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하사탕을 빌려다 봤다.
오랜만에 비디오를 보니 마음이 흐뭇하군...그것도 명작을...말이쥐...갑짜기 비디오에 얽힌 옛 군시절이 떠오른다.
때는 무럭무럭 거슬러 오라가 1996년 3월 어느 쓸쓸한 봄날....장소는 인천광역시 연안부두 해안가 인천지방경찰청 경비단 기동11중대 3소대 내무반...
그날은 강원도 강원대에서 열리는 한총련출범식에 다녀오는 길이라 많이 늦어 있었다....새벽 3시경...점호를 끝내고 모두들 잠을 청하려 하는데 말년고참 이수경은 잠이 안오는지 "막내야, 옆 소대에 빨간마후라 있단다..가서 빌려와라!"
완전 막내인 나는 왕고가 잠들기 전까지 절때로 잠들지 않고 수발을 드는것이 나의 임무였다...
'윽, 모두 잠든 이시간에 깨우면 난....죽음인데...'
하지만 거역할 수 없었다...
이 소리를 들은 몇몇 고참들도 일어나 "빨리 안가져오냐?"
으......--+
2소대 내무반에 몰래 잠입해 TV밑에 케비넷을 열고 아무테입이나 들고 나왔다....
제목은 '대마왕과 도마뱀'...열라 촌스러운.....
아무튼 들고 나왔다....VTR에 전원을 넣고 시작버튼을 눌렀다....
흐흐흐...흘러나오는 낮익은 음성...--;
"Hurry up","Give to me","Good"등 굉장히 쉬운 단어와 서툰 발음.....
이는 고교시절 선생님의 눈은 피해 EBS특강이나 서태지와 아이들 뮤직비디오로 심하게 왜곡되어 배포되고 복사되어온 우리와 친근한 영화였다....
"야, 막내야! 화면이 안나오잖아!"
얼른 뛰어가 TV를 만졌다.....이윽고 화면이 나왔다...
헉!!!!!!
몸에 빨간 마후라를 감고 나온 40대 가량의 아주머니와 그 보다 서넛은 위일껏 같은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네....
아주머니의 연기는 그야말로 헐리웃 스타감이었다....내가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과 사방에서 돌베게가 날라왔다...
"장난하냐? 이게 줄을라구" ....진짜 죽는 줄 알았다.
그날 난 원산폭격을하고 밤새도록 내무반을 왔다갔다하며 불침번을 섰다...
이외에도 볼만한 영화 소개합니다.
'자취방 습격사건'과 '졸라 거짓말'-비디오방 아줌마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