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계양구청장배 축구대회는 '계양FC'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일주일 지난 오늘,
나는 '깨 털어야한다' 고 말하고 빠졌다ㅎㅎ
오늘도 '동구'와 '남구' 두곳과 '협의회' 게임이 있다
실제로 흥규는 저번주 깨를 벴으니
오늘 들깨를 털지도 모르겠다
일을 맡아서이기도 하고
축구에 빠져 주전으로 뛸 몸을 만들다보니
봄여름가을을 다 보내버렸다!
더 늦기전에
'축구의 포로'로부터 벗어나자...
그래서
갈참나무 황풍의 끝자락일 포천을 찾게 되었다!
[아침 하늘의 동선動線이 남성스럽다]
3700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에 가서
일동행 직행버스를 갈아탔다
이번 여행의 소품은 '얽매임 없는 자유'
운전같은 것 잊어버리고,
이동 막걸리도 한껏 먹고...ㅎㅎ
[옛 군대 막사는 현대식 막사로 신축중이다]
포천군 일동면 수입리
31개월 이틀... 군 생활을 여기에서 끝내고
전역회식을 할 때(군대생활한 기간까지도 여태 기억하고 있으니ㅜ.ㅜ)
후임병들의 눈초리가 말갛게 보이던 전역 전날...
나는 내 선임병들이 제대할 때 늘 씨부리던
" 포천을 향해선 오줌도 싸지 않겠다"
던 말은 안하리라 마음먹었었다
...선임병들과 마찬가지로ㅜ.ㅜ
주접을 떨고 떡이되어ㅎㅎ
다음날 사단신고 들어갈 때 후임병들에 업혀 위병소를 나왔다ㅎㅎ
가끔 이곳을 찿는다
삶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싶을때...
[부대 뒤 논은 아즉 추수 전인데, 이곳으로 대민지원을 나오곤 했다]
논 왼쪽이 하천이다
논에는 피가 눈에 거슬릴정도로 듬성했다
그 옛날의 살뜰하던 주인... 은 유명을 달리하셨을지도...
[관모봉 조망]
저 관모봉 밑에 우리 대대 사격장이 있다
사격장에 얽힌 고달픔을 예서 풀어놓을 수는 없다ㅜ.ㅜ
관모봉의 황풍이 아름답다
사진 왼편이 우리 부대다
부대 측면을 돌아 부대 뒤로 온 것이다
[하천을 건너가서 관음산과 사향산을 조망하다
낭유리 고개 너머가 산정호수이고 그 뒷산이 명성산이다]
내가 지휘하는 분대원 10명은(평시 8명이지만, 작전 나갈 때는 전시편제로 2명을 보충받는다)
이 벌판을 가로질러
저-기 한시 방향에 보이는
관음산과 사향산을 연결하는 '낭유리고개'에서 매복작전을 펼치고
새벽에 귀대하곤 했다
허리에는 판쵸우의를 말아넣고
실탄을 두 탄약대에 가득 채우고
M203 탄약을 어깨에 가로메고
수류탄을 가슴께에 매달고
그~ 머시냐
아... 이름이~~ 아 생각났다, '크레모아'
그 대인지뢰를 들고 철벅철벅 힘들게 왔따리 갔따리 하던 길...
[개 폼을 잡아본다ㅎㅎ]
[이 시멘트 보에서 빨래도하고 고기도 잡았다]
고참과 쫄따구 데리고 천렵을 나왔었다
저 보 아랫쪽 부분에 전봇대에서 연결한 전깃줄을 집어넣고
보 위에서 밀고 내려오다 물 밖으로 빠진 후 전기를 집어넣으면ㅎㅎ
온갖 고기가 희번쩍거리며 바닥에 쌓였었다
그 때 까딱 신호가 잘 맞지 않아서
쫄따구가 감전이 됐었는데 용케도 전기가
손톱으로 빠져 나갔다ㅜ.ㅜ
손톱 끝이 터져 피가 나오지 않았다면 그 쫄따구는 죽었을 것이다
추억은 이렇듯 아름답게만 윤색되어 있다
[운악산 전경]
어느산이든 오르고자 했다
백운, 광덕, 국망, 명성... 가지 않은곳이 없다
그래서 이번엔 운악산엘 가보자 했다!
운악산은 화현면 쪽에,
약간 떨어져 위치해서 갈 기회가 적었다
사진은 운악산 입구에 도착하여 '운악산'을 조망한 모습이다
[운악산 입구에서 뒤돌아보다]
매표소가 있을 줄 알았다
좀 더 위로 올라가니 있긴 있었다 그런데,
공짜 입장이었다ㅎㅎ
공짜라 좋다, 하긴
강릉의 소금강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지방세가 충분하다는 반증이다
세상은 지금 살쪘다
[입구를 직선으로 오르며 뒤돌아보다]
[안내도]
한북정맥 마루금이 운악산 정상에서 남서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경기 오악을 생각했다
감악산, 송악산, 운악산... 그 외는 생각이 나지 않는 거ㅎㅎ
등산객들이 많타
대체로 산행클럽들로 보였다
가족도 보였지만 아이들로서는 무리한 험산이었다
가족 한팀은 운악정상 까지 오르지 못하고 도중 하산했다
운악은... 과연 '악산'이다
[황풍]
바로 이 황풍이 보고 싶었다
노란색 단풍은 갈참나무과의 특색이다
이곳 포천의 단풍은 대체로 황색이다
나는 중대전술훈련을 받거나
상위 부대 훈련에 합류할 때
(용케도 그때는 요맘때로서)
황풍이 부는 산길을 무수히 뛰어다니고 엎어지고 헤메이었다
포천 운천 철원 심지어
도성고개 너머 가평 적목리까지...
[운주사 정경]
절은 마치 '담수' 처럼 고여 있다
비가 내리면 물은 어디로 빠질까? 그것이 궁금하여 내려가보았다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왼편으로
계곡이 휘어져 있었다
주지는 '국수공양'을 하고 가라고 말했다
주지의 얼굴에선 천연의 미소가 향처럼 배었다
정상오르는 시간도 배려해야했지만 그러나
공짜 '국수공양'은 웬지 불편하다
"저번주가 피크였는데..."
주지스님은 단풍자랑을 못하는 것이 서운한 듯...
"안녕히 계세요!"
인살 했더니
"성불하세요!" 하고 두손 모으는게 아닌가!
'성불?!'
어떻게 성불할 수 있단 말인가...
절의 예절이 마음을 짓누른다
[첫 조망]
여기까지는 육산肉山이었다
비로소 전망이 트인다
도로 전의 'V'字 거꾸로 엎어진 듯한 건물군이
운악산 입구
[포천 조망]
사진 우측, 보이지 않는 곳이
한북정맥 마루금이다
철원 근남 수피령에서 시작되는 한북정맥은
회목현 광덕산 국망봉 도성고개를 거치며
포천 북부지방을 병풍처럼 둘러싼채
외줄로 이어져
이곳 운악산을 지나 의정부쪽으로 간다
그 병풍에 고이 안긴 땅,
눈에 보이는 저곳이
먼곳으로부터
이동면, 일동면, 화현면 순이다
[숲속의 정자]
낭중에ㅎㅎ
내려갈 때 저 정자에 들러
'무지치' 폭포를 구경하게 된다
[두번째 조망]
삼국시대 이후
후삼국시대에 철원지방에는 태봉국이 있었다
애꾸눈을 한 궁예의 모습은 티비에서 많이 보았을 것이다
궁예는 부하였던 왕건...에게 배신당하여 쫒겨나 망한다
포천에는 그래서
궁예에 관한 슬픈 전설이 많다
산정호수 뒷산 '명성산'
한북정맥 상에 있는 '강씨봉'
그리고 이곳 운악산에도 전설이 잔재하는구나!
[암벽 릿지구간]
운악의 암벽코스는 과연!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또
올라보면... 또 다른 거대 암산이 눈 앞에 놓여 있어 기가 꺽였다
포기하고 내려가고도 싶었다 하지만
뒤돌아서는 것도 쉽지 않다
오르다보니...ㅜ.ㅜ
뿌리의 고뇌를 생각했다
[암벽 오르기]
거꾸로
우리와는 반대로 진행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암벽틈새에 몸을 얹고 기다리기도 한다
맨 앞에 내려오는 남자 하나가 리더인 모양으로
그 뒤에 여자만 셋이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커다란 엉덩이를 우리 눈 앞에 드리밈시롱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아, 그냥 올라가요! 내려가면서 계속 사람들과 부딪힐낀데......"
하며 그들을 부추킨다
리더인 남자는 내려가는 구간을 일별한 후
과감하게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고 내려간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내 옆을 지나 내려가는 여인에게 귓속말로,
"남자 잘못만나면... 고생이죠"
여자가 씽끗 웃고
지나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