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는 서울특별시 후원으로 <2013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 "겨레의 언어, 사유의 충돌"을 대주제로 한 이번 문학제는 1913년에 태어나 올해 탄생 100년을 맞은 김동리, 김동석, 김현승, 박계주, 양명문, 이태극, 조명암 등을 대상작가로 선정하였다. 이들은 한국의 본격적인 근대문학이 태동하기 전의 과도기에 태어나 문학적 발전을 성취하고 한국문학의 중요 문학가로 자리매김하였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창작에 대한 제약이 심해지며 언어의 문제가 굉장히 예민한 사안으로 대두되었다. 우리말로 창작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1913년생 문인들은 우리의 언어와 민족의식에 대해 고민하였고 김동리가 일제 말기에 절필에 들어갔듯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김동리와 김동석의 치열한 논쟁, 북으로 이동한 김동석 ‧ 조명암과 남으로 이동한 양명문 등에서 보여지는 좌와 우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1913년생 문인들은 대립을 넘어 진정성 있는 세계관을 전개하였다. 이에 올해 주제를 “겨레의 언어, 사유의 충돌” 로 정하였다.
13회를 맞는 이번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한국 근대문학 100년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데 역점을 두고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였다. 우선 이들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이를 발판 삼아 한국문학의 내일을 논하기 위해 ▲5월 2일(목)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어서 ▲5월 3일(금) 오후 7시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열리는 문학의 밤은 대상문인들의 작품을 마임, 낭송, 노래, 무용 등의 공연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이며 ▲김동리 문학그림전, 문청들의 비상, 이태극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연중 진행하여 한국 문학이 그 문턱을 낮추고 대중과 어우러지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유가족인 김현승의 2녀, 양명문의 3남의 부친에 대한 회고를 계간지 <대산문화> 2013년 봄호에 실어 잘 알려지지 않은 아버지로서의 문인들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소개하였다. <대산문화>는 이어서 김동리의 3남의 글 ‘나의 아버지, 김동리’를 여름호에 소개할 계획이다.
• 심포지엄 : 우편향적 논리와 좌편향적 논리의 대립 - 김동리와 김동석의 순수문학 논쟁
기획위원장 전영태 교수가 총론 '차이와 대조'를 통해 다룬 일제강점기, 해방, 분단의 역사를 경험한 1913년생 문인들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주목해볼 만한 사항이다. 전영태 교수는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을 펼친 조명암과 김동리, 평양이라는 공간을 매개하고 있는 김현승과 양명문, 경향성과 목적의식을 작품 속에 내재하고 있는 조명암과 박계주 등 이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한편 친일활동을 벌인 조명암과 일제 어용단체 가입을 거부한 김동리, 사회주의로 경도된 조명암과 대중지향성을 잃지 않은 박계주 등 차이점도 발견하여 이들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 7명의 문인들이 보이는 유사와 차이는 한국문학이 그들의 활동양상처럼 다변화되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고 전영태 교수는 밝혔다.
1913년, 같은 해에 태어난 김동리와 김동석의 ‘순수문학논쟁’은 한국근대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김동리가 내세운 ‘순수’ 혹은 ‘순수’ 문학을 김동석이 비판하고 이것을 다시 김동리가 응수하며 논쟁이 된 ‘순수문학논쟁’은 당시의 좌, 우편향적인 시대정신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논쟁은 두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난 단발적이고 국지적인 성격의 것이 아니라 식민지 시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과 시대정신을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이념과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시대에 서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유를 가지지 못한 채 처절한 실존의 모습을 보여주는 ‘순수문학논쟁’은 분명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외에도 김동리, 박계주의 소설 세계, 김현승, 양명문, 조명암의 시세계, 이태극의 시조세계를 다룬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 문학의밤 : 딸이 연주하는, 아들이 낭송하는 아버지의 시
김현승의 시 「눈물」에서 따온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를 주제로 펼쳐지는 문학의밤(5월 3일, 연희문학창작촌 야외무대)에는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가들의 작품을 여러 형태로 재탄생 시킨 공연들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대상 작가의 유가족을 초청하여 특별한 공연을 마련하였는데 우선 김현승 시인의 2녀 김순배 피아니스트가 부친의 시 「가을의 기도」를 연주한 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또한 이태극 시조시인의 아들 이숭원 서울여대 교수가 부친의 시조 「물망초」를 낭송할 계획이다.
이외에도「꿈꾸는 백마강」「추억의 소야곡」등의 작사가로 유명한 조명암의 대표작품들을 라디오 DJ가 소개하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과 김동리의 「역마」마임극, 김동석 수필 「크레용」낭독, 후배시인들의 양명문 시 낭송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 부대행사
<김동리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그림전>
2009년부터 매년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의 특별한 그림전시회를 개최해 온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가 올해는 「무녀도」「화랑의 후예」등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김동리의 작품을 주제로 문학그림전을 개최한다.
김덕기, 김선두, 박영근, 윤후명, 이인, 임만혁, 최석운, 황주리 등 국내 유명화가가 김동리의 대표작「무녀도」「밀다원 시대」「화랑의 후예」「등신불」「역마」「흥남철수」「바위」「황토기」를 각 작품당 3~4점의 미술작품으로 형상화할 문학그림전은 9월에서 10월에 걸쳐 서울도서관, 용인 및 경주 시내 전시관 등에서 3회 개최되며 김동리의 소설 텍스트와 미술품이미지를 묶어 도록을 펴낼 계획이다. 30여점의 작품을 전시할 이번 전시회를 통해 문학과 미술이 만나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는 문화 체험의 장을 대중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문청들의 비상>
한국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문창과 재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문학을 즐기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부대행사로 ‘문청들의 비상’을 오는 10월에 문학의집 서울에서 개최한다. 약 10개의 서울시내 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이번 문학제 대상 작가들의 작품을 소재로 촌극 및 공연을 펼친다. 문학의 미래들이 한국의 근대문학을 새롭게 구현하는 의미를 지닌 본 행사를 통해 문학청년들의 끼와 비전을 펼치는 바람직한 기회를 제공하고 대중들에게 활기찬 대학생들의 재능과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태극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개별 문학인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위한 작가별 학술행사로 <이태극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한국시조시인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서울 조계사 전통문화 예술회관에서 오는 9월 7일(토)에 개최될 본 심포지엄에서 한국 시조문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태극 시조시인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우리 민족 전통 시가인 시조를 계승 발전시킬 것이다.
※기획위원회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기획위원회를 구성하여 본 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기획위원 명단은 아래와 같다(가나다 순).
기획위원장 : 전영태(평론가, 중앙대 문창과 교수)
기획위원 : 곽효환(시인,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박덕규(소설가, 단국대 문창과 교수)
오형엽(평론가, 고려대 국문과 교수) 장영우(평론가, 동국대 국문과 교수)
홍용희(평론가,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 역대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주제 및 대상작가
2001년 : “근대문학, 갈림길에 선 작가들” / 김동환 박영희 박종화 심훈 이상화 최서해
2002년 : “식민지의 노래와 꿈” / 김상용 김소월 나도향 정지용 주요섭 채만식
2003년 : “논쟁, 이야기 그리고 노래” / 권환 김기진 김영랑 김진섭 송영 양주동 윤극영 윤기정
이은상 최명익
2004년 : “어두운 시대의 빛과 꽃” / 계용묵 박용철 박화성 이양하 이육사 이태준
2005년 : “해방 전후, 우리 문학의 길찾기” / 김광섭, 김태준 마해송 박팔양 유치진 김태진 김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