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환 우체국 앞에 있는 <진주회관>을 찾았습니다.
성환읍 우체국이 보입니다.
조금 낡은 건물 2층에 식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차공간이 없는게 조금 아쉽네요.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식당과 주방이 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와 주방에 계신 아주머니들을 보면 연륜에서 느낄 수 있는 음식솜씨와 손맛이 믿음이
갑니다.
KBS에서 대를 이어온 전통맛집으로 방영했었군요.
주 메뉴는 불고기, 우거지갈비탕, 왕돈까스 입니다.
중앙일보에 '한국의 맛 이어온 식당' 100곳에도 선정이 되었네요.
앞으로도 그 맛을 백년 천년 간직하길 바래봅니다.
올해 작고하신 걸어다니는 가요 백과사전이라 불리셨던, 한국가요사의 산증인이시자 '소양강 처녀',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작사하신 故 반야월 선생은 우리가요를 보통 '흘러간 가요'라 칭하면 호통을 치셨다 합니다. '흘러온 가요'가 맞다는 것이지요. 세월의 더께를 느낄수 있게끔 말이지요.
먹음직스런 불고기 입니다. 2인이 먹으면 충분할 것 같은 양입니다.
고기도 국내산 소고기여서 육질이 부드럽고 식감이 아주 좋았습니다.
왼쪽 위에 있는 오이지 무침이 짜지않고 입에 넣자 짝!소리 나며 터지고
그 뒤의 소리는 짜자작!!!으로 의성어를 써야할 정도로 휘감력이 좋습니다.
젊은 주부들은 이 맛 내기가 어렵다 하더군요.
우거지 갈비탕입니다.
숙성시켜 만든 얼갈이 배추는 다정한 음식 소재이군요.
그리고 양구 펀치볼에서 생산되는 겨울 씨래기는 참 별미구요.
이집의 주력인 왕돈까스 입니다.
가로 28센치
세로 18센치 슈퍼 돈까스!!! 입니다.
돈까스 맛은 무작정 바삭한 맛이 아니라 연하고 목넘김이 좋다할까요. 옛날 맛 그대롭니다.
여타 냉동돈까스나 요즘 젊은층들 입맛에 맞춘 싸구려 돈까스와는 확연히 다른
세월의 맛을 간직한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개업 당시부터 돈까스를 만들었다하니 그 내공이 느껴집니다.
지금 런던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올림픽 선수촌에 제공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왕돈까스 먹고 힘들 내시라고...
한식재단에서 엮은 '오래된 한식당'이란 책에 소개되었다 합니다.
제가 요즘 애송하는 백석시인의 시 '구장로' 입니다.
이쯤에서 오래된 한식당인 <진주회관>과 어울릴까하여 한번 올려봅니다.
구장로(球場路) -서행시초(西行詩抄) 1
삼리(三里)밖 강 쟁변엔 자갯돌에서 비멀이한 옷을 부숭부숭 말려 입고 오는 길인데 산 모롱고지 하나 도는 동안에 옷은 또 함북 젖었다
한 이십리(二十里) 가면 거리라든데 한겻 남아 걸어도 거리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어느 외진 산길에서 만난 새악시가 곱기도 하든 것과 어느메 강물 속에 들여다보이던 쏘가리가 한자나 되게 크던 것을 생각하며 산비에 젖었다는 말랐다 하며 오는 길이다
이젠 배도 출출히 고팠는데 어서 그 옹기장사가 온다는 거리로 들어가면 무엇보다도 먼저 '酒類販賣業주류판매업' 이라고 써붙인 집으로 들어가자
그 뜨수한 구들에서 따끈한 삼십오도 소주(燒酒)나 한 잔 마시고 그리고, 그 시래기국에 소피를 넣고 두부를 두고 끊인 구수한 술국을 뜨근히 몇 사발이고 왕사발로 몇 사발이고 먹자
1939년작
주소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성환리 449-175
전화번호 041-581-2065
사진, 글
방감독 bang1895@hotmail.com
전에 까페에 <진주회관>에 대해 올라온 글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는 글이기에 여기에 실어봅니다.
이번에는 제가 잘가는 돈가스집을 소개합니다.안 도현시인이 한글 맞춤법 표기상 자장면으로 표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는 굳이 짜장면으로 표기 한다고 고집하듯이 'pork cutlet'라는 날씬한 원어보다 돈까스라는 다소 촌스런 이름을 채택하고 싶습니다.
이 식당은 72년 역사를 갖고 있다하니 천안.아산권에서는 가장 오래된 식당 중의 한 곳일 겁니다. 제가 다닌 지는 약 5년 정도 되었구요. 상호는 '진주 회관'인데요.
이름에서 풍기는 구태(?)에서 느낄 수있듯 한식전문점인데 성환에서 3대가 가업을 이루며 조용히 지역 사회의 한축을 지탱해온 음식명가랍니다.50대 중반의 지금의 주인 아주머니는 32년전에 시집와서 '고추당추 보다 매운' 시집살이와 '민어 가시 보다 억센' 혹독한 집안의 음식 내림 비법을 전수받아 한식요리사 자격을 취득 하였다하니 명인의 반열에 들고도 남음이 있겠지요.
지금은 결혼식 후의 피로연이 뷔페라는 이미지 뒤의 값싼 음식의 나열에 불과하지만 약30여년 전에는 정말 동네 잔치처럼 축제의 성격이 있어서 "그집 잔치는 대단 했다"는 식의 결혼 후일담이 오고 갔지요.주인 아주머니의 말씀이 당시에는 하루매상이 1500만원 정도였다하니 그 시끌벅쩍한 풍경이 아스라히 떠오릅니다.그런 세월의 마디마디가 오늘도 음식에 배어았어 나물 하나를 무쳐도,깍두기를 담가도 그 내공이 묻어나와 손님의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 집의 추천메뉴는 '돈까스'인데요. 실측은 해보지 않았지만 약 직경 가로27cm 세로17cm정도로 보이는 슈퍼 돈까스입니다.지금은 일본식 돈까스가 유행인데요. 허접한 고기살에 오래된 기름을 사용하여 튀겨내고 철사줄에 데코레이션을 해서 눈만 호사스럽 게 하니 먹고나면 속이 부글부글합니다.
우리 속담에 '어른 손님보다 벌거숭이 손님이 무섭다' 고 하지요.어린이 입맛, 어린이 시선을 피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말이지요. 조그만 애들도 왕돈까스를 남기지 않고 먹을 정도이니 육질도 좋을테고 기름도 자주 갈아 줄 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주방을 얼핏보니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들이 포진하여 음식을 내와도 자식에게 먹이는 것처럼 정성을 다할 것 같습니다. 주방 근무하시는 분들의 경력이 모두 30년 이상이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설명이 그식당의 팀웍,주인과 손님의 살가움까지 더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왕돈까스가 유명해지니 주위에 계신 분들이 천안에 분점을 내라고 협박(?)을 하니 이미 유명세를 단단히 치루고 있는 모양입니다.천안에서 승용차로 20분정도 소요됩니다만 그 맛과 감동으로 충분히 보상을 받을 겁니다.
그리고 양이 적다 생각하시면 공기밥으로 달라하면 공기밥은 무료이구요.주차는 다소 불편 합니다. 위치는 성환읍 우체국앞 전화는 041-581-2065 가격;6000원 |
첫댓글 맛나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