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표적인 피크닉 명소... 선바위공원과 태화강 생태관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경주와 인접해 있는 공업도시 울산을 자주 찾는다. 전국에 있는 해수욕장이 개장하고 더위가 한창일 때 찾는 곳인데, 올해는 한 달이나 빨리 이곳을 찾았다. 예년과는 다르게 불볕더위가 벌써부터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울산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적인 대표적인 도시이다. 공업도시라는 이미지 외에도 요즘은 시민들과 관광객을 위해 곳곳에 가족단위로 즐길 장소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곳이 울산 태화강 상류에 위치한 선바위공원이다.
선바위공원은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고, 숲속 힐링 쉼터로 손색이 없는 울산의 피크닉 명소이다. 시원하고 울창한 숲이 우거진 선바위공원과 태화강 주변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태화강 생태관을 지난 17일 찾았다.
힐링 쉼터 울산 선바위공원
경주에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울산 선바위공원은 접근성도 좋다. 가장 빠른 길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지만, 요즘은 자동차 전용도로인 반구대로가 시원하게 뚫려 고속도로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시간도 별반 차이가 없다. 경주 반구대로에서 울밀로를 거쳐 구영리 방면으로 진입하면 바로 도로가에 위치해 있다.
선바위공원은 면적만 해도 42만여㎡(약 12만 평)에 이르는 규모가 큰 공원이다. 주말 아침이라 아직은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조금은 뜸하다. 입구에 숲속 어린이 놀이터가 맨 먼저 눈앞에 펼쳐진다. 아이들이 즐겨 타는 짚라인과 나무로 만든 해먹(그물침대)이 설치되어 있어 가족들과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다.
야외용 돗자리도 좋지만, 태화강을 옆에 끼고 있는 선바위공원에서는 요즘 한창 인기인 등받이 있는 접이식 의자를 가져와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인다. 등받이 접이식 의자는 이제 피크닉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듯, 숲속으로 한두 개씩 어깨에 메고 들어온다.
선바위공원 바로 옆에는 태화강을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이다. 여기서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선바위공원은 숲이 우거진 곳이라 선풍기를 틀어 놓은 듯 시원한 강바람까지 불어와 더위를 잊게 해 준다. 무더위로 흘린 땀을 식히는 데는 이만한 곳도 없는 것 같다.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숲속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공원 중앙에 쾌적한 현대식 화장실도 있어 피크닉을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다. 바로 옆에는 중앙에 대나무숲과 함께 숲그늘정원을 조성해 놓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계 휴가철이 되면 망성교와 선바위교 아래에는 유명 계곡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와 물놀이를 즐기는 곳으로 유명하다.
십리대밭의 시작점, 울산 선바위
태화강변을 따라 걸으니 강 건너편에 우뚝 선 선바위가 보인다. 깎아지른 절벽처럼 보이는 선바위는 얼핏 보면 유럽의 뾰족한 성당 모습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오른쪽 손바닥처럼 보이는 특이한 바위 모습이다. 거기다 선바위 주변 푸르른 녹음까지 더해져 아름다운 모습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선바위 바로 뒤 벼랑 위에는 조그마한 정자가 보인다. 학성이씨의 정자인 용암정이다. 정자 옆에는 선암사 절이 있다. 선바위는 정면에서 바라다보면 병풍처럼 길게 펼쳐져 붙어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 바로 옆에 가서 보면 벼랑과는 떨어져 있다. 선바위 옆에는 현대식 건물의 태화강 생태관의 모습이 보인다.
선바위를 시작점으로 울산 12경의 하나인 십리대밭이 펼쳐진다. 울산 선바위는 울주군 범서읍 입안마을에 위치한 바위로 백룡(白龍)이 살았다는 백룡담 푸른 물속에 있는 기암괴석이다. 깎아지른 듯 우뚝 서 있는 바위라 하여 선바위 즉 입암(立巖)이라 부른다.
전체 높이는 33m이고, 수면 위로 21m, 수면 아래로 12m가 물속에 잠겨있다. 수면 위 둘레는 46m, 바위 꼭대기 부분의 폭은 2.9m이다.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예로부터 빼어난 경치에 시인 묵객이 즐겨 찾아 절경을 노래한 시가 전해오고 있다.
선바위공원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태화강을 끼고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조금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선바위를 기점으로 태화강 십리대밭이 펼쳐지고 바로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이어진다.
'태화견문록'이라 불리는 태화강 생태관
선바위공원에서 승용차로 4분여 거리에 태화강 생태관이 위치해 있다. 선바위교를 건너면 바로 왼쪽에 있는 건물이다. 태화강 생태관은 한 마디로 태화강 곳곳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생태교육장이다.
단순한 여행의 기록이 아니라 곳곳의 자연환경, 거리, 방향, 생활상, 존재하는 동식물의 이야기를 샅샅이 기록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처럼 태화강 생태관은 물길을 따라 흐르는 시간 속에서 강과 사람이 만나 달라지는 모습과 태화강 속에서 흐르는 생태계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보여주는 훌륭한 '태화견문록'으로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태화강 생태관 1층 로비 중앙에 원형 개별 수조가 눈에 들어온다. 물고기를 소재로 형상화한 수조인데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무더위로 지친 관람객들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왼쪽에는 한국의 서해와 동해 해변을 거닐며 작품의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조개, 불가사리 등 바다 재료들을 볼 수 있는 기획전시실이 있다.
오른쪽에는 태화강의 첫 번째 이야기가 펼쳐지는 전시동으로 이어진다. 태화강은 울산광역시를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강이다. 태화강의 최장 발원지 백운산 탑골샘과 울산의 젖줄, 태화강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동 곳곳에 태화강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의 친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태화강 물속 깊숙이 노니는 물고기들과 곤충류, 식물 등을 현장에서 보듯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좋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희귀 물고기 등도 수조에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관심을 끈다.
2층에도 생태전시관과 작은 동물원 그리고 어린이탐험관과 체험교실 등이 있다. 작은 동물원에는 붉은 다리 육지거북과 열대우림 나뭇가지가 많은 곳에 서식하는 헤르만 육지거북류를 볼 수 있다. 천천히 기어다니는 거북이의 모습이 신기한 듯 어린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이다.
연어생태체험관도 볼거리다. 연어는 깨끗한 강이나 하천에서 태어난다. 그곳에서 넓은 바다로 나가 어미가 되어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다시 태어난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연어가 알을 낳은 후 알의 부화 및 회귀 과정 설명과 새끼 연어들이 수조에서 노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아이들 자연학습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태화강 생태관은 매년 6월부터 9월까지는 음악분수와 물놀이형 바닥분수를 운영한다. 야간조명이 들어오는 음악분수는 저녁 7시 30분과 8시 15분, 2회 30분씩 운영한다. 7, 8월 두 달간 운영하는 바닥분수는 12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하루 6회 30분씩 운영한다.
한 달이나 일찍 찾아온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는 선바위공원과 실내 냉방시설이 가동되는 태화강 생태관을 찾아 올여름 불볕더위를 피해 보면 어떨까?
* 찾아가는 길
- 주소 : 1.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두동로 160(태화강 선바위)
2.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구영로 31(태화강 생태관)
- 입장료 : 태화강 생태관(일반 : 2,000원, 청소년·군인 : 1,500원, 어린이 : 1,000원)
(월요일 휴관)
- 주차료 : 없음
한정환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