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계의 속설 (버전 1.0)
1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한국 살사계. 그 짧지 않은 세월만큼이나 살사계에서는 수많은 말들이 지어지고 통용돼왔다. ‘미녀는 많은데 미남은 찾기 힘들다’라든가, ‘살사와 가까워지면 친구들과 멀어진다’ 등등… 뒤풀이에서, 온라인카페에서 살사인들 사이에서 그동안 어떤 말들이 많이 통용돼왔는지 살펴보자. 자료조사에 바사모 회원들이 도움을 줬다.
미녀는 많은데 미남은 찾기 힘들다
자칫 ‘살세로(남성) 폄하’로 비춰질 수 있는 위험수위가 높은 말. 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서 이에 대한 진실이 바뀌지는 않는 모양이다. 수년전부터 살세라(여성)들의 입에 늘 붙어 있는 말이다. “예쁜 여자들은 참 많은데 잘생긴 남자들을 찾긴 힘들다…” 남자의 외모와 살사의 상관관계에서 어떤 연관성을 찾을 수 없기에 논리적으로 설명되기는 힘든 부분. 살사판 남성이라고 비살사판 남성에 비해 외모가 달린다고 생각하는 남성은 거의 없는 듯싶다. 예쁜 여성들이 살사계에 많이 입문하다보니 미남:미녀의 비율에서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밀린 결과라고 풀이하면 억지일까? 그리고 한국여성들이 유독 예뻐서이기도 하다.
살사와 가까워지면 비살사계 친구들과 멀어진다
강습에, 번개에, 정모에, 운영진 활동에 일주일을 보내는데 친구들 만날 시간이 있겠는가. 친구들을 만나도 오로지 살사 생각뿐. 친구들 만나서 술먹고 노는 것보다 이성의 손을 잡고 춤 추는 게 더 재밌어지는 순간이 주변의 친구들과 소원해지는 출발점이다. 친구들을 살사계로 끌어오기 위해 노력해보지만 그게 허사로 돌아가면 일시적으로 ‘굿바이 마이 프렌드’. 살사에 빠졌다가 비살사계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 당하는 사람들 여럿 봤고, 심지어 이성 친구와 헤어진 사람도 봤다. 살사는 일종의 마약이다.
여자가 살사판에서 살아남으려면 춤을 잘 추든가, 예쁘든가, 독해야 한다
‘살세라 생존의 법칙’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 예쁜 여성들은 초보 때부터 동기나 선배들의 춤 신청이 많아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변의 관심이 좋아 오래 남게 마련이다. ‘(예쁘지 않으면) 독해야 오래 남는다’는 말에서 살사계의 비정함마저 느껴진다. 그렇다고 클럽 내에서 모두 가면을 쓰고 춤을 출 수도 없는 노릇. 초보때 남성들의 무관심에 상처 받아 독하게 마음 먹고 춤실력을 연마한 뒤 고수가 돼서 무관심했던 남성들의 춤 신청을 줄줄이 거부해 복수의 짜릿함을 느꼈다는 어느 살세라의 에피소드가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
여자를 잡으려면 (여자가) 초보일때 잡아라
살사를 1년 이상 춘 솔로 남성들이 솔로 탈출을 위한 방법론으로 쓰는 말. “여자 잡으려면 초보때 잡아야 돼.” 춤판에서는 춤 잘추는 사람이 멋있어 보이게 마련. 초보 살세라에게는 투턴을 돌고 웨이브를 구사하는 선배 살세로가 눈에 쏙 들어온다. 춤을 무기로 접근해서 개인 강습으로 마무리져 연인이 된 커플을 수도 없이 봤다. 하지만 이 반대의 경우(초보 살세로와 고수 살세라가 눈 맞는 경우)는 (필자가) 거의 못봤다. 뭐니뭐니해도 춤판에서는 춤을 잘 춰야 인정받나보다. 특히 남자들은…
이성교제를 목적으로 오는 사람은 금방 떨어지고, 춤의 매력에 끌린 사람은 끝까지 살아남더라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절에 오래 남겠는가. 살사판은 사교의 장이기에 앞서 춤을 즐기고 연마하는 장이다. 이성을 만나러 오는 사람들은 그 목적이 달성되면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춤을 즐기고 연마하러 오는 사람들은 살사의 심오함에 빠져 상대적으로 더 오랫동안 발을 담그게 마련. 살사판에 온 목적이 무엇이고, 현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활동하고 있는지를 되새겨보게 하는 말이다.
다른데서는 돈을 많이 쓰던 사람들도 살사판(정확히는 살사 클럽)에서는 돈을 안쓴다
몇몇 살사클럽 사장이나 살사계에 종사하고 있는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다. 입장료 외에는 클럽 내에서 주류, 음료 구매 등의 추가 구매를 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는 입장료 내는 것조차 아까워하는 특정 사람들을 꼬집은 말이다. 재소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기에 클럽이 발전하지 않는다고 혹자는 이야기한다. 힙합 클럽 내에서는 활발한 소비로(주류 추가 구매 등) 클럽이 살찌고 이는 클럽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져 클럽문화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반해 살사판은 그렇지 못하다는 주장. 하지만 살사 클럽이 재소비를 유도할만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고 몇몇 고객들은 이야기한다. 외국 살사 클럽처럼 휴식과 대화의 공간은 거의 보이지 않고 오로지 춤을 추기 위한 구조로만 갖춰져있으니 재소비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 재소비가 이뤄지지 않으니 살사 클럽과 인프라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주장과 재소비를 할만한 환경이 갖춰져있지 않아 재소비를 못한다는 주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어쩌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인 듯하다.
'물 좋은 곳'엔 항상 머리띠가 있다
지난해 어느날 모 살사 클럽의 광경. 살사계에서 너무도 유명한 머리띠(닉네임 나싸레노)가 클럽에 뜨자 동호인들은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야, 머리띠 떴다. 오늘 여기 물 좋아지려나보다.” 기대에 부풀었던 동호인들이 머리띠가 해당 클럽에 자주 오길 바랬다는 후문이다. ‘머리띠가 예쁜 여자들을 특히나 밝힌다’고 해서 지어진 말이다. 이에 대한 머리띠의 변론. “그냥 웃자고 하는 소리일 것이다. 나는 춤 잘 추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을 가는 것 뿐이다.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덩달아 사람들이 많고, 그만큼 예쁜 여자들의 절대 수치가 높기 마련이다.”
원문 : http://salsain.cafe24.com/ver1.0/bbs.php?table=media1_1&query=view&uid=213
살사계의 속설 (ver 2.0)
2년 전 살사계 속설 1탄을 작성한 이후 2년 만에 2탄을 적어봅니다. '항상 그렇다'라기 보다는 '대체적으로 그렇다'라고 생각되는 사항들을 썼습니다. 살사계 속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살사계에는 동안(童顔)이 많다
춤은 사람을 젊게 만드는 묘약? 살사판에는, 그리고 살사를 오랫동안 춰왔던 사람 중엔 동안이 많다. 살사를 오랫동안 춰왔던 사람들은 상대의 나이를 들은 뒤 여러차례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유가 뭘까? 일상에 대한 스트레스를 춤으로 쉽게 날려버리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취미생활의 공통적인 순효과가 아닐까? 운동이 수반되는 춤이기에 그렇다는 견해도 있다.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견해다. 이런 의견도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로 6~7년째 살사를 즐겨운 용창임(아이언걸) 원장은 "살사를 추면서 남성은 멋있어 보이려고 '남성(男性)'을 찾으려고 하고, 여성은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바에서 있는 순간만은 '여성(女性)'을 내세우려고 되도록 젊어지려고 노력한다"고 동안이 많은 이유를 설명한다. 살사판이 거의 비슷한 수의 이성과 공존하는 공간인 만큼 이성에게 멋있어 보이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 미인은 춤이 금방 는다
'외모 지상주의'라는 비판을 받아도 어쩔 수 없다. 식상한 말이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살사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래도 미인을 더 좋아하게 마련이고 그런 관심이 춤 신청으로 이어지는데, 같은 조건이라면 남자들로부터 더 많은 신청을 받아 플로어에서 더 춤을 많이 추는 사람이 더 빨리 늘지 않겠는가. "내가 춤 좀 가르쳐줄게"라는 남자 선배들의 '속 보이는' 호의는 이들에게 베풀어지는 보너스다. 미인이라는 조건에 노력까지 곁들여진다면 이들의 '초고속 성장'은 당연지사.
○ '살사 잘 추는 남자-잘 못 추는 여자' 커플은 많아도 그 반대의 커플은 흔치 않다 (의견 : 서주호)
커플댄스인 살사는 남자의 리드를 받아 여자가 '자신(自身)'을 표현하는 춤이라 할 수 있다. 남자의 리드에 따라 여자의 춤과 두 커플의 춤이 결정되는 춤이기에 남자의 리드에 따라 춤의 만족도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춤에 대한 만족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잘 추는 남자-(상대적으로) 춤이 좀 달리는 여자' 커플이 '잘 추는 여자-못 추는 남자' 커플에 비해 훨씬 많다.(물론 동급인 커플도 많다.) 살사판에서는 만약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여자가 초보일 때 대쉬하라는 말이 있다. 살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에게 자신보다 나은 춤으로 무장된 선배의 접근은 일종의 '달콤한 유혹'이다. 이런 이유로 초급 동기 커플만큼이나 '선배 남자-후배 여자' 커플들도 많다.
○ 사귀다 헤어지면 주로 여자가 살사판을 떠난다
살사판에서는 동기 커플도 많지만 '선배 남자-후배 여자' 커플도 많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귀다 헤어지면 주로 여자들이 살사판을 떠나는 일이 많다. 선배 남자는 먼저 해당 동호회에서 터를 닦아놓고 인맥도 더 넓은 상태이기에 이런 일종의 '기득권'을 놓치고 싶지 않아 헤어진 경우에도 계속 동호회에 나오지만 후배 여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쉽게 마음을 접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같은 조건이라면 남녀가 헤어질 경우 여자가 더 깊은 상처를 받기에 그 상처를 잊으려고 살사판에서 먼저 발을 떼지 않나 싶다.
○ '작업'이라고 판단되는 최소 기준치는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것이다
'작업'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어떤 이는 첫 춤 신청에 이은 닉네임을 물어보는 행위 조차 작업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친근감이 덜 형성된 상황에서 밥 사주고 술 사주는 것을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다 작업일 수도 있고, 다 아닐 수도 있다. 본인이 아닌 이상 접근자의 의도를 어찌 알겠는가. 바에서든 뒤풀이에서든 특정인의 접근에 대해 작업이다, 아니다 하는 시시콜콜한 논쟁 아닌 논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작업 여부를 판단하는 것에 있어서의 최소 기준치가 이성의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것이라는 데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것같다. 같은 동호회나 단체, 또는 모임 소속도 아니고 바에서 몇번 춤을 춘 상태에서 상대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상황을 지칭하는 것 같다. 이런 경우는 거의 90% 이상이 작업이라는 것이다.
○ 동성보다는 이성을 더 많이 안다
어쩌면 커플댄스의 대체적인 특징이 아닐까 싶다. 남녀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춤이기에 아무래도 인맥의 폭은 이성쪽으로 넓을 수밖에 없다. 또한 친목의 기회인 뒤풀이나 MT 등의 행사에 거의 안가고 '춤만' 추는 사람일수록 이성 대 동성간의 인맥 차이는 더 크다.
○ 마음에 안드는 사람과 출 때는 음악이 길게 느껴진다
학창시절이나 군복무시절 기합을 받을 때면 1분이 10분, 또는 1시간처럼 느껴지곤 한다. 하기 싫은 것을 할 때의 시간은 거북이 걸음처럼 늦게 가게 느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안드는(범위를 좁히면 춤이 안맞는) 사람과 출 때는 항상 해당음악이 길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중간에 춤을 중단할 수도 없는 노릇. 특히 곡당 6~7분이나 걸리는 라이브음악이 많이 나오는 콩그레스 때의 파트너 선택은 상당히 중요하다. 어찌 마음에 안드는 사람과 춤 출 때만 유독 음악이 길겠는가.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뿐이니 선택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만약 그 파트너와 춤 추는 순간을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 마음에 드는 사람과 추려고 하면 종종 라인댄스(또는 메렝게, 차차)가 나온다(의견 : 하이윈드)
'이번에는 저 사람과 춰야지…' 추고 싶은 대상을 정하고 그녀(또는 그)의 옆에 다가선다. 음악이 끝나고 손을 내밀어 청하는 순간 이게 왠걸. 같이 출 수도 없는 라인댄스가 나오고 만다. 멋적게 웃으면서 다음 곡을 기약했지만 그녀(그)는 옷을 입고 귀가를 한다. 늘상 있는 일은 아니지만 상대를 정하고 춤을 청하려고만 하면 라인댄스나 자신 없는 메렝게(또는 차차)가 나온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경우를 여러번 겪으면 아쉬움으로 여운이 오래 가기 마련이다.
○ 살사 고수는 라인댄스를 잘 안춘다(또는 못춘다)
라인댄스는 자신의 끼를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이다. 하지만 라인댄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인스트럭터를 보는 일은 쉽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 라인댄스 타임은 고수들이 '쉬었다 가는' 시간이 됐다. 라인댄스의 안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에서 이 춤을 배우려는 동호인들의 적극성 만큼 고수들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인스트럭터급 고수들은 주로 살사와 바차타, 차차는 즐기지만 약 2~3년 전부터 메렝게와 라인댄스에는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생겼다. 그럼에도 '쿠바 쿠바' 같은 쉬운 라인댄스에는 적지 않은 인스트럭터들이 동참한다.
○ 행사가 많으면 바는 상대적으로 썰렁하다
매년 5~8월, 연말에는 행사가 많다. 컴피티션을 시작으로 콩그레스, 지방파티, 그리고 각 동호회 행사까지 해서 이 시점이 살사계 행사의 최고 성수기다. 반면 살사바는 비수기다. 컴피티션 출전과 행사 공연 준비차 연습하고 또 연습하기에 바에 갈 시간과 체력이 부족할 뿐더러 바에 달린 스튜디오에서 연습을 한다 해도 연습에 지쳐 조금만 추고 가는 경우가 많다. 여러 굵직굵직한 행사는 동호인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와 놀이거리를 주지만 바 주인들에게는 일시적인 신음거리를 안겨준다.
○ 살사계의 분류는 살사人과 민간인이다
살사 동호인들이 세상 사람들을 나누는 두가지 분류. 바로 '살사人-민간인'이다. 즉, 살사의 무한 즐거움을 영위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분류다. 군인들의 인류에 대한 분류법인 '군바리-민간인'(또는 사제인)과 유사하다. 살사계 속설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기에 추가해봤다.
첫댓글 대박입니다...절대 공감~~!!!ㅎㅎㅎ 난 살사고수가 아니라서 라인댄스를 춥니다~~ㅋㅋㅋ
왠지 좀 씁쓸한..이느낌...
누나 나랑 같이 복수의 칼날을 갈아요.~~ 데쓰노트도 적어요~~ ㅋㅋㅋㅋ 난 데쓰노트는 가지고 있음.!
무서운...우리 시샵님...흐흐 내도 빌려줘.. ^^
독해서... 살아남아...요모냥 요꼬라지야~
와~~ 신난다~~
재밌네요^^
2003년 이후로
난 라인댄스를 추지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고수다...
크하하하핫~~~~
형은 배가나와서 안추는 거잖아....ㅡ.ㅡ
이 스토커 마이콜~~
저리가~~~~
우와 맞는말 많은 거 같당~~~~~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