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기웃기웃
어슬렁어슬렁.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입니다.
갈곳을 딱히 정하지 않은 채 걷다보면 근심걱정 모두 사라지고 평화로워지거든요.
목적지로 삼은 곳은 인천역.
인천역에 다가오자 멀리 대한제분 건물이 보이니까 돌아가신 김구연 선생님이 떠오르면서 순간 가슴이 먹먹. 만나면 활짝 웃으시며 반겨주시던 선생님. 찾아뵈어야지 하면서 계속 미뤘던 것이 너무 죄송하네요.
길 건너 차이나타운.
주말이라 사람들이 엄청 많겠지요.
건물도 유심히 보고.
차이나타운은 너무 북적거리고 복잡해 휙휙 지나고
아트플랫폼을 향해 걸어갔어요.
여기도 사람들이 꽤 많네요.
살펴보니 제가 기대했던 행사와는 좀 거리가 있었어요. 주로 소품을 팔거나 체험 위주의 행사.
아트플랫폼을 한바퀴 돌아
우편박물관으로...
작품 소재가 될만한 것을 찾아 꼼꼼히 살펴보다가
개화기 거리 모습도 찍고
다시 밖으로 나와 근대 건물들을 구경하고
드디어 조계지에 도착했어요.
가운데 돌층계를 경계로 왼쪽은 청나라, 오른쪽은 일본의 조계지.
중국풍의 건물.
비어 있는 줄 알았더니 중국인 노파가 산다고 하네요. 그 노인이 전족의 마지막 세대라고 하네요.
여기서 자원봉사를 하는 한 청년을 만났는데 자신이 화교 출신이라며 여러 가지 얘기를 들려주더군요.
도움을 받기로 약속하고 전화번호를 교환했어요.
아쉽게도 문을 닫은 인천화교역사문화관. 월~금요일만 문을 연다고 하네요.
조국을 떠나 이 땅에 와서 오랜동안 이방인으로 살아야했던 화교들.
그들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요?
소재 찾아 어슬렁어슬렁거렸더니
귀인을 만났고,
어떤 작품을 쓸지 씨앗 하나 건진 느낌.
작은 씨앗이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열매까지 맺는 기적을 체험한 저로서는
이 작은 씨앗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돌아왔습니다.
첫댓글 전 어제 고성에서 샘 만날 줄 알았어요. 근데 인천에 계셨군요.
당일치기로 갔다왔더니 어질어질하네요.
아, 다녀오셨군요. 하루 주무시고 와야 그나마 피로감이 덜해요.
저는 지난 번 내 나무 데이 때 다녀와서 완전 뻗었어요. 1박2일인데도...
조경숙샘도 무리하면 어질어질하군요.
저도 피곤하면 어질어질 해서 엄청 조심해요
이석증 한번 겪고나니 공포 그 자체라.
@하이디 두 분 다 몸이 약하신 분...조심하셔야 해요.
인천은 가 본 곳이 거의 없네요
조차지 사진을 보니까
전기충격 같은 전율이 ㅜㅜ
인천이 꽤 넓고 갈만 한 곳이 꽤 많아요. 근대유산도 많고요. 언제 오시면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