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을의 대표 이미지 파아란 하늘과 하이얀 구름과 무르익은 풀들로 멋진 장관을 이룬 멋진 날.
여러분께 갑자기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싶어집니다.
이렇게 멋진 자연을 눈에 담을 수 있는 큰 행운을 가진 어린이들과 어치, 곰솔은 시작부터 마냥 행복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그냥 콕 박혀서, 겨울이 오기전까지 어치의 배경화면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오늘 어치모둠은 5세 재이, 7세 재현이, 9세 소율이, 보강차 참여한 3학년 지우, 그리고 어치. 이렇게 다섯명입니다. 7세 지후는 어치모둠으로 배정되었으나... 간식시간이 되어 곰솔모둠의 형들이 한쪽에 자리하자 돗자리를 들고 곰솔샘옆으로 쓰윽~ 옮겨가네요. 이건 뭐지? 작년에 어치랑 함께 활동해서 어치에게 올 줄 알았는데요. 오늘 하루종일 형들의 놀이, 형들의 말에 초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지후는 이제 곰솔모둠이네요 확실히^^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어치모둠 모두 넋을 잃고 바라봤답니다. 매년 보는 이곳의 풍경이지만, 올해는 또 하늘지기가 노랗게 물들면서 인상적인 가을풍경을 만들어주네요. 보통 습지에 자라는 1년생 풀인데요, 올해들어 비가 많이 와 이곳이 축축하게 젖어있어, 습지식물인 하늘지기가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밟아보니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네요.
차에서 내려 약 20분을 이것저것 보면서 걸어내려옵니다. 커다란 연밭 근처에는 곤충도 많고 무당거미도 많아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집니다. 창원팀의 지승이는 물속을 유심히 보면서 누가 움직이나 관찰합니다. 작은 움직임이 일때마다 모두들 한 곳으로 모입니다.
괭이밥이닷!!! 이거 먹는거야~~ 이제 어치가 말 안해도 우리 친구들은 자연의 새콤함을 즐길 줄 아네요. 아직 이 맛을 본 적이 없는 재이에게 지우언니가 괭이밥을 건네줍니다. 우리 재이에게는 엄청나게 새콤한 맛!!
공사 후 남은 돌인지, 7월과는 다른 풍경을 만들어놓았네요. 그런데요 얼마나 반가운 모습이던지...
어치 어릴적 놀았던 이미지와 겹치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거 있죠. 어치 어렸을 적이야 뭐 동네 놀이터가 어디있어요. 요즘 같이 동네마다 있는 놀이터는 학교운동장에서나 볼 수 있었고, 우리들은 골목 골목에서 어두워질때까지 놀았는데, 그때 우리 동네에 공사하는 곳이 있었고, 그곳에 시멘트 터널이랑 이 돌더미들이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놀았었답니다. 우리 친구들도 신이 나서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니 어치의 어린 모습을 보는 듯했답니다.
곰솔모둠에서 잡은 이 곤충이 콩중이다, 팥중이 녹색형이다 로 의견이 분분하여 곰솔과 어치가 적극적으로 찾아보니, 팥중이 녹색형이었어요. 곤충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제일 어울리는 보호색을 띄는데요, 팥중이는 갈색형과 녹색형 두가지형이 있답니다. 방아깨비처럼 말이죠.
오늘의 일정은 말이죠.
일단 자연을 즐긴 다음.... 흙공을 만들어 놓고, 숲에 가서 미끄럼을 타고 놀다가 돌아와 흙공 골프를 하는 스케쥴입니다.
우리 아지트에 도착하니 일정에 없던 밤이 엄청 많이 떨어져있네요. 밤 줍기는 본능인가... 우리 친구들이 정신없이 줍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주운 밤들은 정확히 딱 나눠서 친구들가방으로 쏘옥 들어갔는데, 이번 추석에 차례상에 올리셨나용? 곰솔과 어치도 그중 실한 밤을 골라 차례상에 올려 조상님과 나눠 먹었답니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어린이들이 서로 허물없이 어울리는 모습은 분명 우리 어른들이 배워야 할 모습입니다. 서로 돕고 위해주고 챙겨주려 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지요.
간식을 먹고 나더니 힘이 나는지 소율이는 봉놀이, 밧줄놀이에 적극적입니다. 재현이도 은근슬쩍 누나를 따라 봉을 탑니다. 다음달 재현이가 얼만큼 하는지 잘 봐야겠어요. 재현이도 정말 날렵합니다.
비가 많이 와서 운동장 한 쪽의 모래밭도 온통 풀로 덮혔습니다. 이곳을 다닌지도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처음 보는 모습이었답니다. 늘 깨끗한 모래밭이었는데, 누가 모래밭을 없앴나?? 의심할 정도였지요. 비가 와서 모래가 눅눅하지만, 고운 모래를 채칩니다. 놀잇감을 스스로 만든다는 것 참 멋진 일이지 않나요? 공놀이할 흙공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재료를 스스로 모으는 중이랍니다. 그러면서도 그릇모양 찍기, 물 섞어 반죽하기 등 하고 싶은 것은 다 합니다.
아직은 볕이 뜨겁지만 어린이들은 그런 땡볕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그늘에서 놀라고 불러들여도 어느샌가 땡볕에서 놀고 있는 거지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연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존재들... 늘 신기하고 존경스럽습니다.
모두 흙공을 만드느라 분주합니다. 어치가 적당히 반죽을 해서 주면 모양잡기는 친구들의 몫. 손재주좋은 지우언니와 소율이가 있어 어치는 걱정이 없습니다. 모양잡기는 둘이서 알아서 동생들을 이끌어주니까요.
설거지도 서로 하겠다고 자원합니다. 어치로서는... 느무나 고마운 일이지요. 그 사이 어치는 자리를 정리합니다. 창원의 지우, 양산의 소율.. 모두 소중한 어치의 친구들입니다. 오늘 누나들을 처음 본 지후도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이곳에서 누나들에게 개그를 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흙공을 만들다 지치면 슬슬 자리를 떠나 오빠들의 곤충세계로 들어갑니다. 하여튼 우리 재이는 정말 똘똘한 여자어린이가 될 것으로 어치가 장담을 합니다. 자기요량을 정말 잘 하고, 자신의 의사를 똑! 부러지게 이야기할 줄 아니까요. 이제 다섯살인데...
이제 숲과 함께 자라면서 더욱 단단해질 다섯살 재이를 응원합니다!!
누나들이 설거지할 동안 재현이와 어치는 그늘로 공을 옮겨 말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숲에 다녀올 동안 잘 말라야 오후에 공놀이를 할 수 있으니까요. 재현이가 굴러가지 않도록 흙공을 잘 간수하고 있습니다.
이제 점심을 먹고 숲으로 떠납니다. 오늘 숲에서는 어떤 놀이를 할까요?
중간계곡에는 건너는 길에 물이 많이 고여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친구들 벌써 발을 적십니다. 안돼~~~~
모두들 이야기합니다. "비닐양말 있쟎아!!"
앗참 그렇지!! 맘껏 젖어~~~~
평소에 못하던 것 마음껏 하는 저 기분은 얼마나 좋을까요?
올 봄에 이곳에서 개구리알을 만났던 곳인데, 소금쟁이들이 맴맴 돌고 있네요. 물은 성인 허리높이인데, 작년 큰 오빠들이 여기 빠져가지고 시원하게 놀았던 기억이 있네요. 바라보는 어치도 정말 시원했답니다. 우리 친구들은 빠질라~ 조심조심 다가가 물속을 들여다봅니다. 이제 이번 기수 친구들과도 매달 이곳을 지나면서 계절이 바뀌면 물도 그 모습을 바꾼다는 걸 알게 되겠죠.
옴개구리네요. 아직 작아요. 몸에 나 있는 돌기에는 손이 가려워지는 독이 있지만, 아직 어려서 그런지 많이 분비하지는 못하네요. 곰솔모둠의 영동이가 잡아서 보여주고 손을 씻었어요.
숲으로 가는 길에 분꽃 열매를 따 봅니다. 으왕~~ 이게 벌써 1년만이얌??? 소율이와 어치가 1년의 시간을 공감합니다. 지난해에도 소율이와 여기서 이 열매를 땄고, 열매를 따서 밀가루를 모았었지요.
재이는 숲에서도 씩씩합니다. 저 앞에 앞서간 언니들과 오빠를 따라가는데 어치가 뒤에 따라가서 그런지 아주 느긋해요.
다섯살인데 좁고 경사진 숲길을 익숙한 듯 지나갑니다.
우리 숲에 왔어요. 좁은 계곡에 물이 흐르고 있고, 죽은 나무가 한 그루 계곡으로 넘어져 있네요. 지장보살~
갑자기 생긴 다리는 또 우리들의 놀이가 되고 있어요. 일단 미끄럼틀로 올라가기 전 계곡주변에서 머무는 친구들입니다.
재이도 언니오빠를 보고는 재현이오빠와 외나무다리를 탑니다. 이렇게 동생들이 천천히 언니오빠를 닮아갑니다.
재이는 열이 많은가봐요. 오늘은 좀 쌀쌀한데 말이죠. 계곡에 엉덩이를 담그면서 어치를 살짝 보고 있어요. 이래도 되나??? 하는 뉘앙스를 비추고는 천연덕스럽게 계곡에 앉아있네요. 하하 이 녀석~~
짧은 지팡이를 하나 만들어주었더니 하루종일 잘 쥐고 다닙니다. 계곡에서는 물속 생물을 살펴보는데 쓰고, 운동장에서는 휘두르며 놀고^^
친구들이 미끄럼틀에 올라간 친구들을 보고 있고, 곰솔샘은 트리 클라이밍을 설치하고 있어요. 오빠들을 정신없이 보고 있는데, 오른쪼 옆에서 작은 재이가 미끄러지면서 올라가고 있어요. 어머낫!!!
한번 오르고 내렸지만, 남들이 하는 걸 고민없이 도전해보다니... 많이 놀랬어요. 이곳은 경사도가 아주 급하거든요. 보통 처음에는 다 안한다고 하는데 우리 재이는, '누구나 이렇게 하는가보다..'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냥 직진이에요.
재현이가 오를 때는 창원의 지승이형아가 얼마나 자상하게 도와주는지.... 이렇게 형과 누나의 도움을 받으며 놀이에 성공하는 우리 탐험대의 어린이들은 모두 인성은 짱!! 보장합니다. 이렇게 활동하는데 인성이 바르게 형성되지 않을 수가 없지요.
지승이 정말 고마워~~
역시 어린이들에게는 도전정신이 기본으로 깔려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재현이도 거침없이 올라가요. 보는내내 엄마미소가 끊기질 않네요.
한쪽에서는 곰솔의 밧줄놀이터가 운영되고 있어요. 언덕미끄럼틀을 한번 경험한 재이가 밧줄놀이터로 스스로 걸어가더니 줄을 섭니다. 기특한지고... 그런데...재이의 바지는 흙투성이에다 계곡물에 젖어 있어, 밧줄 하네스를 입기 곤란했으나, 줄을 선 오빠들이 양해를 해 주어 재이도 무난히 밧줄을 탑니다.
오늘 통도사에 처음 온 우리 재이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5세가 체험하기 어려운 것들만으로 구성되었으나, 어느 것 하나도 대강하는 것이 없는 우리 재이...저녁에는 더 놀고 싶은지 어치의 팔에 안겨 어리광도 부렸었지요.
능숙한 언니들의 모습도 아래에서 바라봅니다. 지우와 소율이 모습 정말 멋지네요.
어치의 톱을 빌려서 톱질도 안전하게 합니다. 자기 스스로의 힘을 조절하고, 필요한 자연물의 길이와 굵기도 가늠하면서 자기가 모든 것을 알아서 자릅니다.
언니오빠들은 모두 앞으로 뛰어가고, 어치 뒤로는 재현이, 재이 남매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따라옵니다. 재촉하지 않고 자신의 걸음으로 천천히 와야 사고가 나지 않고, 힘겨워하지도 않지요. 그래서 어치모둠은 반드시 강사 2인이 운영한답니다. 사고가 나는 경우에도 대비하지만, 남,녀, 또는 나이별로 활동내용이나 능력에 차이가 날 경우엔 두명의 강사가 두 모둠으로 운영한답니다. 곰솔과 어치는 이것을 철칙으로 삼아, 어린이의 수가 적어도 꼭 둘이 가지요.
돌아가는 길에서 다시 계곡을 만나니, 기운이 없던 재이가 다시 활기를 띕니다. 발로 물차기도 하고, 발바닥에 붙은 흙덩이를 물에 흘려보내기도 하면서 제2의 계곡놀이를 시작합니다.
강아지풀도 익어가네요. 억새노린재가 붙어 안쪽으로 점점 들어가네요. 강아지풀의 수액을 먹기 위해서지요.
다시 운동장으로 돌아왔어요. 젖은 옷을 갈아입고 밧줄놀이도 하고 곤충도 찾아요. 습하면 곤충이 적은지, 이 넓은 운동장에 베짱이종류만 가득해요. 그래도 우리들의 눈에 튀는 것은 모두 신기합니다. 곰솔샘이 밧줄을 꺼내놨더니 줄다리기 놀이를 해요.
재이가 조금 지쳤나봐요. 땅에 앉아 오빠들 노는 모습을 보고 있어요.
그러다 곤충잡는 어치에게 오ㄷ니 같이 잡아보고 싶어합니다. 재이뒤로 노란 땅이 정말 멋지지 않나요.
곰솔샘이 축 늘어진 재이와 재현이를 위해 축구골대에 밧줄을 매어 그네를 만들어주었어요. 이것이 또 재이에게 다시 웃음을 안겨 준 놀이가 되었답니다. 멋진 재현이오빠가 동생을 위해 밧줄을 당겨주네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아지트를 오르내리면서 1시간동안 정말 잘 노는 멋진 우리 친구들입니다.
지후는 어치에게 곤충을 찾아보자며 따로 찾아 왔어요. 형들이 줄놀이를 하는데 본인은 곤충이 보고픈 거지요. 그럼 흙공놀이를 먼저 해 보자. 아까 우리가 열심히 만들었던 그 공이 다 굳었는지 보자~ 하면서 공을 가지고 왔어요.
모래로 만들었더니 너무 무거워서 그런지 공을 굴리기도 어려웠고, 골프는 골프채로 조준하기가 어려워 성공을 못하는데, 다음달에는 조금더 가벼운 흙으로 만들어서 진짜로 채와 공을 이용해서 놀아봐야겠어요.
더 큰 형들이 오지 않아 오늘의 최고 학년은 4학년. 바로 우리 영동이였어요. 형 노릇을 해 본 적이 없던 영동이였는데, 살짝 피곤해하기는 했지만 동생들을 위해 곤충도 잡아주고, 잡는 방법도 알려주더군요.
우하하 귀여워랑. 오늘 처음 만난 지후오빠를 따라 베짱이를 잡으러 다니는 재이랍니다. 지후도 동생을 위해 베짱이를 열심히 찾아봅니다. 이렇게 어린 어린이들이 서로 돕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해야겠어요.
아침에 마련해준 막대기를 오후까지 잘 가지고 있는 우리 재이. 4시가 넘어가자 다 먹지 못한 도시락과 간식을 챙겨 먹으면서 쉬었지만 그래도 체력은 많이 딸린 것 같았어요.
피곤하지만 언니오빠들이 하는 건 궁금해서 꼭 해 봐야 하는 우리 재이의 다음달 모습이 너무 궁금해요.
10월에는 열매도 많고, 메뚜기도 많을 계절... 친구들과 많은 곤충들을 만날 시간이 기대됩니다.
추석연휴동안 많이 먹고 키도 몸도 커졌을 우리 친구들~ 10월달에도 우리 신나게 놀자~~
오늘도 하루종일 어치가 감동 많이 먹은 날이었습니다. 행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