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동호회 '꼬꼬나라' 님 글 퍼옴
밤 늦게 택시 타실때에 특히 더 조심합시다.
어느 지역에나 있는 일이고, 조심하자 조심하자 했었는데 저도 한번의 방심에 당하고 말았습니다.
중국여행을 좀 더 원할하게 해 볼까 하고 2008년도 6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방학을 이용하여 하얼빈으로 어학연수를
가던길이었습니다. 학교 친구들 세명이서 계획을 잡았는데 (본인 남 + 후배 남 + 후배 여) 남자 후배 녀석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3일 늦게 하얼빈으로 직항타고 온다고 해서 저와 여자 후배 둘이서 대련까지 비행기를 탔죠.
열차 시각표 확인 결과 대련에서 오후 7시쯤 하얼빈으로 떠나는 막차가 있더군요. 기차표를 대행하려고 대련시 **민박에
출발 5일전에 전화를 걸었으나 요새 기차역가면 표 그냥 살 수 있다는 말에 대행 없이 그냥 비행기 타고 대련도착하자 마자
기차역으로 갔습니다. 출발시간이 4시간 정도 남았는데 표가 매진이라더군요 루안워 잉쭤 우쭈어 다 없었습니다.
어떻할까 고민하다가 암표를 사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일박하고 내일 가느니 그 돈으로 암표 웃돈 하는게 낮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역전 삐끼들한테 암표를 알아보려니 자기들끼리 여기저기 전화를 막 하더군요 그러다가 기차표 못구하겠
다면서 버스를 타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보더군요. 역앞에 보니 대련-장춘간 침대 버스가 있더군요.
운전사한테 몇시에 도착하냐고 물어봤더니 장춘에 새벽 6시에서 7시경에 도착한다길래 고민하다가 탔습니다. 가격도 90원이라
기차값에 비하면 많이 싸다는 것도 한몫한거죠. 근데 이게 화근이 될 줄이야.
인천-대련까지 비행기로 한시간이지만 방학하고 바로 다음날 출국하는거라 전날 거의 밤 새고, 집에서 공항 2시간에 그나마
항공도 딜레이 되어서 공항 대기만 4시간 그리고 기내 1시간 공항서 짐찾고 기차역 1시간 거진 하루 다 보내고 간만에 탄 침대
버스 적응 안되고 짐도 걱정되서 거진 40시간여를 잠을 못잤죠.
장춘에 도착하니 장춘 터미널에 내려 주는 것이 아니라 터미널에서 1km정도 아래쪽에 정차하더니 내리랍니다. 여기가
하차장이라고.. 사람들도 다 내리더군요. 내리기 전에 기사한테 우리 하얼빈 가는데 어떻게 가야 하느냐 물어봤더니 내려서
북쪽으로 1km가면 기차역이라더군요. 여기서 택시타면 5원 거리라고. 그말에 내려서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원래 안전수칙상
장거리 버스 하차장에서 택시 타면 위험합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조폭과 연계된 사기꾼들이 섞여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래된 피로와 불면 그리고 아침의 대로에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긴장감을 한순간 풀고 바로 앞에 있는 택시를 탔습니다. 그래도 정신이 있어서 타기 전에 기차역 간다. 5원이라고 알고 있다 맞냐? 그러니까 기사가 어디 가냐고 물어보더군요,
전 하얼빈 갈껀데 기차 바로 탈꺼니까 빨랑 가자 5원 맞냐? 그러니까, 기차역까지 5원 맞다. 타라.. 이러더군요.
그래서 탔죠. 여자 후배 뒤에 앉히고 내가 앞에 앉으려니까 그 기사가 나보고 뒤에 타랍니다 앞에는 타는거 아니라고,
그래서 그냥 뒤에 탔죠. 기사가 시동걸고 출발하려는 순간 앞좌석으로 어떤 남자가 순식간에 타더군요. 놀래서 내리려고 문을
열어봤으나 안쪽에선 안열리게 해놨더군요. 이거 순간 눈앞이 깜깜해 지면서 이대로 팔려가거나 장기 매매 당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가급적이면 내가 문을 열어보았다는 티는 안내고 계속 기사랑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랬만에 중국오니까 좋다
지금 우리 학생인데 하얼빈에 공부하러 간다. 중국 올때마다 좋아서 이젠 중국어도 배워보려고 한다. 이런 잡스런 이야기들만 하면서 눈치를 봤죠. 그런데 차타고 40분여 가더니 이제 시를 벗어나더군요. 예전에 운남성에서 리장에서 루구호 가던 길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협곡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 산 사면에 끝도없는 옥수수 밭을 보면서 농담삼아 중국에서 납치 당한다음에 저런데다가 아킬레스건 끊고 일시키면 아무도 모르겠다. 이런 농담 했던게 생각 나더군요. 어느덧 1시간여를 달려 고속도로 근방의 벽돌 공장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갔더니 이미 차 두대가 서 있었고 6명정도의 남정네들이 쳐다보더군요.
옆의 후배는 아무런 상황을 모르고 마냥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차에서 내려서 일단 눈치를 봤습니다. 운전기사가 계속 전화하는 걸로 봐서 일행이 아직 다 안왔나부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조금 있다가 여자 후배를 가르키며 얘 내 동생인데 약을 좀 먹어야 한다 시내 약국 좀 다녀오자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안된다더군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돈이 없는데 돈도 뽑아야 한다니까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그럼 타라더군요.
탔는데 갑자기 창문을 올리랍니다. 그래서 아니다 나 담배 필껀데 그냥 열자. 했더니 에어콘 틀테니 닫으랍니다.
끝까지 안닫으니까 차에서 뒤돌아서 이야기 하더군요 지금 기름이 없어서 시내를 못나가겠는데 기름값을 내랍니다.
그래서 얼마 달라니까 1000원을 달라더군요.
그래서 없다. 우리 학생이고 지금 지갑에 돈이 없다 그랬더니, 그짓말 마라 한국에서 오면서 하얼빈 가는데 차비도 안가지고
다니냐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짐속에 숨겨 놓은 15000원은 (만오천 -_-) 내색도 안하고 몸속에서 복대 클러서 여기 900원이 다다
그랬더니 그거 다 달랍니다. 잠깐 눈치보다가 팔을 창문 밖으로 내밀어 문열고 탈출하려 했습니다. 그랬더니 앞자리에 앉은 사람 이 본색을 들어내고 제 머리를 잡으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왼속으로 그사람 팔 위로 밀고 오른손으로 창문밖으로 손 내밀어
문 열고 탈출했습니다. 내가 돈 부족한줄 알고 옆에서 돈보따리 풀러내려던 여자후배 그제서야 상황 깨닿고 울기 시작합니다.
일단 제가 남자고 덩치도 커서 그런지 제가 내리니까 저 잡으려고 둘다 내리더군요. 그사이에 여자후배보고 빨리 내리라고 소리질렀습니다. 내려서 제 뒤에 스고, 남자 애들 둘이 양쪽으로 찟어져서 눈짓을 주고 받으면서 경계하더군요. 그 사이에 저는 후배보고 짐 빨리 다 내리라고 했습니다. 짐 내리는거 보더니 한명이 여자후배 짐 잡고 안주려고 하더군요 돈 내놔야 주겠다고.
그래서 계속 죽는 소리 했습니다. 니네가 돈 다가지고 가면 우린 여기서 어떻하냐. 우리 외국인인데 니네 이럴수 있냐.
그랬더니 그럼 900원중에 700원만 달랍니다. 200원이면 하얼빈까지 충분히 간다고...-_-;; 갑자기 코믹스럽지만 그때 상황은
절대 코믹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700원에 쇼부 보고 짐 받았죠. 그때까지 옆에 있었던 중국인 6명은 택시 강도 일행이 아니었나봅니다. 그냥 구경만 하고 거들지는 않더군요. 우리가 700원 주자마자 택시 강도들은 기름없다더니 차타고 겁나게 내빼더군요.
일단 정신을 차리고 이 자리를 떠야 겠다는 생각에 고속도로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조금 걸으니까 주유소가 나오더군요.
주유소에서 하얼빈 가는 버스 기름 넣을때 운전사한테 200원주고 태워 달라고 해서 하얼빈 들어갔습니다. 사실 두명이 100원만
줬어도 태워줬을텐데 너무 놀라서 그냥 200원줄테니 가자 라고 먼저 말한게 후회되는군요.
여자 후배 계속 얼어 있다가 차타고 30분쯤 가니까 그제서야 긴장이 좀 풀어졌는지 울더군요.
참 미안했더랬죠. 중국어 하나도 못하는 후배인데, 중국어 배워보는게 어떻겠냐? 나중에 취업할때나 취미삼아로나 도움이
많이 될꺼다.. 이래서 데려온 후밴데..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하얼빈 도착해서 방구하고 학원 등록해서 2달 반 잘 살다가 9월초에 귀국했습니다.
강도 사건이 직접 격으니 후유증이 심각하더군요. 한 3일정도는 해지면 집밖으로 안나오고 1주일 정도는 혼자서 택시도 안
탔었죠. 2002년도에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권총강도 당한 이래로 6년만의 강도 였습니다. 권총 강도 당할시에는 우리쪽
일행도 5명이였고 저쪽은 꼴랑 두명이어서 죽이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하루만에 후유증을 털수 있었는데,
이번엔 좀 오래 가더군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중여동 여러분들도 언제 어디서나 안전수칙 지키셔서 저와 같은 사고를 당하지 말라는 뜻에서 글 적어보았습니다.
아무튼 택시 타실때 한분이 먼저 타서 문한번 열어보세요. 아님 앞에 면허증 확인이라도 곡 하고 타세요.
첫댓글 와...
오~~~~~~~말이 안나오네요 암튼 장거리 버스정류장근처 택시타지 말라는 말 좋은 정보갔습니다.
아침부터 우울하네요... 환율에... 먹거리에... 강도까정.. 이젠 돌아가란 애긴데....돌아갈 고국도 상태가 안좋으니..........
칼들고 다녀야 겠어요..아니 장난감 총이라도 들고 다녀야 겠다.. M16 비비탄총 개조해가지고 맞으면 비비탄이 몸에 밖힐정도로...그래야 일단 도망갈수 있을거 아니에요.. 중국놈들..이야기 읽는데 내가 다 가슴이 쓸어내리네..요
정말 큰일날뻔했네요... 정말 외각으로 가서 아킬래스건끊어 죽을때가지 일시켰으면 어쩔뻔했어요.... 정말 다행이네요... 섬뜩합니다....
저도 중국에서 9년을 살지만 이런 경우는 아직 없었는데 큰일을 당하셨군요.. 무사히 빠져 나오셨으니 참 다행입니다. 앞으론 더 조심해야 겠어요
개자식들...저도 택시 탔다가 방망이로 뒤통수 맞아본적 있습니다. 기분 스팍 더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