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휴가철 비행기값처럼 애견에 들이는 비 용이 연간 1조원을 넘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애견협회는 국내 애견 숫자가 120여 종에 300만 마리 정도며, 애 견 1마리에 연간 4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 점을 고려해 애견시장 규모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양해지는 애견 간식■ 서울 응암동 응암오거리 한얼동물병원장인 박한얼 씨(34ㆍ수의사)는 "얼마전 개 치료차 왔다가 애견 간식으로 '노가리(말린 명태 새끼)' 를 사간 손님이 다시 와서는 노가리만 찾았다"고 말하고 "칼슘을 보 충해 주기 위해 말린 새우 등 천연 간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칼슘이 많은 소시지', '변 냄새를 없애는 비스켓' , '개훈련 때 먹이는 특별음식' 등 그 종류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개 간식은 최근 1년 사이 가장 크게 성장한 분야다.
소시지의 경우 사람이 먹는 소시지보다 가격이 비싸 엄지손가락 굵기 만한 소시지 4~5개 들이가 1만원 정도다.
대부분의 애견 간식은 사람이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하게 생산되고 있다.
사료를 포함한 간식 비용이 전체 애견비용의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멋 부리는 강아지들■
월드컵 기간 중 애견용 붉은 악마
찾는 사람은 많았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 요즘처럼 철이 바뀌는 시절이면 애견용 가을옷이 인기다.
애견용품도 기발한 것이 많다. 비만 강아지를 위해 공을 굴리듯 굴려 야 사료가 한알씩 나오는 먹이통을 비롯해 사람과 줄다리기를 할 수 있는 특별한 줄이 대표적이다.
개들이 미용센터를 찾은 지는 이미 오래됐다.
이 때문에 전국에는 애견 미용강사를 배출하는 학원이 40여 곳으로 추정되고, 전국 3000여 개 정도로 추산되는 애견센터는 대부분 미용 업을 겸하고 있다.
미용 분야는 경쟁이 치열해져 3~4년 전만 해도 2만~3만원 하던 미용 료가 최대 1만원까지 떨어진 곳도 있을 정도다.
미용과 용품분야는 전체 애견시장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애견 분만 치료 등을 위해 동물병원을 찾는 데 드는 비용이 전체의 20%, 애견 구입비나 훈련비 등 기타비용이 10%를 차지하는 것 으로 추정된다.
■장남감처럼 다루는 것은 문제■ '생명체를 기르려면 최소한 죽이지 않고 기를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하는데 충동구매를 일삼아 많은 생명을 사지(死地)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 애견 애호가들의 진단이다. 애견 숫자는 늘고 있지만 애견문화 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애견 애호가들은 "개는 털이 빠지는 동물이고, 먹은 양만큼 똥을 싸 며, 이웃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며 " 단순히 아이들이 조른다고 장남감 사주듯이 구입해서는 안된다"고 충 고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혈통을 제대로 보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최 지용 한국애견협회 이사는 "독일의 경우 벤츠 등 고급차를 팔아 남기 는 이익보다 셰퍼드 등 개를 팔아 남기는 이익이 더 많을 정도로 산 업으로서 가치도 있다"며 "장사 속 때문에 새끼를 많이 낳는 비슷한 종끼리 무분별하게 교미를 시키는 바람에 수입되는 애견 숫자가 계속 늘어만 간다"고 안타까워했다.
전세계적으로 400종으로 분류되는 애견 중에는 마리당 7억원에 이르 는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