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필리핀 청소년국제친선농구교류전 1. - 마닐라에 도착하다

[임정호]

*사전에 예고(?) 한대로 선수들 이름을 밝히지 않겠습니다.

등번호로 대신... *또 내게는 제자나 다름없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이지만

아이들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2007년 6월 20일 아침 6시 50분... 인천공항 C카운트 앞. 집결시간을 10분 앞두고

도착해보니 몇넘(ㅋㅋ)이 와있다. 5번에게 언제 왔냐고 물어보니까 한시간 전이란다.

아들 첨 외국 보내는 데 안심이 안되셨는지 배웅나오신 몇분의 부모님들과 간단히 인사를 했다.

나머지 아이들이 합류했고 단장, 부단장님 도착. 나는 감독이다. 감독...^^;;(사실 부단장과는

대학 동기인데...알면서도 서로 존대하는 사이다)

짐 부치고, 여권과 티켓만 들고 간단하게 출국심사대를 통과했다. 아이들은 모두 11명이다.

원래 12명이었는데 예산 삭감으로 1명이 막판에 제외됐다. 11명의 아이들 중 10명이 외국

나가는 게 처음이다. 그래서 인지 모든 게 신기한 눈치다. "얘들아 니들 가슴에 뭐 달려 있니?"

- "태극기요.." "절대로 나라 망신 시키는 행동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에게 신신당부했다.

이유야 어찌됐건 지금 우린 가슴에 작은 태극기를 달고 있다.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인솔하는 나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특히 이번엔 아이들의 숫자가 많다. 그것도

고딩들로만...전에는 중학생 포함해서 8명이 최고였는데...

출장이다 뭐다 해서 외국 나갈 때 늘 느끼는 거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만큼 크고 깨끗하고

점포가 많은 곳도 드물다. 하지만 피곤해서 돌아다니는 것도 귀찮다. 요즘 거의 한달간을

새벽별 보기 운동을 했다. 집에 가면 새벽 2시, 6시에 일어나서 출근하고...(비행기를 탈)약속한

게이트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렸다. 졸다가 깨다가 하면서... 아이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왔다.

살게 없었나? 면세점이라고 해도 아이들에겐 비싼 가격일 게다.

드디어 8시 30분...9시 출발인 비행기(아시아나)를 탔다. 아이들이 기내식 주냐고 묻는다.

밤새고 온 애들도 있고, 대부분 아침을 못먹었다고 했다. 이륙해서 1시간 정도 지나면 줄거라고

했다. 그리고 비행기는 떴다. ... 다행히(?) 좌석이 만석이 아니라 우린 뒤쪽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내옆으론 한 넘도 안온다. 말없고 듬직한 13번은 반대쪽 창가에 혼자 앉았다. 드뎌 기내식

먹는 시간... 14번, 금새 다먹고 하나 더달란다. 맘씨 좋은 승무원이 웃으면 가져다 준다. 그리고 잠깐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아이들 대부분이 잠들어 있다. 6번은 아예 이불펴고 누워서 잔다. ^^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1시간의 시차가 난다. 우리가 1시간 빠르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12시 30분.

현지 시각으로 11시 30분에 니노이아키노마닐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헉! 이거 장난 아니다. 입국심사를 기다리며 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뜨거운 바람에 우린 바로

추리닝을 벗어야 했다. 그래도 7번은 끝까지 버틴다. 공항에 도착해 밖으로 나오면서 우리는

내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농구를 좋하는 필리핀 사람들은 금새 우리를 알아보고 바스켓볼

팀이냐고 물었다. "그렇다. 고등학교 팀이다"라고 대답하면 다들 끄덕이며 "키가 크다"며 웃는다.

사실 처음 도착해서 한쪽 눈에 계속 이상이 생겨 혼자 땀좀 흘렸다. 갑작스런 일이고 해서 계속

신경이 쓰였다. 잠시 후에 우리 전용 버스가 왔고, 현지 가이드(한국인 1명, 필리핀인 1명)의

안내로 버스에 올라 식당으로 향했다. (관광 수입의 비중이 큰 필리핀은 여행사를 통해 관광객이

올 경우 관광청 소속의 자국민 가이드를 1명씩 의무적으로 두게 되어 있고, 이들은 여러 가지 일을

도우면서 사진을 찍어 판매하는 것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리의 필리핀 가이드는 쭈니(?) 라고

불리는 '준'이었다.)

이국땅 필리핀...내게는 가깝고도 먼곳이다.(그럴 이유가 있음. 비공개 ㅋ)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마닐라 시내...그런데 내눈에 들어온 마닐라는 국제적으로 이름나 있는 도시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곳이었다. 삶의 힘든 무게와 절박한 삶의 모습이 곳곳에 묻어 있는 상상 이상의 도시. 부와 빈곤의

극명한 차이가 드러나 있는 그런 곳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릴때부터 이가 아프다던 12번도 괜찮은

모양이다. 다행이다.

우리가 점심 먹으러 간 식당의 이름은 경복궁이었다. 배불리(?) 먹은 우리는 첫날 마닐라 시내를

둘러봤다. 전용차량으로 이동하는데 가이드(유과장)가 몇가지 주의 사항을

전달한다. 차에 내릴때나 차에 탈때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설마 그정도일까 했는데 그 주의 사항은

사실이었다. 미안했지만 우린 그들을 외면해야 했다. 관광버스나 전세버스가 내리는 곳마다

잡상인들이 따라 붙었고, 그들은 위험하기까지 했다. 다행인지 몰라도 우리 아이들이 키가 크고

덩치가 있어 위험한 경우는 없었지만 뜨겁고 치열한 삶의 현장에 서 있는 그들을 보며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아마 우리 아이들도 잠들기 전에 이 생각 저 생각하지 않았을런지...

우리가 묵은 곳은 센추리팍호텔. 특급 호텔 중 하나였다. 오후 5시쯤 체크인을 하고 잠시 쉬다가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호텔이나 식당...어딜가나 우린 관심의 대상이었다. 일단

키가 큰 아이들 10여명이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있으니 말이다.

밤 9시가 넘어 모두 집합시켰다. 내일 오후에 있을 첫 경기를 위한 회의(?)였다. 그런데 큰 일이다.

우린 한국에서 한번도 연습한 적이 없다. 상위단체에는 1번 모여서 연습했다고는 보고했는데, 사실

일부 아이들만 서로를 알고 있었고 잠깐 봤거나 오늘 처음만난 아이들도 있다. 이래서 되려나...

집합전에 2시간을 생각했다. 아이들 생각, 이런 저런 전술생각...

그런데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 동안 여러 대회 등을 통해 선발한 애들이지만 본부석에서 다른 것 챙기느라 경기를 재대로

본 적이 없어 누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졌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우린 3:3

아이들을 선발했는데 여기서는 5:5 경기를 해야 한다. 하는 수 없다. 다행히 내일 오전 1시간 정도

연습할 시간이 있으니 시켜 보면서 결정하는 수 밖에... 아이들에게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이야기만

해주고 일찍 자라고 각자 방으로 돌려보냈다.

잠이 오질 않는다. 내 성격이 워낙 예민한 데다, 내일 경기할 생각을 하니 설레이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억지로라도 아이들은 재워야 한다. 여기 놀러온 거 아니니까...그리고 2년전엔 졌는지 몰라도

이번엔 질 수 없다.(2005년도에 필리필 교류전에서는 우리가 2경기 모두 크게 졌었다. 그때는 중학생

4명, 고등학생 4명으로 경기를 했고 상대는 필리핀 고등학교 랭킹 1위였다. 질수밖에 없는...

그런데 이번 상대는 필리핀 3위란다. 그리고 우린 모두 고등학생이다. 신장도 우수한 편이었다.

그리고 뛰어난 감독이 있지 않은가.ㅋㅋ) 아이들 방 마다 전화로 체크하며, 빨리 잠자라고 재촉했다.

뒤척뒤척...필리핀의 첫날밤이 지났다.

[이형민]

2편 기대됩니다^^;; 오랜만에 수필란에서 뵙네요ㅎㅎ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상길]

감독님! 잘 봤어염 ㅋㅋ 뛰어난 감독님 ㅋㅋ!!ㅋㅋ

[김영수,]

2편엄청기대되네요ㅋㅋㅋㅋ

[황인호]

감독님 ㅋㅋㅋㅋㅋㅋ

[이장훈]

완전 흥미진진할것 같은데.. 더 많은 글 써주세요!!

[임정호]

니들 2명 꼬리말 달지마라. 누군지 다 알게 되잖니...음 ^^;; 상길이 경고! 비웃는 듯한 그 말투...청소년 위원장배에서 예선탈락하고 싶지? ㅋㅋ

[이상길]

아 죄송합니다 ㅜㅜㅋㅋ

[홍세원]

하하하 ㅋㅋ 나라망신 ㅋㅋ 뉴질랜드때 죽여줬져 ㅋㅋㅋ

[임정호]

홍세원 너 땜에 망신이었지? 잘 지내냐 이눔아!!

[한동환]

오호 ㅋㅋㅋ

[이동우]

감독님 4박 6일 동안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이동진]

ㅋㅋㅋㅋㅋㅋ 아 필리핀 가고싶다 ㅋㅋ

[윤태환]

너 안갓어??ㅋ

[김영우]

ㅋㅋㅋㅋㅋㅋㅋ필리핀좋앗져..

[박승현¿]

ㅎ 재밌네요~

[S.A.B.U]

좋은 호텔에서 주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