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수입이 3백50만원, 아내가 2백만원인 가정을 사례로 들어볼게요. 만약 이 가정이 출산 전이라면, 출산 후 외벌이 소득이 될 것에 대비해서 맞벌이 때 무조건 소득의 50% 이상은 저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외벌이가 되면 다시 아내가 일을 나갈 때까지 남편 소득으로 빚지지 않고 사는 게 목표죠. 맞벌이 소득 5백50만원을 기준으로 2백70만원은 지출하고 2백80만원은 저축한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이 배분할 수 있어요. 1백만원은 2년 뒤 전세금 준비를 위한 적금에 넣고, 1백만원은 기존 전세자금 대출 상환금으로 씁니다. 30만원은 아내 이름으로 연금에 가입하고, 청약 저축 10만원, 중기 이벤트 자금으로 적립식 펀드 40만원을 들어둡니다. 외벌이 전까지는 이런 식으로 단기자금을 정기적금 위주로 모아둬야 외벌이가 됐을 때 빚 없이 살 수 있어요.”
30대 후반까지는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라
여성의 출산이 마무리되고 다시 맞벌이로 돌입할 수 있는 30대 중·후반은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는 시기다. 최대한 저축액을 높이고 기회비용을 살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신혼기 혹은 사회 초년기에 투자한 소액 펀드 경험을 살려 펀드와 채권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현금을 확보한다.
“30대 후반에 여성이 다시 복직을 하게 되면 남는 돈이 생깁니다. 외벌이 때 1백만원 남았다면 맞벌이 때는 3백만원이 남으니 적립식 펀드 등을 통해 본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죠. 적립식 펀드 중에서는 신영밸류고배당, 채권 중에서는 AB글로벌채권을 추천합니다. AB글로벌채권의 경우는 예금처럼 적금으로 할 수도 있죠. 목돈 없는 분들은 정기적금을 들지만, 2천만~3천만원 정도 목돈이 있고 그 돈을 3~4년 뒤에 쓸 예정이라면 1백만원짜리 정기적금보다 글로벌 채권이 더 유리합니다.”
신혼기에 가입한 변액 유니버셜 보험은 30대 후반에도 그대로 가져가되 ‘정기 추가(매월 정기적으로 돈을 추가하는 것으로, 돈이 없으면 언제든 중지 가능하다)’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윳돈이 남아 노후 자금 마련에 보태고 싶다면, 기존 노후 자금(변액 유니버셜 보험) 30만원에 정기 추가 20만원으로 노후 연금을 추가하세요. 한 번 들어놓은 금융 상품에 정기 추가를 하면, 새 상품을 가입하는 것보다 수수료도 들지 않고 부담도 덜합니다.”
40대’s 노후를 위한 전략
자녀 교육비는 월급의 10%만 사용하라
40대는 자녀 교육비로 얼마를 지출하는가에 따라 노후 자금 마련에 큰 변수가 생기는 시기다. 우리나라에서 사교육비는 가계 지출의 가장 큰 항목이 된 지 오래다. 자녀의 장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노후 자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자녀를 위해 희생하려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가치관이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제 고객들 중 연봉이 대략 5천만원 정도 되는 40대 가장들은 대부분 자녀 교육비로 한 달에 1백만원 정도를 지출합니다.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30만원 정도를 저축한다고 해도 1년에 3백60만원, 수입의 6~7%밖에 안 되죠. 그러나 이 정도로는 노후가 보장되지 않아요. 최소 월 50만원, 연봉의 10%는 준비되어야 합니다.”
김의수 재무상담사는 자녀 교육비에 맹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만류하며 ‘월급의 10%’를 강조한다.
50대’s 노후를 위한 전략
지출 줄이고 재취업하라
50대는 대부분의 가장들이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는 시기다. 남편은 눈높이를 낮춰 재취업을, 아내는 이전의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지출을 줄여야 노후를 지킬 수 있다. 연금이 나오는 65세까지 가진 돈을 축내지 않고 생활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상무로 근무하며 월 1천만원을 벌던 고객이 있었습니다. 이분에게 정말 일하기 싫은 게 아니라면 2년 뒤 퇴직한 후에도 5년 정도만 일을 더 하라고 권했지요. 대기업이라 퇴직 후에도 3~5년은 자회사에서 60% 정도의 급여를 받으며 일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전까지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던 이 고객은 58세에 퇴직 후 경영진을 설득해 자회사에서 다시 5년을 더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6백만원의 수입을 5년 동안 더 연장시킨 것이 부부의 노후 준비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죠.”
자녀들과 함께 노후를 준비하라
“제게 상담 온 한 50대 여성 고객의 경우, 남편이 사업으로 바빠 재무상담 하기를 원하지 않으셨어요. 아내 역시 스스로 돈 관리를 해오다보니 남편과 함께 지출을 파악하고 분석하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이 가정은 딸의 도움이 결정적이었어요. 대학생 자녀가 있으면 카드 사용 내역이나 지출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만드는 부분에서 뛰어나죠. 이런 준비 과정을 통해 자녀 역시 향후 결혼 비용이나 학비에 대해서 스스로 느끼는 점도 많아 부모 입장에서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노후 비용 산출하기
201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월평균 노후 생활비는 서울에 사는 2인 가구 기준 최소 약 1백50만원, 적정 약 2백17만원으로 나타난다. 서울 중산층 기준으로 평균 월 2백50만원은 있어야 부부가 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40대 중반에서 50대가 되면 구체적으로 은퇴 이후 생활비를 산정해봐야 한다. 아래의 단계로 본인에게 맞는 실제 생활비를 계산해보자.
1 기초 생활비를 산출한다
은퇴 자금을 산출할 때 가장 쉬우면서 중요한 항목이 기초 생활비다. 가장 편하고 빠르게 계산하는 방법은 전년도 지출 내역 중 자녀 부분은 빼고 작성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전기요금, 가스요금, 세탁비 등 주거생활비와 식비, 외식비, 교통비, 통신비 등이 포함된다.
2 부부 용돈을 정확히 파악한다
실제 노후 생활비 산정 시 가장 어려운 항목이 남편의 용돈이다. 김의수 재무상담사는 “매월 생활비 2백만원을 준비한 은퇴자 부부가 월 50만원 이상 적자가 난다며 찾아온 적이 있다. 알고 보니 남편 용돈이 예상과 많이 달랐다. 부부 용돈을 각각 20만원으로 잡았는데, 남편이 퇴직 전에 20만원보다 많은 용돈을 썼던 터라 부족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후자금을 산정할 때는 각자 용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다. 만약 한 사람에게 특별한 취미나 즐겨 하는 운동이 있다면 예상 용돈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노후 생활비 산정 때 유의해야 한다.
3 매월 나가는 고정비용을 알아본다
은퇴 이후에는 매월 나가는 고정비용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의료 실비 보험의 경우 1년 혹은 3년마다 보험료가 오른다. 은퇴 전 가입했던 암보험이나 건강보험은 은퇴 후에도 10년 이상 납부하는 경우가 많아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종교 생활을 하는 경우라면 십일조나 헌금 또한 미리 책정해둬야 한다.
4 비정기 지출 비용을 반드시 확인한다
위와 같은 기초 생활비, 용돈, 고정비용 외에도 지출해야 할 항목은 많다는 점을 잊지 말자. 부부가 여행을 갈 수도 있고 각종 경조사비도 챙겨야 한다. 재산세, 자동차 보험료도 마찬가지. 이렇게 1년간 비정기 지출의 총비용을 계산해보면 월평균 50만원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5 은퇴 후 의료비 지출 증가를 예상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65세 이상 노인 1인 의료비 지출은 3백11만원이 넘는다. 의료 실비 등의 보험이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건강식품을 포함한 의료비 지출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 노후 자금 필요 금액 계산 시 의료비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노후 자금, 무엇으로 준비하나?
노후 자금은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65세 이후의 가장이 사망할 때까지 필요한 가족의 생활비를 말한다. 정년퇴직의 나이를 55세라고 가정할 때, 65세까지 남는 시간은 무려 10년이다. 이 시기에는 눈높이를 낮추고 적은 금액이라도 수입을 창출하는 게 좋다.
노후 생활비 마련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부동산 임대를 통해 월세를 받거나, 개인연금이나 월 지급식 펀드를 통해 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김의수 재무상담가는 “이 모든 것이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가장 적절한 틀로 “생활비를 100으로 했을 때 연금에서 70%, 부동산 임대소득이나 주택연금에서 30%가 나오게 하는 것이 좋다”고 제시한다.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국민이 노후에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연금제도다. 소득이 있는 만 18~60세 국민은 누구나 의무 가입 대상이다. 연금을 받는 시기는 나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김의수 재무상담사는 국민연금에 대해 “앞으로 보험료 인상, 소득 대체율(국민연금 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 대비 연금으로 지급하는 비율.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 70%에서 50%까지 떨어졌다) 하향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가입자에 대한 혜택이 훨씬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후 생활비 마련 측면에서는 국민연금과 관련해 기존에 납부한 돈에 대한 기득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도 첨언한다.
퇴직연금
퇴직연금은 기존에 일시금으로만 받던 퇴직금을 55세 이후가 되면 개인 퇴직 계좌로 이체하여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05년 12월부터 시행을 시작해 2012년 각 사업장마다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소기업 등 재무구조가 열악한 회사에서는 가입하지 않아 국민연금보다 가입률이 훨씬 저조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임금 상승률이 높은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는 DB형이 유리하고, 회사의 임금 상승률이 정체되어 있거나 하락하는 사업장 근로자라면 DC형이 유리하다.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가 정해져 있는 제도. 근로자 측면에서는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퇴직금과 마찬가지로 근무 연수에 퇴직 직전 3개월간의 평균 임금을 곱해서 퇴직급여를 계산한다. 퇴직 직전의 임금 수준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지기 때문에 직장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 임금 상승률이 퇴직급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퇴직금 운용 실적에 따라 퇴직금액이 달라지는 제도. 기업에서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노사가 선정한 금융기관의 개인별 계좌에 적립해주면, 근로자가 해당 금융회사의 투자 상품을 선택해서 운용하게 된다.
주택연금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의 노인이 소유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매월 평생 동안 연금 방식으로 노후 생활을 지급받는 상품이다. 가입 요건은 시가 9억원 이하의 주택(및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노인 복지 주택)을 부부 기준으로 1주택 소유한 60세 이상 노인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주택연금의 장점은 국가가 보증하므로 연금 지급 중단의 위험이 없다. 일반 주택 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저당권 설정 시 등록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국민주택채권 매입 의무가 면제된다. 원하는 때 정산이 가능해서 언제든 별도의 중도 상환 수수료 없이 전액 또는 일부 정산이 가능하다.
개인연금
20대 사회 초년생부터 60대 은퇴자까지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꼭 가입해야 할 것이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연금 상품이다. 보험사의 연금 상품은 매월 납부하는 적립식 연금과 일시납으로 납부하는 일시납 연금이 있다. 그 안에서 연금보험(무위험 자산), 변액연금(저위험 자산), 변액유니버셜 보험(위험 자산) 세 가지로 나뉜다.
연금보험 원금이 보장되고 최저 공시이율(약 2%)이 보장된다. 가입 시점 경험생명표(보험 가입자의 생존율을 분석한 사망률 표)가 적용되고 비과세 상품이다.
“앞으로 저금리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 편이지만 자금이 풍부한 자산가 중 노후 생활비가 아닌 세금이 문제 되는 경우라면 비과세가 되는 연금보험을 고려할 만합니다.”
변액 연금 원금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편이다. 가입 시점 경험생명표가 적용된다. 주식형 펀드 50%, 채권형 펀드 50%로 운용된다.
“투자 성향이 보수적이라면 (변액유니버셜 보험보다) 좀 더 안전한 변액연금을 추천합니다. 연금 개시가 10~15년 남은 50대들에게는 변액연금을 추천합니다.”
변액 유니버셜 보험 수익률이 높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주식 100%, 채권 100%로 운용된다. 주가 하락 시에는 채권으로 자산을 방어하며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다. 연금 전환 시점에 경험생명표가 적용된다.
“20년 이상 투자를 하면서 연금을 받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변액 유니버셜을 추천합니다. 가입 시점이 아닌 연금 전환 시점에 경험생명표가 적용되지만 현재 보험사 변액 유니버셜 보험 중 가입 시점에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는 상품도 외국계 보험사에 나와 있으니 잘 알아보고 선택하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김가영 기자 | 사진 신승희, 셔터스톡 | 자문 김의수 키움에셋플래너 돈 걱정 없는 우리 집 지원센터 센터장 | 참고도서 <노후,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Den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