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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뉴스울산 박정관 편집장
- 국민일보 문서선교사
- 언론인 홀리클럽 회원
- 중구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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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PDF
이 십여 년 전에는 신문의 사설마다 ‘전 국토의 묘지화’는 재앙이라는 사설과 기사가 넘쳐났다. 그 당시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가 매장이라는 한국인의 관념적 사고는 넘어설 수 없는 관습적 힘을 가지고 있었다. 풍수지리상 명당이라는 자리는 높으신 분들이 싹쓸이 하다시피 하고, 일반인들도 거의 다 매장이 당연하다 여기던 시절에 공동묘지는 넘쳤고, 매장지가 없어 정부 차원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때 파격적인 발언을 했던 이가 SK그룹의 故 최종현 회장이었다. 그는 “내가 죽거든 화장을 해라. 훌륭한 장묘시설도 마련해 사회에 환원하라!”고 유언했다. 그 발언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그때를 기점으로 해서 매장이 화장으로 바뀌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추모공원의 납골당과 화장으로 대체된 장묘문화가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고, 그 이후 매장지가 모자란다는 기사는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한 사람의 건전한 발상이 나라를 살린 것이다.
반면에 모 피자 업체의 회장이 자신이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회사 문을 닫았다고 경비직원을 불러 뺨을 때리고 모욕감을 주었다. 이것이 매스컴에 알려져 갑질 논란이 벌어지자 마지못해 사과 흉내를 냈다고 한다. 당사자는 찾아와서 하지 않는 사과에 진정성이 담겨져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내가 최고라는 자부심 한켠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지 못하면 최고의 자존심은 구겨진다.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빛나는 견장을 달고 싶으면 그에 합당한 품격을 구비해야 하는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붓글씨를 생명의 혼을 담아 적었듯이. 영원한 청년시인 윤동주가 잎새에 닿는 바람 한 줄기에도 부끄러움을 가졌듯이. 최고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남아공 출신 일론머스크가 2025년에 화성에 유인시대를 열겠다고 했을 때 처음에 사람들은 허황된 그의 꿈을 비웃었다. 그리고 그가 자동차를 만든다고 뛰어들었을 때 긴가민가했지만 지금 그의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 3이라는 전기차를 선주문 한 고객들만 세계적으로 27만 명이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면 4000만 원 정도 가격대에 정부지원금이 절반정도니 꽤 인기가 높은 편이다. 한 번에 충전해서 주행하는 거리도 340km로 엄청 늘어났다.
포드가 자동차에 엔진을 얹어서 주행한다는 개념을 도입했을 때부터 해서 혁신적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자동차는 운송수단을 넘어 이제 생활의 한 방편이 될 지경이다. 해마다 무인자동차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신개념의 기술이 도입돼 이제는 무인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차 안에서 신문 보고, 친구들에게 전화해 잡담하는 시대도 멀지않은 미래의 일이 됐다. 이 모든 것이 발상의 전환,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출발됐음을 눈여겨보아야 할 일이다.
오늘 낮에 정주영 회장을 기념하는 현대자동차의 아산로를 달리며 정 회장의 현대차 이야기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그 당시 완성차는 꿈의 단계라고 여길 때 그 계단을 발상의 전환으로 일거에 뛰어넘은 사람이 왕회장이었다. 당시 담당부서의 책임자는 만날 때 마다 정회장이 채근하는 바람에 사직서를 항상 상의 안주머니에 넣어 다녔다고 술회했다. 모두 다 안 된다고만 하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때 긍정적인 사람 한 사람이 성취해내면 그때서야 이구동성 된다고 박수를 치는 것이다.
미래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말했듯이 ‘창조적 소수’가 전체를 견인해 갈 때 개인·사회집단·민족끼리 함의가 이루어지면 엄청난 역사의 발전을 이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