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국대 통합논술, 이렇게 출제하고 평가한다.(윤재웅 교수) 2. 인문계 모의 논술고사 해설 및 답안 분석(윤재웅 교수) 3. 자연계 모의 논술고사 해설 및 답안 분석(성정석 교수) 4. 나는 논술고사 이렇게 준비했다.(인문계 신입생) 5. 나는 논술고사 이렇게 준비했다.(자연계 신입생) 6. 논술고사 이렇게 준비하세요.(인천대건고 논리학 교사 주영기) |
우리대학 논술 길라잡이 1.
- 동국대학교 통합논술, 이렇게 출제하고 평가한다. -
윤재웅 (국어교육과 교수. 2008년 논술연구위원)
통합 논술이란 무엇인가. 혹은 통합 교과형 논술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 때문에 전국의 고등학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의, 형식, 대처 방법, 평가 기준, 유의사항 등 무엇 하나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그간 배워온 교과 내용에서 집중적으로 경험해 본 적이 없으므로 혼란스러운 건 당연하다. 간명하게 말한다면, 대학 학업 이수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별하기 위한 효율적인 선발 방안이라고 보면 된다.
논술은 논리적인 글쓰기이다. 교과 내용상으로 보면 작문 혹은 글쓰기의 하위 영역에 속한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다. 그런데 기존의 논술은 어느 특정한 분야에 국한하여 출제되는 게 보통이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치, 경제, 언어, 문화, 환경 등과 같은 분류가 유효했다.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문제가 단선적이다. 그러나 비록 단선적이라 할지라도 어느 영역에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전 영역에 걸쳐서 준비를 해야 한다. 많은 책들을 읽고 생각하고 그와 관련한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한다.
통합 논술이 이와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이전의 논술 준비할 때와 비슷한 학습량이 필요하다. 절대로 2배, 3배의 학습량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준비하는 방식에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통합의 가장 큰 특성은 교육 내용 영역의 전이와 융합이다. 즉 국어와 역사와 과학이 결합하여 하나의 주제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어느 한 영역만 잘 한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학생들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창의적인 발상, 복합적인 사고, 풍성한 배경지식, 안정적이고 세련된 표현 등을 선보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종합적인 능력을 대학은 선호한다. 왜냐하면 이런 능력을 미래 세대의 우수한 인재의 덕목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지식과 정보는 컴퓨터가 담당하고 있으므로 미래의 인재들은 르네상스적 지식인이 되거나 기계가 도저히 할 수 없는 창의적인 이야기의 생산이나 감성의 전파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인력들은 대학을 졸업한다 해도 제3세계의 값싼 노동력에 비해 하등 새로울 것도 없는 능력으로 자본 시장의 외곽에서 떠돌게 된다.
산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를 거치면서 요청되어졌던 지식과 정보의 습득 능력은 이제 지식과 정보의 활용 능력으로 바뀌고, 기업들은 상상적 창의와 감성으로 자신과 조직을 마케팅 하는 소프트 파워형 인재를 요구한다. 대학의 입장에서 보자면, 현 교육 체제 하에서 수능과 내신만으로는 이런 역량의 씨앗을 검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야 더 우수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고 대학은 목소리를 높인다. 학생과 교사들은 혼란스럽지만, 오늘날 대학들이 시행하는 통합 논술은 그래서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다.
대학은 미래를 내다보고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통합 논술을 도입한다. 그러나 공교육에서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교사의 지도 역량 부재를 탓하기에 앞서 시스템의 미비를 비판해야 한다. 지도할 수 있는 교사들이 턱없이 부족하니 메뚜기 풀 찾아 이동하듯 학생들은 떼를 지어 사교육 시장으로 날아간다. 그 벌판에 해마다 1조원 이상이 뿌려지고 앞으로는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런데 통합 논술은 본질적으로 사교육 시장에서 단기간에 익힐 수 없다. 초등교육과정에서부터 독서와 토론 그리고 사색과 창의를 요구하는 글쓰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능시험 보고 나서 한두 달의 집중훈련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 요령을 익힐 수 있을지언정 콘텐츠 자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학이 추구하는 통합 논술은 범교과적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공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 여러 과목의 선생님들이 뜻을 모으면 아주 흥미 있게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통합 논술 지도가 잘 되는 학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교사들이 얼마나 헌신적인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글쓰기는 원래 범교과적 특성이 있다. 사회과목이든 과학과목이든 교육 내용 영역에서 보면 모두 글을 쓰게 되어 있다. 즉 모든 과목들에서의 글쓰기-토론을 포함한 심층적인 글쓰기가 수업 시간에 충실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 교육이 기본으로 돌아가는 길이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 바탕 위에서 필요에 따라 과목별 융합 수업을 하면 된다. 그러니 조건으로만 보아도 학원보다 학교가 월등하다.
동국대학교 통합 논술의 기본 방향은 이런 틀 위에서 준비된다. 지나치게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좋다, 학교교육에 충실하면 된다는 점을 먼저 알려드리며 기존에 비해 달라지는 점을 중심으로 요점을 정리한다.
우선 지문이 많아진다. 고사 시간도 150분으로 늘어나며, 답안 글자 수도 2000자 내외로 증가된다. 정보 이해능력, 문제의 발견과 해결 능력이 그만큼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지문의 성격은 통합교과 자료 제시형이다. 자료는 교과서, 고전 및 현대의 주목받는 저서들, 신문 칼럼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선별하지만 그 내용이 고교 수준을 크게 능가하지 않는다. 제시되는 자료들 중에는 도표, 그래프, 공식, 그림, 사진 자료 등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3~4개이며, 인문계와 자연계 논술이 분리 출제된다. 그러나 분리 출제의 원칙이 항구적으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영역 전이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예컨대 인문계 문제의 경우 수리나 과학적 지식을 검증하는 문제가 일부 나올 수도 있다.
평가의 주요 항목은 정보 이해 능력, 논리적 분석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언어적 표현 능력 등이다. 항목마다 7개의 등급이 있으며, 등급에 따라 점수가 차등화 된다. 각 문제마다 배점이 정해져 있으므로 모든 문제를 풀 자신이 없거나 시간이 부족한 경우는 이를 참고할 만하다. 채점 방식은 문항별 전담 채점으로 할 예정이며 2~3배수의 평가위원이 참여하게 된다.
우리학교 논술 길라잡이
2. 인문계 모의 논술고사 해설 및 답안 분석
통합교과형 논술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지문이 제시되었다. 교과서 내용, 신문기사, 백과사전, 그림, 고전 등에서 총 9개의 제시문을 뽑고 5개의 문항을 만들었다. 우선 예년에 비해 제시문과 문항이 많아진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리고 개별 문항들이 인문학의 주요 영역 및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인문학 내부의 영역을 확장한 것도 특색이다. 예컨대 이번 인문계 모의 논술고사에는 경제, 환경, 민속, 스포츠, 문학 영역 등에서 골고루 지문이 나왔다. 한편, 전체 5문항 중 자연계열 내용을 다루는 문항이 포함된 것도 이채롭다.
1,2번 문항의 지문은 사회교과서의 경제 관련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기본급과 성과급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최근 신문기사의 내용을 추가하여 경제 현안에 대한 교과서적 지식과 실물경제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연관시킬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고자 했다. ‘임금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고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리카르도의 견해와 ‘노동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밀의 견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실제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응용능력을 평가해보자는 게 출제의 의도이다. 특정한 실제 상황에 맞는 경제이론의 적용 능력을 평가하는 2번 문항의 경우, 오답자가 의외로 많았으며 따라서 문항별 취득 점수도 가장 낮았다. 모의고사 응시자들이 시장경제원리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번 문항은 환경학의 고전으로 알려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현대경제학의 실용 지침서로 평가받고 있는 피터 드러커의 ‘단절의 시대’에서 제시문을 발췌해서 두 인용문 사이의 차이점 분석을 요구하는 경우이다. 1960년대의 개발국가적 배경 하에서 ‘현재의 편익을 위해 장래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환경에 인위적 조작을 가하는 경우’와 2000년대의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지속가능한 안전성의 확보를 위해 현재의 편익을 자제하는 경우’를 비교하는 것이다. 환경문제의 시대적 변화 양상에 주목하고 그 변화의 의의를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문제이다. 응시자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경우이다. 지문의 요지와 논점에 대한 이해도가 주요 평가요소인데, 이런 부분은 대체로 준비가 잘 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4번은 서로 영역이 다른 3개의 제시문 사이의 공통된 이야기 구조를 찾는 문항이다. 윷놀이와 야구와 서양의 고전문학인 호머의 ‘오디세이’ 사이의 구조적 연관성을 찾는 게 관건이다. 다양한 이야기 양상들로부터 통합적인 주제를 찾는, ‘숨은 그림 찾기’와 같은 문제이다. 여러 영역이 융합해 있지만 단일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찾고, 그 구조의 성격과 특성을 규명해야 한다. 결국 문제 발견능력과 문제 해결능력을 평가하려는 문항이다. 난이도도 있고 배점도 높아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수험생들이 가장 점수를 얻지 못한 문제 영역으로 분석되었다. 주요 평가기준은 1. 이야기의 순환구조 인지, 2. 이 구조적 특성이 모든 제시문의 공통특성임을 강조, 3. 한 제시문을 중심 이야기로 삼되 다른 제시문들은 중심 이야기를 보강하는 사례로 활용하는 전개방식 등이다.
5번은 영역 전이를 확실하게 하여 통합교과형 논술의 특성을 잘 살린 경우이다. 로얼드 호프만의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에서 뽑은 지문은 화학물질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을 바로잡고 화학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문항은, 제시문의 내용을 파악하여 편견과 이해 사이의 차이를 기술하는 것이다. 취득 점수가 중간 정도의 수준이었다. 인문계 응시자들로서는 낯선 지문일 수 있으나 난이도를 조정함으로써 응시자들의 부담감을 줄여주었다.
이상, 이번 모의논술의 특성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다양한 지문, 영역의 전이와 융합, 교과서 내용 이해와 그것의 실제 응용 등이 두드러졌다. 이는 다양한 사고능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출제 의도가 잘 드러난 것으로 보면 된다. 난이도는 중간 정도의 수준이었으며 문제 해결에 필요한 사고 능력은 평상시의 학교공부로도 가능한 수준에 머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모의고사 문제 설계에서 보완할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항 수가 늘어나고 다양한 지문이 소개되기는 했지만, 제시문간 혹은 문항들간 상호 연관성과 조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자체 평가인 만큼 실제 논술에서 보완될 것이다. 다양성 가운데의 일관성과 조직성을 세밀하게 갖추어 나가는 데 비중을 둔다는 뜻이다. 또한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 개발이 더욱 적극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 설문조사 및 응시자들의 답안을 채점한 결과 흥미로운 점들이 발견되었다. 사설 논술학원 수강경험이 본교 논술 모의고사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보다 4배수 많은 52.7%에 이르렀다. 그러나 실제 모의고사 논술 성적 결과에서는 사설학원의 수강경험이 모의고사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학생들(평균 63.55점)보다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점수가 더 높게 나왔다(평균 75.85). 이로 미루어보면, 이번 모의고사는 사교육의 도움 없이 학교공부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자연계 모의 논술고사 해설 및 답안 분석 - 생명과학과 성정석 교수
자연계 논술연구위원회는 지난 몇 년간 우리 대학에서 출제했던 통합형 논술의 큰 틀 내에서 자연계의 특성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의 모의논술고사 연구를 진행하였다. 최근 대학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공계 신입생들의 고교 자연계 교과과정 이수 미흡으로 인한 대학 수학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 또한 논술 연구 시 고려되었다. 대학이 논술고사를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주요 사항은 수능 및 내신 성적의 변별력을 보완하여 대학교육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수한 학생을 뽑고자 함에 있다. 특히 자연계열에서의 잠재적 수학능력은 객관적 현상에 대한 엄밀한 분석력과, 이를 토대로 도출된 주장이나 명제에 대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토대로 한다. 이는 논술의 주요 평가항목인 통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과 함께 자연계에서 요구되는 필수 사항이다. 이러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자연계 논술모형에 다음과 같은 평가사항이 고려되었다.
①자연현상의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 기초적인 수리능력, 자신의 주장에 대해 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객관적 사고력이 측정되어야 한다. ②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본적인 과학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측정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자연현상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의 전통적인 과학 중 한 분야로만 나눌 수 없으며, 각 학문 분야가 복합적으로 얽혀져 설명되어진다. 따라서 어느 한 교과목의 단편적 지식이 아닌 통합적 사고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③암기에 의존하는 특정 지식을 묻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을 이해하고 활용하여 답할 수 있는 독해력이 측정되어야 한다. ④자신의 주장을 제시문에서 찾아내고 이를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분석력과 논리적 표현력이 평가되어야 한다. ⑤자연과학에서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인 수식, 도표, 그래프 등에 대한 이해력을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상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바는 수험생들이 모든 교과목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학습하였는지, 그리고 다양한 형식의 풍부한 글 읽기를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함양하여 왔는지,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충분한 표현능력을 갖추었는지, 자연계열 지원자답게 자연과학적 현상에 관심을 가져왔는지 등에 대한 평가이다.
이번 자연계 모의논술에는 인문계적인 소양의 검증에 관련된 한 문제를 포함하여 총 4문제를 출제하였다. 각 문항에 해당하는 제시문의 양이 늘어났고, 시험시간도 기존의 120분에서 150분으로, 답안 글자 수 제한도 500자 늘어난 총 2,000자로 정하여, 논술의 형식은 완화하고 답안 내용은 보다 심층적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하였다. 문제의 주요 주제로는 지구환경, 인간 유전, 컴퓨터 성능 등, 고교 교과과정에 포함되며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많이 접할 수 있는 시사적인 주제로 선정함으로써, 수험생들의 통합적인 사고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문항이 구성되었다. 특히 제시문의 형식과 그 내용의 난이도를 다양하게 구성하여 특정한 논술 형식에 단기간 훈련된 수험생보다는 꾸준한 독서와 학교 교육과정 이수에 충실했던 학생을 선별하고자 하였다.
첫 번째 문항에서는 고교 과학교과목에서 다루어지는 시사적인 문제인 지구온난화에 관한 다양한 제시문들을 소개하고, 주어진 문제의 해결에 이들 제시문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우선 제시문(가)에서 최근 발표된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 보고서에 대한 신문기사 형식의 제시문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임을 설명한다. 다음 (나)에서는 지구온난화 대처방안의 하나인 이미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산업적 기술을 설명하고, 이어지는 (다)에서는 이산화탄소 방출 자체를 억제하는 재생에너지원 사용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전처리와 후처리에 대한 대조적인 방안이 있음을 암시하는 제시문의 구성이 이루어졌다. 이어서 (라)의 생물학적인 이산화탄소 후처리 기술과, (마) 우리 정부가 발표한 바 있는 지구온난화 대처 방안의 주요 방향을 제시하였다.
문제 1에서는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제시문의 분석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찾고 그 대처방안들을 설명하도록 요구하였다. 이 문제는 제시문을 올바로 독해하고 체계적으로 논술하는 비교적 평이한 문제로, 기존에 흔히 시행되었던 논술 유형으로 볼 수 있다. 고등학생과 우리대학 일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모의논술고사 시행 결과에서 평균점수가 가장 높았던 문항인 반면, 기초적인 독해능력과 표현력이 부족한 논술 하위권 수험생을 변별할 수 있는 문제 유형이다.
문제 2는 지구온난화라는 과학적 내용을 바탕으로 미래 환경정책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술을 요구함으로써, 자연계열 수험생의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이산화탄소의 전처리와 후처리에 대한 내용으로부터 지구온난화의 사전예방과 사후예방을 구분하고, 미래 환경정책으로 중요시되는 사전예방 방식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면 된다. 제시문에 미래 환경정책 기조인 사전예방 방식을 명시하였으므로, 이를 근거로 답안을 작성하여야 한다. 제시문 전체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두 가지의 대비되는 환경정책을 분석하지 못한 경우에는 모범답안을 크게 벗어날 수 있다.
문제 3에서는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대사회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인 질병, 지능, 유전의 상관관계를 다루었다. 총 6개의 제시문은 각각 다양한 형식의 과학적 글로 구성되었다. 제시문 (가)는 건강지침서 등에서 볼 수 있는 암 예방법에 관한 안내서 형식으로 발암의 환경적 요소를 제시였고,(나)에선 자연과학 기초교재의 설명문 형식의 글을 통해 질병과 유전의 관계에 있어 환경적 요소의 작용이 중요함을 제시한다. 반면 (다)는 과학사에 대한 고전 형식의 글로서, 지능 같은 인간형질이 전적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인종간의 우열을 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던 우생학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는 다른 제시문들의 주요 논점과 상반되는 입장을 취하는 제시문이다. (라)는 대중매체 기사문 형식을 취하며, 최근 대두되는 유전자 검사의 문제점으로 지능과 같은 복잡한 형질을 유전적 요인만으로 판정할 수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 (마)는 자연과학의 표현수단 중 하나인 실험결과 표를 제시하여 유전적 요인보다 양육환경이 아이들의 지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수험생들이 분석하도록 하는 제시문이다. (바)는 수험생 수준에 맞추어 쉽게 풀이한 자연과학 연구논문 형식의 글로, 실험에 대한 설명과 연구결과를 수치로 제시하여 그 주요 논점인 지능에 미치는 환경요인의 중요성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지 측정하고자 하였다. 이상의 제시문들은 그 서술방식이 다양하여 획일화된 독해방식으로는 분석이 어려울 수 있다. 지문의 분량도 기존의 일반적인 논술문제에 비해 많다고 할 수 있다. 문제에서는 다른 제시문들과는 달리 인간 표현형에 있어 환경적 요인의 작용을 배제한 제시문(다)를 찾아 논지를 분석하고, 다른 제시문들의 내용을 토대로 이를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지 평가하였다. 단순한 제시문을 요약하는 기존의 일반적인 논술형식과 차별성이 있으며, 각 제시문의 충분한 분석과 이해가 부족할 경우 모범답안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엉뚱한 논리를 펴게 된다. 모의시험 결과 상당수 답안에서 비논리적인 전개 또는 단순한 제시문 내용의 나열로 인해 감점을 받는 사례가 나타났다.
문제 4에서는 컴퓨터의 성능평가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과 전문적인 컴퓨터 관련 지식을 제시하고, 이를 이해하여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의 성능향상과 전체 컴퓨터 성능향상간의 관계를 도출하여 논술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컴퓨터 성능에 대한 수식도 제시되었으나 제시문에서 수식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주어졌으므로 기초적인 독해능력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답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모의시험 참여자의 15%가 본 문제에 대해 전혀 답안 작성을 하지 못하였다. 이는 전문적인 과학적 글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음을 나타낸다. 자연계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전문적인 과학관련 기사문 또는 과학서적 등을 읽고 분석하는 훈련을 통해 이러한 유형의 문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
이상의 모의논술을 통해 시험된 자연계 논술에 대한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적절성, 또한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문제 난이도 등에 대한 연구 분석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논술고사의 목적은 대학에 들어와 성공적으로 학습을 마칠 수 있는 수험생의 잠재적 능력을 평가하는데 있다. 이러한 능력이 한 두달 간의 집중적인 논술 사교육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교과목 하나하나에 대한 충실한 학습, 일상에서의 꾸준한 독서와 같은 가장 원칙적인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논술 준비법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나는 논술고사 이렇게 준비했다.[인문계] -
법학과 07학번 김선배
대학 입시에서 갈수록 논술의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능과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각 대학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시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곳 동국대학교 역시 학생들의 능력을 보다 정확히 알기 위해 다양한 입시 전형들을 마련하였습니다. 그 전형들 가운데 논술 시험을 봐야하는 정시 나군 전형을 선택한 저는 상당한 난이도-당시 논술 시험을 치르고 생각한 바로-의 문제를 풀어야 했습니다. 수능 점수도 그리 높지 못하고, 내신도 썩 좋지 못했던 저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준 논술, 그 학습 과정을 이야기 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논술 학습을 시작한 것은 고2 때였습니다. 학교에서 지원자를 받아 유명학원 강사들의 수업을 2주에 한 번씩 들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당시 논술 학원들이 홍보를 위해 보낸 인기 강사들의 달변에 저와 제 친구들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강사까지 오니 일석이조라며 논술 학습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수업은 인기 강사가 아닌, 토요일 오후의 수업마다 우리를 잠으로 인도하는 강사분이 지도하는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수업 내용도 ‘정보화 사회의 폐해’, ‘개발론과 환경보전론’과 같은 유형의 주제들 뿐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보편적인 주제들이 항시 출제가능성이 높은 것이어서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고, 이 수업을 통해서 제가 이 주제들에 대해 실력을 쌓을 수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한 주제와 시사 문제를 경험하고 싶었던 전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면접 연습도 단 1번 뿐이어서 실전 감각을 제대로 익히기 힘들었고, 논술 양식도 1가지로 거의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약 1,800자 정도의 긴 분량에 문제를 2~3개 주어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는 양식으로만 연습했습니다. 서론은 고사성어나 예시를 들고, 본론은 현재 상황의 서술과 대안 제시, 결론은 의미 부여나 미래 상황 예측으로 마무리를 짓는 연습을 주로 했습니다. 이 연습을 통해 기본기를 충실히 연마할 수 있었지만, 제가 수시나 정시를 지원했던 대학들은 400자 이내, 길면 600~700자 이내 분량의 문제를 여러 개 내는 형식이어서 실제로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추어 쓸 기회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이렇게 무언가 아쉬운 점을 남기고 고3이 되었습니다. 3학년이 되어 잠시 논술은 잊고 한창 수능 공부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때는 3월, 각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 분들이 우리 학교를 방문하여 입시설명회를 열곤 하였습니다. 이 때, 한 입시설명회에서 모 대학의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논술 학습 방법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방법을 참고하여 다른 여러 가지 방법들을 조합하여 저에게 맞는 학습 방법을 고안해내었습니다.
우선 친구들을 모아 4명의 소그룹을 만들었습니다. 혼자서 공부한다면 자신의 단점을 알기 어렵고, 온라인으로 학원 등에 보내 첨삭을 받으려면 기다리는 동안 자신의 글에 대한 생각이 희미해집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니 서로의 글에 곧바로 첨삭을 해주거나 단점을 지적하고, 서로 비판하여 활발히 토론까지 할 수 있어 재미도 있고-물론 토론하다가 거의 싸움날 뻔한 적도 하지만- 생동감이 넘치는 학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들을 듣고 다양한 관점으로 문제를 보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 일석이조의 방법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시사 문제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였습니다. 요즘 대학들은 이슈로 떠오르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 학생들이 알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지 물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한 포털싸이트의 ‘사설 대 사설’이라는 코너입니다. 이 코너는 최근 떠오르는 쟁점에 대해 상반된 입장의 유명 신문 등의 사설 2개를 나란히 실어놓고 끝에 누리꾼들이 글을 쓸 수 있도록 해놓은 곳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사설 2개를 인쇄하여 제시문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입장에서 글을 써서 상반된 관점도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논술에서 자신의 주장이 극단적이지 않고 다른 의견에 대해 어느 정도 포용해야 하며, 글은 항상 보편성에 기초하여 독창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셋째, 약 400자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앞에서 서술한 것처럼, 친구들과 ‘사설 대 사설’코너에서 따온 사설을 제시문 삼아 논술을 할 때, 400자 원고지를 구입하여 한 장에 5자 이상 모자라지 않게 채워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 연습의 장점은 3가지입니다. 하나는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고, 또 하나는 짧은 내용안에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간단명료하게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글의 내실을 기할 수 있으며,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면서 초과를 막는 연습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짧은 분량의 문제를 여러 개 출제하는 추세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고안한 이 방법으로 고3 중반까지 공부하다가 수시기간이 다가오자 각 대학의 기출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풀어보며, 서로 역할을 맡아 면접 연습도 해보곤 하였습니다. 논술이 따로 시간을 내야하는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공부하다가 잠시 쉬면서 다른 방향으로 머리를 쓰는 것이 될 수 있도록 야간자율 학습시간에 틈나는대로 자유롭게 하였습니다. 물론 이는 선생님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실한 감독, 그리고 우리 학생들 스스로의 열의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논술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형식 갖추기에 중점을 두고 답안을 공식화 하는 것 같아 애석한 생각이 듭니다.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논술을 준비하시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 나는 논술고사 이렇게 준비했다.[자연계] -
수학과 07학번 이소영
예비 동국인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금년 2월 경기도 부천 소재 중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7학년도 수시2 전형으로 동국대학교 이과대학 수학과에 입학한 07학번 이소영입니다.
이제 대학생이 되었다는 설렘과 함께 정말 좋은 선배님들을 뵙고 마음이 잘 맞는 동기들을 만나게 되서 즐겁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활을 마음껏 만끽함과 동시에 대학생활을 보내기 위해서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다가올 하루가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제가 동국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치른 시험은 수시 2학기 논술고사입니다. 저는 자연계열이기 때문에 글을 접해보기 위한 노력이 인문계열 학생보다 적었고, ‘글쓰기’ 하면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자연계열 학생들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예비 동국인을 꿈꾸고 있는 수험생들을 위해 제가 논술을 준비했던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할까 합니다. 참고로 저만의 논술고사 준비방법을 소개하기에 앞서 저는 대입 논술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논술학원을 다니지 않았다는 것을 미리 밝혀두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창의적인 사고와, 문장력을 구사하기 위한 교양인의 필수적인 조건은 책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넓은 사고와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장기간을 두고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지만, 입시준비로 바쁜 수험생에게 독서를 권장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고 싶은 방법은 신문읽기입니다. 책과 신문 모두 인쇄매체의 한 종류이고, 지식을 전달해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은 출판이 되고 나서부터는 그 시대를 반영한 정지된 글이 됩니다. 이에 반해 신문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발 빠른 소식을 전하고 하루 전에 있었던 사건, 심지어 1분전에 일어난 사건, 사고들도 접할 수 있는 운동성이 있는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문의 장점 때문에 신문을 읽게 되면 자연스레 사회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될뿐더러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게 됩니다.
논술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은 ‘신문의 사설을 주의 깊게 읽어라’ 라고 말하시기도 합니다. 물론 사설도 중요하지만 그 사설의 바탕이 되는 사건은 지금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또, 사설뿐만이 아니라 신문에 실린 기사 또한 객관적임과 동시에 기자의 주관이 담긴 글이기도 합니다. 기사 하나도 일종의 사설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계열별로 필요한 주제면을 찾아 발췌해서 읽으면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하루에 10분정도 투자를 하여 그 시간들이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어 쌓이게 되면 그 정보의 양은 정말 방대해집니다.
또 신문을 읽으면 어휘력이 늘게 됩니다. 같은 의미이지만 글의 성격에 따라 가려 써야 할 단어의 사용법도 알 수 있고, 한자에 친근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한자에 익숙해 지도록 만들어 줍니다. 자신은 신문을 읽으면서 의식하지 못하지만, 신문기사 내에서도 자주 쓰이는 단어 같은 것이 기억되어 나중에 글을 쓸 때 그 단어를 쓰게 됩니다. 저는 신문을 읽으면서 어휘력 부분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제가 논술 준비를 하면서 신문에서만 도움을 얻은 건 아닙니다. 눈으로 읽는다고 해서 절대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기울인 노력은, 직접 주제에 맞추어 글을 써본 것입니다. 저는 다른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글쓰기 방법을 택하였습니다. 제가 사용한 방법은 시간에 쫓기는 고3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최대한 적게 들이고서 큰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어떤 주제를 정하여 그 주제에 관하여 나의 생각과 제시문의 생각들을 비판하기도 하고 옹호하기도 하면서 글을 한편 쓰고 여러 사람에게 제 글을 평가 받았습니다. 보통 논술문을 쓸 때 논술문 하나에 첨삭을 한번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글을 한번 쓰고 첨삭은 적어도 6번을 받았습니다. 사람 개개인마다 생각하는 것과 관심 있는 분야와 성격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신기하게도 6번의 첨삭에서 제 글을 평가하는 관점은 모두 달랐습니다. 내용면을 지적해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띄어쓰기와 맞춤법, 어휘면을 지적해 주는 사람도 있고, 내가 생각했던 대안과 정반대의 대안에 관한 의견,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안을 내놓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글은 한번 썼지만, 여러번의 첨삭으로 인해 그 첨삭의 수만큼 글을 쓴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과나무에 맛있는 사과가 열리기 위해서는 사과나무를 키우고 있는 농부의 노력과 땀이 필요합니다. 과정은 힘들지만 사과가 열리고 그것을 수확했을 때의 농부의 마음처럼 1년 후에 대학교정을 거닐며 친구들과 웃고 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끝까지 노력하는 학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학년도 동국대학교 통합교과형 논술 시험 대비 방법
인천대건고등학교 철학교사 주영기
1. 출제 특징
2008학년도 동국대 통합교과형 예시문항은 먼저 제시문 구성에 있어 통합적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출제되었다. 교과서 내용, 신문 기사, 교양 학술서, 대백과사전, 그림, 문학 등 다양한 종류의 제시문으로 문제를 구성하여 통합교과형 논술 취지를 살리고 있다. 또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타계열의 문항을 일부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출제 주제에 있어서도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접근 가능한 주제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수험생이 현실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현실 문제도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제시문의 난이도는 어렵지 않은 수준이라 수험생 부담은 크지 않다. 답안 작성 분량은 200~300자 사이의 짧은 글쓰기, 500자 내외 글쓰기, 800자 내외 글쓰기로 다양해졌다.
논제 요구사항도 기본적인 요약 및 제시문 이해 능력, 문제 제기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논리적 정당성 검토, 차이점 파악 능력, 조건적 논지 전개 및 논지 보강, 제시문 이해 능력 등으로 다양하다. 단순한 지식을 요구하기보다는 사고의 과정이나 사고 자체의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 면을 측정의 중요 항목으로 설정하고 있다.
2. 중요 측정 능력
동국대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측정 능력은 단순 암기 지식이 아닌 사고 능력에 있어서의 통합적 사고 능력과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 능력이다. 그리고 대학이라는 고등교육기관에서 학문 연구 활동을 하는데 필수적인 텍스트 요약 능력과 이해 능력을 기본으로 요구하고 있다.
각 계열에 속하는 기본 교양적 내용을 알고 있는지도 측정 요소 중 하나이다. 인문 계열 학생이라 할지라도 자연 계열 관련 텍스트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다른 계열 관련 내용을 자기 계열 문제에 접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한다. 기존 스타일과는 다르게 통합적 성격을 강화시킨 것이다.
서로 다른 계열에 관련된 텍스트 내용을 이해하고 타 계열에 적용·응용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고 그 구체적인 논제 발문에서는 다양한 사고 능력과 사고 과정의 논리적 전개를 핵심적인 측정 능력으로 삼고 있다. 다시 말해 제시문 내용의 통합과 사고의 통합 및 사고 과정의 논리성 여부가 2008학년도 예시 문항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동국대의 핵심 측정 능력이다.
3. 우수 답안을 위한 준비 방법
동국대에서 2008학년도 대학별 고사를 새롭게 준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고득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 <1. 출제 특징>, <2. 중요 측정 능력>에서 밝힌 내용들에 주목해 평소에 하나씩 준비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제시문과 관련해서는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각 교과서의 내용을 소홀히 다루지 말고 정규 수업 시간에 잘 듣고 정리를 해 두어야 한다. 특히 각 교과 내용 중 출제 가능한 주제인지를 생각해 보고 예상 주제를 정하여 예시 문항의 논제에 맞춰 자신의 답안을 작성한 뒤 주위 친구들과 서로 첨삭하듯이 의견을 교환하고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상호 검토해 주는 방식을 취한다면 별도의 준비 없이도 충분히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예상 주제를 정리한 다음 타 교과 내용과 연관성 여부를 검토하여 교과 내용 간 연결하기를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교과 내용에서 추출한 예상 주제와 관련이 깊은 현실 문제를 조사해 함께 생각을 전개해 보는 것이다.
논제에 맞는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논술 고사의 출발점이다. 논제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요구사항과 무관한 내용을 답안으로 작성하는 것은 수험생들이 자주 범하는 치명적 실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동안 출제된 동국대 문제에서 논제들만을 따로 모아 각 논제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검토하면서 논제 분석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제시문 분석과 마찬가지로 자기가 파악해 낸 것이 맞는지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이 발표한 출제의도와 해설을 통해 자신이 분석한 내용을 평가해 보거나 학교 선생님 또는 친구들과 함께 공동 스터디 형태로 반복적으로 분석하고 분석 결과가 맞는지 여부를 서로 확인해 봐야 한다.
답안 작성에서는 다양한 분량의 글쓰기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짧은 분량일수록 핵심적 내용을 간결하게 담아낼 수 있도록 핵심어나 주제어 등을 정확히 사용하여 문장을 작성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최대한 짧은 분량 속에서 출제자가 요구하는 내용을 마치 심장을 찔러 들어가듯이 기술해야 한다. 답안 길이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내용 구성 방법도 익혀 두어야 한다.
4. 논술 능력 향상을 위한 올바른 방법
정규 수업 시간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통합교과형 논술의 기본 취지 중 하나가 바로 사교육에 내몰린 논술 교육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접했던 내용들을 논술 출제 주제로 활용하려고 한다. 지나치게 어려운 지식적 내용을 위해 학원을 찾는다면 잘못된 논술 준비가 된다. 정규 수업 시간에 열심히 공부하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출제 가능한 주제를 예측해 보고 예상 논제를 만들어 자신의 생각을 자주 써 보는 것이 가장 훌륭한 준비 방법이다.
1447호
우리학교논술길라잡이
1. 논술 준비 이렇게 한다 -- 독서
입시 논술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신문사에서는 입학처와 공동으로 본교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논술 준비 연중기획을 마련하고 있는 바, 이번 2학기에는 논술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기로 한다.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독서 ●토론 ●NIE ●연습 ●평가 ●나만의 생각 ●유의사항 편집자
독서 통한 배경지식 배양과 요약 훈련
글 싣는 순서
1. 독서
2. 토론
3. NIE
4. 연습
5. 평가
6. 나만의 생각
7. 유의사항
1. 독서가 가장 중요
사람의 쓰기능력은 인지 영역의 독립적 분야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통합적 영역에 속한다. 논술은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의 최종 결합 형태를 지향한다. 오랜 전통을 가진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미국대학 입시의 에세이 등은 학생의 학업이수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 매우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판단에 힘입고 있다. 이들 글쓰기의 특징은 한 사람의 인격과 교양을 구축하고 있는 통합적 언어 능력의 검증이다.
이런 통합적 언어 능력을 구축하는 근간 요소는 읽기, 즉 독서능력이다. 읽기는 모든 종류의 쓰기의 전제조건이다. 좋은 글은 반드시 질 높고 풍성한 배경지식을 가진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쌀독에 품질 좋은 쌀이 가득 있어야 걱정 없이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바가지로 항아리 바닥을 긁어야 할 정도로 쌀이 부족하면 궁핍을 면하기 어렵다. 빈약한 어휘들로는 몇 문장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거나 갈팡질팡 헤매게 된다. 오합지졸보다 훈련된 정예군이 전장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요컨대 좋은 글은 수많은 어휘들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그것들이 결합하는 효율적인 방식과 효과를 잘 아는 데에서 시작한다.
2. 좋은 문장 꾸준히 읽어야
책이나 문장은 꾸준히 읽어야 한다. 하지만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두터운 서적은 이제 피하는 게 좋다. 시간도 많지 않을뿐더러 비효율적이다. 매일같이 무언가를 꾸준히 읽는 것이 좋은 전법이다. 자기 수준에 맞게 30분 혹은 1시간 정도씩 읽기에 투자할 수 있는 습관은 권유할 만하다. 수능 끝내고 내신 성적 다 정리되고 나면, 그때부터 몰아쳐서 해야지 하는 생각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30분의 시간도 부담이 되는 학생은 10분이라도 좋다. 신문 칼럼을 읽는 것도 방법이다. 적어도 논술 준비에 있어서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은 번갯불에 콩 튀겨 먹는다는 말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
읽을 때는 좋은 문장을 골라서 읽어야 한다. 능숙한 독자는 문장의 좋고 나쁨을 금세 판단한다. 자기가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명문장 모음집 등을 추천받아 읽으면 된다. 고전이나 명저 혹은 필독서라고 해서 책 전권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 전체 내용에 대한 정리 자료는 인터넷 등 도처에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고, 중요한 부분들을 골라서 읽고 확실하게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책 한 권 전체를 통독하고도 무슨 내용인지 잘 파악하지 못하면, 이런 학생은 앞의 경우보다 효율성이 많이 뒤쳐진다고 보면 된다. 어차피 논술준비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가가 관건이다. 1시간을 읽어도 집중해서 읽고 요점을 빨리 파악하는 능력-이해력을 기르는 훈련이 중요하다.
3. 요약정리의 습관화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은 검증과 평가의 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 즉 요약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기억력이 비상하게 좋은 학생이 아니라면 대부분 이 방법이 효과적이다. 요약은 자기의 글로 상대방의 생각을 옮겨오는 매력적인 의사소통과정이다. 자기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생각을 해석하는 해석 능력이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해석 능력이 많이 생기다 보면 어느 시점에 가서는 자기 생각이 나오게 된다. 이것이 일반적인 창의성의 기원이다. 즉 개개인의 창의성은 풍성한 독서와 그 해석의 누적된 결과에 의해 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요약에도 전략이 있다. 자기가 읽은 문장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훈련을 권할 만하다. 훈련은 여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문장을 문단으로 확장시키고 한 문단을 여러 문단으로 확대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물론 그 역도 가능하다. 여러 문장으로 된 요약을 몇 차례의 과정을 거쳐 한 문장으로 압축하는 과정도 재미있는 방법이다. 독서 환경에 따라서, 친구들과 모둠을 만들어 게임하듯 같이 요약해보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가령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읽고 요약하는 게임을 한다고 가정하면, A는 ‘현대인의 소외 문제를 환상적 기법으로 다룬 이야기’라고 정리하고, 친구 B는 ‘평범한 직장인인 그레고어 잠자가 어느 날 갑자기 흉측한 벌레로 변한다. 그는 가족들로부터도 버림받는 경멸의 대상이 된다. 그 누구의 관심과 사랑도 받지 못한 채 그는 마침내 서서히 죽어간다. 그의 몸은 비록 갑충이었지만 사람의 의식이 살아 있다는 게 문제적이다. 이는 곧 우리 사회에서 버림받는 모든 개개인의 소중한 인간정신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고 정리하는 식이다. C가 있다면 그 뒤를 이어나가면 된다.
이렇게 자기 손으로 정리를 해야 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보다 선명해진다. 텍스트 이해야 말로 논술의 기본이라는 점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윤재웅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
2008년 논술연구위원
1448호
우리학교 논술 길라잡이
2. 논술 준비 이렇게 한다 - 토론
글 싣는 순서
1. 독서
2. 토론
3. NIE
4. 연습
5. 평가
6. 나만의 생각
7. 유의사항
입시 논술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신문사에서는 입학처와 공동으로 본교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논술 준비 연중기획을 마련하고 있는 바, 이번 2학기에는 논술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기로 한다.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독서 ●토론 ●NIE ●연습 ●평가 ●나만의 생각 ●유의사항 편집자
토론, 논리력의 원천
토론 - 역동적 의사소통 양식
논술은 자기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글이다. ‘우리’보다는 ‘나’, ‘전체’보다는 ‘개인’의 비중이 많이 드러나는 글쓰기다. ‘개인’이나 ‘자기’라는 말은 언어 본질의 한 측면을 가리킨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의사소통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자기’와 함께 ‘대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엄밀하게 말해 ‘자기의 생각’은 ‘수많은 다른 생각’들의 도움의 산물이다.
토론은 도움의 산물들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형식이다. 독서와 논술이 읽고 쓰는 능력에 해당한다면 토론과 논술은 말하고 듣고 쓰는 능력에 속한다. 즉 의사소통의 현장성과 실시간적 특성이 두드러져서 독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동적이다. 토론은 상대방과 나의 생각을 교류함으로써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 행위이다. 토론문화에 익숙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논리가 강화된다. ‘혼자 수천 권의 책을 읽고 잘 난 지식인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여러 사람과 토론한 지식인이 더 낫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시사적이다.
토론의 생활화 - 고급한 수다라면 자주 하는 게 도움 돼
그러나 우리의 학교 환경이 아직 토론학습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교과 과정에서 토론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경험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 토론의 생활화를 권유한다. 가족들과 식탁에서 ‘이런 문제는 어떻게 생각해?’ 하면서 대화하는 것, 쟁점이 될 만한 어떤 특정 주제에 대해서 친구들과 부담 없이 수다를 떠는 것 등이 평소에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활동이다.
이런 사적 영역의 대화활동은 ‘근접발달영역’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근접발달영역은 학습자의 학습 영역에 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지닌 사람이 도와줄 경우, 학습자 개인이 도달할 수 있는 인지적 발달 수준보다 더 나은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교육학이론이다. 그러므로 토론의 대상은 적어도 자기의 지적 수준과 비슷하거나 나은 사람이 좋다.
이 권유는 논술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는 고3 수험생들에게도 유효하다. 쓰기 연습만이 능사가 아니라 말하고 듣는 연습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감정은 죽이고 논리는 살려야
토론은 다양한 형식이 있다. 책을 읽고 나서 하는 독서토론, 시사 쟁점을 다루는 쟁점토론, 찬반 견해를 겨루는 찬반토론 등 대부분이 논리적 사고 훈련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학생들은 자기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골라서 연습할 수 있다. 직접 하기 어려우면 다양한 토론 프로그램의 청취자로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전 토론에 필요한 몇 가지 규칙을 소개한다. △한 번에 한 가지씩 이야기하기 △‘예 / 아니오’에 대한 이유 말하기 △쟁점이나 주제 벗어나지 않기 △발언권 독점하지 않기 △말하지 않는 사람에게 질문하기 △다른 사람의 말을 자르지 않기 △비판과 비난 구분하기 △감정을 앞세우지 않기 △철저히 논리에 따라 말하기 △토론이 끝난 후 반드시 결론 도출하기 등, 이런 요건들만 잘 지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입장 바꿔 토론해보기
쟁점토론이나 찬반토론 훈련은 통상적으로 1. 논리를 세우고(입론), 2. 상대방의 논리에 반박하고(반대심문), 3. 자신의 논리를 다시 강조하는(최종변론) 모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논리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준다. 찬반 역할을 상대방과 교대로 해보면 더욱 효과가 있다. 상대방의 논리를 반박했던 자기 논리를 이제 다시 방어해야 하는 논리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체조’가 쉽지는 않다. 이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 바로 논술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윤재웅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
2008년 논술연구위원
NIE를 활용한 논술 시험 대비 방법
혜원여자고등학교 논술담당 교사 김명엽
1. 논술 시험 대비 방법으로써의 ‘NIE’의 가치
우리말로 ‘신문 활용 교육’이라 불리는 'NIE'(Newspaper In Education)는 과연 논술 시험 대비 방법으로 어떤 가치가 있을까? 그것은 논술 시험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과 'NIE'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능력들과의 연관성을 고찰함으로써 논술 시험 대비 방법으로써의 ‘NIE’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논술 시험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을 알아보자. 각 대학별 논술 시험은 그 개별적인 특징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점은 존재하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요소를 측정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간략하게 말할 수 있다. 첫째 논술 문제와 논술에서 제시된 지문을 객관적․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 둘째 분석을 통해 발견한 내용과 문제에서 요구한 바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창의적으로 모색하는 능력, 마지막으로 이를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NIE’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인가? 활용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논술과 관련해서 습득할 수 있는 있는 능력은 독해 및 쓰기 능력, 논리적․비판적 사고 능력,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자료의 분석․종합․활용 능력 등이다. 결국 논술 시험에서 요구하는 능력과 ‘NIE’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은 부분 연관성을 지니고 있고, 바로 이점이 ‘NIE’가 논술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이다. 아울러 독서 경험의 부족, 열악한 토론 및 토의 문화, 창의성 부족, 읽기 및 쓰기 능력 저하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고등학생의 상황 또한 ‘NIE’의 가치에 주목할 만한 이유가 된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NIE’를 통해 어떻게 논술 시험을 대비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2. ‘NIE’를 통한 논술 시험 대비 방법
‘NIE’를 통한 논술 시험 대비 방법은 그 종류와 방법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교육 현장의 경험을 통해 필자가 나름대로 정립한 방법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① 어휘력 확충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라. 논술 시험은 기본적으로 사고하고, 읽고 또 쓰는 능력을 요구하는 시험이다. 그럼에도 시험을 치르기에 부족한 어휘력을 가진 학생이 많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단어를 알고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적절한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살아있는 교과서’로써 어휘력을 키우는 도구로 신문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신문의 기사 하나를 정하고, 그 신문 기사를 읽으며 본인이 모르는 단어에 밑줄을 긋는다. 단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하나의 단어가 가지는 하나의 뜻만을 모를 때만 밑줄을 긋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례로 ‘손’의 의미만도 ‘신체 기관의 일부, 노동력, 도움, 동맹’ 등 다양하다. 평소에 알고 있는 단어라도 그 문맥에서 정확하게 의미를 모른다면 밑줄을 그어야 한다. 이후 그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되 문맥의 의미에 적합한 단어의 의미를 알기 위해 한 단어의 여러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사전을 찾아도 나오지 않는 단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는 본인 스스로 여러 가지 매체를 혹은 사전을 이용하여 추측해 보도록 한다. 예를 ‘중도좌파’란 단어가 있다고 하면 사전에 찾아도 뜻풀이는 나오지 않는다. 이 경우 ‘중도’의 의미와 ‘좌파’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 그 두 가지 의미를 결합해 보면 ‘중도좌파’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중도’는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은 상태’이고, ‘좌파’는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이나 집단’이라는 뜻이다. 결국 이 두 의미를 조합해 ‘중도좌파’의 의미는 ‘과도하지 않게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이나 집단’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이런 경험은 결국 논리적으로 어떤 사실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② 요약하기의 자료로 활용하라. 앞서 밝혔듯이 논술 시험에서는 기본적으로 주어진 제시문을 객관적․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이 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요약하기’다. 요약이란 어떤 글의 핵심을 합리적으로 간추리는 일련의 과정이다. 상술하면 어떤 글의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가려내고,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고, 타당한 의견과 그렇지 않은 의견을 가려내는 등의 가치판단을 거치는 복합적 사고 과정이다. 이런 요약하기 과정은 글을 객관적․비판적으로 분석하게 하여 그 능력을 함양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된다. 구체적으로 먼저 한 편의 기사를 선정하여 그 기사를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눈다. 이때 어떤 글에서는 한 단락이 그대로 하나의 생각의 단위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두 개 혹은 세 개의 단락이 하나의 생각의 단위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나눈 각 부분별로 중심 문장을 찾아 밑줄을 긋고 단락의 끝에 10자 정도로 중심내용을 적는다. 어떤 글에서는 중심 문장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여러 중심 어휘들을 조합해서 요약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내용을 모아 200자 정도의 요약문을 적어본다. 한 편의 글을 생각의 단위로 나눈 후 중심 문장이나 단어를 찾아내는 활동만으로는 부족하다. 찾아낸 중심문장을 자신만의 가장 짧은 문장으로 요약해 본다면 한 편의 글을 이해하고,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핵심은 군더더기 말을 버리고 짧게 요약해야 한다는 점이다.
③ 주어진 문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능력을 기르는 자료로 활용하라. 특히 논제 분석은 논술의 점수를 좌우하는 관건임을 알고 준비해야 한다. 이때 칼럼이나 사설은 좋은 자료가 된다. 과연 한 편의 글에서 말하는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과정에서 논술 시험의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 어떤 사실이나 대상에 대한 여러 신문의 기사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 다양한 사람들의 해결책을 파악해 본다. 이때 뜻이 맞는 친구와 토론의 과정을 거치면 효과는 증대된다. 구체적으로 A 신문사에서는 긍정의 의견을, B 신문사에서는 부정의 의견을 제시했다면 그 의견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동료와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다. 또 신문의 각 구성 영역에 따라(교육,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의 함양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기사에 대한 반박문 쓰기, 칼럼이나 사설의 구조에 맞추어 자신의 의견 제시하기를 병행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우리학교논술길라잡이
4. 논술 준비 이렇게 한다 - 연습
입시 논술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신문사에서는 입학처와 공동으로 본교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논술 준비 연중기획을 마련하고 있는 바, 이번 2학기에는 논술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기로 한다.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독서 ●토론 ●NIE ●연습 ●평가 ●나만의 생각 ●유의사항
편집자
이제는, ‘쓰기’다
글 싣는 순서
1. 독서
2. 토론
3. NIE
4. 연습
5. 평가
6. 나만의 생각
7. 유의사항
아무리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도 또 아무리 토론을 잘한다고 해도, 실제로 써보지 않고서는 소용이 없다. 논술 준비에서 항상 기억해야 하는 것은 논술이란 결국 ‘글쓰기’라는 점이다. ‘논술 십계명’이나 ‘논술지침 20선’ 등 논술을 위한 날렵한 해법들이 학원가나 서점가에서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해도 ‘써 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논술의 첫인상, 서론은 매력적으로
논리적인 글쓰기의 기본 구조는 서론, 본론, 결론이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수험생들이 서론과 결론에 무엇을 써야할 지 몰라서 막막해한다. 서론의 중요성은 모든 글쓰기에서 강조된다.
필자의 참신한 생각이 본론에 담겨 있어도 서론에서 매력적인 인상을 주지 못하면 그런 글은 끝까지 읽히지 않는다. 논술답안을 평가자가 끝까지 읽게 하는 힘, 그것은 서론에 달려 있다.
서론은 글 전체의 내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하며 평가자의 흥미와 관심을 끌어내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문제나 쟁점을 제시해야 하고 문제에 대한 필자의 답이나 쟁점에 대한 필자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문제나 쟁점을 제시할 때는 그 문제나 쟁점이 왜 중요한지,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중요한 이유나 배경에 관한 소개가 없으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다음으로는, 문제에 대한 답이나 쟁점에 대한 입장을 어떤 방식으로 입증할 것인지를 소개해야 한다.
이 때 필자 자신의 입증 방식이 기존의 다른 방식과 비교해서 더 돋보인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서론을 작성할 때는 글의 분량이 제한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가능하면 간결하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상식적인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다든지 문제의 중요성을 필요 이상으로 과장한다든지 하는 것은 이후에 전개될 내용에 대한 기대를 접게 할 뿐이다.
논술의 힘, 본론은 탄탄하게
본론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결론에 대하여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하는 일이 이루어진다. 얼마나 논거를 잘 제시하느냐에 따라 본론이 풍요로워 보일 수도 있고 빈곤해 보일 수도 있다. 주어진 논제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밝힌 다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제시하는 것이 본론의 역할이다. 글의 힘은 본론에서 나온다.
본론에서는 한 문단에 한 가지 내용을 배치하면서 각 문단의 연결에 논리적인 비약이 없도록 전체를 짜임새 있게 구성해야 한다. 본론은 글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으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글쓴이의 주장과 근거,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 제시 등이 다루어지므로 한 편의 글에서 가장 비중이 크며 양도 가장 많다.
그러므로 서론이나 결론이 한 문단으로 처리될 수 있는 데 반해 본론은 문단이 여러 개로 나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한 문단 안에서의 체계적인 구성 그리고 문단 사이의 논리적인 정합성이 글 전체의 논리성을 확보하는 관건이 된다.
논술의 마무리, 결론은 깔끔하게
서론과 본론을 작성하면 결론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글에서 결론이 필요한지는 분명하지 않다. 결론의 내용이 본론을 단순히 요약하는 정도면 결론은 없어도 된다. 제한된 분량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요약은 불필요할 경우가 많다.
또한 결론에서 전망을 제시하는 것도 언제나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에 대해 살펴보았다’라고 하면서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단순 요약하는 내용으로 결론 단락을 메운 다음, ‘~하는 것이 인류공영을 위한 길이다’라는 식의 거창한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사족 같은 결론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러나 주장과 근거를 제시하고 그 관계를 증명하는 형식의 글이면 결론은 글을 더 돋보이게 한다. 그럴 경우 결론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는 것이 좋다. 첫째, 본론에서 주장으로부터 증명이 나오는 과정을 독자가 보다 이해하기 쉽게 다시 설명하고, 그 과정이 정당한 이유도 설명해야 한다.
둘째, 주장이나 근거 및 증명이 가진 범위나 한계를 설명해야 한다. 이 때 본론에서 다루었던 내용이나 표현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은 곤란하다. ‘지금까지 ~에 대해 살펴보았다’와 같은 상투적인 표현은 물론 ‘나쁜 점은 피하고 좋은 점은 살리도록 하겠다’와 같은 도덕적인 훈계나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식의 당위적인 주장은 진부하고 촌스러울 뿐이다. 세련된 결론은 글 전체를 상쾌하게 한다.
김혜련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강사
4. 논술 준비 이렇게 한다 - 평가
입시 논술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신문사에서는 입학처와 공동으로 본교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논술 준비 연중기획을 마련하고 있는 바, 이번 2학기에는 논술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기로 한다.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독서 ●토론 ●NIE ●연습 ●평가 ●나만의 생각 ●유의사항
편집자
글 싣는 순서
1. 독서
2. 토론
3. NIE
4. 연습
5. 평가
6. 나만의 생각
7. 유의사항
논리적 사고력 증진위해 질적평가 지향해야
논술의 평가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논술교육의 목표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러나 논술교육의 목표는 그 실체가 오도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사람들의 인식에는 ‘논술시험 = 논술’이라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다. 논술이란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쓴 글이고, 논술교육의 목표는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쓰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따라서 논술 평가는 논리적 사고력과 주장의 설득력, 그것이 글 속에서 제대로 표현되었는가 등을 평가해야 한다.
논술평가 관점
그렇다면 논리적 사고력과 주장의 설득력 등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여기서 평가의 관점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평가 결과를 가지고 선발을 하거나 서열을 매기기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평가 결과가 다시 피드백 되어 학습자의 논술 능력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전자의 관점에서는 채점 기준표가 필요하고, 기준표의 타당도와 채점의 신뢰도가 중요하다. 후자의 관점에서는 논술의 과정과 결과를 모두 질적으로 평가해야 하며, 이것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 첨삭지도이다. 교육의 기능을 생각한다면 후자가 더 중요시 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는 전자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대학 입시에서 출제되는 논술 문제들은 대부분 제시문을 주고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 방안을 쓰도록 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채점의 기준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 문제 상황에 대한 파악, 해결 방안의 논리성 등이 항목화된다. 이런 경우, 채점 기준의 항목들은 제시된 문제의 내용이 적절하게 반영되어야 그 타당도가 확보된다. 이때 중복되는 내용 항목이 있으면 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므로 중복 항목이 있어서는 안된다. 또한 평가의 신뢰도가 확보되기 위해서는 평가자들간의 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되도록 여러 차례 평가하고, 여러 사람이 평가하는 것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논술과정 평가 선행돼야
논술 평가하면 대부분 논술 결과물의 평가만을 떠올리는 데, 보다 발전된 논술 능력 함양을 위한 질적 평가를 위해서는 과정 평가부터 시작해야 한다.
논술 과정 평가는 논제 파악에 대한 구술 평가, 논거를 위한 자료 평가, 개요 평가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교수학습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므로 평가인가, 지도인가가 애매해질 수 있다. 그러나 학습 지도와 달리 학습자가 논술을 진행하는 과정에 대해 교사가 관찰하고 그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므로 과정 평가는 분명한 평가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대면 첨삭평가가 효과적
논술 결과에 대한 질적 평가는 주로 첨삭지도로 이루어진다. 첨삭지도는 대면 첨삭과 지면 첨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면 첨삭은 평가자가 피평가자를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 첨삭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피평가자는 질문이나 토의를 통하여 보다 정확한 자기 진단을 할 수 있다. 지면 평가는 지금까지 흔하게 사용하는 첨삭지도의 방법이다. 첨삭지도도 전체적인 인상을 평가할 수 있으나 이보다는 채점 기준의 항목을 세우고, 그에 따라 평가한다면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필자가 현재 200여명의 학습자들에게 대면 첨삭 평가를 진행한 결과 그 평가의 정밀도나 타당도 문제와는 상관없이 학습자들이 논술문 작성에 대한 관점과 태도를 바꾸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현실적 여건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동시에 질적 평가를 하는 교사에 대한 믿음과 교사 스스로의 인식 전환에 따라 논술 평가가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습자의 논리적 사고력 증진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논술 평가는 질적 평가라는 지향점을 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성희
계양고등학교 교사
우리학교논술길라잡이
6. 논술 준비 이렇게 한다 - 나만의 생각
나만의 생각, ‘과정’에서 발휘하라
글 싣는 순서
1. 독서
2. 토론
3. NIE
4. 연습
5. 평가
6. 나만의 생각
7. 유의사항
통합논술에서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있다. 바로 창의적 사고력이다.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진술하시오’의 형태로 주어지는 논술문제에서 출제 위원들이 원하는 답안은 ‘나만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즉 창의적인 글이다. 하지만 정작 창의적인 글이 어떤 글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조언은 별로 없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창의적인 글을 써야 하는데 그 실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글은 어떤 글을 말하는가?
창의성 = 새로운 관점
우선 이 창의성이라는 평가항목에 대한 오해 먼저 해결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 대부분은 창의성을 주장(결론)의 창의성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출제위원들이 요구하는 창의적인 답안이란 다른 이들이 발견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주장을 담은 글이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 정도의 수험생들에게 새로운 발견에 해당하는 내용은 요구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 논술평가에서 중시하는 답안은 ‘새로운 관점’으로 전개된 글이다. 결론의 창의성이 아닌 사고과정으로서 창의성을 중시한다는 얘기다.
아파트 옥외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를 그린다고 가정해 보자. 자동차를 중심에 두고 옆에서 바라보고 그리느냐 앞에서 바라보고 그리느냐 아니면 옥상에서 내려다보고 그리느냐에 따라 그 형태나 입체성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모든 사람이 옆에서 바라본 모습만 그렸을 때 누군가가 위에서 내려다보고 그린 그림을 제출한다면 어떤 그림이 신선하게 다가오겠는가? 논술문제는 ‘관점의 새로움’을 요구한다.
예컨대, “윤동주의 ‘서시’의 화자가 보여주는 한계를 비판하라”(이화여대 2007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문제)나 “불안의 생산성, 항존성이 어떻게 사회문화의 역동성으로 작동하는가?”(연세대학교 2006학년도 정시 논술문제)와 같은 문제는 각각 자기반성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적 통념과 ‘불안’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회의하고 다른 관점에서 사고해 보라는 문제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관습적이고 타성적인 사고에 매몰되어 자신의 생각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는 것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해 남들보다는 조금 다르게, 조금 깊게 성찰하는 사고과정이야말로 창의적인 사고 즉 ‘나만의 생각’을 정교하게 탁마하는 지름길이다.
새로운 관점과 함께 창의적인 사고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독창적인 논거이다. 엇비슷한 주장에 대하여 제시된 논거가 독창적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논거의 독창성에 주목
논술의 독창성은 주장의 독창성보다는 논거의 독창성에서 그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나만의 독창적인 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삶의 직간접적인 체험을 결합시키는 것도 의미 있는 방법이다.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논제라도 신문과 방송의 보도내용이나 광고와 같이 생활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나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을 논거로 삼아 주장과 적절히 조화시킨다면 더욱 구체적이고 참신한 글이 될 수 있다.
통합논술은 수험생들에게 통합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기존의 지식들 사이의 연관관계를 밝혀서 자신의 주장을 객관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출제 경향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식을 논술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과정으로서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통합지식과 삶의 체험을 풍부하게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논술의 독창성을 확보할 수 있는 관건은 삶의 현실 속에서 주장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상상력에 있다.
김혜련
사범대 국어교육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