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Global Post 2010-10-8 (번역) 크메르의 세계
[르뽀] 태국의 징병제도에 맞서는 동성애자 "까터이"
Thailand military: the lovely conscripts
태국군은 트랜스젠더 홍수와 교전 중이다
기고 : Patrick Winn
(방콕) — 방콕의 근교에서 징병검사가 실시됐다. 확성기를 통해 입영대상 장정들의 이름이 호명되면, 잔디밭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 있던 젊은이들이 한사람씩 일어나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옷을 벗는다.
1,000명의 사람들 속에 앉아있던 뻼삐다 빠못 나 아유타야(Prempreeda Pramoj Na Ayutthaya)는 어머니가 받쳐준 양산 속에서 얼굴이 타는 것을 막고 있었다. 긴 생머리를 한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나서는 기절초풍하는 청년들의 바다 속으로 걸어나갔다.
삠빠다는 말했다. "정말 당혹스러워요. 아마 제가 누군가의 누이동생이거나 아니면 응원하러 온 친구인 줄 알았겠죠. 하지만 제가 앞으로 걸어나가면 모두들 알게 되죠. '오, 저 녀석은 여자가 아냐'라고요. 그리고는 웅성거리는 거예요. 정말 악몽을 꾸는듯해요"라고.
태국에서는 해마다 50만명의 청년들이 징병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군대를 가길 두려워한다. 그들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는 2년간 어떤 널럴한 부대에 배치되는 것이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군대를 공격하기로 악명높은 이슬람 반군이 활동하는 태국 남부에 배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태국의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인 "까터이"(kathoey, กะเทย, 카토이)만큼 징집을 두려워하는 이들도 없을 것이다. 유전적으로는 남성이면서도 정신적으로는 여성인 이들 까터이들에게, "징집"(conscription)이란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현실이다.
삠삐다는 긴머리를 자르고 뙤약볕 아래서 훈련을 받는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잔인한 징벌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군대에 가고 싶어하는 트랜스젠더는 아무도 없을 거예요. 그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싹뚝 잘라버립니다. 그리고 여성성을 파괴하죠. 그러면 군대를 안 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 하게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남성의 육체로 태어나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태국인들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태국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점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조사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트랜스젠더의 비율은 남성 2,500명당 1명 꼴이다. 하지만 "홍콩대학"(University of Hong Kong) 소속의 한 연구자가 내놓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태국 남성 165명당 1명이 까터이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태국 특유의 과다한 트랜스젠더 비율로 인해, "왕립 태국군"은 딜렘마에 빠지게 된다. 군대는 이러한 까터이들이 21세가 되면 다른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군복무 적격자로 판단해야만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호르몬 주사를 통해 가슴을 부풀리고 긴머리에 화장을 한 입영대상자가 입대하게 되는 일은 드물다. 대신 그들은 "기형적 가슴"을 가졌다는 이유로 부적격자 판정을 받곤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나쁜 형태의 보다 보편적인 징집거부 사유는 "정신적 장애" 판정이다. 하지만 2006년도에 사맛 미짜른(Samart Meecharoen)의 영구적 문서에 기록된 "영구적인 정신착란증"(permanent insanity)이란 판정만큼 나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맛은 태국어로 "설탕물"이란 별명을 가진 26세의 방콕 거주 접객담당자였는데, 현재는 일시적인 운동가로 변신해있다. 그녀의 징집관련 문서에 "정신착란증"이란 기록이 생긴 후부터, 그녀는 취업 면접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녀는 한 게이(gay) 권리찾기 운동단체의 도움을 받아, "태국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태국에서는 대부분의 고용주들이 남성 취업후보자들에게 군징집 관련 문서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소송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사맛은 "그들은 이러한 일이 우리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나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녀는 "이것은 저에 관한 기록에 말뚝처럼 꽂혀 있습니다. 심지어는 제가 계좌를 개설하러 은행에 가거나, 아니면 외국 방문을 위해 비자신청을 하러 가도, 사람들이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죠"라고 말했다.
비록 태국 국방부가 사맛의 경우에 부과된 정신병 관련 기록을 철회하지 않긴 했지만, 개인의 경력에 가장 장애가 될 수 있는 이러한 사유를, 국방부가 징집거부 이유로 사용하길 주저토록 만드는 압력적 요인으로 작용하여, 최소한 최근 몇년 간에는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본지(글로발 포스트)가 지난 9월에 입수한 한 문서를 보면, 태국군의 고위 장교들이 트랜스젠더들의 징집부적격 사유로서 새로운 사유를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문서에 나타난 사유는 "상기인의 육체는 태생적 성별과 일치하지 않음"이란 문구로 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통해 까터이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기존에 "미쳤다"라든지 "기형적"이란 사유로 판정받았던 까터이들도 자신들에 관한 영구 문서를 개정할 수도 있는 여지가 생겨난 것이다.
최근에는 징집을 두려워하는 10대 까터이들은 태국어권 최대의 트랜스젠더들의 일상적 게시판으로 자리잡은 "타이 레이디 보이즈 닷 넷"(thailadyboyz.net)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곳에는 최소 1개소 이상의 게시판에서 이모티콘과 수다를 곁들인 징집면제 전략이 입영대상자들에게 온라인 강의로 제공되고 있다. 여기에는 "징볌검사 벌써 받았나요?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같은 주제들도 있고, 가장 많은 질문은 "제가 상의를 벗어야만 하나요?"와 같은 질문이다. 이 사이트에는 공개적인 신체검사장의 장교들이 낄낄거리는 군중들 앞에서 까터이를 호되게 야단치는 경우에 관한 내용도 게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집병검사를 마친 까터이라고 주장하는 "도넛쉬핫"(DonutSheHot)이란 아이디의 회원은, "옷을 매우 아름답게 차려입고 다소곳하게 행동하세요. 하지만 너무 야하겐 하지 마세요. 그건 위험해요"라고 조언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043F1D4CAF86A818)
(자료사진) "넝뚬"(Nong Tum, น้องตุ้ม)이란 애칭으로 유명한 빠린야 끼앗푸사파(Parinya Kiatbusaba)는 2003년에 공개된 영화 <뷰티풀 복서>(Beautiful Boxer (บิวตี้ฟูล บ๊อกเซอร์)의 주연을 맡아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까터이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삠삐다도 이러한 매뉴얼을 그대로 따라, 장교들로 하여금 자신의 여성성을 확신을 가지게 해 자신이 진정한 까터이임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 그녀는 독일에서 수입된 호르몬제를 17세부터 투약했고, 20세가 되자 가슴을 부풀어오르게 만들 수 있었다.
삠삐다는 말하기를, "군의관은 젊은 남성이었는데, 저를 커튼이 쳐진 작은 방으로 데려갔죠. 그 방에는 2층으로 연결된 공간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 있었고, 거기서 사람들이 섹시한 장면을 보고싶어 하는듯 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냥 재미로 이 방을 관찰하는 것 같았어요. 물론 그들은 이 트랜스젠더에게 관심을 집중시켰던 거예요"라고 말했다.
삠삐다는 더 나쁜 상황에 대해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군의관은 그녀가 상의로 입고 있던 탑을 벗어보라고 했다. 당시 그녀는 탑 속에 스포츠 브라 하나만 걸치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녀는 말했다. "군의관은 저를 보고 웃더군요. 그는 자신의 권한을 사용해서 제 가슴을 보고자 한거죠."
그런데 그녀의 바로 뒷순서였던 징집대산자 역시 공교롭게도 까터이였다. 군의관은 혀끝을 쯧쯧 차면서 "아가씬 저 여성보다 덜 섹시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삠비다의 의학적 진단은 "기형적 가슴"이었다. 삠삐다는 "전 이제 그 기록과 함께 살아야만 하죠. 저는 직업상 제 가슴을 사용하진 않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자신의 일을 회고해준 삠삐다는 이제 31세가 되었고, 연구원 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당시 징병검사 위원장이 매우 친절한 사람이어서 제가 경력에 흠이 되지 않도록 부탁했어요"라고 말했다.
비록 까터이들과 군 장교들 사이에 긴장관계는 조성되어 있지만, 양자 모두 성전환자들이 군대에 필요없다는 점만은 동의하고 있다. 미군의 경우 입대거부를 당한 동성애자가 군복무 하고 싶어 이의를 제기한 경우가 발생한 바 있지만, 태국군의 경우에는 까터이가 입대를 위해 이의를 제기한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촌부리(Chonburi) 도에 거주하는 23세의 디자이너인 아누차 심빠쩻(Anucha Simplacert)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기묘하다"고 말했다. 다른 여러 까터이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경우엔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보다 고되지 않은 방식인 "학생 예비군" 과정을 이수하여 병역의무를 마쳤다. 그녀는 "가슴이 크고 긴머리를 가진 사람이 군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일"이라 말했다.
심지어는 차별반대 운동가로 변신하여 보다 현대적인 까터이 상을 보여주고 있는 사맛조차도 까터이가 군복무를 하는 경우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우리는 군복무에 관심이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또다른 까터이 출신 운동가인 나다 차이야찟(Nada Chaiyajit)은, 까터이들이 간호사나 행정요원, 혹은 경리담당자로 복무하는 정도를 상상했다. 그녀는 "우리는 군대가 결코 우리에게 총을 들고 나가서 싸우라고 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까터이들은 징병제도 개선과 더불어, 정부가 서류에서 자신들의 호칭을 "씨"로 사용하지 말고 "양"으로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 문제는 국회에서 한번 검토된 적이 있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헌법의 차별조항에서 동성애자 관련 법안들을 추려내려는 시도들은 실패했다. 게이들 간의 결혼은 여전히 불법으로 남아 있고, 정치인들도 이 문제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특별한 나이트클럽들은 "매춘부 및 까터이 출입금지"란 팻말을 붙여놓고 있다.
삠삐다는, 군대가 까터이들에게 붙인 "광인" 혹은 "기형"이란 딱지가 태국이 게이들에 대해 관대한 동성애자들의 천국이란 신화를 부숴준다고 말한다. 그녀는 "어떻게 천국이겠어요? 우리는 우리들에게 가해지는 증오성 범죄와 폭력은 많이 경험하질 않지요. 하지만 법률과 정책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여전히 싸우고 있는 셈이고 그 길도 멀기만 하죠"라고 말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86F1E4CAF86E706)
필자소개: 패트릭 윈(Patrick Winn)은 방콕에 거주하면서 <글로발 포스트>(Global Post)를 위해 태국 및 버어마 관련 기사와 동영상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가두시위와 섬뜩하기까지 한 무슬림 반군들, 그리고 아름다운 트랜스젠더 행렬 등의 주제를 통해, 현대 태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흐름을 읽도록 도와준다. 그는 또한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hristian Science Monitor), <빌리지 보이스>(Village Voice), <USA 투데이>(USA Today) 및 여타 출판물에도 기고하고 있다. 그는 과거 미국에서 <개닛>(Gannett) 지를 위해 군사분야 기고를 통해, 가장 끔찍한 부대 내 살인사건을 다루기도 했다. 그는 최초 노스 캐롤라이나의 <뉴스 앤 업저버>(News and Observer) 지에서 자신의 사회적 경력을 시작했다. 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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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많은 태국인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꺼떠이가 되곤 합니다. 꼭 나쁘게만 보는 세상 인식이 참 아쉽네요 ...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하고 여자의 삶이 더 나은 면을 아직 많은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소이 7의 옵제션이 그립네요 ... 내상 소식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크세의 귀염둥이 보아즈 올림
그렇지요..
그런데 태국에서 보면은
까터이들도 많지만,
"톰"(혹은 톰보이)이라 하여
남성의 정체성을 가진 여성들(육체적으로만)도 의외로 제법 있습니다..
이들의 경우엔
그냥 바가지형 커트머리 헤어스타일에
펑퍼짐한 티셔츠를 많이 입고 다니더군요...
저와 친한 톰보이도 한 친구 있었는데
영어로 말하다가 <시스터>라고 표현하면 화를 내더군요
꼭 <브라더>로 표현해 주어야 한다는... ^^
ㅎㅎ 톰보이도 참 많아요 ... 레이디 보이 .. 톰보이 ... 태국.. 필핀에서 배운 단어들입니다...
크세의 귀염둥이 보아즈 올림
맞아요, 영어로 그냥 레이디보이라고도 많이 하지요..
뭐랄까,
제가 예전에 대학 때 한국에서
친구(여자친구?) 한 사람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레즈비언이었는데...
그 친구 덕분에, 퀴어의 삶에 대한 이해가 무척 높아졌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제가 지금 40대 중반이 되어 갑니다만
그때만 해도, 한국에는 퀴어 문화가 없어서
제가 처음엔 상당한 충격을 받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