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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제로성장시대의 50대
주서산악회 짱 추천 0 조회 495 12.11.26 10:30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온실 속에서 자란 세대 가장 허약한 체질

 

 

은행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다가 지점장으로 퇴직한 김모씨. 50대 중반인 그는 후배들이 지점장을 하고 있는 지점을 돌아다니면서 대출서류 점검, 연체 관리를 하고 있다. 체면과 위신이 안 서기도 하고 급여 수준도 퇴직 전과 비교하면 반의반 토막에 불과하다. 할 일과 소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이나마 2년 후에는 그만둬야 한다.

 

또 다른 사례는 최근 어느 라디오에서 들은 사연. 회사에서 정년 퇴직을 한 부장이 바로 그 회사 경비원으로 취직했다. 엊그제까지 상사로 모시던 분이 지금은 경비원으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체면이나 자존심보다 일자리가 먼저였다는 그분은 근무 후에는 재취업을 위해 중장비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나처럼 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노후를 준비하라는 충고를 했다.

 

우리나라의 평균 은퇴 연령은 53~54세로 주요국 중에서 가장 빠르다. 일본이 60세로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이지만 최근 정년을 65세로 늘려가기로 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의 은퇴 연령은 61~64세로 우리나라보다 적게는 7년, 많게는 10년 이상 높다. 은퇴 연령이 이처럼 빠른 반면 평균 수명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50대는 앞으로 적어도 30년, 많으면 50년을 더 살 것이다. 100세 시대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추락하는 50대

 

현재 50대가 대부분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한 세대 만에 대한민국을 ‘가난한 나라’ ‘원조받는 나라’에서 ‘선진국’ ‘원조하는 나라’로 키운 세대이다. 가난을 뛰어넘게 한 산업역군이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충만한 세대기도 하다. 하지만 은퇴를 맞이하면서 한순간에 가장 허약한 세대로 떨어지고 있다.

 

은퇴가 무엇인가? 직장에서 물러나면서 할 일은 물론 소득도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요즘 미국에서는 여야 양당이 합의에 실패할 경우 재정지출이 급속하게 줄어드는 ‘재정 절벽(fiscal cliff)’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은퇴, 특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퇴를 맞이하게 되면 말 그대로 ‘소득 절벽(income cliff)’으로 떨어지게 된다. 회사원으로 50대 중반이면 직장에서 가장 높은 직위에다 가장 높은 급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손에서 놓아야 한다. 소득이 일시에 끊기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활동이 끊기면서 그야말로 정신적 공황, ‘멘붕’을 겪게 된다.

 

요즘 20대가 약하다고들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혀가고 있다. ‘88만원 세대’가 되지 않기위해,스펙을 키우기위해, 직장을 잡기 위해 안해본 일이없는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그룹이다. 기회만 주어지면 고도의 역량을 발휘하는 세대가 될 것이다. 30대들은 1990년대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전후해 중고등학교 또는 대학을 다니면서 부모들이 구조조정 당하는 것을 지켜본 그룹이다.삶이 녹록지 않다는것을 어려서부터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눈치 빠른 세대다.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은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원하는 회사에 합격을 하고도 취소가 되거나 아예 취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오죽하면 ‘IMF세대’ 또는 ‘잃어버린 세대’, 심지어 ‘저주받은 세대’라고까지 불렸던 그들이다. 사회에 막 진출하면서부터 위기를 경험한 세대들로 험한 파도가 무엇인지 아는 세대이다.

 

벌어놓은 돈은 어디로 갔나

 

반면 현재의 40대 중후반부터 50대, 특히 50대들은 어쩌면 온실 속에서 큰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오면 국내 굴지의 은행이나 대기업에 바로 취직이 되고 대학 4학년이 되면 유명기업들이 서로 오라는 바람에 즐거운 고민(?)을 한 세대이다. 더욱이 IMF 외환위기 때도 이들은 나이가 30대초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바로 윗세대들이 대거 조기퇴직 또는 강제퇴직을 당할때 별 어려움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취직이 쉬웠던 것은 물론 직장에서도 순풍을 타고 달려온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이들이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를 하면서 온실을 나서자마자 시베리아의 매서운 바람을 만나는 격으로 심리적으로도 가장 여유가 없는 세대가 되고 있다. 50대들이 취직해서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성장률 7~8%대, 은행 금리 20% 안팎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장률이 2~3%대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 또한 3%대로 낮아지면서 모든 상황이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 같은 변화에 눈높이를 맞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개인들도, 특히 그간 온실에서만 지내왔던 50대도 이제 ‘저성장·저금리·고령화’ 시대에 맞는 체질로 바뀌어야 보다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50대가 가장 위험한 이유는 한마디로 은퇴를 하는 시점에서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니 취직도 잘되고 고도성장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리면서 부동산 불패 시대를 살아온 그들이 모아놓은 돈이 없다면 도대체 누가 돈을 모을 수 있는가?

 

문제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활의 교훈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의 원칙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돈을 벌기는 상대적으로 많이 벌었지만 쓰는 것에서 구조조정을 제때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노후를 위해 남은돈이 얼마 되지않는다. 50대가 가진 평균 보유자산은 4억원이고 이 중 부채 7000만원을 빼고 나면 순자산은 3억3000만원 수준이다.

 

신도시 시대의 첫 수혜자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의 원칙은 내가 가진 자산을 어느 한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치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50대들은 부동산 불패 시대의 적자(嫡子)답게 총자산 4억원의 76%에 해당하는 3억원 이상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몇 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면서 하우스푸어 등의 낭패를 보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이들이 돈을 벌고 소비한 지나간 과거의 행태를 짚어보자. 195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선두주자들이 결혼하기 시작한 1980년대 초중반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달러를 막 넘어서고 있었다. 곧이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서는 5000달러가 넘으면서 마이카 시대, 1990년대 초에는 일산과 분당 등 신도시 시대가 열렸다. 이들은 집과 자가용을 거의 동시에 마련하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시대의 문을 직접 만들고 열어젖힌 당사자들이다. 그야말로 그전 세대들이 닦아놓은 길을 질주하기 시작한 첫 번째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차도 큰 차, 집도 큰 집, TV도 최신 초대형을 고집하는 등 소비에도 거품이 적잖게 끼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들은 레저 및 스포츠 분야도 선도하면서 모였다 하면 화투장만 잡던 시대를 넘어 등산과 테니스, 골프 등 아웃도어 스포츠를 주도해왔다.

 

이들은 언제까지 고성장과 고소득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부동산 투자는 물론 아이들의 교육에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나는 못 먹고 못 배우고 자랐지만 너희들만은 무엇이든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투자와 관심을 기울였다. 덕분에 대학진학률이 83%까지 올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조기유학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욱이 자식이 결혼하면 혼수 등 결혼비용은 물론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을 때 거의 대부분을 기여하고 있다.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해도 자식 하나 결혼시키는 데 적어도 5000만원에서 3억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게다가 요즘 들어 결혼이 늦어지면서 아직 자식들을 결혼시키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뿐만 아니라 이들 50대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키워주시고 교육을 시켜주셔서 잘살게 해 주신 부모님에게 애틋한 감정을 가진 세대들이다. 따라서 부모 봉양은 당연한 의무이자 사회적 관습이라고 믿고 있다. 월급을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부모에게 적잖은 용돈을 드리는 등 아직껏 자식 교육에다 부모 봉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욕먹고 죽을래? 굶어 죽을래?

 

그러다가 은퇴를 앞두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 자신에 대한 준비 또는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성장은 저성장을 넘어 제로성장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새로운 고용이 잘 늘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있는 사람도 내보내는 판에 50대가 재취업을 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별다른 소득도 없이 많게는 5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현재 가진 재산으로 따져보면 아예 산술적으로 계산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아직 은퇴를 하지 않은 50대는 나은 편이다.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반면 은퇴한 50대의 경우 IMF 외환위기 이후 신드롬처럼 번진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는 바람에 퇴직하면서 손에 쥔 돈이 얼마 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자식들이 결혼이나 창업 등 이런저런 이유로 빼가는 바람에 손에 제대로 쥐어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이런 이야기가 나왔겠는가? ‘퇴직금을 자식에게 안 주면 욕먹고 죽고, 조금씩 찔끔찔끔 주면 쪼들려 죽고, 다 주면 굶어 죽는다.’필자가 친구들에게“욕먹고 죽을래? 굶어 죽을래?” 하고 물으면 다들 “심정적으로는 욕먹고 죽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자식이 도와달라고 하는데 모른 척할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라는 대답이 돌아온다.이게 바로 우리나라 50대들의 자화상(自畵像)이 아닐까?

 

그러나 산 입에 거미줄 칠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노후설계를 짜야 한다. 죽기 전까지는 노후 준비에 너무 늦었다는 말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예 없거나 크게 부족하면 정부와 사회, 종교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찌해서든 내 스스로 노후를 살아갈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실행하는 것이 은퇴설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인생 스펙을 쌓아라

 

그렇다면 먼저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계산부터 해봐야 한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재산과 부채의 규모, 앞으로 받을 국민연금과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들어둔 개인연금 등의 수급 규모와 시기 등을 모두 체크해야 한다. 특히 연금은 은퇴 후 매월 월급처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노후생활비의 하나이다.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지만 가지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50대는 부모 봉양을 당연히 여기는 반면 자식들로부터 봉양을 받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신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식이 아니라 ‘연금이 효자’인 시대를 맞는 첫 번째 세대라고도 할 수 있다.

 

아울러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는 재산의 유무, 부모 봉양 및 치료비 예상액, 자식 교육 및 결혼 비용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물론 여기서 비용과 수익 등 금액을 확정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지난 몇 년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어느 정도의 범위 안에 들어올 것이다.

 

다음으로는 계산 결과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총저축액과 연간 저축액이 나오게 되면 그에 따라 어떻게 저축액을 조달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아내의 경우 그간 전업주부를 벗어나 맞벌이 부부로 나서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저성장으로 금리는 더 낮아지는 반면 평균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서 혼자 벌어서는 노후준비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남편도 자식들에게만 스펙을 키우라고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스펙을 키워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회사가 끝까지 나를 밥 먹여 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지 않은가? 따라서 퇴직당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빨리 공부와 자격증 취득 등으로 제2의 직장을 준비해야 한다.

 

3세대용 은퇴설계가 필요하다

 

동시에 해야 하는 일은 그간에 거품이 낀 생활을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사교육비와 주거비는 물론 사소한 것 같아도 주류·담배와 같은 기호식품, 전기와 수도요금, 교통 및 통신비, 외식비 등에 줄일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가족 수와 주택의 크기에 비해 많은 가재도구, 특히 대형냉장고와 김치냉장고, 대형 에어컨과 차량 등은 수명이 다하면 덩치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버리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주택의 크기와 위치를 구조조정하는 일도 염두에 둬야 한다. 요즘처럼 부동산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집을 줄이거나 옮겨 타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정 안되면 현재 사는 집을 전세나 월세를 주고 보다 싼 지역의 전세나 월세로 가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가능한대로 부채와 이자 지출, 불필요한 생활비를 줄여나가야할것이다.

 

이상과 같은 분석과 계획이 서면 그 결과를 자식들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그래야 자식들도 그에 맞게 교육 및 결혼 계획을 짤 수 있다. 자식들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교육을 통해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다. 부모와 자식들까지 모두 고려하는 ‘3G(3-Generation) 은퇴설계’가 무엇보다 필요한 낀 세대 50대들이다. 따라서 눈높이 조정은 온 가족이 함께해야 성공할 수 있다.

 

                       <자료 : 주간조선(최성환기자/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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