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회 정기 훈련법
안녕하세요. 마음나라 여행 가이드 최보산 입니다. 반갑습니다. 훈련하면 군인을 떠오르게 되고 운동선수들은 트레이닝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게 된다. 원불교에서처럼 훈련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는 종교단체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 학생훈련 마음공부 훈련 등 훈련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훈련이라는 단어를 자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은 [정전]에 “정기 훈련법”과 “상시 훈련법”이라는 챕터가 따로 있고 법문에서 자주 사용하기 때문인데 오늘은 “정기 훈련법”에 대하여 소개 하겠다.
불교에서 여름에는 하안거 겨울에는 동안거를 하는 것처럼 교단 초창기 훈련은 소태산 대종사 당시 하선 동선이라 하여 삼 개월씩 진행하였다. 하선은 6월 7월 8월이었고 동선은 12월 1월 2월로 몇 차례 진행하였으나 일제 강점기 시국의 어려움으로 더 진행하지 못하다가 해방과 6·25 전쟁으로 인하여 중단 되었다. 정산종사 당시부터 ‘교무 강습’으로 전문 교화자 훈련을 시작하여 나중에는 ‘교무 훈련’이라는 명칭으로 오늘에 이르렀으나 근래에는 일주일씩 진행하고 있다.
같은 내용을 반복하여 연습하게 하면 이것이 훈련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마음공부는 훈련이다 하고 지난 16회에서 설명하면서 훈련에는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이 있다고 말 바 있고 19회에는 마음공부 하는 전문 과목으로 정기훈련 11과목을 간단히 소개한 바 있다. 마음공부는 육근에 일이 있는 동시 마음공부와 몸과 마음에 일이 없을 때인 정시 마음공부로 구분하나 훈련은 정기적인 훈련인 정기훈련과 시기가 따로 정해지지 않은 일상의 훈련인 상시훈련으로 구분한다.
[정전] “정기 훈련법”에 보면 “공부인에게 정기(定期)로 법의 훈련을 받게 하기 위하여 정기 훈련과목으로 염불·좌선·경전·강연·회화·의두·성리·정기 일기·상시 일기·주의·조행 등의 과목을 정하였나니, 염불·좌선은 정신수양 훈련과목이요, 경전·강연·회화·의두·성리·정기 일기는 사리연구 훈련과목이요, 상시 일기·주의·조행은 작업취사 훈련과목이니라.” 한 내용도 앞에서 소개하였다.
염불은 우리의 지정한 주문(呪文) 한 귀를 연속하여 부르게 함이니, 이는 천 가지 만개의 잎으로 흩어진 정신을 주문 한 귀절에 집주하되 천념 만념을 오직 일념으로 만들기 위함이요, 하였다. 지정한 주문 한 귀는 ‘나무아미타불’로 나무아미타불 여섯 자를 계속하여 부르게 하는 것으로 소리를 내서 염불하는 것이 보통이나 소리 없이 마음속으로만 하여도 일념의 대중이 있으면 된다. 혼자서 하거나 여럿이 할 때 목탁이나 북을 쳐서 운곡을 맞추는 것도 좋다.
좌선은 기운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마음과 기운을 단전에 주하되 한 생각이라는 주착도 없이 하여, 오직 원적 무별한 진경에 그쳐 있도록 함이니, 이는 사람의 순연한 근본정신을 양성하는 방법이요, 하였다. 원적 무별은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시간과 장소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지이며 진경은 원적 무별 하여 찼다면 다 북 차고 비었다면 텅 빈 자리이다. 원불교에서 가르치는 좌선 방법은 단전주 선법으로 하단전에 의식과 기운을 주하는 방법이다.
경전은 우리의 지정 교서와 참고 경전 등을 이름이니, 이는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하는 방향로를 알게 하기 위함이요, 하였다. 우리의 지정 교서는 ‘원불교 교전’이며 참고 경전은 ‘원불교전서’에 나와 있는 가운데 지정 교서인 교전을 제외한 경전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강연은 사리 간에 어떠한 문제를 정하고 그 의지를 해석시킴이니, 이는 공부인으로 하여금 대중의 앞에서 격을 갖추어 그 지견을 교환하며 혜두를 단련시키기 위함이요, 회화는 각자의 보고 들은 가운데 스스로 느낀 바를 자유로이 말하게 함이니, 이는 공부인에게 구속 없고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혜두를 단련시키기 위함이요, 하였다. 사리는 시비 이해의 인간의 일과 이치는 우주의 대소 유무를 의미한다. 대소 유무는 앞으로 사리연구에서 자세히 설명 하겠다.
의두는 대소 유무의 이치와 시비 이해의 일이며 과거 불조의 화두(話頭) 중에서 의심나는 제목을 연구하여 감정을 얻게 하는 것이니, 이는 연구의 깊은 경지를 밟는 공부인에게 사리 간 명확한 분석을 얻도록 함이요, 성리는 우주 만유의 본래 이치와 우리의 자성 원리를 해결하여 알자 함이요, 정기 일기는 당일의 작업 시간 수와 수입 지출과 심신 작용의 처리건과 감각(感覺) 감상(感想)을 기재시킴이요, 하였다.
상시 일기는 당일의 유무념 처리와 학습 상황과 계문에 범과 유무를 기재시킴이요, 주의는 사람의 육근을 동작할 때에 하기로 한 일과 안 하기로 한 일을 경우에 따라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실행하는 마음을 이름이요, 조행은 사람으로서 사람다운 행실 가짐을 이름이니, 이는 다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를 무시로 대조하여 실행에 옮김으로써 공부의 실효과를 얻게 하기 위함이니라. 하고 11과목에 대하여 낫낫이 설명하고 있다. 유무념 대조에 관해서는 47회에서 설명한 바 있다.
정기훈련 과목을 보면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의 과목이 연상된다. 농사를 짓거나 집을 짓거나 무슨 일을 하는 때에 일을 진행하기 위하여 도구가 필요하다. 자동차는 운송하는 도구요 카메라는 사진 촬영하는 도구이듯이 삼학을 수행하고 마음공부 하는 데에도 도구가 필요하다. 지금 소개한 정기훈련 11과목은 삼학 수행 곧 마음공부의 도구이다. 그런데 물질은 형체가 있어 쉽게 도구가 파악 되나 정신 활동은 형상이 없어 보이고 만져지고 들리지 않아 정신을 계발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거나 그동안의 도구를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율곡이 지은 [격몽요결]에는 거경 궁리 역행을 일생동안 해야 할 일이라 하였는데 소태산 대종사는 이에 대하여 수양 연구 취사를 말하였고 불교에서는 계 정 혜를 말 하였는데 이에 대한 수행 과목이나 도구를 소태산 대종사처럼 11가지로 구체적으로 밝힌 바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소태산 대종사는 정신을 계발하는 도구를 개발하고 정리하신 위대한 정신 발명가이기도 하다. 정신수양의 도구로 기존의 염불과 좌선을 정리한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나 사리연구의 도구로 강연 회화 의두 성리 정기일기를 개념지은 것은 특별하며 작업취사의 도구로 상시일기 주의 조행을 개발한 것도 정말 특별한 일로 무한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공부는 성품과 정신과 마음과 뜻이라고 하는 마음의 서로 다른 상태를 구분하고 거기에 따른 성품의 깨침과 단련, 정신의 수양과 마음의 사용과 뜻의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네 가지 모습의 마음은 형상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신수양의 도구인 염불과 좌선으로 수양력을 계발하고 사리연구의 도구인 경전 강연 회화 의두 성리 정기일기로 연구력을 계발하며 작업취사의 도구인 상시 일기 주의 조행으로 취사력을 계발하는 것은 다른 어디에도 없는 방법이요 도구요 과목이다. 그러나 11가지 가운데 어느 한 가지 쉽게 되는 것은 없어서 제 경우도 계속 꾸준히 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렇지만 쉬었다가 또 하기를 반복하여 포기하지 않는다면 목표지점에 도달하리라 본다.
오늘은 정신 계발의 도구인 “정기 훈련 11과목”에 대하여 공부 하였다. 다음시간에는 “상시 훈련법”에 대하여 소개하겠다. 오늘도 마음공부 잘 하여서 새 세상의 주인 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