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의 이자카야 쿠시 홀 전경. 사케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서울 시내에서 가볼 만한 제대로 된 이자카야(사케바)는 어디에 있을까? 제대로 된 사케바라면 우선 다양한 사케를 맛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케 가격이 다른 술집보다 비싸지는 않은지 비교해봐야 한다. 두 번째로는 역시 요리다. 이자카야는 음식이 맛있지 않고는 단골을 만들기 어렵다. 물론 요리 가격대도 합리적이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분위기다. 요즘 서울 강남에 들어서는 이자카야 술집들은 실내 분위기를 거의 와인바 수준으로 꾸며 모던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그렇다고 분위기만 좇을 수도 없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라면 그날 ‘술값’ 또한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처음으로 나온 사케 입문서 ‘사케, 流’의 공동저자인 김혜주씨(전 와인나라 마케터) 등 사케 매니아들로부터 추천 받은 서울에 있는 이자카야 몇 곳을 소개한다.
쿠시
강남이지만 착한 가격… 요리 다양, 여성 고객 많아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 입구에 별도의 사케 진열룸이 있고, 식당 전면에도 사케 가 진열돼 있어 한눈에 사케 전문 식당이란 것을 느낄 수 있다. 20대 중반~40대까지 고객 연령층이 다양하다. 특히 젊은 여성 고객이 많다.
저가의 사케는 거의 없다. 혼죠조(쌀, 누룩, 물, 양조 알코올 외에 당류나 산미료를 넣지 않는 사케)급 이상의 사케가 많으며, 현재 사케는 약 70여종. 사케 가격이 착한 편이다. 이곳의 특징은 음식이다. 제일 신경 쓰는 것이 식재료인데 자주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며 고객들의 입맛을 찾아가고 있다. 인기 메뉴는 쿠시 샐러드(1만7000원), 오리훈제 샐러드(2만원), 쿠시 오뎅탕(1만7000원), 숙주 돼지고기볶음(1만2000원).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53-38 (02)564-6400, 일요일 휴무, 예약가능, 발레파킹
이쯔모
이쯔모의 튀김 모듬
40년 경력 일본인 주방장… 본토 맛을 그대로
2003년 4월 오픈. 일본에서 40년 경력을 쌓은 일본인 조리장이 주방 지휘. 이쯔모는 ‘언제나’란 뜻. 일본에서 먹는 그대로의 일본식 요리를 만들기 때문에 한국 주재 일본인 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온다. 이쯔모 요리는 ‘오늘의 추천요리’와 상시메뉴로 나뉘며, 추천요리는 주로 계절 요리로 구성된다.
추천 요리 중 3월에 한창 제철을 맞은 두릅튀김(1만5000원), 새조개 사시미(1만8000원) 등이 인기. 상시 메뉴 중에는 참숯에서 굽는 꼬치구이모듬(2만원)과 마, 참치 사시미 등이 들어간 에로낫또(1만7000원)를 찾는 고객이 많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병원 남단 국민은행 골목안 (02)796-8743, 일요일 휴무, 주차장 협소
니와
젠 스타일의 세련된 인테리어… 등급별로 6종류 이상 구비
젠 스타일의 사케바. 젠은 선(禪)의 일본식 발음으로 깔끔하고 단순한 선을 기본으로 심플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오픈한 지 4년째로 주 고객은 30~40대 전문직 종사자. 사케는 등급별로 6종류 이상씩 구비하고 있으며 대개 4만~8만원 가격대가 많다. ‘좋은 음식과 좋은 술이 적정한 가격대에 서비스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인기 안주는 청주 홍합찜(1만3700원), 추천 안주는 매일 안심 1채씩만 선보이는 와후안심데리야끼(2만4000원).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3-19 지하1층(시네시티 극장 골목) (02)518-1123, 연중무휴, 예약가능, 발레파킹.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영업
쵸쵸
조선호텔 일식당 스시조의 사케바
사케 50여종에 안주 저렴… 단골 많은 홍대앞 명소
사케바를지향하는 이자카야. 홍대앞에선 꽤 잘나가는 편으로 개점 후 30분~1시간 이후에는 만석. 단골이 많다. 국내 메이저 사케 수입사들의 사케가 약 50여종 구비돼 있으며 사케를 좋아하는 젊은 사장의 취향 덕에 리스트에 없는 사케도 가끔 입하된다. 대표 메뉴는 간사이오뎅탕, 마구로다다끼. 안주도 홍대앞임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 오뎅탕 1만2000원, 오코노미야끼 1만원 수준. 주고객층은 홍대앞 특성상 20~30대 여성층. 8 대 2 정도로 여성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술 가격도 기존 이자카야·사케바에 비해서 저렴한 편. 쿠보타 센쥬 5만2000원.
서울 마포구 홍익대 커피프린스길 (02)324-1187
스시조
13가지 독점 사케… 잔으로 즐기는 스탠딩바도
일본 최고의 스시 레스토랑인 ‘긴자 스시 큐베이’와의 기술 제휴로 일본 본토의 스시 맛을 13종의 독점 사케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홀 중앙에 스탠딩 사케바를 만들어 자유롭게 사케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4명의 사케 소믈리에(기키자케시)들이 사케에 대한 설명과 어울리는 메뉴를 추천해주고 있어 깊이 있는 사케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총 34종의 사케를 구비했으며 다양한 안주와 함께 국내 최초로 사케 디스펜서(사케를 잔으로 판매하는 설비)를 마련, 잔으로도 주문할 수 있다. 사케 디스펜서는 사케의 향과 맛을 잘 보존하기 때문에 완벽한 맛의 하우스 사케를 잔으로 주문해 즐길 수 있다. 알루미늄을 손으로 두드려 만든 아리쯔꾸 기물이 사케 쿨러로 사용된다. 3명의 기키자케시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이 손님의 취향과 음식에 어울리는 사케를 추천해주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내 20층 일식당 (02)317-0373
무샤
코스요리 갖춘 이자카야 + 다이닝… 비즈니스 장소로 인기
서울 청담동의 Guu
이자카야 + 다이닝(Dining). 인테리어는 일본풍을 내세우기보단 모던, 심플함을강조. 작년 가을 오픈. 100여종이 넘는 사케 구비. 국내에서는 아직 덜 유명하나 일본에서는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사케가 이곳에 좀 있음. 음식은 다이닝(정찬 저녁식사)을 표방하기 때문에샐러드부터 장르별로 충실함. 코스요리 있음. 주고객층은 20~50대 정도까지 다양. 비즈니스 관련 모임장소로도 자주 쓰인다. 코스는 4만원. 인기 메뉴는 닭다리살에 전분을 입혀 튀긴 치킨 가라아게(1만8000원), 참치를 잘라 그 위에 곱게 간 마와 성게알, 연어알을 얹힌 참치 도로로 우니 이쿠라아에(2만원), 광어회에 해삼 내장을 비벼 먹는 히라메 고노와다(2만5000원) 등.
서울 서초구 반포동 95-7 (02)537-8882
Guu
수제 고로케 등 손맛 뛰어나… 점심 메뉴로는 라멘
오픈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업소로 일본인 셰프와 Guu 대표와의 오랜 인연으로 개업했다. 직접 만든 볶음된장에 야채만 곁들여도 이곳의 요리를 가늠할 수 있을 만큼 깊이 있는 장맛이 특징이다. 추천 요리로는 삼바이스 치킨 가라아게(삼바이스 소스로 맛을 낸 닭 튀김·1만8000원), 돼지고기와 숙주가 잘 어우러진 돼지숙주생강구이(1만5000원), 연어 기미스(연어스테이크·2만2000원) 등이 단연 돋보이고, 돈코츠라멘(점심 6000원)의 특색 있는 맛도 좋다. 직접 손으로 빚어낸 수제 고로케(1만5000원)는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대표메뉴.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사케 제품을 갖추고 간간이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21-7 프린톤빌딩(학동사거리 크라이슬러 매장 뒤편) (02)515-0540, 연중무휴, 예약가능, 발레파킹
| ‘사케, 流’ 저자 김소영이 추천하는 인기 사케 |
구보타 만쥬
준마이 다이긴죠(등급). 정미율 50%, 생산지 니가타현. 알코올 도수 15도 이상, 소매가격 10만원대. 일본 현지에서도 개인이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판매회사들도 ‘구보타회’에 가입돼 있어야 공급받을 수 있다. 국내에는 매월 400병 정도 들어온다.
구보타 만쥬 / 고츠즈미 로죠하나아리 / 네노히마츠 /스이게이 긴레이 / 야마다니시키 센
고츠즈미 로죠하나아리
준마이 다이긴죠. 정미율 48%, 생산지 효고현. 알코올 도수 16.5도, 소매가격 20만원대.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최고 점수를 준 준마이 다이긴죠 술. 화이트와인 같은 이미지를 내기 위해 코르크 마개를 사용했다. 술병 자체가 미술품을 연상시킨다.
네노히마츠
준마이 다이긴죠. 정미율 50%, 생산지 아이치현. 알코올 도수 17도, 가격은 식당에서 8만~10만원. 최고의 양조미 야마다니시키와 고햐쿠만세키를 원료로 만들어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맛과 향을 자랑한다.
스이게이 긴레이
준마이 긴죠. 정미율 50%, 생산지 고치현. 알코올 도수 17.5도, 소매 가격 10만원대. 코치현의 깨끗한 물과 주조 연구소에서 만든 효모 중 가장 평판이 좋은 효모를 사용,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시켜 만들었다. 부드럽지만 뒷맛의 여운이 제법 강하다.
야마다니시키 센
준마이. 정미율 30%, 생산지 도치기현. 알코올 도수 15.5도 이상, 소매가격 3만원대. 온천으로 유명한 시라나산의 계곡물로 만들어 입안 가득 쌀 향이 강하고 마신 후 오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첫댓글 서울에 정말 맛난 곳이 많은거 같아요.
쵸쵸는 어디쯤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