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아프리카 가나로 출국하여, 3개월 예정으로 지역사회 조사 준비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개인적인 상황이 발생하여 지난주에 잠시 입국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소 벅차고 긴급했던 상황은 잘 해결되었습니다.
급히 비행편을 알아보고, 지난 주말 오전 7시에 YHAS의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했습니다. 이 게스트하우스는 4월 중순에 도착하여 머물던 Ho city(아프리카 가나 Volta Region의 capital city)내에 있습니다. 방에서도 모기, 개미와 도마뱀도 함께하는 집이지만 정원에는 커다란 망고 나무와 야자수 나무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우리 연구사업용 차는 예약이 돼 있어 걱정을 했지만, 우리 게스트하우스 윗층을 쓰시는 약대 학장(Dr. Neke )께서 약대소속 차를 빌려주셨습니다. 우리 연구진 두분과 Ho city 를 출발하여 5시간여를 달려 Accra(가나 수도)에 도착했습니다. Accra에 도착하면 언제나 따뜻하고 예의바르며 다정다감하신 KOFIH사무소 양동훈 박사님이 생각납니다. 선약도 없이 연락을 드렸음에도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우리 연구원의 피부문제를 즉석에서 진단 치료해주셨지요. 또 다른 연구원의 석사논문 작성에 도움을 주시기 위해 GHS(Gahana Health Service) 담당자와 담당국장 인터뷰 시간도 잡아 주셨습니다. 참 선하며 겸손하고 고운 분입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그 선함과 겸손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늘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하는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4월에 뵈었을 때 평생 가나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 분이었는데, 한 달 사이에 어찌 어찌 상황이 급변하였는지 6월 말일자로 사직을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ODA 전문가 한분을 잃고 있구나~~ 말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Ho라는 산골 도시에 있다가 Accra라는 수도에 왔으니 맛있는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기로 했습니다. 연구원들과 간만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Accra 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국제공항 이라기엔 참 볼품이 없지요. 커피전문점은 우리 시장의 국수집처럼 허름하고 시끄럽습니다. 보딩패스를 받고 면세구역을 들어가도 오래된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입니다. 자본이 없어 외국인을 위한 면세점을 잘 만들 생각을 못하는지~~ 수요가 없어서인지 조사는 못했습니다. 그저 가나의 전통 옷과 수공예(나무, 억새 등 이용)용품점 몇 개가 있습니다.
매사 호기심이 많은지라 면세구역에서 어떤 흥미도 없었던 경험은 처음인 듯 합니다.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2시간을 더 기다려 케냐 나이로비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아주 낡은 경비행기라 5시간 동안 앉아있기는 조금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에 도착해 트랜스퍼 구역을 지나자마자 짠하고 나타난 케냐커피전문점~~ 밤새 시달린 낡은 비행기의 피로감마저 잊게 하는 맛이었습니다. 와우 커피의 나라 케냐다운 환상적인 맛이었습니다. 지금 그 커피 맛이 매우 생각나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아~ 어디서 그 맛을 찾을 수 있을지요.... 그러나 오늘은 급한 보고서를 정리하는 중이라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다음 기회에 “아크라-나이로비- 조벅- 홍콩-인천”까지 오는 2박 3일의 환상적이고 충격적인 여정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