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간만에 글을 써보는 것 같습니다.
겁도 없이 귀농하여... 온갖 현실적 벽을 넘지 못해... 도시로 다시 돌아갈 귀로에 서 있습니다.
귀농사모의 회원이 만명이 넘었다는 사실이 같은 꿈을 꾼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 이겟지요.
좀더 겸손한 마음으로 살지 못한 내자신을 반성하며 제가 쓴 일기를 공개할까 합니다.
읽어보시고 많은 평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저도 귀농사모 부경산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서 없는 글 죄송합니다.
9개월간의 귀농일지....
난 보통 여유있는 사람들처럼 삶의 질의 향상이 아닌 그리고 도피도 아닌 현실적 생활의 안정을 위해 귀농을 선택했다.
물론 주위 지인들의 엄청난 반대와 우려속에 진행되었지만, 나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귀농의 한 일환으로 여기 귀농사모에 가입하게 되었고, 비록 대구에 있었지만, 귀농지가 산청군이라 부경산방의 일원으로서 귀농에 대한 정보를 면밀히 분석했다.
하지만, 여기서 추구하는 귀농이라는 개념과 내가 생각하는 귀농이라는 개념이 많이 달랐지만, 사람들의 다양성이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내가 필요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일상의 탈출을 기초로 하는 마음으로 서두른게 탈이었지만, 나의 특유의 추진력과 기획력으로 빠르게 진척시킬 수 있었다.
귀농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정보이다. 예를들어 귀농을 해서 집을 지을 예정이라면 그 땅에 대한 정보라고 조언해주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땅값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곳은 없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나름대로 생각했지만, 농촌에서 그렇게 필요한 땅이 아닌 이상은 상당히 유동적이라는 것을 체험했다.
처음에 귀농지를 선택하고, 땅계약 까지 마치고 잔금만 치루면 되는 상황에서 계약한 땅 옆에 국민임대주택이 들어선다는 어이없는 정보로 인해 땅값이 엄청나게 뛰면서 계약이 반려되는 사태를 맞게되었다.
현실적 대안이 별로 없는 농촌의 경우 행여나 이런 기회로 한몫챙길 수 있는 기회를 가만히 놔두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사까지 해놓은 상태에서 일정대로 추진하는데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지니 정말 할 말이 없었다. 두 번째의 경우에도 내가 이렇게 멍청하나 싶을 정도로 자괴했지만, 혹시나 나같은 사람이 있을까 해서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계약을 하려던 땅 옆에 주택을 지으려고 누군가가 땅을 사자마자 땅값이 바로 뛰어버렸다.
물론 왜 먼저 토지를 구입하지 않았느냐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땅이라는 것을 산다는 것은 분명 투자라는 개념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나이에 도닦는 것도 아니고 귀농을 하고자 했는 것은 도시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좀더 나은 삶, 여유로운 삶을 꿈 꾸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농촌이지만, 독특한 아이템과 삶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도전해볼 만 하다고 생각했다.
내려와서 온갖 복병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다른 분들은 마찬가지였겠지만, 생각보다는 많이 드는 자금이었다.
이 부분은 뒤에 언급하기로 하고.......
귀농해서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잊을 수 가 없다.
젊고 어느정도 능력있는 사람이 왜 평생을 여기서 살아도 대안이 없는 농촌에 왔느냐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오직 자신들의 땅에 대한 애착에만 관심이 있을 뿐 내가 여기서 어떻게 살겠다라는 것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그렇게 귀농이 하고 싶으면, 별장이나 조그마하게 지어놓고, 주말이나 한가로울 때 와서 쉬면 되지 뭐하려고 민폐끼쳐 가며 살려고 하냐는 것이었다.
여기서도 젊은 사람들을 몇 명 만나보았지만, 솔직하게 내가 느낀 것은 행정기관의 개발을 염두에 둔 몇 푼 안되는 땅투기에 관심있는 부류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루종일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가 나와서 비치는 희멀건 눈동자를 가진 부류 였다.
그 외에는 정말정말 노인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생산적 대안이 없는 삶들 이었다.
그렇다면 행정기관들의 모습은?
정말 욕하고 싶을 정도로 무식하고 한심한 인간들의 집단이었다.
특히나 귀농과 자금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랬다.
결론은 돈 많이 갖고 오지 않았으면 떠나라 였다.
하루종일 있어봤자 주민등록 등본 한통 겨우 떼러오는 민원인들만 존재하는 곳에서 여름에는 에어콘 빵빵, 겨울에는 히터가 땀이 날정도로 틀어놓고 얼굴에 식은 땀 흘리며 상담하는 사람한테 대하는 그 거만함이란......
청와대 게시판에다가 확 올려버릴려다가 돈 없는 내가 등신이지 하면서 돌아섰다.
또한 정보에 너무 무지했던 내 자신에게도 문제가 많았다는 생각 뿐이었다.
어찌되었던 걱정만 하고 그냥 놀수가 없어서 혼자서 인터넷쇼핑몰을 구축했다. 원래 혼자서 뭘 잘 만드는 성격이라 디자인부터 코딩까지 돈 한푼 안들이고 한달만에 째까닥 만들었다.
농촌에서 농산물을 구하니 가격 경쟁에도 자신있었고, 인터넷쇼핑몰이 홍보되기 전 까지는 나의 인적네트워크를 통해서라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나의 어리숙함이 드러났다. 보통 나락 한가마니가 12만원˜13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었다. 한가마니가 80kg정도 이니까 백미 20kg에 3만원의 원가가 생성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농가와 계약하고, 포장지도 그럴듯하게 디자인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웬걸~!!!
나락 한가마니는 도정하니까 40kg~60kg밖에 안나왔다.
혹시나 이것도 몰랐었느냐 싶어시겠지만, 짧은 생각에 남지도 않는 쌀을 팔겠냐라는 생각이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원가로 농사지어 원가로 팔아도 나머지 내가 생각했던 차익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고스란히 보전해주고 있었다.
올해부터는 이것(정부쌀수매)도 없어서 나와 계약했던 농가는 쌀농사는 안짓는다고 했다.
아무튼 울며 겨자먹기로 사놨던 쌀이 많아서 처리에 애를 먹었다.
친구, 지인들에게 떠 넘기기 식으로 20kg에 6만원에 팔았다. 유기농으로 지었다고 뻥치면서......
상기와 같이 소비자 단가를 맞출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때마침 정부가 농산물 개방 정책으로 인해 각 지자체 별로 농산물 브랜드사업 추진으로 인해 개인이 만든 브랜드 자체가 소비자에게 먹힐수가 없었다.
물론 거대 자본을 가지고 TV홈쇼핑에 빵빵 두드리면 괜챦지만, 집지을 땅살 자본도 빠듯한 나에게는 그냥 담배만 생각나는 일이었다.
농산물 쇼핑몰이 겨우 몇 달에 승부가 나겠냐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농산물의 경우 가격과 특히 유통이 투명하다면 단시간내에 승부가 가능하다는 것이 인터넷쇼핑몰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펜션을 지은 다음 예약시스템을 붙여 같이 운영한다면 승산은 더더욱 커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지고 내려간 자본도 땅사는데 다 들어가버리면, 집은 천상 빌려서 지어야 할 형편이었다. 공시지가가 겨우 7000원 정도 하는 땅이 실질적으로 30만원 하는 땅을 담보로 돈을 빌려봤자 애들 코닦가리 정도 밖에 안되었다.
집을 최소로 지으면서 법규정에 어긋나지 않게 그러면서 현대적감각이 물씬 풍기는 집을 지어야 했다. 몇날 몇일 머리 싸매가면서 구상한 집을 지을까 말까 고민이 밀려들어왔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자괴감..... 그리고 일을 벌여놨는것에 대한 한심함 등등....
내려오기 전에 꿈꾸었던 것은 어디로 가버리고, 도시에서 살면서 고민하던 것을 그대로 그것도 더크게 하고 있구나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상황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다른방도를 생각할 것인가? 등등..
소위 군청, 읍사무소 등등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돌아다녀 보았지만, 그들은 중국집 철가방에 앉아있는 파리들 같았다.
그 흔한 농지원부 조차 현재 농사를 지을줄 아는 것도 짓는 것도 없는 관계로 못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역으로 이야기 해서 농지에다 보통 집을 지으려면 농지를 사야한다. 그럼 농지 취득자격이 되어야 하는데 그럼 농지원부 존재가 절대적이다. 왜냐하면 농지 한필지가 한 두평도 아니고 거의 몇백평이 되는 시점에서 땅값도 비싼데 그 농지조성비를 내기가 만만챦기 때문이었다.
담당공무원을 만나서 이래저래 해서 귀농을 했고, 이러 저러한 목적으로 땅구입을 하려고 하니 좀 도와 달라고 사정하였으나, 중국집 철밥통 안에 있는 파리가 움직이기 만무했다.
정말정말 가슴이 터질 정도로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냥 트릭을 써서 만드는 방법도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러 도움을 얻을까 해서 순진한 마음에 갔던 내가 좀 모자란 행동을 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집 지을 시기조차 놓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하얗게 지세우는 날이 많아 졌다.
어떻게 할 것인가??
버리면서 개길 것인가??
아니면 떠나야 할 것인가??
난 결정적으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름 관광객들을 상대로 아이스크림이나 팔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농사 또한 안정된 경제적 기반없이 경험도 못해본 농사를 짓는 것은 결과가 뻔히 보이는 이치였기에 처음부터 농사 짓는 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이런 고민에 머리가 쉬어 갈 즈음 모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서 더욱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전공도 살리고.... 연봉도 괜챦은 편이고.... 나름대로 전망도 있어 보였다.
지긋지긋한 도시의 일상속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라는 생각.... 여기 내려와서도 하루도 맘편하게 산적이 있었나라는 생각 등등.....
그러나 현재로서 대안 없는 여기 보다는 돌아가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어 간다....
귀농은 언제나 강조하지만 현실적 삶이다. 이 생각은 내려올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기 가서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라는 고민에 대한 정보보다는 평생을 농사를 지은 사람들도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것이 농사이다.
설사 좋은 아이템으로 1~2년 성공은 기대할 수 있으나 10년 이상 롱런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란 결코 만만치 않는 일이란 것을 깨달았다.
현재 60세가 넘은 사람들이 노후를 편안히 보내기 위해서는 2억원 정도의 현금 자산이 필요로 한다. 내 나이가 60세가 되었을 때는 계산 해보니 2억 5천만원 정도 필요하다. 그것도 2세들 공부 다시키고 분가 했을 때의 가정이다. 이 2억 5천만원이라는 것이 순수한 현금자산이지 살고 있는 집을 포함한 부동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재산이 약 5억원 정도는 되어야 안정된 귀농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귀농해서 대박이라도 터진다면 다행이지만, 단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먹거리로 인생을 여유롭게 보낸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귀농사모가 만 명이 쉽게 돌파되는 것을 보면, 내가 꾸었던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더 많아진다는 증거 일 것이다.
솔직히 귀농사모에서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찾은 것 같다.
귀농하고자 하는 사람의 자산분석을 해주고 싶다. 그 사람이 과연 귀농을 해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분명 그 사람의 자산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봄으로서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다음이 중요한 것이 귀농에 대한 스킬 일 것이다.
나는 지금 떠나더라도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그 때는 이렇게 버벅되지 않고 명확한 대안을 가지고 올 것이다.
그동안 뭐할 것 이냐구?
뭐하긴 다시 한번 더 돈이나 열심히 벌어야지.....
첫댓글 잘 읽었읍니다. "중국집 철가방에 앉아 있는 파리" 재미있는 표현이군요.
딜레당트님 요근래 안보이신다 했드니..... 공감이가고 안타까움이 있는글, 언제 진지하게 얘기할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딜레당트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명확한 대안이 어디쯤에 있을까요? 이렇게 부딪히면서 알아가는게 대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딜레당트님.. 힘내시구요~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빌겠습니다..^^
힘내세요...시간이 지난 다음에 분명 좋은 추억으로 또 좋은 경험으로 돌아올겁니다..^^
뭐라 이야기해야될지 현실이 그러니 뭐라 말하기가 그러네요 잘생각해서 후회업는삶 답은업어요 본인이 정하는것이답이애요 잘생각하시길 연이되면 차라도한잔.~```
장난이 아니란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장난이 아니군요.....
가관 이구만...ㅎㅎㅎㅎ
쩝~ 무척 두려워 지는군요 -_- 생생한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