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계절, 긴 연휴에 전화 한 통, 톡 하나 보낼 상대가 없는 건 나의 치명적 단점 때문이라고 타이틀에
표현했는데, 그렇다고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탄탄하고, 균형 잡힌 신체에 건강한 체질이다.
문제는 나의 "성급히 판단하는 습관"과 "오버하는 습성" 그리고 쥐뿔도 없으면서 "잘난 체하는" 게 치명적
약점이다.
가끔 로또를 구입하는데, 당첨 번호 발표하는 토요일엔 확인하지 않고, 월요일 출근 후 확인 하는 습관이
있다.
왜냐하면, 혹 토요일에 번호를 확인했는데, 만약 1등에 당첨 된다면 토/일 이틀 간 제대로 밤잠을 못 자고
은행 문이 열리는 월요일 오전까지 내내 쿵딱거리고 상당한 스트레스로 몸이 상할 것 같아서다.
이런 오버하는 습성이 "인연 만나는 일"에도 적용 돼 상당한 약점으로 작용 하더라.
6년 전 한 여인과 커피셥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그 당시 자신감이 제법 있던 시기라 기세등등 했는데, 내가 뱉는 유머, 센스 있는 말투, 표정 등에 그녀가
호응하길래, "내게 끌림을 느꼈다고 판단"해 더 신 나게 대화를 주도 했다.
몇 마디 안 한 것 같은데 벌써 4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가 전화가 들어 왔다며 잠시 밖으로 나간다.
첫 만남 자리가 화기애애하고 좋은 분위기로 이어 간다고 생각한 난, 잠깐의 시간에 불금이라 자리가
찰까 봐 오면서 봐 뒀던 참치집에 전화 걸어 2인실 룸을 예약했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그녀가 술 기운에 내게 호감을 느껴 끈적해지는 분위기가 된다면..
혹시 모를 "돌발 상황"을 대비해 근처에 위치한 호텔 위치를 검색까지 했다. (오버 남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목...ㅎㅎ)
잠시 후 그녀가 들어왔다.
난 준비성이 철저한 남자라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봉녀 씨 배고프시죠? 근처 참치 집에 예약해 놨으니 일어나시죠"
"저기...J씨...큰 딸애가 급히 외출할 일이 있다며 잠시 애를 맡아 달라는 급한 전화가 와서"..."식사는 다음
기회가 온다면 그때 하기로 해요"....
그리곤 총총히 카페 문을 나서는 게 아닌가
아...그녀가 넘어왔다는 착각에 잘난 체하며, 너무 오버해 호텔까지 검색했던 내 자신이 너무 밉고,
비참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돌아간 후 한동안 멍하니 앉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지 배가 고파 야외포차에 들러
닭똥집에 쓴 쇠주를 연거푸 들이키며 오늘 첫 만남을 되돌아봤다.
내 자신감이 상대 여성한테는 꽤 잘난 척하고, 바람끼 있는 남자로 비쳤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 말은 거의 안 들어주고, 주로 나만 말을 많이 했었는데, 그녀가 볼 때 내가 뱉는 말투나 표정에서
조금 거만함을 느꼈고, 소통과 교감 부분에서 실망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오늘...이젠 제법 그 단점들이 많이 고쳐졌다고 확신하며, 홀가분한 맘으로 내 그림자만
데리고 평창, 영월, 정선, 태백..그리고 동해로 이어지는 코스로 내달려 그 속살에 스며들어 울창한 초록이
들려주는 소릴 들으며... 삶이 꽉꽉 차가는 느낌이 들었다.^^
첫댓글 재밋는데요 ㅎ
마치 내과거의 연애시절 스토리가 리와인딩 되는걸 스쳐 지나갑니다ㅎ
준비 안하면 재미 없지요 데이트코스.식당.그다음은 그다음은 계속 이어져야 여자들이 좋아하지요 잘햇어요 절대 오바 아닙니다ㅎ
동지를 만난 것 같아 반갑습니다...ㅎㅎ
긍정적인 조언 감사합니다.^^
혹여
1퍼의 확률이라도
관심을 끄신 건
아니시겠죠....?
관심을 끄나, 안 끄나 별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조만간 슬슬 독거노인 마을로 가는 기차역으로 향할 듯
싶어요...ㅠㅠ
ㅋㅋㅋ
세븐힐스님의 치명적인 단점,
본인이 너무 잘 알고 계시네요.
여자들은 말이 너무 많은 남자 질색해요.
영월 사진이죠?
가끔 갔었는데 요근래 못 가봤어요.
거기 아직도 좋죠?ㅎ
전 고향이 경상도라 처음 서울로 상경 했을 땐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남자였죠.
총각 때 몇 명의 여성과 교제를 했었는데, 무뚝뚝한 남자를 별로 반기지 않더군요.
무뚝뚝함으로 여러 번 차이고 난 후, 서서히 안 무뚝뚝함으로 변한 것 같아요...ㅎㅎ
영월과 정선을 휘감아 도는 동강입니다.~~
본인의 단점을
알고 계신다는건
본인의 장점 아닐런지요ㅎ
강원도인으로서 울 고을을
사랑하시니 참 반갑습니다 ㅎ
강원도 여성을 뵈면, 왠지 정감이 가더라구요.
고향 사람 만난 기분이랄까...
강원도를 좋아하니, 그 곳 출신도 왠지 끌림이 느껴지더군요...ㅎ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ㅎㅎ
치명적인 단점을 잘 다스리셨으니
이제 치명적인 장점만 남아있겠네요
좋은 분 만나실 준비가 완료되신듯 합니다^^
장점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누군가를 만난다면, 심신을 다 바쳐
잘 해보려구요...ㅎㅎ
그동안 만나왔던분들과
안맞아서 그리된거로 이해했어요~
대한민국 인구 절반 여자로(남자)로 보고
그중 싱글 5060 에 속하는 군으로 본다면 확률은 오버쟁이와 상관없었을거란 걸로 보여요
전 너무 말없는 남자 피곤해요
혼자 떠드는 그기분이 싫고요
혹자는 남자 말많은거 보다
적당히가 좋다고들 하는데
그 적당히가 다 사람의 기준이 달라서
그 어떤 이유를ㅇ갖다가 되어도
안되는것은 안되니까
그냥 내와 연이 아직은 아니다로
생각해봅시다요~
울나라 강원도 비경 좋아요~~
꿈은 이뤄집니다
또 그것을 향해 갑시다요~
말이 많은 남자든, 적당한 남자든, 무뚝뚝한 절간 같은 남자든...
다 자신과 어울리는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 상 무뚝뚝한 남자는 말을 잘 하고, 말이 많은 여성과 궁합이
잘 맞는 다고 생각해요.~
조지아의 웅장한 비경도 좋지만, 전 강원도의 아기자기한 풍경이 더
끌리더라고요.
만약 이성을 만난다면, 웅장한 여인보단 아담한 여인을 택하지 않을까 싶어요...ㅋㅋ
앗싸 사진이 일단 좋다
내 고향 강원도
바리 바리 들어도 기분좋은 단어 강원도
인연이 아니었나부다 하세요
인연 찾아 삼만리 하다보면
짜안 하고 나타나실거에요
전화 한통 까톡 보낼 상대 없는 유유상종의 병변을 가진 환우들 여기 많을듯 해요
또한 1인이기도 하구요
치명적인 단점이
치명적인 매력이 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하면
해피 추석되세요
제로 님 고향 마을을 지나는데, 어머님이 나오셔서 반갑게 맞아 주시던군요.
씨암닭에 상다리 휠 정도의 밥상과 동동주도 일병 내어 놓으셔서 장모님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질 무렵, 동동주 한 잔에 밥상 넘어 눈에 들어오는... 시골 집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저녁밥 뜸 들이는 내음, 고즈넉한 그 풍경에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바로 코앞에서 맡아볼 수 있었던 시골 정겨운 사람 냄새에 "찐한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 마음이 푸근해 졌답니다.
정선을 지나며 좀 졸려 도롯가에 차를 주차하고, 잠깐 눈을 붙였는데....
꿈을 꿨나 봐요...ㅋㅋ
@세븐힐스 잠시 눈을 감고
그 정겨움을 느껴 보았습니다
마음 마져도 풍성한 추석이 되세요
글을 자꾸 기다리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계시니..좋은 일 있을듯 합니다.
남자가 큰 목소리로 분위기 파악 못하고,자기말만 많이 하는것과 눈치.센스 꽝도 여자들은 안좋아 합니다..ㅎ
게시글 20개 쓰면 신입생 딱지를 뗄 수 있다고 해서
20개 까진 올려 보려구요.
신입생으로 전학 가거나, 졸업하면 뭔가 허 할 것 같아서요...ㅎㅎ
칭찬 감사드립니다.
좋은 일 하나 빵 터지는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9.30 08:1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9.30 14:32
ㅍㅎㅎㅎㅎㅎㅎ
빵 터졌습이다
아마도 그 단점들은 안 바뀔듯.....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줄수 있는 뷴을 찾은 것이 순서일듯....
저역시 제모습 그댜로 인정해주고 사랑해줄수 있는분을.....
엄써 옴따고~~~
눈씻고 찾아봐도 엄따고요~~~~~
경아 님이 삶 이야기에 올리신 "난감하네".. 글을 좀 전에 읽어보고
한 터프 하시는 분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님 역시 가녀린 맘을 지닌 천상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ㅎㅎ
인연에 시기가 아니였을거예요
시절인연 만날거예요
힘내시고 추석명절 잘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