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층간소음 이야기가 대세네요.
전 운이 좋았는지 제가 둔해서인지는 몰라도 30년 가까이 아파트 살면서도 층간소음으로 한번도
항의를 받거나 항의를 해본적 없어요.
근데 아파트 살면서 이웃이랑 트러블이 생긴 유일한 일이 에어컨 실외기 때문이에요.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들은 다들 실외기 자리가 정해져 있고
99.9% 모두 에어컨을 설치하고 있으니까 에어컨때문에 서로 싸우는 일은 없잖아요.
근데 90년대 재건축을 얼마 안 남긴 오래된 구축 아파트의 경우는
에어컨 실외기 자리가 없어서 베란다에 두거나 아니면 앵글로 구조물을 설치해서 실외기를 두었어요.
저희 가족은 계속 개인 주택에 살다가 95년도에 처음 재건축을 앞둔 구축아파트를 사서 이사를 갔어요.
아파트로 이사간 여름이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장만했는데 베란다 샤시에 구조물을 설치해서 실외기를 두었어요.
그때 그 에어컨 실외기를 넣기 위한 구조물을 설치하는 비용이 20-30만원 정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근데 에어컨을 틀자마자 아래층에서 항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때만 해도 아파트에 에어컨을 설치한 세대가 20-30% 정도밖에 되지 않을 때라 아래층은 에어컨이 없이
한여름에 문을 열어놓는 집이라 우리집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이 창을 통해 본인 집으로 들어온다고
난리를 치더라고요.
결국 구조물 설치를 위해 들인 비용 20-30만원은 떡 사먹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에어컨 설치 기사를 불러서 베란다로 실외기를 들여놓게 되었는데
에어컨 설치기사가 올때 까지 한여름 최고 더운 날 10일 넘게 에어컨이 있음에도
에어컨을 못 켜고 극한의 더위를 참았어요.
그리고 에어컨 실외기를 베란다로 들여 놓고 에어컨을 켰는데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이 계속 베란다에 갇혀 있으면 너무 온도가 올라가니까
중간중간 베란다의 외곽 창문을 열어놔야 하잖아요.
그랬더니 다시 아래층의 항의...
아래층은 베란다의 창문도 모두 닫아서 실외기 바람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해야한다는 주장...
우리집에서는 사실 돈을 많이 들여서 구조물까지 설치했는데 아래층에서 피해를 본다는 이유로
이중으로 비용을 들여서 다시 실외기를 베란다로 넣었는데 베란다 창문여는것 까지
아래층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우리는 할만큼 했으니 더이상은 못한다고 엄마가 아래층 아줌마랑 소리지르고 싸우고
난리도 아니었죠.
이후 30년 가까이 아파트에서만 살았지만 그때가 이웃과 다툼이 생겼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첫댓글 이건 또 무슨 신박한 진상인가요. 별의별 사람 다 있네요.
그럼 불나는데… 한번 꼬실려 드려? 라고 생각하는 접니다.
대단한 사람들 많네요.. 하이고,,
와 정말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