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제.
오랜만에 만난 사람의 머리카락이 달라졌다.
그 사람은 소갈머리가 거의 없었는데 풍성해진 것이다.
그에게 물었다.
비결이 무엇이냐고..
그는 어디의 어느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이라며 효과가 좋다고 했다.
다만 성기능이 약간 떨어진다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도 꽤 좋아보였지만 그가 복용한 약이 호르몬제라는 것을 알았다.
얼마 전의 일이다.
목욕탕에서 이상한 노인을 보았다.
70대 이상의 노인이었는데 가슴이 풍만한 것이다.
헌데 정상적인 남성의 가슴이 아닌 여성의 가슴에 가까운 그런 가슴이었다.
달린 것?으로 보거나 생김새도 분명 일반 남성이었는데 유독 가슴만 여성스러웠다.
노인은 주위의 많은 시선을 의식했는지 슬그머니 수건으로 가렸다. 이 역시 호르몬제의 부작용임을 눈치챘다.
필자는 넌지시 노인에게 물었다.
관절약을 복용하고 계시냐고..
노인은 그렇다고 했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처방해준 관절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했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더란다.
스테로이드(steroid)제의 부작용인 것이다.
흔히 호르몬제라고도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종류가 많다.
일종의 화학물질이기도 하지만 생명체라면 모두 지니고 있는 호르몬이기도 하다.
군인이나 운동선수들이 근육을 키우는데 쓰는 스테로이드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고 흔히 염증완화 등에 쓰는 약은 코리티코 스테로이드다.
코르티코 스테로이드는 근육을 오히려 분해하고 근력을 약화시킨다.
또한 분비되는 위치도 다르므로 이름만 비슷하고 완전히 다른 물질이라고 보면 된다.
코르티코 스테로이드는 만병통치약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만병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두 얼굴을 지닌 호르몬인 것이다.
흔히 사이비종교, 돌팔이, 대체요법가 등이 가장 애용하는 약이 바로 코르티코 스테로이드다.
코르티코 스테로이드는 전립선암, 대장암과 같은 여러 암을 포함하는 다양한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종양 내외에서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유도한다.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이유는 가장 강력한 항염증, 진통제이기 때문이다.
인체에서 통증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질병은 염증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염증, 통증에 기가 막힐 정도로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때문에 스테로이드는 온갖 질환에 다양하게 처방된다.
뿐만 아니라 난치병인 자가면역질환, 아토피, 두드러기 등에도 면역억제제로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아나팔락시스(알레르기)와 같은 급성 과민반응의 경우 생명을 살리는 약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장기간 투여 할 경우 온갖 심각한 질병을 불러 일으킨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인체의 호르몬에 교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습진 같은 가벼운 정도의 증상을 완화시키면 그 증상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우리 몸이 스스로 근본 원인을 치료할 시간을 벌어준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면역력이 약화된다.
뿐만 아니라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약물이 아니기에 되려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증상만 억제하다 큰일이 터질 수도 있다.
때문에 스테로이드는 신중한 처방이 필요하다.
헌데 돌팔이들도 아니고 유명한 병원에서도 스테로이드를 겁 없이 처방한다.
여기저기서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필자는 많이 목격한다.
돈이 많으신 어느 회장님도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온몸이 곰보빵처럼 되었고 어느 노모는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염증으로 퉁퉁 부었고 어느 누구는 성기능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
특히 근육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더 심각하다.
겉으로 보면 멋진 근육을 자랑하지만 고추대감은 수줍은 듯 사타구니 아래로 숨어버렸다.
강철처럼 보이는 근육을 얻은 대신에 성기능을 점점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친 단백질 복용으로 인해 통풍까지 앓게 된다.
자신의 만족감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잃게 되지는 않는지 깊이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그렇잖아도 현재의 남성들은 여성화가 되어가고 있다.
오히려 여성들이 남성화가 되어간다.
몸을 움직이는 시간은 적어지고 불필요한 화장에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니 점점 사내는 여성화가 되고 여성은 튀어나오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부풀리면서 남성화가 되어간다.
겉은 피지컬이 좋지만 속은 점점 구조적으로 신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은 호르몬을 복용하니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고 여성은 난자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정자가 부족한 씨없는 수박이 되어가고 난자가 부실하니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점점 불임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가슴, 엉덩이에 집착하다보니 더 소중한 것을 잃고 있는 것이다.
탄탄하고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내장기관의 부조리한 조합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TV에서 피지컬100이라는 프로그램을 한다.
거기에 나온 출연자들 중에서 절반 이상은 호르몬제 복용자들이다.
제 근육으로 탄탄한 근육을 만든 이들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아직 젊기 때문에 부작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게 되면 아마 통증 때문에 꽤 고통을 받아야할 것이다.
당장의 피지컬로 인해 훗날에는 큰 대가를 치러야 된다.
발모나 염증치료도 마찬가지다.
호르몬제가 다행히 잘 호환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게 되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한다.
도박과도 같은 것이다.
헌데 그 엄청난 도박질을 의사가 환자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진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지기 때문에 몸은 예전 같지 않은 것이다.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호르몬제는 억지로 투여하거나 복용해서는 안된다.
삶은 도박과도 같지만 신체는 도박에 끌어들여서는 안된다.
한번 뿐인 삶에 하나의 육체다.
삶은 굴곡이 있을 수 있지만 신체의 굴곡은 삶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다.
즉 운명까지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얼마든지 건강한 신체로 삶을 영유할 수 있는데 잠시의 유혹으로 지옥 같은 삶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재물이 많은들 건강을 헤치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아무리 권력을 쥐고 있다한들 건강하지 못하다면 그 또한 덧없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과욕은 언제나 화를 부르는 법이다.
젊어지겠다고 멋지게 보이겠다고 두려움없이 사용한다면 반드시 큰 대가가 동반된다.
호르몬은 투여하거나 복용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내야하는 것이다.
몸을 부지런히 하고 어느 정도의 통증은 견디어내야 면역력도 생긴다.
당장의 통증이 싫어서 또는 당장의 효과에 욕심을 부리면 신체는 되돌릴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뭣 같이 말하자면 돈 주고 병신짓하는 꼴이 된다.
내 돈으로 내 몸을 망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하며 일시의 명성을 얻고자 사람에게 해서는 안될 짓을 하지 말아야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인륜이기도 하지만 천륜이기도 하다.
해강.
첫댓글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