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제네시스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의 연식 변경 모델 '2022 GV80'를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신형 GV80는 기존 5인승과 7인승 외에 6인승 모델을 추가하고 고객 만족도가 높은 고급 편의 및 안전사양과 내?외장 컬러를 더해 상품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제네시스 제공) 2021.8.30/뉴스1
#서울 광진구 사는 유모씨(54)는 최근 신차로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을 구매하려했지만 포기했다. 현대차·기아, 제네시스의 인기 SUV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출고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수입차는 할인 헤택도 없고 '마이너스 옵션'으로 판매돼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인도가 빠른 장기렌트와 신차급 중고차를 알아보는 중이다. 올해 3~4분기에 완화 조짐이 보일 거라던 차량용 반도체, 원자재 공급난이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며 국내 신차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차값은 꾸준히 오르는데 차량을 이르면 내년, 늦으면 내후년에 받아야 할 상황에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닫아버릴 수 있단 예측이다. 16일 조사기관 한국딜로이트그룹의 '카플레이션 시대, 자동차 구매의향 감소 조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자동차 구매의향이 최근 1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딜로이트가 개발한 '자동차 구매 의향 지수(Vehicle Purchase Intent·VPI)'는 한국에서 8월 말 85.7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 시장 자동차 구매 의향(VPI) 지수/사진제공=한국딜로이트VPI는 향후 6개월 이내에 자동차를 구입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 비율을 계산에 산출한다. VPI가 100 이상이면 차를 사려는 소비자가 더 많고, 그 이하면 차를 사지 않으려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한국 시장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VPI는 월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95.2였던 VPI는 바로 그 다음달 100선을 돌파했고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7월 119로 최고점을 달성했다. 그러나 한달 만에 급격히 꺾여 최저치를 기록했다. ━ 연이은 車값 인상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지갑 닫는 소비자━
신차를 사려는 소비자가 적어진데는 차를 코로나19(COVID-19) 이전처럼 빨리 받기도 어려운 상황에 차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연식 변경을 통해 일부 옵션을 추가하면서 가격을 대폭 올렸다. 2023년식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는 완충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종전 429㎞에서 458㎞로 29㎞가 늘었지만 가격은 430만원이 올랐다. 그럼에도 차량을 받으려면 이달 기준 1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 EV6는 4730만원~5155만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최대 410만원이 오른 4870만원~5495만원으로 인상됐다. EV6의 경우 차를 받으려면 14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사실상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두 정부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5500만원 부근까지 인상됐다. 테슬라는 근거 없이 올해에만 5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제네시스의 인기 SUV GV80은 지금 주문하면 내후년에도 받기 힘들다. 현대차가 영업점에 배포하는 납기표엔 30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써져있지만 사실상 34~35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딜로이트는 신차 수요가 향후 계속 감소해 완성차 업계의 실적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는 지출을 억제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딜로이트가 지난 8월 작성한 '딜로이트 글로벌 컨슈머 트래커'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6명(59%)은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지난해 9월엔 이보다 14%p 적은 45%였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동차 산업 리더는"일시적일 것 같던 자동차 생산 문제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며 전 세계 자동차 산업 및 소비자들의 자동차 소비 심리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은 불확실한 상황에 맞서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치 않고 무엇을 더 원하는지 확실하게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https://v.daum.net/v/20221017050712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