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었던 어제는 경상남도 마산과 고성의 중간 지점인 진전면의 적석산을 다녀왔는데요,
적석산 환종주는 이번이 세 번째였습니다.
산세가 웅장하지는 않지만 497m의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산으로서 갖출 건 다 갖춘 산입니다.
특히 날씨 좋은 날엔 남해 진동만과 고성 앞바다를 훤히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입니다.
정상부에는 수려한 암릉이 있어 보는 즐거움이 좋고요,
아찔한 구름다리와 기이한 바위들 사이로 다니는 재미가 만만치 않습니다.
적석산을 오르는 김에 눈에 빤히 보이는 북쪽 선동치로 가서 깃대봉으로 올라 일암마을로 돌아 내려오면 낙남정맥을
잠시나마 걷는 즐거움도 누려 보게 됩니다.
선동치에서 깃대봉까지 700m가 낙남정맥이거든요,
이 지역은 낙남정맥 장전고개에서 발산재 구간(16.1km)에 속합니다.
깃대봉에서 북쪽의 준봉산을 지나 내려서는 곳이 발산재입니다.
이후 낙남정맥은 함안 여항산, 서북산과 마산 광려산, 무학산을 지나 창원 천주산, 정병산, 불모산으로 이어지지요,
적석산 환종주는 8.5km 남짓한 짧은 거리임에도 들머리인 성구사에서 오봉산, 선동치에서 깃대봉으로 오르는 두 능선이
된비알이라 운동도 상당히 되는데요,
제가 3번이나 다녀온 이유도 다 그렇기 때문입니다.
오전9시, 일암마을주차장에 도착하여 등산 준비를 마치고 슬슬 나서는 중입니다.
왼쪽에서 하늘을 향해 춤추는 능선이 적석산입니다.
주차장 앞 정자나무에서 일암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적석산과 깃대봉 능선을 한 바퀴 빙 둘러 보았습니다.
오전9시8분, 들머리인 성구사로 갑니다.
성구사에서 오른쪽 능선이 오봉산, 국수봉, 적석산으로 오릅니다.
오전10시15분, 오봉산 도착.
당연히 겨울 등산복을 차려 입고 나섰더니 뜻밖에도 봄날씨라서 된비알을 오르며 더워 혼났습니다.
땀이 나는 걸 막기 위해 쉬엄쉬엄 오르며 중간에 쉬기도 했지만 도착하니 손수건과 등짝은 흠뻑 젖어 있었어요.
오봉산에서 북동쪽으로 보이는 풍경.
낙남정맥의 함안 여항산과 서북산이 끄트머리에 보입니다.
오전10시55분, 국수봉에 도착하여 적석산 정상을 봅니다.
국수봉에는 부산의 여성산악회에서 찾아온 수십 명의 등산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거의 여성들만 모인 산악회는 처음 보았고 왁자지껄하여 얼른 적석산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오전11시 적석산 도착.
넘어온 국수봉에서 시작하여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연무현상이 심하여 이 아름다운 남해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만한 바위 틈새로 내려갑니다.
짧아서 아쉽던 적석산의 구름다리.
내려다보니 아찔합니다.
남쪽으로 고성의 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인데 연무현상이 심하여 아쉬움을 남깁니다.
구름다리를 지나면 펼쳐지는 적석산 북쪽 풍경.
낙남정맥의 능선들이 나타납니다.
오늘은 일찍 귀가하기 위하여 깃대봉에서 연화사로 바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구름다리를 지나면 바로 아래 바위 구멍인 통천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적석산 통천문
비좁은 통로를 지나려니 머리가 부딪힐까 조심스럽습니다.
통천문에서 내려와 서봉 안부에서 만나는 조그만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목조각이 눈길을 끕니다.
서봉에서 적석산 암벽이 보기 좋은 곳입니다.
서봉을 내려가던 중에 만난 기묘한 선바위.
선바위 왼쪽 공간으로 돌아 내려갑니다.
선바위에서 내려온 쉼터에는 층층바위가 있습니다.
올라가서 인증샷을 남기려는 등산객도 있습니다.
선동치로 가는 중간에 있던 음나무재의 민가.
민가의 울타리를 왼쪽으로 돌아 선동치로 갑니다.
2년 전에 지나갈 땐 맹견인 핏볼테리어가 울타리 너머에서 얼마나 사납게 짖으며 따라오던지 시끄러워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습니다.
음나무재를 지나서 선동치로 올라가는 산길은 이렇게 포근한 임도입니다.
이정표가 있는 곳이 낙남정맥의 선동치 고갯마루입니다.
오후12시34분, 선동치 도착.
이곳을 처음 지나던 때가 낙남정맥을 종주하던 2015년 1월24일이었는데요,
오전8시40분, 장전고개를 출발하여 14개의 봉우리를 넘고 선동치에 도착하니 오후3시였습니다.
이곳에서 일행들과 적석산을 바라보며 2시간 쯤 전에 도착했더라면 왕복했을 거라는 얘기를 했어요.
오후1시5분, 깃대봉 도착.
이곳에서 발산재까지는 준봉산이 있는 왼쪽 방향이며 1시간30분이면 도착하는데요,
이곳에서 낙남정맥을 벗어나 이정표의 일암리공영주차장으로 갑니다.
깃대봉에서 내려가다 남해 진동만과 적석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잠시 구경합니다.
깃대봉에서 내려가는 능선은 경사가 심합니다.
적석산 암봉을 서로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보이시나요 ?
억겁의 나이를 자랑하는 바위를 타넘고 오릅니다.
오후2시2분, 연화사 북쪽 비탈을 지나고 있습니다.
일암리주차장이 내려다보입니다.
일암리의 전원주택을 지나고 있는데요,
예쁜 담장과 잔디가 깔린 아늑한 뜨락이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당연히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겠지요.
일암리주차장으로 가는 골목길의 화려한 남천나무 향연.
남천나무의 붉은 열매는 항산화, 항염, 항암, 혈당조절, 혈압강하, 피부건강에 효험이 있는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답니다.
햇볕에 말린 열매를 매일 10g씩 달여서 차로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오후2시20분, 일암리주차장에 도착.
12월 중순으로 접어든 시기에 주차장 주변의 조경수로 심은 벚나무에서 벚꽃이 피었습니다.
많은 눈이 내린다는 대설을 이틀이나 넘긴 엄동설한의 날씨가 믿기지 않을 만큼 포근했습니다.
하루 종일 반팔 소매 차림의 셔츠를 입고 돌아다녀도 춥지 않을 이상고온의 날이었습니다.
기모등산바지와 기모셔츠를 입고 등산을 하니 땀이 비오듯 쏟아졌어요,
정상에 도착하여 퍼질 듯 주저앉으니 솔솔 부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겨울이 포근하면 농사에 해롭다는데 염려됩니다.
그러나 경제적 여력이 쪼들리는 사람들껜 축복입니다.
가스요금이 많이 올랐는데 포근한 날씨 덕분에 난방비라도 줄일 수 있을 테니까요.
강력한 한파가 덮치더라도 포근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멀리 고향근처 적성산
글따라 사진따라
좋은 여행 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
아늑한 남녘땅 바닷가 부근에 고향이 있었군요.
부러워요, 감사합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산행기.
고마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적석산의 겨울 풍광이 대부분의 겨울산이 그러하듯
쓸쓸하여 더욱 아름답습니다.
쓸쓸함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마음씨가
진정으로 아름답네요, 감사합니다.
해박한 산행 경험으로 풀어쓰는 님의 산행기에 그저 감탄만 나옵니다.
그야말로 금상첨화입니다.
즐감했습니다.
애구, 몸둘 바를 모르게 하는 과찬이십니다.
방장님께서야 말로 전국 방방곡곡 좋은 곳을
소개해주시는 한국 최고의 길라잡이십니다.
감사합니다.
고찰 연화사에 들러 청량한 약수를 한잔 들이켰으면 더 좋았을듯 합니다..ㅎㅎ
대성 스님께서 주지로 계시지요 ?
스님께서 섹스폰 연주자로 소문나 있습디다.
천년고찰인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모르겠고요,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 연화사를 우회하게끔 되어 있어
그냥 지나치게 됐습니다.
신도회에서 산사음악회를 개최했다는 소식을 접한 바 있어서
연화사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음악회를 개최한다면 찾아 볼 작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