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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고 소박한 도기 陶器와 치밀하고 섬세한 자기 瓷器를 합쳐 부르는 말, 도자기 陶瓷器. 흙으로 구워 자연을 쏙 빼닮은 도자기로 내 몸을 살리고 인성을 발달시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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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넘어가도 마냥 좋은 유혹일 것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심이 높은 분야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요리책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요리책이 요리 종류와 조리 방법에만 골몰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적어도 지금, 그릇의 자리는 비어 있다! 이제는 그릇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면 어떨까? 토기, 질그릇은 지금도 기록 역사 이전인 신석기시대 유물 발굴 현장에서 종종 그 원형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곡식과 음식을 맡기던 사람들의 손길과 맥박을 빛나는 금석문처럼 읽어주기도 한다. 우리의 도자기는 그렇게 질그릇에서 청자와 분청사기 그리고 백자로 그 모습을 바꾸어가며 아름답고 건강한 그릇으로 이 땅의 자랑거리가 되어왔다. 하지만 아무리 자랑거리라 해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랴. 사기장들은 흔히 말한다. 도자기의 3분의 1은 사기장이 만들고, 3분의 1은 불이 만들며, 나머지는 사용하는 사람이 만든다고. 쓰는 사람에 의해 완성된다는 의미인데 현실을 생각하면 조금 답답해진다.
이웃 일본에는 이미 도자기가 식기로 대중 속에 파고들었다. 그 배경에는 기타오지 로산진이란 인물이 있는데 그는 “그릇은 요리의 기모노” “요리와 그릇은 한 축의 두 바퀴”라는 명언을 남겼다. 깊이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다. 요리에서 그릇은 배경이며 무대다.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라는 시 구절처럼 요리는 자신의 ‘빛깔과 향기’에 어울리는 그릇에 담기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사실 우리 도자기는 기다림의 그릇, 융화의 그릇이다. 요란하지도 않고, 짙은 색깔로 자신을 주장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릇은 요리와 어울림이 본분임을 잊지 않고 있음이리라. 우리 그릇은 음식을 담아 서로 어울렸을 때 비로소 본모습을 드러내며 하나하나가 작품이 된다. 어찌 보면 그렇게 차린 밥상이 진정한 갤러리며 그런 나날이 전시회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자기 그릇에는 음식의 맛과 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볼거리가 있어 우리 눈이 즐겁다. 숟가락 젓가락 부딪는 소리도 은근하려니와 제각각인 살결도 자못 자랑스럽다. 이런 정겨운 이야기가 있는 식탁을 꿈꾸고 꾸민다면 어찌 감성이 메마르며 행복한 밥상이 되지 않겠는가. 도자기는 기 氣와 정 情이 있어 살아 빛나는 그릇이다. 도자기가 빛나려면 늘 바라보고 만져주고 닦아주어야 한다. 그렇게 손때 묻은 그릇은 또 다음 세대의 밥상에서 사랑과 정성으로 빛날 것이다. 글 박영봉(<요리, 그릇으로 살아나다> 저자)
(왼쪽) 깨끗한 백자 합에 붉은 매화 한 송이로 멋을 낸 젠 홍화 찬합은 젠 한국 제품.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47389%2F1237430296192.jpg) (왼쪽) 철분이 없는 백토로 만든 백자 백자 白瓷는 음식의 모양과 색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그릇으로 순백색 흙에 투명한 유약을 발라 굽는다. 고려시대부터 청자와 함께 소량으로 만들어오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 16세기 이후 꽃을 피웠다. 전통 백자의 종류는 장식이나 문양 없이 전체적인 선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순백자 純白瓷와 형태를 만든 뒤 회청 回靑이라는 코발트 안료로 무늬를 그린 다음 유약을 발라 굽는 청화백자 靑華白瓷, 산화철의 안료로 그림을 그리는 철회백자 鐵繪白瓷 등으로 구분된다. *디너 플레이트, 면기, 국그릇, 밥그릇, 시리얼 볼, 티포트 등 문양이 없는 순백자, 청색 점선이 있는 청화백자 파스타 접시와 개인 접시 모두 희고희고 제품. 백자에 화사한 꽃 문양이 있는 에스프레소 잔과 잔 받침 2개 모두 여기담기 제품.
(오른쪽) 갈색 흙에 검은 유약을 발라 구운 흑유 도자기 중 가장 모던한 느낌을 주는 것은 철분이 다량 함유된 유약을 발라 검은색을 띠는 도자기다. 흑유 黑釉 또는 흑자 黑瓷라 하는데 고려시대부터 만들어왔지만 그 수가 적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백자나 청자를 사용할 때 악센트로 흑유를 사용하면 한결 멋스러운 상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 *검은색 광택이 도는 흑유 찬기, 면기, 밥그릇 모두 이구도예 제품.
맑은 빛을 내는 청자 청자 靑瓷 상차림은 우아하고 고상한 멋이 난다. 예로부터 옥 玉을 귀한 보석으로 여겼던 조상들은 부귀와 군자의 상징인 옥의 대용으로 청자를 빚기 시작했다. 청자가 내는 비취색은 유약에 함유된 미량의 철분이 굽는 동안 청색으로 환원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5월 신록의 빛깔을 닮은 나뭇잎 모양의 큰 접시와 술잔, 찻잔, 접시 모두 비즐 도예공방 제품. 그릇 뒤쪽의 벽면은 오래된 선박에서 떼어낸 나뭇조각으로 윤현상재 제품.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47389%2F1237436553110.jpg) (왼쪽) 분으로 치장한 청자, 분청 우리 전통 그릇 중 가장 자유분방한 멋을 지닌 것이 분청 粉靑이다. 회색 또는 회흑색 흙에 백색 흙을 덧입혀 굽는 분청은 모양과 기법이 다양하다. 청자와 같은 흙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청자 유약을 발라 굽기 때문에 ‘분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박하고 자연에 가까운 색을 띠는 분청은 소탈한 느낌의 디자인이 어울리는데 보통 비정형 형태나 단순하면서 과감한 장식을 넣어 만든다. *분청 화병, 찻잔, 소스 볼, 개인 접시 모두 토루 제품.
구리로 착색해 붉은빛을 내는 진사 붉은색은 예로부터 잡귀를 물리친다고 믿었다. 진사 辰砂는 중국에서 전해진 자기로 백자 흙으로 빚은 그릇에 구리가 포함된 유약을 발라 환원 소성(산소를 감소시킨 가마에서 굽는 것)하여 구운 그릇이다. 만들기가 까다롭고 흉액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어 왕실에 진상했던 자기로도 유명하다. 그릇 전체를 진사로 칠하기도 하지만 백자에 문양을 넣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진사 기법으로 만든 붉은색 소스 볼과 디너 플레이트, 개인 접시 모두 토리 제품.
(오른쪽) 우리 식탁에 꼭 필요한 그릇 음식을 ‘어디에’ 담을지 고민될 때는 단아한 느낌을 주는 백자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4인 상차림 기준으로 꼭 필요한 그릇의 종류와 수를 알아보자. 1 지름 8cm, 높이 6cm 정도의 순백자 물잔 4개. 2 지름 12cm, 높이 6cm 정도의 순백자 밥그릇 8개. 여유 있게 장만해두면 물김치 같은 국물 음식을 담거나 찌개나 국 그릇으로 활용할 수 있다. 3 지름 14cm, 높이 5cm 정도의 볼 6개. 일반적인 국그릇으로 장만해도 좋지만 사진처럼 굽부(그릇의 깊이) 바깥쪽으로 면을 살려 성형한 볼을 장만하면 국그릇, 시리얼 볼, 샐러드 접시, 개인 그릇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4 지름 16cm 정도의 중간 접시 4개. 한식 상차림에서 가장 많이 쓰는 접시로 굽부가 있는 것으로 선택하면 생선조림, 불고기 등 한식의 메인 요리를 담는 데 사용하고, 양식 상차림에서는 파스타 접시로도 활용할 수 있다. 5 지름 18cm 이상의 큰 접시 4개. 커다란 생선, 갈비찜 등 양이 많고 크기가 큰 요리를 담기에 적당하다. 6, 7 가로 45cm, 세로 35cm 정도의 도자기 매트 4개. 한식 상차림의 경우 매트 위에 밥과 국, 밑반찬, 수저를 놓으면 1인상처럼 깔끔하다. 전이나 떡 등 국물이 없는 음식을 직접 올려 접시로도 활용할 수 있다. 큰 접시와 함께 여러 개 준비해두면 뷔페 상차림에도 유용하다. 8 지름 5~8cm 정도의 찬기 15개. 찬기는 많을수록 좋은데, 반찬을 담는 용도 외에도 개인 접시, 후식 접시로 활용할 수 있다. *1~7까지의 백자는 모두 희고희고, 8번은 양각으로 무늬를 낸 양각 백자 찬기로 비즐 도예공방 제품.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47389%2F1237430296194.jpg) (왼쪽) 백자와 대비되는 흑유를 활용한 모던 상차림 세련된 상차림을 연출하고 싶을 때는 흑유를 선택해보자. 흑유만 사용할 경우 칙칙하거나 차가워 보일 수 있으므로 백자를 포인트로 활용한다. 흰색과 검은색의 배치가 조화로운 직사각의 색슬립 상감 접시, 순백자 대형 접시, 백자를 유약 없이 구워 검은색을 띠는 수저 받침 모두 세라블루, 흑유 중간 접시, 개인 접시와 밥공기, 술잔 모두 이구도예 제품.
(오른쪽) 백자와 어우러진 분청과 녹유 2인 상차림 분청과 녹유의 만남은 차분하지만 자칫 어두울 수 있다. 이럴 때 백자를 포인트로 활용하면 화사한 봄 상차림이 완성된다. 마주 보는 그릇이 대구 對句를 이루도록 연출하면 더욱 멋스럽다. 초록빛을 얻기 위해 옥유를 발라 구운 옥유 접시와 옥유 밥그릇은 이구도예, 꽃잎 모양의 순백자 접시와 밥그릇은 희고희고, 분청 디너 플레이트는 토리, 백자 물잔은 세라블루 제품.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47389%2F1237430304150.jpg) (왼쪽) 청화백자를 포인트로 활용한 상차림 순백자로 상차림을 하면 차분하고 깔끔한 상차림이 완성된다. 하지만 모든 그릇을 순백자로 배치하면 자칫 밋밋하고 지루해 보일 수 있다. 이럴 때 순백자와 가장 무난하게 어울리는 청화백자를 포인트로 활용해 리듬감 있는 식탁을 연출해보자. 순백자로 빚은 샐러드 볼과 그 아래 놓인 스파게티 볼, 청색의 새로 점선 무늬가 경쾌한 청화백자 물잔 모두 희고희고 제품.
(오른쪽) 붉은색 진사를 중심으로 한 개인 상차림 진사 자기는 홀로 사용하는 것보다 청자, 백자 등과 섞어 사용할 때 더 멋스럽다. 백자에 검은색 점무늬가 있는 컵과 접시는 철회백자로 백토로 빚은 그릇을 초벌구이한 다음 표면에 산화철안료 酸化鐵顔料로 무늬를 그리고 그 위에 백색 유약을 입혀 구운 것이다. 수저 아래 놓인 개인 접시는 시노 志野 유약을 발라 구운 것이다. 모두 토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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