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개 쑥국
황영숙
고성 장날 어물전에서 떨이로 산 개조개
해감하고 손질해서 쑥국에 넣었더니
뿌옇게 우러난 국물
일가의 속을 데운다
가족들은 보약이라며 맛있게들 먹는데
조개 팔던 그녀가 자꾸 눈에 밟힌다
해풍에 터서 갈라진
그녀의 관자놀이
《서정과현실》2023. 하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