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낮의 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 국회 인사 청문회’‘장관위에 군림하는 차관’
오늘 신문의 굵직한 1면 장식 활자들이 근래의 새로운 소식이라고 메우고 있다. 전혀 새롭지도 않은 내용이 식상하지만 장,차관 지명자의 비리와 부정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기사로 점철되어있다.
활자를 따라가는 내 눈은 ‘부정만연’에 ‘면역’되어 하품이 절로나며 초점이 흐려진다.
“땅! 땅! 땅!”
“2030년 7월1일 지금부터 「국회법」 제615조의 2 제3항에 따라 김이박 법무부장관 내정자의 국회임명 동의안등에 대한 국회인사 청문회를 개최하겠습니다. 진행은 상임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먼저 한국민주당 주기자의원께서 질문을 하시겠습니다”
“에!-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동료위원님! 제가 야당의원이라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고 법무부장관의 능력과 도덕성의 검증은 사법부 수장이라는 관점에서 타 내정자보다 엄격하고도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좀 심한 질문이 나오더라도 그 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잔뜩 벼른 기세를 보여 주겠다는 듯이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켠 후에
“에-내정자께서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고교졸업이 공식적인 최종학력으로 기재되어있습니다. 사실인가요?”
“예. 대학진학이나 로스쿨을 선택하기 보다는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뭐! 그럴 수 도 있겠죠. 그리고 군대는 병장으로 전역을 했고 최전방 1사단에서 복무한 것으로 되어있는데 사실인가요?”
“예. 고시준비 도중에 입영영장이 나와서 어떤 준비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서른 평으로 30년 넘게 살아 재개발이 추진 중이라고요?”
“중수부장 시절 집이 좁아 바꾸려 했으나 아파트 분양가가 워낙 높아서.....”
“마! 됐고요. 그리고 자녀 중 아들 둘은 현역으로 특수전사령부 즉 특전사에서 복무후 만기 전역을 했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딸아이는 안양에서 초등학교 시간제 교사로 재직하다가 남편을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갔습니다”
“이민이라..... 그러네요. 됐고요. 1년 낸 세금이 총 1,200여만원으로 되어있는데 사실인가요?”
“예! 집사람은 가사를 돌보고 애들이 독립해서 세금 공제대상이 아니어서 봉급에서 그냥 원천 납부된 것으로......”
“됐고요, 내정자는 그 동안 2000년대 정치인들은 대부분이 필수적으로 자녀교육을 한다는 명분으로 ‘위장전입’하던 것이 주민등록법이 개정되어 ‘적법적인 전출입’으로, 병역의무 기피 목적으로 이중국적 취득이나 있지도 않은 병을 만드는 병력(病歷)조작 행위로 병력의무를 기피했지만 지금은 국민모병제로 바뀌어 군복무 선택이 자유로워졌습니다.
2010년대 인사 청문회 대상자 대부분이 낮 간지러운 명분으로‘위장전입’ ‘학력위조’‘이중극적’‘세금포탈’등 비리백화점 같은 전력들을 갖고도 뻔뻔하게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권력’에 연연하는 추한 모습을 보였고 국민여론도 그렇고 하여 대부분 낙마하는 꼴을 당했지만 이제는 ‘이중국적’까지 ‘국적의 세계화’정책으로 전부 합법화되었지요. 그런 역사적 배경까지 알고 계시죠?”
“예. 잘 알고 있습니다”
“본 위원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내정자의 과거 전력은 자녀의 병력면제 나아가 그 흔한 위장전입조차 없다는 것을 문제 삼고 싶다 이겁니다. 내정자가 고위공직에 추천되려면 필수적으로 2010년대 정치인과 같은 최소한의 명분을 만들었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명색이 국민들의 상위계층이며 나라의 지도층인 고위공직자 자녀가 군대 현역으로 복무한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그것도 특전사로 최전방에서 말입니다. 그 당시도 내정자는 고위층에 있으면서 아들 둘을 다 군대에 보냈다 이거 아닙니까? 그 때 군대는 서민의 아들들만 가는 겁니다. 내정자가 너무 무능했다는 증거지요. 안 그래요?”
“.....”
“명색이 나라의 법집행을 좌지우지할 지위의 수장이 될 사람이 아들 둘을 최전방에서 복무토록 할 정도 수준의 융통성으로 고지식 그 자체인데 어떻게 대통령을 보좌하겠다고 나선겁니까? 나라 사법권을 행사하려면 미생지신처럼 되어서는 매우 곤란하다는 겁니다.
더구나 갑남을녀도 다하는 입주권 전매니 다운계약서 작성이니 부동산 투기도 없이. 아-니! 쪽방 하나도 꼬불쳐 둔 게 없단 말입니까. 어투가 좀 거시기 합니다만.....”
“예! 죄송합니다. 저는 공직을 시작 할 때 이토록 고위 공직까지 오를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을 못하였고 장관 내정자로까지 추천을 받을 것을 상상도 못했지요. 만일 지금 상황을 옛날에 예측이나마 했더라면 관련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고위공직자 필수과목인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허위학력기재, 이중국적취득, 자녀 병적면제 등 무엇이라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위원님 저를 고사의 미생지신에 까지 비유 한다는 것은 좀 거시기합니다. 아무려면 여성과 만날 약속을 지키려고 다리아래에서 기다리다 폭우에 떠 내려가 죽은 미생에 까지 비유는 좀...정말 죄송합니다.”
“마! 비유가 좀 심했다면 사과드리지만 그건 그렇고요. 이민 간 내정자의 딸이 일시에 귀국 할 때 복막염 수술을 받았다는데 그 당시 검사장 신분이라면 부인이나 자녀들의 국민의료보험을 허위로 사용해도 될 것을 고지식하게도 부인이 수술비 전액을 부담했다고요?”
“예! 죄송합니다”
“에-이! 그 놈의 죄송, 죄송. 죄송은......쯔쯔쯔”
“저도 그렇고 집사람도 그런 문제를 생각지도..... 죄송합니다”
“또 죄송! 참말로 한심합니다. 내정자는 고위공직자 될 자질이나 융통성이 없어요. 그토록 꼬장꼬장하게 공직생활을 해 온 분이 어떻게 나라 법을 운용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까.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할 생각이 없습니까?
“죄송합니다”
“그리고요. 세상에나! 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봉급을 주기에 아무런 투기도 하지 않았는데 물가가 바싼 서울에서 세 자녀를 학자금 융자도 없이 대학까지 시킬 수가 있단 말입니까? 이거 믿으라는 겁니까? 나라 재정이 그리도 튼실합니까? 이런 공무원이 있으니까 나라꼴이 이렇게 밖에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일말의 책임을 통감하세요.”
“할 말이 없습니다. 관대하게......”
“검사장직은 공무원 자격이지만 장관은 정치성을 띄어야하는데 내정자는 정치가 무엇인지 경험도 없이 그 중책을 잘 맡아서 해 나가겠어요?”
“믿고 맡겨 주시면 대통령님을 잘 보좌하여.....”
“에-이! 쯔쯔쯧! 위원장님 이상입니다.”
“주기자 위원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은 순서에 의해 큰나라당 바주자위원님께서 질의를 하시겠습니다”
“에-! 내정자께서는 작년 모친상을 당하여 부의금이 5억 정도 들어 온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 돈을 전부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기부하셨는데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자는 것이지 공직자 윤리법에 의하면 경조사 부담금은 5만원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융통성 없는 생각은 아니었지요?”
“예! 맞습니다”
“내정자가 중수부장 재직 시 판공비 2억원을 사용치 않고 국고에 반납한 것도 영수증등 소명자료 첨부가 귀찮아서이지 목적외 사용하면 불법이라 반납하자는 고루한 생각은 아니었지요?”
“예! 그렇습니다”
“장관으로 임명이 되면 보다 유연하게 ‘정치적 사법권 발동’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을 위한 적당한 중용적 지휘방침으로 모두를 편안케 하고 직위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나 권력남용, 친인척 비리 감추기, 제식구 감싸기 등 역량을 발휘하여 잘 할 수 있겠지요?”
“이를 말씀입니까. 존경하는 위원님! 이제까지 사려 깊지 못하고 융통성 없는 처신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합니다. 정말 심기일전하여 잘 해 보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다음은 야당 의원이신 파보자위원께서 질의를 하시겠습니다”
“에- 내정자 부인께서는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6년 전 재벌그룹의 법률자문역으로 등록하여 2년간 활동하였습니다. 사실인가요?”
“예! 왕창그룹에 등록하여 활동했습니다”
“부인께서 모 철강회사와 왕창그룹과 법정다툼 문제와 그룹내 부동산 매매등 많은 법률적인 문제를 잘 처리하였고 그 이면에는 내정자가 중수부장이라는 직책이 많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루머가 시중에 파다하게 돌았습니다. 내정자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안 사람이 그러한 능력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제 직책과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고.....”
“아닐걸요. 그리고 매년하는 공직자 재산 등록 시 부인의 수입도 등록하였나요?”
“당연히 등록하였습니다”
“ 세금도 꼬박꼬박 냈고요?”
“물론입니다. 공직자부인으로 흠결이 생기면 안 된다고 규정에 의한 세금을 냈습니다”
“이러니 안된다는 겁니다. 그 흔한세금 탈루조차 안한 사람이 장관을 하겠다? 이 거 이치에 맞다고 생각합니까?”
“죄송합니다. 사려 깊지 못한 행동 어었습니다”
“그리고 내정자는 많은 검사들이 연류된 ‘스폰서 검사’사건에도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잖습니까. 맞습니까?”
“송구합니다”
“이러고도 뻔뻔하게 장관을 하겠다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까? 그만자진 사퇴하세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재경부 장관 내정자를 보세요. 지금은 위법이 아니지만 행위 당시에는 위법인 위장 전입을 다섯 차례나 하고도 딸자식의 왕따를 우려한 이사로 부모의 심정을 이해 해 달라고 당당히 변소하고 부동산 투기 의혹 14건도 본인과 부인의 노후를 위한 당연한 투자였다 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요. 14건인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의혹은 국세청에서 담당자가 알아서 해 준 것이지 본인의 잘 못은 없다. 그리고 당사자 병역미필은 병무청 모병과 신체검사 담당자들이 ‘고혈압으로 훈련을 받다가 불상사가 생길 우려가 있으니 오지마라’라고 해서 본인은 입대하고 싶어도 못 오라고 해서 안간 것이지 기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국가가 시키는 대로 했다. 이 얼마나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답변입니까? 최소한 이런 모습은 보여야 됩니다. 힘있는 장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는 거지요.그래야 국민이 믿고 안심하여 생업에 종사 할 수 있다 이겁니다. 그런데 내정자는 오직 죄송이라는 말 뿐이지 않습니까. 이래가지고 무슨 장관을.....에-이! 쯔쯔쯧!”
“......”
“이토록 융통성 없는 양반이 장관직을 맡으면 참으로 나라꼴이 걱정입니다. 이상입니다”
“그러면 잠시 정회하였다가 3시에 속개하겠습니다” 땅!
바주자 위원이 종이 커피를 들고 내정자의 수석보좌관을 만났다.
“김내정자가 이래 맑으니 잘못하면 낙마하겠어!”
“워낙 청렴 강직한 분이라.....”
“좋게 말해 청렴이고 강직이지 고지식 그 자체야.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못 놀지.
머! 꼬불쳐둔 땅이나 관용차의 사적인 사용 하다 못해 친구들에게 금전융통, 관급공사 정보유출, 안 할 말로 내연으로 맺은 여자조차 없는가?”
“글쎄요! 워낙.....” 끌쩍끌쩍!
“인사 청문회를 속개하겠습니다” 땅!
“여보! 신문 보다가 낮잠을 와이리 험하게 자능교? 찻잔이 다 넘어 가도록 몸부림을 다 치고. 무슨 악몽이라도 꾼능교?”
어!-엉! 꿈이었나?
아! 한여름 낮의 꿈이여!!
첫댓글 정말입니다. 너무 고지식해서 정치에는 어울리지 않겠군요.ㅎㅎ
정치에는 적어도 원희룡국토부장관같이 정국의 흐름을 파악하고
전광석화같이 결단의 승부사기질을 발휘하여 단번에 전세를
역전시킬 배짱과 결단이 있어야된다고 봅니다.
원희룡장관~ 멋있어요!~~~
아니 꿈도 꿈이지만 그 꿈을 우찌이리도
디테일하게 기억해 냅니까요?
글고 그 군번(?)에 눈도 그리 좋습니까?
자판으로 이 많은 글자를 쳐 내려 가면
눈도 따갑고 눈물도 날텐데요?!
역쉬나~과연~ 우리 지기기님 다웁습니다...^_^
계속 되는 홍알시리즈! 아자!
지루하게도 느껴질 분량을 읽어 주시고 또 댓글까지 씩이나!
감동입니다.
그리고 감사드려요.
카페지기로써 뭔가 이 카페가 활성화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 군번" 에 "고착화된 사고"가 따라 주지를 않아서 자구지책으로
좀 재미난 글이나 따나 쓰 보자고 쓴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