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마음밭을 가꾸는 아동문학 잔치, 열린아동문학상제14회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 동시인 차영미 동화작가 윤미경 수상 황규영 시민 기자 /
입력 : 2024년 06월 07일
늦은 봄, 마삭줄의 향기가 한바탕 지나고 수국이 꽃을 막 터뜨리는 계절에 그보다 더 아름다운 시상식이 열렸다. (사)동시동화나무의 숲(이사장 홍종관)은 지난 1일 동동숲 작은도서관에서 제14회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는 오랜만에 아동문학인들과 역대 수상자는 물론 대가면 주민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이틀에 걸친 잔치가 벌어졌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너머’라는 동시를 쓴 차영미 동시인, ‘사거리반점 을숙씨’라는 동화를 쓴 윤미경 동화작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차영미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조금 기분 나쁜 일이 생겨도 다 괜찮게 느껴졌고 벌쭉벌쭉 이유 없이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매번 애를 썼다”라면서 “제가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그건 분명 열린 아동문학상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경 작가는 “나무를 심기 전 땅을 파는 것처럼 글밭을 파고 또 팠지만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럴수록 언젠가는 꼭 내 나무와 돌을 가지고 말 거라고 생각했다”라면서 “기적처럼 당선 소식이 들려왔고, 동화작가가 되길 정말 잘했다고, 돌을 갈 듯 뼈를 갈아 더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차영미‧윤미경 작가는 화동으로 나선 고성초 고예지 어린이가 전달한 꽃다발을 받은 후 부산의 이둘자 동시인이 만든 화관을 시상식 내내 머리에 쓰고 축제를 즐겼다. 두 수상자는 예원 박미숙 선생이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부채, 이남주‧김경호 선생의 붓글씨와 문인화 작품을 비롯해 고성의 농민이 직접 농사지은 쌀, 햇마늘, 양파, 파프리카, 어간장 등 풍성한 상품을 받으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동요작곡가 고승하 선생(전 한국민예총 이사장)은 수상작품을 가사로 삼아 곡을 붙였고 베이스바리톤 황동남 씨와 김좋은‧나고은‧박세은‧박세은 어린이가 노래를 부르며 참석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차영미 수상자의 아들과 윤미경 수상자의 딸이 엄마들의 작품을 각각 낭독하며 감동을 더했다.
송재찬 열린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은 “올해 열린아동문학상 수상자는 차영미 시인과 윤미경 동화작가이지만 잔치 자리에 참여하는 모두가 수상자”라면서 “더 좋은 작품으로 어린이들의 마음밭을 가꾸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홍종관 동동숲 이사장은 “최근 작가들이 머물 수 있는 나무집을 만들고 샘도 하나 더 마련했다. 숨어있던 우리 숲을 세상 밖으로 꺼낸 것은 바로 여러분과 아동문학의 힘이었다”라면서 “아름다운 계절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동동숲에 모여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