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낙엽을 쓸지 않는 정동길 ....
이문세 노래에 등장하는 정동길은 특히 가을에 사람 잡는 길이다.
그다지 넓지도 않은 길에 죽 늘어선 은행나무,
그 은행잎이 떨어져 가로수길을 덮고 있으면, 정말 그 길을 혼자 걷는 다는 것이 신경질 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문인 이어령씨가 문화부 장관을 할 때, 이 길을 '낙엽 쓸지 않는 길'로 지정했다.
서울시에서는 그 낙엽이 하수도를 막으면 큰일이라고 걱정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 길은 서울 한 복판에서는 정말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길임에는 틀림 없다.
길 하나 , 추억 하나 .....
화랑로 낙엽길과 육사 교정
화랑로 가운데 본격 낙엽길이라고 말하는 곳은 육군사관학교 후문에서 서울여대에 이르는 길을 일컫는다.
이 곳에는 '케니지 클럽' '리가네' 같은 분위기 좋은 카페와 갈비집도 즐비해서 분위기 잡기에도, 배 채우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그러나 이 길뿐 아니라, 공릉동 입구에서 태릉 쪽으로 이어지는 길 전체가 훌륭한 낙엽길로, 분위기 잡기에 더 없이 좋은 코스이다.
게다가 '97년 1월 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육사 교정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사실 혼자 보고 넘어가기엔 아까운 길이었는데.... 비록 제한된 범위내에서 이긴하지만 말이다. (평일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 토요일은 오후 2시)
특히 토요일에는 육사생들의 화랑의식과 퍼레이드도 볼 수 있다.
서초동 예술의 전당
우리나라의 문화시설 대부분이 제대로된 문화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 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서초동 예술의 전당은 그 말에 걸맞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몇 안되는 곳이다.
거의 일년 내내 공연이 열리고 있으며, 꼭 공연이 없다 하더라도 잘 꾸며져 있는 주변 조경을 실컷 즐길 수 있다.
쓸만한 데이트 코스라는 말은 해봐야 잔소리다.
아이들을 풀어 놓고 한적한 둘만의 시간을 즐겨보는건 어떨까...?
삼청공원.....
경복궁 앞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올라가면 오른편으로 만날 수 있는 곳 - 삼청공원.
이 곳은 사실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들어 갈때는 멀쩡하던 연인의 입술이 이상하게 나올 때면 한결같이 팅팅 부르터 있기 때문이다.
(글쎄...약수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가...?)
그리고 참고로 삼청 공원에서 나오면 큰 길까지 꼭 팔장을 끼고 함께 걷기를 권한다.
그러다가 삼청공원에서의 분위기가 가시지 않았으면 '서울에서 두번째로 유명한 집'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거나,
'삼청동 수제비' 집에서 출출한 배를 채우고 가는 것도 이 곳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니까....
워커힐의 숲길 -천천히 아주 천천이 걸어야 하는 길-
보통 사람들에게는 웬지 부담스런 느낌을 주는 곳 - 쉐라톤 워커힐, 워커힐 아파트....
그러나 이 곳도 얼마든지 남의 눈치 안보고 마음껏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원래 워커힐의은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가 다시 만나도록 되어 있는 길이 많다.
그래서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더 없이 좋은 데이트 코스다.
그리고 길 가에 있는 나무들의 종류도 다양해서, 벚꽃이 만발하는 봄은 봄대로, 신록의 여름은 여름대로,
낙엽이 흐트러지는 가을은 가을대로, 눈꽃 황홀한 겨울은 겨울대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 내는 곳이다.
물론 걷기가 지치면 호텔에 들어가 차 한잔을 마시거나, 팔각정에서 맛있는 피자 한판를 먹는 것도 좋다.
거북골 길
남가좌동 명지고등학교에서 명지대로 가는 샛길인 '거북골길'은 플라타너스 터널길로 유명한 곳이다.
그 길이 끝나는 곳 근처에는 '우드스탁(Woodstock)'이라는 재즈 카페가 있다.
라이브 무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음질 좋은 재즈를 실컷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