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투 더 스카이는 SM 내에서 독특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팀이다. 이들은 SM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SM 바깥의 유명 뮤지션들과 매우 활발하게 함께 작업하며, 동시에 강타와 문희준처럼 자기 앨범을 프로듀싱하는 것이 아니면서도 자기들만의 분명한 음악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앨범에는 다른 SM 소속 가수들과 달리 김조한, 심상원, 서융근, 김도훈, 전승우(김도훈과 전승우는 휘성과 세븐, 거미 등 엠보트와 YG의 가수들 앨범에 많이 참여했다) 등이 참여했다. 그리고 표절 시비니 뭐니해도 어쨌건 [Sea of Love] 라는 대박 싱글을 안겨준 유영진이 자신의 동생들을 이끌고 곡을 만들어냈고 말이다. 이들은 플라이 투 더 스카이에게 매우 일관된 R&B / 팝 스타일의 음악들을 안겨주었고, 이런 과정을 통해 플라이 투 더 스카이는 SM 내에서 아주 드물게 나름의 전문적인 장르를 소화하는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강타가 앨범 내에서 재즈를 시도하지만 전문적인 재즈 뮤지션이라고 할 순 없고(이게 그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전문 재즈를 하건 재즈 스타일의 팝을 하건 그건 자기 선택이니까), 문희준은 록을 하긴 하지만 음악적인 완성도에서 아직까지 보통의 록 뮤지션만큼의 실력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이들은 4집까지 꾸준히 내오면서 서서히 R&B 보컬 그룹으로서의 자신들의 위치를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처음 데뷔할 때 비교 대상은 댄스가 주가 된 아이돌 그룹들이었지만, 이제 이들의 비교 대상은 박효신이나 휘성처럼 대중에 의해 ’보컬리스트‘로 인식되고 있는 가수들이고, 적어도 이런 R&B 스타일의 보컬리스트들의 앨범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앨범도 구매 리스트에 넣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역량 뿐만 아니라 SM 내부에서 플라이 투 더 스카이에 대해서만큼은 예외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비록 최근의 다른 앨범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곤하는 SM이었지만, 이들은 적어도 플라이 투 더 스카이에게만큼은 상당히 ‘정도’에 가까운 기획을 했었고, 음악적으로도 상당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SM은 자신들이 주도한 댄스 아이돌 그룹이 득세하던 시절부터 이들에게만큼은 R&B 스타일을 유지하도록 했고, 여러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도록 하였으며, 심지어 3집 앨범에서는 브라이언 맥나잇(!)에게 [Condition of my heart] 를 받아내기도 했다. 비록 말 많고 탈 많으며 실제로 문제도 많이 일으킨 SM이지만, 이들은 적어도 플라이 투 더 스카이만큼은 오랜 시간을 두고 제대로 성장시킨 것이다.
보컬 그룹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4집 앨범은 그런 오랜 투자에 대한 결실이 어느정도 드러난 앨범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것은 앨범의 완성도의 문제라기보다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시장에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실히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즉, 4집 앨범을 통해서 이들은 확실한 ‘보컬그룹’이라는 것을 인식시킬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자신들이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지 대중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들은 지난 앨범에서 슈퍼 싱글이라 할만한 [Sea of Love] 로 자신들의 음악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앨범은 브라이언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많은 곡들을 각자의 솔로곡으로 녹음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그룹‘으로서 대중에게 실력을 인정받는데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보컬 듀오라면 각자의 가창력뿐만 아니라 둘의 조화도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기 힘들었던 것이다. 또한 지난 앨범에서 인상적인 성장을 보여준 환희의 보컬은 역으로 브라이언의 존재감을 가리게 만들기도 했고, 실제로 곡의 하이라이트는 대부분 환희가 맡게 되어 대중에게는 환희가 ’메인‘보컬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다(그리고 실제로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이와 달리 4집 앨범은 이들이 보컬 듀오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보다 발전한 브라이언의 보컬 역량과 그에 맞추어 변화한 앨범의 성격을 통해 드러난다.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는 브라이언의 질감은 이 그룹의 음악적인 스타일을 바꿀 정도로 주목할만한 것이다. 이 앨범에서 브라이언이 이룬 발전은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가창력, 즉 고음 처리나 파워풀한 느낌보다는 자신의 톤이 가진 질감을 더욱 잘 살렸다는데 있다. 그는 자신의 톤이 가진 부드럽고 깨끗한 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보다 넓게 퍼질 수 있는 질감을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깨끗하면서도 낮고 넓게 퍼지는 브라이언의 목소리는 굵고 힘있는 톤으로 고음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는 환희의 보컬과 조화를 이루고, 이 둘이 서로의 목소리가 가지는 여백을 꽉 채워주면서 풍부한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 앨범은 그 느낌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한다. 지난 앨범의 곡들이 [Sea of Love] 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듯 환희의 힘찬 보컬을 살려줄 수 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브라이언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를 살릴 수 있는 훅이 앨범의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환희 옆의 브라이언
타이틀곡인 [Missing You] 를 비롯한 모든 곡들의 훅은 낮고 넓게 퍼지는 브라이언의 보컬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그만큼 앨범의 분위기는 이전보다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좀더 우울한 느낌을 주고 있다. 브라이언의 부드러운 저음에 환희의 굵은 톤이 브라이언의 여백을 채워주는 그 순간, 곡은 가장 큰 호소력을 가지게 되고, 이것이 환희 개인이 아닌 플라이 투 더 스카이라는 팀을 보컬 그룹으로 인식시켜줄 수 있는 가장 큰 포인트가 된다. 이들은 이제 아이돌이라든가, 혹은 댄스라든가 하는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그들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그룹이 된 것이다. 이들은 이제 단지 서로 ‘각자’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곡을 통해 다른 R&B 솔로 보컬리스트들이 보여줄 수 없는 그들만의 분명한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앨범의 방향 전환은 이 앨범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단점이 되기도 한다. 브라이언의 보컬을 강조하면서 이전까지 잘 보여주지 못했던 또다른 감성을 보여주고, 보컬 그룹으로서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이미지를 확실히 잡는 것은 사실이지만, 역으로 그것에 지나칠정도로 집중한 이 앨범의 프로듀싱은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할 수 있었던 여러 가능성을 봉쇄해버리고, 앨범의 성격을 획일적으로 만들어버린다. 즉, 모든 곡들이 둘의 코러스를 통한 낮게 깔리는 훅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곡의 분위기가 비슷비슷해져버리고, 동시에 두 멤버가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이 제한되는 것이다. 지난 앨범은 비록 각자의 솔로곡들이 너무 많아서 그룹으로서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역량을 보여주는데는 문제가 있었지만 [Sea of Love] 와 [Condition of My Heart] 라는 상이한 성격의 싱글들이 있었고, [5 Minutes] 처럼 앨범의 성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앨범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곡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앨범의 곡들은 [한] 이나 [Magic Song] 처럼 댄스 비트가 가미된 곡들이 아니면 거의 비슷한 느낌으로 일관되어 있고, 그 댄스곡들도 앨범의 기조를 그대로 따르는 편이라 아주 확실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편곡도 대부분의 곡들에서 보컬 파트를 빼면 지나칠정도로 베이스와 리듬 프로그래밍을 앞에 내세워서 사운드적으로도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다. 다만 리듬 프로그래밍을 단지 드럼 톤으로만 가지 않고 보다 다양한 톤으로 잘게 쪼갬으로써 보다 섬세하고,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비슷한 분위기로 가는 앨범의 흐름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체적으로는 곡마다 귀에 확실히 걸리는 포인트가 있고, 고급스럽고 편안하게 들을수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보컬의 가능성을 완벽하게 드러내거나, 혹은 앨범에 보다 다양한 재미를 주고 있지는 못한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3집 앨범은 곡마다의 완성도의 차이는 있었어도 [Sea of Love] 와 [Condition of My heart] 처럼 확실한 킬링 트랙들이 있었던 반면,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는 모두 들을만해도 아주 확실한 히트 트랙이 없는 것이다.
또한 이 앨범은 거의 모든 곡들이 브라이언의 목소리를 바탕으로한 훅을 중심으로 곡이 진행되다보니 곡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훅에‘만’ 의존하는 곡들이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낮고 풍성하게 깔리며 서로의 여백을 채워주는 환희와 브라이언의 보컬이 훅에서 가장 크게 드러난다면, 이것을 그 부분 뿐만 아니라 곡 전체의 ‘감성’으로 이끌어내는 것은 그 훅에 다다르기까지의 멜로디라인과 편곡상의 변화이다. 이 부분이 충실하지 못할 때,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훅‘만’ 강조되는 곡들이 되어버리고, 이런 곡들은 앨범의 일관된 분위기로 인해 무난하게 넘어가기는 하지만 앨범 전체의 완성도에는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어찌보면 발전한 보컬의 역량을 이용해 쉽게 갔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Fly Style
그래서 우선 앨범의 가장 성공적인 트랙은 타이틀곡인 [Missing You] 라고 해야할 것이다. 이 곡은 앨범의 실질적인 첫곡으로서 듣는 사람들에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는 매리트를 가지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 앨범 전체의 포인트인 두 보컬의 하모니를 기반으로한 훅이 가진 차분하고 고급스런 느낌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Missing You] 는 곡의 포인트인 ‘한번만 내 마음을 들어줘…’ 부분을 처음부터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오히려 곡의 핵심은 그 부분이 둘의 하모니로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과정이다. 멜로디 자체는 이미 곡의 중반부터 모두 공개 되지만, [Missing You] 는 그것을 편곡을 통해 서서히 끌어올리는 방법을 알고 있다. 실질적으로 곡의 도입부라고 할 수 있는 [후(後)] 에서는 리듬 프로그래밍을 배제한채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로 잔잔하게 분위기를 잡아준 뒤, 본 곡에서부터 리듬 프로그래밍을 등장시켜 곡의 흐름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진행되는 멜로디의 흐름을 주목할만한데, 여기서 이 곡은 이들이 듀엣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반복적인 멜로디라인을 각자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며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처음에는 브라이언과 환희의 보컬을 통해 각자 각절의 멜로디를 소화하게 한 뒤, 그 다음에는 훅도 브라이언과 환희가 따로따로 부르게 해서 멜로디는 공개하되 아직 곡의 정점에 올라서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는 사이에도 브라이언의 파트와는 달리 환희의 훅에서는 코러스를 첨가함으로서 곡의 분위기를 점차 상승시킨다.
그러나 이 곡은 둘이 멜로디를 모두 소화했다고 해서 곧바로 곡의 정점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이 곡의 장점은 바로 그 순간에서도 편곡을 통해 차근차근 정점으로 올라가서 자연스럽게 훅의 느낌을 극대화한다는데 있다. 보통의 경우라면 리듬 프로그래밍과 베이스가 제거된 상황에서 피아노를 바탕으로 브라이언이 ‘널 기대하잖아 다시 내게 온다고…’ 이후 터지는 환희의 보컬에서 그대로 절정으로 달려갔겠지만, 이 곡은 그 부분에서 다시 절정을 부분부분으로 나누어 훅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지 않고 훅의 멜로디라인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이것은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듀엣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한데, 곡 후반에서 브라이언의 ‘한번만 내 말을 들어줘…’ 에서 환희는 자신의 강한 보컬로 분위기를 띄우고, 환희의 보컬이 메인에 설 때는 일단 브라이언의 보컬 대신 강한 여성 코러스가 등장하면서 한층 더 스케일을 키운 뒤, 그들의 보컬은 그 다음에서야 서로 합쳐지면서 곡을 최절정으로 이끈다. 그럼으로서 이 곡은 훅이 가진 잔잔한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확실하게 강한 클라이막스를 가지도록 하고, 훅이 질리도록 반복되는 느낌을 막는다. 계속 스케일은 커지지만 곡의 끝까지 넓고 잔잔하게 퍼지는 훅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곡의 구성이 이 앨범의 지향점 내에서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가진 매력을 최대한 잘 이끌어내고 있다. 곡 후반부에 나오는 ‘한번만 내 말을 들어줘…’는 멜로디 자체로는 나직하게 다가서지만, 그 느낌은 잔잔하기보다는 오히려 꽉 채우는 것에 가깝다. 부드럽고 잔잔한 감성에 두 보컬의 조화, 그리고 대중적인 곡으로서 가져야할 뚜렷한 하이라이트를 함께 공존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앨범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이 곡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것인데, 우선 편곡으로 잘 이끌어가긴 했지만 멜로디 자체가 단조롭게 반복되는 감이 있어서 이와 비슷한 앨범의 다른 곡들까지 듣다보면 비슷비슷해지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앨범의 사운드 믹싱의 문제인데, 사운드 자체가 베이스와 리듬 프로그래밍이 중심에 있는데다가 믹싱도 이 사운드와 보컬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보다 얇고 섬세한 소리를 잘 잡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곡의 넓고 잔잔하게 퍼지는 분위기를 더욱 잘 이끌어줄 수 있었던 현악 세션은 상당부분 묻혀버리고, 곡의 후반부에 곡의 감성을 강하게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일렉 기타 연주 역시 다른 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는다. 특히 강하게 때리는 사운드가 등장할 때 순간적으로 약간 찢어지는듯한 소리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보컬이나 리듬 파트처럼 강한 소리들을 살리는데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깨끗하게 사운드를 뽑아내지는 못한 듯 싶고, 이것은 앨범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매끈한 타이틀곡이긴 하지만 [Sea of Love] 와 같은 곡에 비해서는 곡이 끌어낼 수 있는 감성을 마저 다 표현하지 못한 듯 싶다.
유영진의 두 번째 시도
물론 유영진이 작곡한 [한] 이 [Sea of Love] 역할을 대신했다면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Sea of Love] 같은 곡이 매번 나오기는 힘든 듯 싶다. [한] 은 기본적으로 [Sea of Love] 와 유사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심플하게 반복되는 리듬 패턴을 기반으로 둘의 보컬을 교차시키고, 훅을 반복시키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강하게 밀고나가면서 곡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것은 [Sea of Love] 의 그것과 흡사하다. 특히 빠르게 진행되던 곡이 브릿지에서 어쿠스틱 기타 솔로를 통해 한순간 숨을 죽이면서 후반부의 절정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코러스로 이런 효과를 냈던 [Sea of Love] 의 브릿지와 유사한 느낌을 주고 있고, 환희의 보컬로 잔잔하게 마무리되는 구성 역시 [Sea of Love] 와 흡사하다.
그러나 [한] 은 [Sea of Love] 와 비슷하면서도 [Sea of Love] 가 담고 있던 여러 장점들을 다시 들려주는데는 실패한다. 우선 훅의 문제이다. [Sea of Love] 와 [한] 의 훅이 가진 결정적인 차이는 훅의 멜로디가 가진 느낌이다. [Sea of Love] 의 ’For the moon by the sea…' 같은 훅은 갈수록 뻗어나가는 멜로디를 가지고 있었던 반면, [한] 의 훅인 ‘그댄 이미 남의 여자…’ 는 계속 뻗어나가며 이어지기 보다는 거기서 그대로 멜로디가 종료되면서 반복되고, 강하게 뻗어나가기보다는 멜로디의 끝에서 음정이 내려가면서 약간은 잔잔하게 내리까는 느낌을 준다. [Sea of Love] 와는 멜로디의 감성 자체가 다른 것이다. 또한 [Sea of Love] 는 ’For the moon by the sea…' 같은 훅 외에도 각절에서 또 다른 훅 역할을 해주는 ‘From the bottom of my heart…' 같은 부분이 곡의 흐름을 갑자기 바꾸지 않으면서도 곡의 멜로디를 단조롭지 않게 하는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이 곡은 각절 멜로디 이후 곧바로 훅으로 넘어가고, 그 뒤부터는 계속 그것이 반복되면서 [Sea of Love] 처럼 다양한 재미를 주지 못한다.
또한 편곡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이 곡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Sea of Love] 가 처음에는 환희의 보컬로부터 시작해 그 뒤에 어쿠스틱 기타가 등장하고, 브라이언의 파트에서는 바다소리와 일렉 기타, 그리고 훅에 이르러서야 리듬 프로그래밍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곡의 흐름을 끌어올린 뒤 그 다음부터 사운드를 하나씩 더해가면서 브릿지 부분의 코러스의 등장이나 후반부의 클라이막스가 더욱 극적으로 표현된 반면, [한] 은 처음부터 곡이 가진 모든 카드를 공개한다. 처음부터 환희의 보컬로 강하게 치고 나가는데다가 현악 세션, 피아노, 리듬 프로그래밍을 모두 등장시켜 버린다, 그렇기에 곡은 첫 번째 훅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이미 보여줄 것을 거의 다 보여줬고, 그렇기에 브릿지가 등장한 뒤에 터져나오는 훅 역시 앞의 멜로디라인에 비해 그렇게까지 강력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다만 [Sea of Love] 에 비해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 두 멤버의 보다 탄탄해진 보컬이다. 환희의 보컬 은 [Sea of Love] 처럼 쭉쭉 뻗어나가지 않는 [한] 훅에서도 강한 힘으로 곡을 이끌어나가면서 훅에 강한 호소력을 주고 있는데, 이것은 이 곡이 다른 곡들과 달리 환희의 강한 보컬을 중심으로 곡을 이끌어가는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댄 이미 남의 여자…’ 같은 부분을 소화하는 환희의 보컬은 그 때마다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브라이언의 보컬은 환희가 이끌어가는 이 곡을 너무 진하지 않게, 그리고 보다 풍부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그래서 이 곡은 점점 더 강하게 나가는 [Sea of Love] 와 달리 댄스 비트 속에서도 어느 한순간 곡에 보다 부드러운 감성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된다. 곡을 이끌어가는 것은 환희의 보컬이 메인에 서는 훅이지만, 그것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아픔만큼 예전보다 잘 견뎌요 그댈 볼 수는 있기에…‘ 같은 부분이다. 브릿지 뒤에 곧바로 또다시 훅이 터져나왔다면 이 곡은 정말 뻔한 곡이 될 수도 있었지만, 거기서 잔잔하고 깨끗하게 깔리는 브라이언의 보컬을 바탕으로 환희의 강한 보컬이 남은 여백을 채워주며 분위기를 서서히 상승시키는 멜로디가 등장함으로서 이 곡은 [Sea of Love] 와 다른 정서를 드러내게 된다.
또한 이것과 연관지어 이 곡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현악 세션의 사용이다. [Sea of Love] 에서 현악 세션 편곡을 담당한 박인영이 현악 세션을 상당히 제한적으로 쓰면서 곡의 흐름을 변화시키는데 사용하는 정도였다면, [한] 에서 심상원의 편곡은 곡 전체에 걸쳐서 보컬 멜로디만큼이나 곡을 장악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곡의 전반부부터 사용되면서 처음부터 곡을 너무 강하게 이끌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현악 세션이 만들어내는 잔잔하고 풍부한 느낌은 곡의 멜로디가 가진 느낌과도 꽤 잘 어울려서 만약 곡에서 리듬 프로그래밍이나 베이스를 좀 줄이고 현악 세션을 좀더 강조했으면 보다 감성적으로 뛰어난 곡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리듬 프로그래밍이나 베이스의 경우는 이 곡에서도 중간중간 조금씩 찢어지는 소리가 나기도 하니 너무 강조할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When You Press Play, 2 Become 1
그 다음곡 [습관] 은 이 앨범 전체의 정서를 좀더 분명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곡의 포인트는 ‘너를 생각하면 할수록…’ 같은 브라이언의 부드러운 보컬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고, 곡에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가 첨가되어 곡을 최대한 잔잔하게 이끌어간다. 곡의 중반에 힘을 부여하는 것은 ‘미안해 이럴 수 밖에 없는 날 이것밖에 안되는 날 용서해 / 마지막 한 니가 남긴 이 말들을 몇 번이고 되돌려 듣고 있어’ 같은 환희의 보컬이지만, 결국 곡은 브라이언의 잔잔한 보컬에 의해 분위기가 좌우되고, 그것이 계속 반복되면서 만들어내는 조금은 우울한 정서가 곡의 전체적인 느낌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곡은 그런 앨범의 방법론에는 충실하지만 그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 곡은 사실상 두 보컬리스트의 역량에 의해 곡을 이끌어가는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곡 전체가 계속 같은 훅을 반복하고, 편곡 역시 거의 변하지 않고 반복되면서 결국 훅만 남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기서 곡에 변화를 주는 것은 후반부에서 애드립으로 곡의 흐름을 이끄는 환희의 애드립 정도이고, 그것을 제외하면 곡은 계속 훅을 반복하며 곡을 마무리해버린다. 낮고 부드럽게 깔리면서 공간을 채우는 브라이언의 보컬은 훅이 등장하는 순간마다 확실한 호소력을 갖지만, 그것이 어떤 좋은 흐름을 가지고 곡 전체에 보다 감성적인 느낌을 불어넣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후반부에서 드러나듯이 정반대에 가까운 보컬을 가지고 있는 두 보컬이 번갈아가면서 곡을 채워나가 솔로로 부르는 것보다는 지루하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그 능력에만 기대 곡을 쉽게 갔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2 Become 1] 은 이 앨범의 방향과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특징을 보다 잘 이용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는 곡이다. 이 곡은 기본적으로는 [습관] 과 비슷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브라이언의 보컬이 중심에 서는 잔잔한 훅을 곡의 중심에 놓고 있고, 후반부에는 그 위에 환희의 보컬 애드립이 얹어지면서 계속 반복되며 끝나는 것도 유사하다. 하지만 이 곡은 좀더 정교하게 곡을 꾸며나가면서 [습관] 에서의 단점들을 상당 부분 극복하고 있다. [2 Become 1] 은 훅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처음 훅이 터져나온 이후에도 계속 자연스럽게 곡의 흐름을 만들어가면서 훅을 단지 귀에 걸리는 부분으로서가 아니라 곡의 전체적인 정서를 확실하게 해주는 한 부분으로 만들어준다. 이를테면 ‘One / 둘이 하나된 것을 믿을 수 있나요 / 그대가 내 안에 들어와 다른 내가 되었죠’ 처럼 ‘One' 으로 한번 훅을 만들어주고, 그것과 연결해 계속 새로운 멜로디를 제시하면서 훅이면서도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곡의 흐름 안에서 차분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각절의 멜로디라인에서도 환희의 부분에서는 환희의 역량을 이용해서 곡의 흐름을 끌어올리는데, 이는 특히 곡의 후반부에서 환희의 보컬 파트가 그대로 환희의 애드립으로 이어지고, 브라이언의 훅은 훅대로 이어지면서 격렬한 애드립과 잔잔한 훅이 함께 하는 부분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때 곡은 단지 반복되는 훅이 아니라 격렬하게 올라간 곡의 페이스를 한순간에 풀어주는 클라이막스의 역할을 하고, 이때 생기는 부드러운 감성이야말로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표현한 그들의 스타일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곡이 절정에 올라간 것 같을 때 그 흐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오히려 곡의 감성은 다른쪽으로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곡은 큰 차이는 없지만 조금씩 편곡상의 변화를 주면서 그것으로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 훅 부분에서 베이스를 강조하고 건반을 깔아서 곡에 추진력을 더한다든가, 2절의 환희 파트에서 신디사이저와 코러스를 첨가하는 등 조금씩 곡의 스케일을 끌어올리면서 자칫하면 너무 잔잔하게 갈수만 있는 곡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후반부에 계속 반복된채 끝나는 곡의 구성이나 지나치게 두껍게 처리된 베이스 톤이 다른 소리까지 잡아먹는 감이 있어 아쉽긴 하지만 [2 Become 1] 은 [Missing You] 와 함께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무엇이 변했는지 분명하게 드러내는 곡이라 할만하다.
[2 Become 1] 이 [습관] 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을 보여준 곡이라면 [Magic Song] 은 [한] 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어떤 느낌을 효과적으로 끌어낸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과 함께 이 앨범에서 보기 드문 댄스곡인 이 곡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앨범의 방향성과 충돌을 빚었던 [한] 과 달리 보다 확실하게 곡의 방향을 잡아나가면서 효과적으로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장점들을 담아내고 있다. 이 곡은 약간의 코러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같은 편곡으로 일관하지만, 대신 멜로디와 보컬이 가진 역량으로 곡 전체에 플라이 투 더 스카이만의 느낌을 표현한다. 이 곡에서 중요한 것은 댄스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계속 곡의 느낌을 잔잔하게 이끌어나가는 두 멤버의 화성이다. 각각의 솔로 파트에서 점점 흐름이 빨라지는 멜로디라인은 곡의 리드미컬한 느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Press Play…' 처럼 두 멤버가 함께 하는 부분이 되면 한순간에 곡을 전환시킴으로써 이 댄스 곡에 감성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부여한다. [2 Become 1] 과 마찬가지로 멜로디 자체는 훅의 부분에서 오히려 더욱 부드러워지고 음정이 낮아지지만, 두 멤버가 그것을 함께 부르면서 보다 곡을 꽉 채워 곡의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서 이 곡은 댄스곡이면서도 그냥 신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빠져들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내는 곡이 된다. 특히 훅이 터져나온 뒤 두 멤버가 함께 음정을 점점 낮춰가면서 ’들려줘요 그 노래를 / 그건 오직 그대만이 할 수 있는…‘ 에서의 두 멤버의 화성은 곡의 스피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음정이 낮아지면서 곡에 잔잔하고 우울한 감성을 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물론 이것은 지난 앨범보다 풍부하게 공간을 채울 수 있게 된 브라이언의 보컬이 기본 전제가 된 것이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식 댄스곡의 방향을 제시했을뿐만 아니라 이번 앨범에서 그들이 ’보여줘야 할‘ 역량을 충분히 드러낸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아쉬운 후반부
반면 [Still] 은 이 두 멤버의 역량을 조금 다른 느낌으로 쓰는 곡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이들의 훅은 여전히 잔잔하게 깔리는 느낌을 주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리듬 패턴을 따라 좀더 강하게 멜로디를 끊음으로서 [Missing You] 나 [2 Become 1] 과 달리 훅이 치고 들어오며 곡에 조금은 뻗어나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 즉, 다른 곡들이 리듬 프로그래밍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등으로 잔잔한 느낌을 끌고 나갔다면, 이 곡은 건반과 기타를 사용하기는 해도 그보다는 강하게 끊는 리듬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곡의 멜로디를 진행시켜나가면서 보다 힘찬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기타 역시 그에 맞춰 좀더 리드미컬하게 연주되고 있고, 훅에서 확실하게 공간을 채우는 브라이언의 보컬은 그 위에서 강하게 솔로를 펼쳐나가는 환희의 보컬과 함께 곡의 스케일을 키워나간다. 이 앨범의 곡중 유일하게 환희의 보컬이 계속 강하게 나가는 곡인 셈이다.
그러나 이 곡은 그런 방향상의 특징을 제외하면 상당히 평이하게만 흘러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강한 리듬을 계속 반복하면서 보컬의 역량에 많은 것을 맡기는 진행이나, 훅이 한번 등장하고 나서는 계속 반복되는 후반부의 진행은 ‘좋은 보컬’을 들을 수는 있어도 인상적인 ‘곡’을 듣게 하는데는 실패하고 있다. 환희와 브라이언이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그걸 계속 강조하면서 한명에게는 계속된 애드립을, 그리고 다른 한명에게는 훅을 부르게 함으로서 곡을 이끌어가는 방법은 평범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반면 [Only One] 은 [Still] 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방법을 사용함으로서 [Still] 이 가지고 있던 약점을 어느정도 극복한다. 강한 리듬 프로그래밍이 중심이 된 곡의 진행, 각각의 보컬이 진행되면서 점점 더 강하게 흘러가는 각절의 멜로디라인은 [Still] 과 비슷하지만, 이 곡은 거기서 이 앨범의 방향을 보다 충실히 지키면서 곡의 느낌을 다르게 가져간다. 물론 이것은 곡의 완성도 문제라기보다는 방향의 문제에 가까울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훅을 끌고 나가는 완성도의 문제이다. [Still] 이 강하게 치고 나가는 대신 짧고 반복적인 멜로디를 사용했다면, [Only One] 은 이를테면 ‘그런 내 마음을 받아준 그대를 아프게 했던건 / 내게 처음이었던 사랑 / 지키는 방법을 몰랐던 거죠' 에서 ’지키는 방법을 몰랐던 거죠‘ 에서 음정을 높이면서 그 안에서 기승전결을 갖춘 멜로디라인으로 곡의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즉, 훅이 반복된다는 구성은 마찬가지이지만 훅의 멜로디만으로도 어느정도 정서적인 호소력을 가진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한 ’거짓말처럼 바라만봐도…‘ 부터는 환희의 보컬에 브라이언의 코러스가 따라붙고, 중간에 두 멤버의 보컬 역량을 보여주는 브릿지 멜로디가 첨가되는 등 곡에 어느 정도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브릿지 멜로디를 통해 곡이 절정으로 향하면서 훅을 단순히 반복시키기 보다는 한층 더 강한 느낌을 주게 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Still] 에 비해 나은 점이라는 것이지 딱히 이 곡이 특출난 곡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인 사운드, 역시 계속 반복되는 훅에 절정으로 치닫기 위한 브릿지 멜로디의 사용은 지극히 관습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고, 그만큼 곡이 참신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또한 훅의 멜로디가 계속 이어지기에 후반으로 가면 그런 느낌이 사라지기는 하지만 흐름을 끌어올리는 각절의 멜로디와 갑자기 낮게 깔리며 등장하는 훅의 멜로디는 그렇게 매끄럽게 연결된다고 하기 힘들다.
이는 [Good To You] 도 마찬가지. 이 앨범에서 [Still] 로부터 [Good To You] 에 이르는 세 곡은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곡에 평이한 완성도로 더 좋은 앨범이 될 수 있었던 이 앨범을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여러 곡들이 모인 느낌의 앨범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이 곡의 문제는 멜로디보다도 편곡에 있다. 이 곡에서 그래도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면 훅에서 두명의 목소리가 겹치면서 힘차게 흘러갔던 멜로디가 어느순간 ‘…Good to you…' 나 ’…Praying all day' 처럼 순간적으로 나직하게 깔릴 때 주는 우울한 감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곡의 편곡은 훅이 가진 그런 매력을 제대로 살리기 보다는 리듬 프로그래밍과 신디사이저, 그리고 계속 깔리는 코러스라인 등을 어지럽게 섞어놓아서 후렴구의 잔잔한 느낌이 잘 살아나지 못하고, 지나칠 정도로 사운드가 꽉 차있어서 ‘시끄러운’ 느낌마저 준다. 브라이언의 보컬을 중심으로한 잔잔한 훅이 곡의 중심에 서있지만, 사운드는 매우 강한 터치의 리듬과 산만하기까지한 사운드로 곡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잔잔하게 깔리는 중반의 랩에서 온갖 사운드가 뒤섞이는 것은 이 곡의 이런 문제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모든 것들을 넘어간다해도 앞의 두곡과 마찬가지로 곡 초반부터 훅을 그대로 드러내고, 그것을 계속 반복한 뒤 브릿지와 훅의 연결로 곡을 절정으로 이끄는 전개는 지극히 평이하다. 이 세 곡에서는 지나칠정도로 플라이 투 더 스카이라는 그룹이 악기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정한 스타일의 곡에 어울리는 소리를 제공하는 그런 악기 말이다.
또한 곡의 감성은 다르지만 [You] 역시 앞의 세 곡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이 곡이 앞의 세 곡과 다른 것은 사운드로 곡을 꽉 채우고 보컬에 상당히 힘을 주었던 앞의 곡들과 달리 그 분위기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나갔다는 것이다. 사운드의 숫자는 줄어들었고, 리듬 프로그래밍은 보다 얇아졌으며, 대신 신디사이저로 곡의 여백을 채우면서 보다 간결한 느낌을 주고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훅 역시 'You / 나 눈감을땐 니가…‘ 부분 중 ’You' 에서 치고 들어가더라도 보다 가벼운 느낌으로 곡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 곡의 작곡가 김조한이 그러하듯, 일정한 두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볍게 치고 들어가는 브라이언의 보컬과 그와 반대로 가벼운 곡의 멜로디에 진한 느낌을 불어넣는 환희의 보컬이 주는 조화는 지나칠 정도로 강하기만 햇던 앞의 세 곡들보다 효과적으로 호소력을 부여한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멜로디이다. 이 앨범의 문제중 하나는 [Missing You] 등의 몇몇 곡을 제외하면 이번 앨범에서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보컬 톤을 너무 과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곡에서도 그 문제는 여전히 반복된다. 즉, 짧게 어떤 멜로디를 강조해서 부르기만 해도 둘이 만들어내는 톤의 질감이 상당히 좋다보니 그 부분만큼은 호소력이 생기는데, 이런 그들의 장점을 지나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You] 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이 곡은 듣다보면 ‘You’ 가 계속 등장하면서 비슷비슷한 멜로디가 반복된다. ’You' 로 귀를 잡아끈 뒤 비슷한 멜로디를 반복하면서 곡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것이다. 물론 각자 다른 톤을 가진 두 보컬의 역량으로 인해 후반부까지 어느정도 집중력을 가지고 곡을 이끌고 나가지만, 계속 비슷비슷한 멜로디와 같은 리듬 프로그래밍이 반복되는 곡의 진행은 듣다보면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로 지루한 느낌을 준다. 심플한 것과 단조로운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느낌 좋은 짧은 훅 하나로 곡을 지탱하는 것은 김조한의 네임벨류를 생각해봤을때는 실망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이 곡에서 빛나는 것은 김조한만큼은 아니지만 가벼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질감으로 곡의 경쾌한 느낌속에 약간의 색깔을 집어넣는 브라이언의 보컬이다.
Oh, My Love !
전반부에 비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앨범의 후반부를 어느정도 살리는 것은 앨범의 마지막곡인 [My Love] 이다(개인적으로 CD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는 앨범만 리뷰하기에 이 앨범의 ’M타입‘ 음반에 담겨있는 컴퓨터용 곡들은 리뷰를 하지 않겠다. 필자의 컴퓨터는 리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내지 못한다). 이 곡은 이 앨범의 전체적인 방향을 그대로 따르면서 거기에 관습적인 한국식 R&B의 흐름을 따르기 보다는 좀더 과감하게 이 앨범에서 보여주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감성을 끌어내고 있다.
이 곡은 이 앨범 전체에서 드러나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강점, 즉, 브라이언의 보컬을 중심으로 잔잔하게 깔려나가는 훅의 느낌을 보다 강화하는 방법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것은 작곡과 편곡 양쪽을 통해 드러난다. 이 곡의 멜로디는 후반부의 곡들과 달리 훅이 갑자기 치고 들어오기 보다는 [Missing You] 처럼 매우 서서히 각절의 멜로디로부터 훅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훅으로 이어지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대여 행복한 날만큼 우리 서로가 아파할 날 더욱 많겠지만‘ 같은 부분은 훅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1절에서는 브라이언의 보컬에 이어 등장하는 환희의 보컬을 통해 그대로 각절의 멜로디라인처럼 부르게 함으로서 곡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고, ’많겠지만‘ 에 이르러서 코러스를 등장시켜 그 다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코러스 멜로디라인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다. 그리고 브릿지 멜로디인 ’아무리 작은 목소리도…‘ 같은 부분에서도 곡의 흐름을 급격하게 끌어올리기보다는 멜로디의 끝에서 다시 음정을 낮추며 곡을 잔잔하게 이끌어 부드럽게 훅의 멜로디와 연결시키기에 곡의 분위기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그러면서 곡은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고, 이때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훅의 보컬 멜로디는 곡 전체를 편안하게 감싸며 [My Love] 의 감성을 지배한다. 조용히 다가와 속삭이듯 말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그 느낌이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부드러운 보컬과 맞물려 매우 잘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은 [My love] 의 편곡을 통해서이다. 이 곡은 앨범의 다른 곡들과 달리 리듬 프로그래밍이나 베이스를 강하게 치고 들어가기보다는 오히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로 곡을 조용히 이끌고 있고, 리듬 프로그래밍의 톤은 가볍게 만들어놓아 곡에 소박한 이미지를 부여한다. 물론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이 곡 역시 다른 곡들처럼 후반부에 이르러 지루한 느낌을 주겠지만, 이 곡은 거기서 효과적인 편곡으로 변화를 일으키면서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훅 멜로디가 가지고 있는 나직한 느낌을 더욱 잘 살려내고 있다. 둘이 함께 부르는 훅이 등장하면서 나른하게 퍼지는 신디사이저를 등장시키고, 다시 브릿지에서 역시 느릿하게 퍼지는 코러스라인을 등장시키면서 스케일은 키우되 곡의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은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운드와 멜로디가 차곡차곡 쌓여나간 뒤 등장하는 후반부의 훅은 여전히 나른하면서도 보다 넓게 퍼지는 느낌을 주면서 상당한 클라이막스를 만들어낸다. 즉, 이곡은 더 강하고 높게 곡의 흐름을 끌어올리기보다는 훅의 멜로디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감성적인 장점을 계속 사운드를 통해 하나씩 끌어내면서 ’확장‘시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곡의 마지막에 울려퍼지는 ’My love‘ 는 훅 멜로디 중 가장 잔잔한 부분이지만, 오히려 그만큼 가장 큰 감성적인 호소력을 갖는 부분이다. R&B라는 특징이나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보컬’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그들의 목소리가 내는 감성적인 호소력에 집중하면서 플라이 투 더 스카이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간 것이다.
One step, Two step..... Closer to the sky
[My Love] 를 통해 플라이 투 더 스카이는 앨범의 첫 곡과 마지막 곡에서 자신들의 확실한 감성과 스타일을 보여주며 이 앨범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다. 그들은 이 앨범을 통해 자신들이 ’함께‘ 내는 목소리로 자신들의 음악적인 특징을 드러내면서 ’보컬 듀오‘로서 이전보다 더욱 확실히 자신들의 위치를 찾아나갔다. 이들은 이제 아이돌의 이미지나 특정 멤버의 가창력만 거론될 필요없이 온전한 ’보컬 그룹‘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물론 아이돌로 시작한 이들의 이력이나 SM 소속이라는 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을 여전히 마음에 들어하지 않겠지만, 국내의 보컬리스트 중심의 편안한 R&B 음악을 듣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앨범을 사는데 별로 주저할 일은 없을듯 싶다. 이들이 그다지 큰 홍보없이도 현재 꾸준히 앨범차트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들의 특징이 대중에게 전달된 결과 아닐까 싶다. 요즘 대중이 사는 ’앨범‘들은 쿨처럼 늘 가볍게 들을 수 있거나, 아니면 호소력이 강한 가수의 ’가창력‘이 강조된 경우가 많은만큼 이들도 4집을 통해 성공적으로 그런 자리에 안착하게 된 것 같다.
물론, 그렇다해서 이것이 이들의 확실한 ‘완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이 앨범을 통해 ‘드디어’ 두 멤버의 목소리를 모두 제대로 들려줄 수 있게 되었고, 가창력에 있어서도 둘의 특징을 각자 확실하게 전달하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 앨범의 음악들은 지나치게 비슷비슷한 사운드와 작법을 가진 사운드들의 곡들로 이들의 보컬이 가진 가능성을 완벽하게 보여주지는 못했고, 전작의 [Sea of Love] 처럼 팀을 한단계 상승시킬만한 싱글을 들려주지도 못했다. 물론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팀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들은 여전히 보컬리스트로서의 능력을 계발해야할 필요가 있지만, 이들은 그와 동시에 자신들의 색깔에 맞는 음악을 스스로 찾아나가고, 그 색깔마저 자신들이 만들어야할 때가 온 것이다. 그들은 아직 하늘로 다다르지 못했다. 다만 거기에 ’한걸음‘ 더 다가섰을 뿐이다.
대략 요약..SM은 거지같지만(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음)플라이두더스카이는 SM에서 잘 성장시키고 있다..이번 앨범은 전반부의 곡들은 괜찮지만 후반부는 별로다..(마이러브가 부진한 후반부를 그나마 살려준다)씨오브러브만큼 좋은 곡이 4집엔 없다..보컬이 많이 성장했다..이 사람 플투스 많이 좋아하나 보오;
첫댓글 굉장히 기네요a 칭찬이 많은 듯.-_-;
이번에도 두 사람이 같이있어야 좋은 노래가 된다는 소리도 있군요;
중요한 문장 하나만 갈켜주시오!
음 뭐라는거요-_-;
시오브러브 굉장히 좋아하네..ㅡ_ㅡ 나도 좋아하긴 했다만... 앞부분 읽다가 스크롤 압박으로 후닥후닥 넘겼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같소...ㅡ_ㅡ;;
다읽엇소-_-뿌듯하네;; 결론은 좋긴좋으나 이제 시작이며 브라이언 많이 컷다는 내용, 그리고 앨범이 비슷한 분위기라는 내용이네요. 브라이언 핑크스승한테 배운다더니 잘 배웟나보내요. 칭찬이 많은걸보면;;
눈 아파서 뒤져버리는 줄 알았으나 대략 SM 중에서 젤 낫다는 소리인듯 싶소이다.
누가 요약좀 해주시오 -_ =;
이번 플라이 앨범 좋던데.. 예전보다 많은 성장을 한듯 싶어요
강명석씨.. 곡분석을 지나치게 세세히 하는 분이라 글 읽는데 부담이 꽤 되죠.. 그래도 평론가들 사이에서 제일 괜찮게 생각하는 분이예요.. 대충 요약 정리를 하자면 이번 4집은 듀오의 색깔을 잘 살렸으나 듀오의 색깔을 살리려다보니 곡이 비슷비슷해졌고...
후반부에 갈수록 비슷비슷한 곡들이 많은데 발전된 보컬들(플라이)만 믿고 곡을 단조롭게 만들었다.. 대충 이런 내용 같네요.. 좋은 보컬을 느낄수는 있으나 좋은 곡은 느낄수 없다.. 공감하는 내용임.. 2 Become 1이 제일 좋은 평가를 받은듯..
씨오브러브 좋아하니까;;뭐 동감;? 그지만,,가끔가다;;별로 내키지 않는; 긍정적인 평가도 보이는듯;
그렇게 좋은 평가는 아닌거 같음-_-근데 이 분은 Sea Of Love가 맘에 들었나 보오.
대략 요약..SM은 거지같지만(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음)플라이두더스카이는 SM에서 잘 성장시키고 있다..이번 앨범은 전반부의 곡들은 괜찮지만 후반부는 별로다..(마이러브가 부진한 후반부를 그나마 살려준다)씨오브러브만큼 좋은 곡이 4집엔 없다..보컬이 많이 성장했다..이 사람 플투스 많이 좋아하나 보오;
스크롤의 압박이..-_- 새벽이라 눈아파서 읽다 말았소.갠적으로 플라이 좋아함.-_-
대충 다 읽었소. 대략 나도 2 become 1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ㅡ,.ㅡ
이사람 지오디랑 강타를 너무 편애하는듯 싶어서. 흠....;
으음..시 오브 러브 좋았죠 -_-근데 이사람은 너무 좋아하네 ㅋㅋ 그런데 정말 후반부에는 마이러브밖에 별 다른 느낌이 없었더라는..
"문희준은 록을 하긴 하지만 음악적인 완성도에서 아직까지 보통의 록 뮤지션만큼의 실력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 이게 제일 중요한 문장이오.
후반부 들어가면서 약간 곡 느낌이 거의 다 비슷비슷하긴 했죠. 나쁜 곡들은 아닌데 전체적으로 약간 지루한느낌..
플라이 3집 아니었어????? 웁스....
[한].. 이 노래는 왠지 느낌에 끌리지 않는다.. 했더니 역시나 유영진이 만든 노래였군.. 개인적으로 [습관]이 좋더이다..
트리플 크라운에 강명석님 글이군요..공감하는 내용..^^;
즉 Sea of love처럼 좋은 싱글은 없지만 미씽유랑 마이러브가 처음과 마지막에 위치해 팀의 색깔-_-을 확인시키고 나머지 노래는 약간 비슷비슷하지만 뭐..대충 긍정적인 평 -_-
전작의 [Sea of Love] 처럼 팀을 한단계 상승시킬만한 싱글을 들려주지도 못했다. <-동의,,
너무 길어서 못읽겠다-_-;
난 다 좋소.. -ㅁ-;;
씨오러브를 굉장히 좋아하시네요;;;
안읽을래..ㅡㅡ;;ㅋㅋ
스크롤의 압박보다.,,빽빽한게 귀차니즘을;; 결국못읽은..;; 암튼..에쎔에선 플라이가 잴난듯......
아니 근데-_- 꼭 노래 분석을 이렇게 해야 하는 겁니까; 굉장히 복잡하네;; 심심해서 찾아본 sea of love 칭찬.. 대략 간단히 9줄-_-
ㅆㅣ오브러브가 괜찮은 곡이긴 하죠~완성도도 높고....; 근데 강명석씨 씨오브러브 디게 좋아하시나 보네요^^;; 이번 플투앨범 괜찮던데/ㅋ
그래요...결론은 플라이 노래 잘합니다 하지만 노래들의 색깔이 비슷비슷합니다...-_-;;이거 아닌가? 진짜...세세한것보단...좀....-_-;;근데 플라이 노래 좋던데...
드럽게 길고..너무 글씨가 빽빽해서 짱남..한줄쓰고 한줄 띄우고 한줄 쓰지.ㅡ_ㅡ;;그리고 이 사람 웃긴게..팬들이나 SM측에서 봤을때 반발이 있을 것같은 내용은 막 돌려서 말하고 말해놓고는 막 뒤에서 변명하고..ㅡ_ㅡ;;;어쨌건 플투스는 좋소!
개인적으로 강명석님...원츄하오! ㅡ_ㅡ (트리플 편애모드..;;)
씨오브러브 편곡이 세련됬긴 했죠...유영석이만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수도있는 작품(?)이긴 하죠.. 곡의 구성이나 스트링진행이 특히 마음에 들어서 본햏도 아주 좋아했던 곡이었소..
미씽유 좋음 ㅋ 하지만 이들은 읽지 못하겠음.. 대략 스크롤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