의 솔선수범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미국인들 중 8,600만 명이 주 5시간이상 자원봉사를 한다. 많은 소외계층을 위해 자원봉사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대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삼성사회봉사단에서 많은 일을 한다. 이런 것을 하는 이유 중에는 사회봉사 이미지 고양 효과도 있다. 그렇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심성을 도야(陶冶)시키는 것이고 특히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처지를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내가 볼 때는 우리가 북한이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훨씬 잘 사는데도 불평불만이 더 많다. 그 이유는 상대적 빈곤감 때문이다. 자신의 처지보다도 높은 곳만 쳐다보기 때문에 스스로 별 볼일 없게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 처지가 얼마나 고마운지를 알아야 한다. 위가 아닌 장애자나 고아, 버려진 노인들, 부랑아를 비교해 보면서, 튼튼한 몸과 확실한 직업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현대사회는 지식과 정보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계로 진입했다. 또한 중국의 급속한 발전속에서 서해안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 앞에서, 더 이상 소외의식과 패배의식에 얽매이지 말고 이를 딛고 일어서야할 때이다. 불의에 저항하여 외적의 침입을 물리치고 독립운동을 적극 전개하였으며 민주화를 이루었던 투쟁의 전통을 정통성 있는 정부에서의 참여로 승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창조적이며 생산적으로 참여 한다면 분명 밝은 미래가 한 층 더 가깝게 다가 올 것이다. 또한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감성 배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풍부한 문화 예술적 유산과 기질,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있으므로 감성배양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부가가치 높은 문화산업 및 관광산업 발전이 기대되므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