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설 “떳” 그리고 레시는 누가 누구에게 주는가?
베트남에서 가장 큰 명절인 음력 설인 구정, 베트남어로는 떳(TET)이라고 합니다.
중북부 발음은 “땟” 이라고 불리는 구정은 베트남인 들에게 있어 정말 대단한 행사입니다.
보통 음력 12월26일부터 구정 연휴에 들어가는데
직장이나 사업 사정상 구정 연휴를 빨리 못 가는 사람들은 형편에 맞게 음력 28일, 29일,
30일의 날짜에 한 해를 마무리하고 문을 닫습니다.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하며, 페인트 칠도 다시 하고, 나무나 꽃을 심고, 여러 가지
살림살이도 준비하고, 아이들 설빔도 준비하고, 구정 내내 먹을 음식들도 잔뜩 준비해 두고서,
한해 동안 잘 먹고 살게 해준 주방 신에게 제를 올린 후, 주방 불을 완전히 끕니다.
개인이나, 장사 또는 사업을 하는 분들의 연말 또한 같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뒤돌아보며 연말을 보내게 되는데
베트남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한가지 더 있는데, 그것이 바로 연말 정산입니다.
새해에 외상을 주고 거래를 시작 한 거래를 연말에는 반드시 청산하고
구정에 일체의 영업 행위를 하지 않고, 최대한 오래 동안 먹고 놀다가
다시 새해에 가게 문을 열고 회사를 오픈 하는 풍습인데
이렇게 다시 문을 여는 것을 베트남에서는 "개업을 한다" 라는 표현으로 "꽈이 쯩" (KHAI TRUONG)이라고 합니다.
연말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해에는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을 하는 것이지요.
음력 1월1일에 고향에 온 가족이 모여 새해 아침을 함께 맞으며 차례를 지내고
일일이 집을 찾아 다니며 문안 인사를 드리고, 레시를 주고 받으며 각종 카드 놀이, 블랙잭,
주사위 놀이, 마작....등의 도박을 즐기며 정월 보름까지 음식을 나누어 먹고, 술을 마시는
베트남의 구정 풍습 아주 독특합니다. 베트남에서 한 번쯤 체험해 볼만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설에 새배 돈을 주는 것과 비슷한 구정 "레시"는 과연 누가 누구에게 주는게
맞는 것인지 궁금한데요.
제가 베트남에서 십 여 년 동안 살면서 보아오니 베트남의 구정 레시는 한국의 새배 돈과는 다른
면이 많습니다.
우선 새배 같은 절을 하지 않고 그냥 문안 인사 드리며 어른들이 덕담을 들려주다가 레시를
전달합니다.
레시는 꼭 빨간 작은 봉투에 담아서 드리고, 가능하면 새 돈으로 드리고, 드리는 금액에는 많고
적음이 상관 없습니다.
레시를 주는 기준은 나이가 많은 연장자가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줘야 하는데,
그 중에 어린 아이들에겐 반드시 레시를 줍니다.
할아버지께서 아버지에게 주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모. 고모. 삼춘들은 조카에게 , 오빠
언니는 동생들에게 주고, 그리고 동네 아이들에게도 주고, 남편이 아내에게도 주어야 합니다.
사장이 직원에게도 주어야 하고,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이나 나이어른 사람들에게, 청소부나
경비에게도 주어야 합니다. 구역 경찰이나 이해 관계가 있는 모든 기관들에게도 주어야 합니다.
돈봉투로 전달하기 불편하면 양주나 담배, 과자, 선물 세트 등을 주어도 되지만 하여튼 주어야
됩니다.
레시를 안 준다고 법에 접촉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이런 문화가 베트남 구정 문화이다 보니
레시를 안주면 거의 사회 생활하기 힘들게 됩니다.
한 해 동안 벌이가 시원치 않았거나 사업상 실폐를 보았거나 하는 사람들인 구정이 다가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본인 또한 찾아 다녀야 하는데 구정을 셀만한 돈이 없다면 정말
난감합니다.
그렇다면 경제 능력이 없는 분들이나 노인들은 구정을 보낼 수 없게 되는데, 그분들은 어떻게
구정을 셀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 돈이 더 많은 사람, 고마움을 표시할 사람, 자식들이,동생들이, 후배들이...
그들 중에서 어른들에게 레시를 드리면 되는데
그때 돈을 넉넉히, 많이 담아 드립니다.
본인이 먼저 레시를 천원 받고 부모님에겐 100만원 담아 레시를 드리는 식이 되는 거죠.
새해에 부모님께, 장인 장모님께, 스님에게, 은사님께 인사 드리고 레시를 받은 후,
다시 본인이 준비해 간 레시를 드리는 식으로, 나눔의 문화라고나 할까요!
이제 구정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모든 소중한 분들과 함께 레시를 주고 받으며
2008년 한해동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쭉 뭉 남 머이!
CHUC MUNG NAM MOI
첫댓글 잘봤습니다~ 일곱그루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좋은 정보 잘 보았습니다~~^^ 그런 깊은 뜻이~~~^^
형님도 CHUC MUNG NAM MOI~
벳남문화에 대해서 좋은 말씀 감사 합니다 .... 일곱그루님 새해에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누라에게도 줘야 한다~~~ㅎㅎㅎ 남편은 누구에게 받나요~~~슬프다
능력 있는 마누라에게서 받습니다^^
신부에게 땟이라구 했더니 몬알아 듣더라구요.. 남부는 떳인군요.... 책이 중북부 발음인가 보네요...^^
모든 베트남어 교제는 수도인 하노이 발음으로 교육을 하는것을 원칙으로합니다. 한국어 교육도 한국 수도인 서울말을 기본으로하는데, 초창기에 한국어 교재를 만든 분들이 북한에서 공부를 하신분들이 많아 북한식 단어가 있기도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가장 많은 베트남어 교재를 만드신 김기태 교수님의 책이 하노이 발음을 표시해 달았고,대부부의 실용 베트남어가 하노이 발음입니다
우리 세뱃돈이랑 비슷한 것 같은 데요..우리 아주버님이 어머니에게 세뱃돈 주라고 새 돈 봉투에 담아 드리면 어머님이 우리에게 세뱃돈 만원씩 주시던 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