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HAZU (3Di-like-novel@hanmail.net">i-like-novel@hanmail.net)
출처 : 유머나라 (http://cafe.daum.net/humornara) : "내일또와-연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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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리가 없지."
난 톡 사은건에게 쏴붙였다.
사은건은 날 쳐다보지 않은채 말했다.
"미안하다."
"뭐가?"
"...전부 다."
"하.. 어이가 없어서..
너 나한테 뭐가 미안한지나 알고 있는거야?"
사은건은 아무말도 없었다.
난 떨리는 마음을 감추고 소리쳤다.
"실컷 갖고 놀고나니깐 기분이 좋니?"
"성지하.."
"갖고 노니깐 기분이 좋냐고 물었어.
너 그거때문에 나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는거 아냐?"
".....성지하.."
"왜? 내말이 틀려?
하긴.. 내가 화낼일도 없지.
우리가 무슨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안그래?"
내 거친 말에도 사은건은 묵묵부답이였다.
그렇게 우리는 아무말없이
아파트 비상구 계단에서 서있었다.
불편하다..
사은건은 조그맣게 나있는 창문으로
밖에를 살짝 내다봤다.
"이젠 갔나보다. 내려가자. 바래다줄게."
사은건의 손에 이끌려 아무말없이 내려갔다.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간간히 아파트 주민들만 지나다닐뿐..
아차!!.... 현애!!!!
"현애.. 현애도 붙잡혀 있어."
"수현이랑 민완이녀석이 갔으니깐 괜찮아."
난 안도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야..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사은건은 우리집 라인 앞에 멈춰섰다.
"들어가."
".....그래."
들어가려는 순간에 뒤에서
낮은 사은건의 음성이 들렸다.
"갖고논거 맞으니깐 잊어."
"잊을것도 없는데 뭘."
난 아파트로 안으로 들어왔다.
사은건의 말에 눈물이 흘릴려는 눈을
억지로 막아버렸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거지..
일요일 아침..
원래대로라면 오후까지 늘어지게
낮잠을 자야하지만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깼다.
일정한 규칙에 발소리와
아빠 특유의 휘바람 소리..
도대체 언제 들어온거지?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가자
아빠가 부엌에서 설거지 하고 있었다.
"딸-. 일어났어?"
"아빠?"
"오늘 스케줄이 비어서 왔지롱~"
아빠는 기분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보는거네-
정말이지..
앞치마를 맨 아빠의 모습과
방송때의 아빠의 모습은 천지차이다.
항상 봐도 색다르단 말야..
"깨우지.."
"원래 일요일에는 늦잠자는 날이잖니.
근데 딸. 울었어? 눈이 부었어."
"아냐. 라면먹고 자서 그래."
"그래? 더 자고 싶으면 자."
"괜찮아."
아빠가 와서 기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심란..
..왠지 모르게 기분이 다운.
"아빠. 우리 비디오나 빌려볼까?"
"응. 비디오 보자."
"나갔다올게."
"조심해서 어여 다녀와."
위에 아무거나 걸치고 나왔다.
아빠가 와도 다른 가족들처럼
밖에 나가서 놀수는 없다.
그래서 거의 비디오를 빌려다 보거나
잠시 교외로 드라이브 하는것 밖엔..
아빠는 영화를 좋아해서 비디오 보는걸 즐긴다.
비디오테입을 대충 고르고 나서
비디오대여점에서 나오는데 누군가 날 부른다.
"누나!!!!"
뒤돌아보니 최석인이 서있었다.
무섭게 째리고 손목 잡아챌땐 언제고
또 누나래.
"멀쩡하시네요?"
"그럼 내가 죽길 바랬니?"
최석인은 어제의 일을 알고있었나보다.
아마 엄청 맞아서 흉한 내 모습을 상상하다가
평상시인 날 보니 의외인가 보지.
"누나~ 우리 놀아요."
"너나 놀아."
"그러지 말구요."
최석인은 우악스럽게 날 붙잡아 끌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생긴건 야리하게 생겨서
손 힘 하나는 엄청 세단말야.
"야!! 너 이거 안놔!?"
"가요-, 가요-."
최석인은 설악공고 애들이 자주 가는
오락실로 끌고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니 민완과 현애, 수현..
....그리고 사은건과 그 옆 우지영.
.....이새끼.. 일부러 끌고 온거군.
현애는 오락하다 말고 내게로 뛰어왔다.
"지하야!! 괜찮아? 다친데는 없냐?"
"응. 잽싸게 텼거든."
난 우지영을 쳐다보며 말했다.
우지영은 콧방귀를 뀌며 사은건의 팔을 꽉 잡았다.
불편해.. 이자리..
"넌..? 넌 괜찮아?"
"응. 수현이랑 민완이가 왔었거든."
현애는 미완이와 수현이를 가르키며 말했다.
민완이는 한번 씨익 웃었고
수현이는 무표정인채로 날 응시했다.
그리고 현애는 조그맣게 말했다.
"우지준이 민완이를 못건들이거던~
민완이가 오니깐 단번에 날 풀어주던데?
킥-, 어찌나 고소하던지-."
"으응.. 그래. 괜찮다니 다행이다.
그럼.. 나 가볼께.."
"그래.. 그러는게 좋겠다."
현애는 사은건의 눈치를 살피더니
순순히 말했다.
조용히 오락실을 나가려는데
최석인이 내 어깨를 잡는다.
"놀다가요-. 나 이거 되게 잘하는데..
한번 봐봐요-!"
최석인은 비행기게임기에 앉아서 말했다.
내 인생의 최대의 태클은 너구나. 최석인.
"나중에 볼게."
"지금 봐요."
"나 갈꺼야."
"나중에 가요-."
최석인은 내 손목을 놓아주질 않는다.
난감하네 이거..
사은건이 내 손목을 잡은 최석인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빠져나갈려고 어떻게든 손목을 비틀어보지만
빨게지기만 할뿐..
최석인은 생글거리며 놓아주질 않았다.
그때... 수현이가 최석인의 손목을 탁 쳐냈다.
"그만 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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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음성으로 말하는 수현이.
너무 고맙다.
최석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왜요?"
"싫어하잖아."
"전 누나가 좋은데요?"
최석인은 일부러 힘주어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소리에 우지영은 알수없는 미소를 지었고
사은건은 날 외면했다.
"가."
"응?"
"가라구."
수현은 최석인의 말을 무시하며
내 등을 떠밀었다.
난 오락실을 얼떨결에 나왔다.
집에 갈려고 한걸음 내딛는데
안에서 쾅 하고 무언가 자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수현아!! 그만 때려!!!"
"씹.. 이러다 최석인 죽어!!!"
우지영의 꺄악거리는 소리와
현애와 민완이의 말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락실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일인가 하고 한번씩
오락실 안을 들여다보고 지나갔다.
"뭔일이래?"
"몰라. 어떤 여자애가 남자애 패는데?"
난 더이상 그자리에 있기가 싫어
집으로 뛰어갔다.
아빠와 나는 빌려온 비디오를 내리
8시간 내내 봤다.
다 보고 나니 눈이 띵하고 머리가 어질..
아빠는 오랜만에 아빠방에서 자고
난 내방으로 들어와서 잘 준비를 했다.
한일도 없는데 피곤해..
"♬♪♩"
불끄고 이불속으로 쏙 들어갔는데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렸다.
이러다 아빠 깨겠다.
외부액정을 보니 사은건이라고 찍혔다.
"여보세요."
- .........
"여보세요?"
대답이 없어 좀더 큰소리로 말했다.
"말을해. 사은건."
- 성지하.
"어. 듣고 있어."
- 씨발.. 어떡하지?
"뭘?"
- 젠장...
"왜 그래?"
- 내가 미쳤지..
술마셨나?
엄청 꼬인 발음.
- 좋아해.
"응?"
- 사은건이 성지하 좋아한다고.
이 말 한마다가..
술에 취해서 말하는거라도..
..내일이면 기억을 못할 말이라도..
괜찮겠지...? 이정도는..
"그래. 나도 좋아해."
- 미안..
"근데 너한텐 우지영 있잖아.
우지영이랑 잘 사겨."
내말이 끝나자 마자 툭 끊긴다.
"딸~ 일어나, 아침이야."
"으..."
요새는 자꾸 잠을 설친다.
아빠가 깨워서 겨우 눈을 뜰수 있었다.
"아침밥 먹어."
"응."
"냉장고 안에 죄다 인스턴스더라.
성장기땐 충분히 영양보충을 해야 한다고."
"잘먹겠습니다."
난 아빠의 잔소리를 듣는양 마는양 하고
숟가락을 들었다.
오랜만에 먹는 아침식사네.
한숟가락 뜨는데 아빠가 앞치마를 벗으며
진지하게 나에게 물었다.
"딸.."
"응?"
"딸은 아빠 딸 맞지?"
"어? 왠 뚱딴지 같은 소리야?"
"성지하는 성수현 딸... 맞는거지?"
"어.. 당근이지.."
무슨 결심을 한듯 내 대답을 들은 아빠는
아자아자 연신 기합소리를 냈다.
어제 비디오를 잘못봤나?
아니면 요즘 스케줄이 과했나?
난 이상한 눈초리로 아빠를 쳐다봤다.
지루한 4교시가 끝났다.
젠더의 수업은 너무 지루하단 말야.
거의 반은 꾸벅꾸벅 존거 같애.
완전 걸어다니는 수면제야. 수면제.
"지하야!! 밥 먹으러 가자."
미진이가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지이잉하는 핸드폰의 진동이 느껴졌다.
난 미진이 손에 이끌려 복도를 나가면서
핸드폰을 받았다.
"성지하~ 복도에선 핸드폰 사용 금지인거 몰라?"
"괜찮아. 안들키면 돼."
난 웃으며 핸드폰을 받았다.
"여보세요?"
- 지하니?
"아, 영철아저씨?"
영철아저씨가 나한테 왠일이지?
영철아저씨는 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 지하야!!
"예. 아저씨 말씀하세요."
- 지금 차 보낼테니깐 그거 타고 사무실로 좀 오렴.
"예? 왜요?"
왜 사무실로 오라는거지?
그때 미진이가 교문을 가르키며 말했다.
"저기 좀 봐. 사람들이 몰렸는데? 무슨일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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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교문쪽으로 눈이 돌아갔다.
많은 사람들이 교문앞을 메우고 있었다.
다들 하나같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수첩과 펜을 든 사람들 몇 있었다.
난 불안한 느낌이 스쳤다.
..........기자....
...신문기자들이야.....
.......그런데 기자들이 왜 여기에?
- 지하야!! ..듣고있니? 지하야!!!!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아빠의 모습..
..난 핸드폰을 떨어트렸다.
내 옆에 있던 미진이가 놀라서 말했다.
"왜 핸드폰을 떨어트리구 구래?
여기 옆쪽에 기스 났다."
"어?.. 어... 고마워."
미진이가 내게 핸드폰을 건내자
다시 울리는 핸드폰..
난 다급히 전화를 받았다.
"영철아저씨!!!"
- 나야. 사은건.
영철아저씨가 다시 건줄 알고
영철아저씨를 힘껏 불렀건만..
....사은건이였다.
- 너 지금 나와.
"어?"
- 정문으로 나오지 말고 니네 후문으로 나와.
그말만 하고 딱 끊어버리는 사은건..
왜 그러냐고 묻는 미진을 제쳐두고 재빠르게
교실로 들어가서 가방을 쌌다.
어디가냐는 애들의 물음도 다 씹고
허겁지겁 학교 후문이 있는 뒤뜰로 뛰어갔다.
이런.. 후문에도 기자가 있을줄이야..
정문과 비교해 후문에는 몇명 뿐이지만
내가 다가가자 그들은 날 단박에 알아봤다.
"성지하양인가요?"
"아닌데요."
"아버지가 성수현, 미즈씨 맞죠?"
금방 날 둘러싸는 기자들.
빠져나올려고 해봤지만 날 쉽게 보내줄리 만무했다.
그때 누군가가 내 손목을 잡았다.
"꺼져."
사은건이 기자 한명을 간단하게 제치고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그 순간 기자들이 주춤할때
사은건은 날 데리고 마구 뛰기 시작했다.
"성.. 성지하다!!!"
"사진속 여자애다!!!"
"더 빨리 뛰어!!!"
기자들의 외침에 사은건은 더욱 속력을 내며 뛰었다.
덕분에 나도 신나게 달렸다.
뒤를 보니 기자 몇명이 죽을세라 우릴 쫓아오고 있었다.
젠장.. 이세상에서 가장 질긴게 뭐냐고 물으면
단번에 기자라고 대답할것이다.
막 뛰어가고 있는데 한 검은 벤이
우리앞을 가로막았다.
....아빠의 벤이였다.
"멈춰!! 아빠 차야."
내가 소리치자 사은건은 속력을 멈췄다.
헥-.. 요즘들어서 많이 뛰는군..
옆구리 땡겨..
검은 벤의 문이 열리고 영철아저씨의 얼굴이 보였다.
"지하야!! 빨리 타렴."
"네."
벤에 올라타려는 순간..
뒤돌아서 사은건을 봤다.
회색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눈.
어제의 통화를 기억하고 있을까?
"고마워."
아무말도 없이 날 응시하는 사은건에
이 한마디 내뱉고 벤의 문을 닫아버렸다.
곧 벤은 후진해서 달리기 시작했고
사은건은 점점 작아져서 보이질 않았다.
"신문 봤니?"
"....아.. 아뇨.."
"보렴."
영철아저씨가 유명한 연예인 신문을 건내주셨다.
신문을 건내받고 1면을 봤을땐..
....망치로 머리를 내려맞은 기분..
신문에는 크게 아빠와 나와 엄마의
가족사진이 실려있었고
기사는 온통 아빠에 대한 가십거리들이였다.
"도대체 어쩌다가 터진건지.."
영철아저씨는 구수하게 생긴 얼굴에
걸맞지 않게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사진을..
문득.. 머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난 허겁지겁 가방을 뒤져 지갑을 꺼냈다.
........없어..
지갑에 끼워넣고 다니던 사진이..
...어떻게해서 빠진거지?
지갑속에다가 넣고 다녔는데..
몇십분이 지나자 기획사에 도착했다.
나와 영철아저씨는 기자들 몰래 뒷문으로
기획사에 들어갔다.
"어디로...?"
"기획부장님께서 널 보자고 하신단다.
아무래도 이번 기사가 타격이 꽤 크겠지."
영철아저씨는 엘레베이터을 기다리며 말했다.
기획부장..
전에 한번 딱 봤었었다.
"아빠는요? 아빠는 알고 있었나요?"
"글쎄.. 기사 보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았었어.
미리 알고 있었나? 잘 모르겠다.."
땡 하는 소리와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층수가 점점 올라가고..
..문이 열렸다.
복도를 걸어 영철아저씨를 따라가니
기획부장실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도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거야!!!!"
안에선 고함소리가 들렸다.
노크도 없이 영철아저씨는 부장실 문을 열었다.
난 긴장된 얼굴로 영철아저씨를 따라들어갔다.
안에는 기획부장아저씨가 화가난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그 옆에는 TV에서 몇번 스쳐 본 젋은 여자가 서있었다.
탤런트인것 같았는데..
이름은 잘 기억나질 않는군..
아저씨는 영철아저씨 뒤에 있는 날 쳐다봤다.
"성지하양?"
"네. 성지하입니다."
"앉게."
난 맞은편 쇼파에 앉았다.
영철아저씨는 내 뒤에 서계셨다.
아저씨는 프린트된 A4용지 두장을 내게 보이셨다.
하나는 아까 신문에서 본 우리 가족사진이였고
하나는 무슨 서류같은거였다.
"어젯밤 새벽에 이 사진이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왔네."
"예..."
"빼도박도 못하게 등본까지 말이야."
등본..?
A4 용지를 자세히 보자 등본이였다.
도대체 누가 이런 것을!!!!
"기획사에서 흘릴일은 절대 없겠지..
혹시 짐작되는것은 없나?
누구한테 말했다든지 말야.."
순간 사은건이 떠올랐지만
사은건이 그럴리가 없을텐데...
아마도.. 지갑에 있던 사진이...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녔습니다...."
"그게 화근이였어!!!!!"
아저씨는 쾅 내리치며 쩌렁쩌렁하게 소리쳤다.
그 소리에 나와 영철아저씨는 깜짝 놀랐다.
"니 아버지는 연예인이야.
것도 나이 9살이나 까서 활동한다고!!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면 어떻게 해?!"
아저씨의 말에 난 아무런 대답도 할수없었다.
.....성지하.. 너 때문에 아빠가 난처해졌어..
어떻게 할꺼야?
더 이상 짐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잖아..
그때, 젊은 여자가 나서서 말했다.
"아직 18살인 어린 애에요.
방금 하신 말은 너무 심하시네요."
"연예계가 장난이야? 밖에 있는 기자들을 봐!!
아무말도 안했는데도 매스컴과 네티즌들은 떠들어대고 있다고!!
비난글은 기본 옵션이고 기획사 내의 전화통은 마비가 됬어!!"
"가족사진을 가지고 다니는것까지 뭐라 하실순 없어요."
여자는 날 쳐다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아무말못하고 고개 숙이고 있는데
부장실 문이 열리더니 아빠가 들어왔다.
"부르셨..."
"아빠!!"
"지하야. 너 왜 여기있니?"
방송용 옷차림..
..ENG 하고 온건가..
아빠는 날 보더니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리고 이내 영철아저씨께 화난 표정을 지었다.
"무슨일이야?"
"학교까지 기자가 깔렸더군요.
그래서 이쪽으로 데리고 온거에요."
영철아저씨 대신에 여자가 대답했다.
난 아빠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아빠.. 기자회견.. 할꺼지?"
"아마도 그렇겠지.. 놀랐니?"
아빠는 걱정스런 눈으로 날 쳐다봤다.
하지만 내가 걱정되는건 내가 아니라
....아빠다...
"기자회견 하면.. 나랑 아무사이도 아니라고 해.
무조건 그냥 잡아떼라구..
..조카라고 해. 그냥.."
난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를 붙잡고 말했다.
...이런일이 일어날까 두려워했는데..
현실로 나타나다니..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하 아빠 딸 맞다며..
성지하, 성수현 딸 맞다고 그랬잖니."
아빠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그럼 오늘 아침에 나한테 했던 말은..
...다 알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그런 질문을...
아빠는 영철아저씨에게 눈짓하더니
부장실을 나가며 말했다.
"성원아, 우리 딸 집까지 잘 바래다줘."
"그럴게. 수현씨."
그말만 하고 아빠는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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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달리는 벤 안에서
내 가슴은 불안하게 뛰고 있다.
어떤 인간이 올렸는지는 몰라도
절대 용서하지 않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알기나 해?
성수현의 딸이라는 이름을 지우고서
아무도 모르게 천애고아처럼 살아왔어.
엄마, 아빠 없는 아이처럼..
하지만 욕먹게 하지 않을려고
수재를 나의 또다른 이름처럼 달고 살았어.
내가 왜 뭐때문에 그렇게 살아온건데...?
어리광 부리지 않고 어른스럽게 행동한건데..
다.. 아빠를 위해서..
다시는 아빠가 힘들어하는 모습 보기싫어서..
그런건데...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괜찮니..? 얼굴이 새하얗구나..
집에 다 도착했으니까.."
"태워다 줘서 감사드립니다."
"지하야..!"
"..........?"
"...기자회견은 오늘 연예뉴스에서 나올거야."
난 아무말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체
벤에서 내렸다.
.....걸음 하나하나가 무거워.
납덩이 같아.
난 집에 돌아가자마자 TV를 와 컴퓨터를 켰다.
채널을 맞춘뒤 포털사이트로 들어갔다.
「인기스타 미즈, 숨겨둔 딸」
「팬들 분노..」
가십거리 기사 하나하나가 내 가슴에 박힌다.
「어떻게 팬들을 속일수가 있죠?
기가차서 정말 말이 안나옵니다.
양심이나 있는건지..」
「그래도 너무한거 같네요
숨기고 싶어서 숨긴게 아니잖아요.
미즈씨 힘내셨음 좋겠네요.」
「그래도 속인건 잘못이라고 봐요.
어쩐지.. 그래서 플필을 공개 안한거였군.
팬들만 불쌍한거지 뭐.」
글 하나 하나 클릭할때마다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너희들이 뭘 알아?
뭘 안다고 이런식으로 사람을 씹는데!!
너희들이 겪어나봤어?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들에
손가락만 살아서 어떻게 저런 말을 할수 있는거지?
"안녕하세요, 연예뉴스입니다."
"좀있으면 여름방학이 다가오는데요
요즘 피서지가 한창 붐빈다고 하네요."
"그러면 오늘의 주요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난 무릎에 얼굴을 묻고 TV를 보지도
않은채 듣기만 했다.
"최근 쇼킹한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수이자, 연기자인 미즈씨의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28일 자정경에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 급속도로 인터넷에서 퍼지게되었는데요.
그 내용은 미즈씨가 현재 유부남이고
숨겨둔 딸이 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단순 루머가 아니라 등본이 스캔되어서 올려졌는데요.
미즈씨는 당장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을 해명했습니다.
그러면 기자회견 함께 보시죠."
화면이 바뀌었는지 셔터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계속해서 리포터의 말이 이어졌다.
"기자회견장에는 많은 기자들이 몰렸는데요.
아무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톱스타인
미즈씨의 소식이다보니까 취재 경쟁이 대단했습니다.
그러면 미즈씨의 말 들어보시죠."
이어서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를 듣는순간 왜 그리도 눈물이 나오는건지..
"그동안 잘 있으셨어요? 오랜만이네요."
"미즈씨는 잘 계신건가요? 수척해보이는데요?"
"제가요? 설마요. 잘 먹고 잘 잤었는데.."
"이번 기사 보셨나요?"
"당연히 봤죠. 글도 제가 제일 먼저 확인했는데요?"
"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올라온 글은 전부 사실이고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전부 사실이란 말인가요?
그러면 숨겨둔 딸이 있다는 건가요?"
"네, 있습니다. 현재 고2이구요.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공부도 굉장히 잘해요. 외고다니거든요."
"좀 더 설명할순 없으신가요?"
"애엄마와는 17살때 만났습니다.
그 당시 애엄마는 19살이였구요. 연상이였죠.
음.. 상당히 예뻤어요."
"하하. 그러면 그때 사고 친건가요?"
"사고 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임신을 했을땐 아찔했어요.
애엄마는 바로 집에서 쫓겨났죠.
전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집을 나왔구요."
"잠깐만요. 그러면 나이가 맞질 않는데요.
미즈씨는 지금 26살이 아닌가요?"
"아뇨. 방송용 나이입니다.
제 실제 나이는 올해 35살입니다."
"네? 전혀 그렇게 안보이는데요?"
"네, 제가 동안이라서요.
덕분에 그것때문에 애엄마에게 무시 당했었죠.
그때 생각하니까 웃음이 나오네요.
전 아시다시피 청바지 모델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올라오게 된거죠."
"그러면 부인은 어떻게 된건가요?"
"....................
희선이는 제 딸이 15살때 교통사고로 인해
지금은 하늘에 있습니다."
"지금 팬들의 반응이 대단한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속인건 속인거죠.
질책을 받아도 할말이 없습니다.
팬분들께서 제 활동을 원하지 않으신다면
그만둘 용의도 있습니다.
................
...........
전 무대위에 올라갈때마다 기도를 합니다.
이 노래를 희선이가 들을수 있게 해달라구요.
그리고 밤마다 희선이에게 기도합니다.
저의 사랑하는 딸 지하가
저 없이 아프지 않기를..
또 울지 않기를..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를..
엄마를 잃고나서 그런지 딸은 상당히 어른스러워졌어요.
저에게 어리광부리는 일도 줄어들었고..
...이제는 혼자서도 자기일을 잘하구요.
그런 딸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죠.
아버지란 저는 언제나 일에 치여서
전화해주는게 고작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딸에게 하실말씀 없으신가요?"
"언제나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단다.
오히려 속이 시원해.
이젠 우리 지하가 아빠 없는 아이처럼 지내지 않아도 되고.
이번 일에 대해서 지하가 잘못을
느낄 이유는 전혀 없단다.
언젠가 이런일이 있을거라고 예상했으니까.
엄마없이도.. 아빠가 잘 돌봐주지 못했는데도..
지금까지 아무런 일 없이 잘 자라줘서 고맙다.
항상 아빠 생각해줘서 고맙고.
앞으로의 아빠의 소원은 지금처럼
우리 지하가 잘 지내줬음 좋겠어.
중학교 다닐때 공개수업이나 축제같은날
혼자 있었을 지하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단다.
하지만 그런것까지도 아빠에게 숨기려는
우리 지하를 보면 슬퍼.
이젠 좀 더 아빠에게 투정부려도 돼.
아빠는 지하 아빠이니까.
사랑한단다.."
...............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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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놀이터..
기자회견이 방송으로 나간 후
아빠와 연락이 안되고
가슴도 답답해서 잠시 밖에 나왔다.
그러고 보니 않좋은일 있을때마다
이 놀이터로 온것같네..
여기서는 별도 잘보인다.
도시인데도..
....그러고 보니 여기서 처음 만났었지..
"여!! 거기 귀여운 아가씨-. 혼자서 뭐해?"
....엥? 여자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치야가 서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것 같아.
"야... 니가 여기에 왠일이야?"
"왠일이긴~ 위로해주려고 왔지."
치야는 조각케이크 두 상자를 흔들며 말했다.
우리 둘은 미끌럼틀 위로 올라갔다.
"여기 올만이다. 그치?
중학교 졸업하구 처음인가?"
"응. 여기서 우리 처음 만났잖아."
"마져. 전교 1등 수재님이 여기서 울고있길래
평균 99.9점 나와서 억울해서 우는건가 했지."
..놀리는듯한 치야.
이녀석이~
"흐응.. 그래. 나도 잘 날라던 주먹짱이
피투성이되서 들어오길래 엄청 깨진줄
알고 고소해 했지."
"호오-. 지금 한판 하자는 거지?"
"니가 먼저 시작했다?"
"풋, 그러고 보니 우리 엄청 웬수였잖어."
치야가 회상하듯 눈을 감았다 뜨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옛날 일이 하나 둘 씩 생각나.
"맞아, 니네 나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었잖아.
기억나?"
"그거 아직도 기억해?"
"어떻게 잊냐? 니네 세일러 크레이지가
소지품 검사한다 그랬을때
내 가방에다가 몰아넣어 나 열라 혼났잖아."
"...대신에 너는 우리 사물함에 담배 넣놔서
우리 엄청 깨졌잖아.
도대체 그 많은 담배들은 어디서 구한거야?"
"사복입고 화장하고 가서 샀지."
정말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유치하게 싸웠군. 우리 둘.
그때 당시에는 불꽃 튀겼었는데.
"나 전에 3일동안 방안에 갖혀있었잖아.
그때 니가 구해줘서 놀랐어.
나 진짜 죽는줄로만 알고 있었거든."
아아.. 그때 니네 엄마가 너 가뒀을때?
그때는 정말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앞뒤 안가리고 의자로 휘둘렀지.
니네 엄마는 날 신고하겠다고 난리였고.
"3일동안 아무것도 못먹은 애한테 라면이라니.."
치야가 어이없다면서 피식피식 웃었다.
"야!! 내가 시켜준다고 하니까 됬다며!
그리고 밥 말아서 줬잖아."
"야 그러면 시켜달라구 그래?"
치야는 다시 웃어버렸다.
나도 치야를 따라 웃었다.
치야는 딸기 숏케이크를 꺼냈다.
"우리 맨날 이거 먹었었는데.."
"겨울땐 코코아까지 껴서."
우리는 거의 동시에 같이 소리쳤다.
"HAN's!!!"
"HAN's!!!"
HAN's는 우리가 자주 가던 케이크집.
인적도 드물고 주인언니도 착해서 가면
토스트는 공짜였는데..
"엄청 예쁘지? 그집."
"응. 귀엽구. 케이크도 맛있어."
"중앙나가면 맨날 거기 갔잖아.
고구마케이크도 맛있었어."
"거기 아직두 하나?
언제 우리 한번 시간내서 가자."
"응"
나와 치야는 케이크를 한입 베어물었다.
맛있어..
"그나저나 너 김유현이랑 어떻게 된거였어?
나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아아. 걱정안해두 돼. 내 착각이였어."
이것이 걱정시켜놓구 착각이였다구?
콱!
"참. 나 김유현이랑 사귀게 됬어."
치야 입에서 나온 쇼킹발언.
이뇬, 그동안 연락이 없었던게
연애사업하느라고 그런거였구만?
하여간에, 진짜..
"언니 많이 놀랐다."
"미리 말할려구 했어.
근데 걔 디미고 학생회 간부더라."
"디미고?"
"우리 라이벌 학교.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줄임말."
"아, 근데?"
"난 오버그라운드잖아."
오버그라운드라고 하면 설악공고의
설악클럽처럼 난향여상의 일종에 모임?
성적우수, 컴퓨터능력우수, 외모 우수
3박자가 고루 갖쳐줘야지만 가입할수 있다는
비공식 동아리란다.
치야는 거기서 부기장이라나?
"그게 왜?"
"디미고가 우리학교 라이벌인데
오버그라운다랑 디미고 학생회는 장난아냐.
그래서 몰래 사귀는 중이야."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치야가 말했다.
"그리고 김유현 회백그룹 2세라더라."
"회백그룹?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이잖아."
잠깐.. 회백그룹은 뒷골목 조직과도
연계된 대기업 아닌가..?
..설마.. 김치야..!! 너....!!
"내가 생각하는게.. 아니길 바래."
치야는 그저 어색하게 웃을뿐이다.
김치야.. 너 도대체 왜 잊지 못하는건데?
"그러면 김유현을 이용하는거잖아!!
내가 몇번이나 말해!!
동생은 너 때문에 죽은게 아니라고 했잖아!!!"
치야는 내 팔을 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알아.. 하지만 동생을 죽인 놈들은 찾고 싶어.
죄책감으로 이러는게 아니라
언니로서 해주고 싶은거야."
가늘게 떠는 치야의 가녀린 모습에
나도 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치야.. 난 언제나 니가 웃길 바래.
아파하는게 얼마나 지독한건지 잘 아니까..
"이젠 일어나지. 집까지 바래다 줄게."
치야는 젖은 목소리로 밝게 말하며
엉덩이를 탈탈 털어냈다.
나도 주위를 정리한 후 치야와 함께
집을 향해 걸었다.
치야가 갑자기 나에게 묻는다.
"지하야."
"응?"
"혹시 누가 괴롭히니?"
"아니. 왜?"
"아니~ 있으면. 그러면 내가 죽여줄게."
생글생글한 웃음으로 대사와 매치 안되는 치야.
이뇬, 나 없는 곳에서 싸우고 다니는거 아니야?
싸우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어휴, 그러니까 내가 못말하는거야.
이 시한폭탄아.
너나 잘 간수하셔.
영 불안하단 말야.
집앞에 다 도착해서 치야는 입을 열었다.
"지하야. 이거 내가 말할까 말까.. 해서
그냥 말하는 건데.."
"뭔데? 그냥 말해."
"아저씨 홈피에 올려진 글 말야. 나도 봤거든?"
"아.. 응."
"그래서 아이피 추적 좀 했는데.."
아...이피 추적..
왠지 불길한 느낌.
"주소가 사은건이더라."
...........뭐?......
번외 : [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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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지금 운동장 봐봐!!
우지준 선배 어떤 여자애한테 열라 맞고 있어."
"진짜? 누군데?"
"몰라, 파마머린데.
저거 난향여상 교복 아니냐?"
"김치야다!!! 김치야야!!!"
"걔가 누군데?"
"청명중 출신, 주먹으로 논 애 말야!"
「엄마는 6개월전에 돌아가셨어.날 만나러 오다가.
엄마는 나 때문에 죽었다는 생각이 물밀듯이 들었지.
하지만 아빠는 우연한 사고일뿐이라며 위로했어.
그게 거짓이여었어도 믿었어.
누군가가 그렇게 말해주길 바랬거든.
마음에 매달린 추가 너무나 버거워서..
너도 그렇지 않니?
걱정마. 동생은 너 때문에 죽은게 아냐.
....그건.. 니가 더 잘 알잖아.」
그래. 넌 언제나 내게 그렇게 말했어.
너도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와는 달랐어.
"커헉.."
"야이새끼야, 일어나. 못 일어나?"
「이봐요. 아줌마. 기물파손죄랑 가정폭력학대죄랑
어느게 더 무거울거 같아요?
당신이 부모야!!!!????
치야는 내가 데려가겠어!!!!」
의자로 부숴진 방문 틈 사이로 네 모습이 보였을때..
....알았다.
너는 나처럼 결코 나약하지 않다는것을..
"너.. 너 누구야? 누군데.. 내가.. 누군지 알고..."
"설악클럽 일진짱 우지준이라며.
야, 너 어떻게 일진 됬냐?
참나.. 설악공고도 볼거 다 봤네."
「매일 매일 울던 횟수를 줄일꺼야.
하루에 한번 울던것을
이틀에 한번 울고..
이틀에 한번 울던것을
한달에 한번 울고..
한달에 한번 울던것을
일년에 한번 울고..
그러면 언젠가 엄마 사진을 봐도
웃을수 있는 날이 오겠지...」
여려보이지만 그렇지 않아.
..날이 갈수록 넌 강해진다.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는 나와는 다르게..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런것뿐..
내 BF 성지하를 건들이는 놈들은..
밟겠어.
"퍼억...!!"
"큽.. 너.. 도대체 뭐야?"
"김치야.
성지하 건들지마.
안그러면 설악클럽 아주 작살나는 수가 있어."
그러면 넌 내버려 두고..
사은건이나 잡으러 가볼까?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한놈을 족쳐서
반을 알아냈다.
도대체 어떤 녀석이길래
그딴 글을 올리는 거야?
지하를 곤란하게 하는 놈들은 용서못해.
"너는 뭐야?"
빨간머리 여자애가 인상을 쓰며 말한다.
그뒤에 검은머리 여자애.
그 옆 남자애.
그리고 회색머리 사은건.
난 사은건 앞에 섰다.
"나 알지? 성지하 BF"
"뭐야. 니가 그럼 지하 BF 김치야야?"
빨간 머리의 말을 간단히 씹으며
사은건에게 말을 이어갔다.
"...내가 왜 왔는지 알지?"
"........"
대답이 없는 사은건.
인정하는 건가..
지하랑 친한걸로 아는데 왜 그런짓을?
어쨌든..
"....딱 한대만 맞아라."
"지하는... 알고 있어.?"
"걱정마. 조만간 내가 말할테니."
난 사은건의 복부에 주먹을 강타했다.
윽하는 소리를 내며 한쪽 무릎을 꿇는 사은건.
"야.. 은건아. 얜 누구야? 도대체 왜이러는거야?"
"야!! 너 지하 BF라며!! 도대체 왜 이래?"
"니 친구 사은건한테 물어봐라."
그렇게 말한 뒤 난 설악공고를 빠져나왔다.
으씨.. 싸움 또 해버렸네..
뭐 새삼스러운건 아니지만.
지하한테 걸리면 나 죽는데.
에씨~ 몰라!!
학교나 얼른 돌아가야겠다.
출석부에 체크 됬을러나?
되면 안되는데..
「그럼 우리 BF 먹는거다?
김치야, 성지하 BF 알지?
좋다-.. 좋은 친구가 생겨서..
무지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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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내내 시달렸다..
"어제 기자회견 보셨나요?"
"미즈씨는 어떤 아버지인가요?"
"지하양!! 글 올린 사람은 찾았나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난 모든 질문에 함구하며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기자들은 수위아저씨가 교문을 닫아놓아서
더 이상 들어올수 없었다.
"쟤야?"
"그런가봐. TV에서 사진도 나왔잖아."
"우리학교 학생이였어?"
뒤에서 수근수근 대는 아이들.
이내 선생님의 호통이 들리자 애들은 잠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곧 다시 수근댄다.
짜증나, 이런 분위기.
이럴거란거 예상은 했지만.
그때 갑자기 핸드폰 진동이 느껴졌다.
문자왔네.
「지금은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자.
아빠도 힘낼테니까. 지하 화이팅!」
...푸-, 이러면 짜증낼수도 없잖아.
그래, 아빠 말대로 편하게 생각하자.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겠지.
"지하야. 어떻게 된거니?"
교실에 들어가니 미진이가 날 붙잡으며 말했다.
미진이가 걱정하는건 고맙지만...
"미진아. 당분간 아는척 하지마. 니가 피곤해져."
"응?"
"잠잠해질때까지는 혼자 다닐꺼야.
어쩌면 학교에 안 나올수도 있고."
나와 친한 모습을 보이면 애들이나
기자들한테 시달릴지도 모르니까.
난 미진이를 제쳐두고 교무실로 향했다.
담임은 곤란한 표정을 하며 앉아있었다.
"......이런건 선생님한테 먼저 말했어야지."
"죄송합니다. 말하기 곤란해서요."
그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
"어차피 4일후면 여름방학이니 집에서 쉬어."
"여름방학때는요?"
"여름방학때 하는 보충수업은 안 들어가는 거니까
잠잠해지면 학교에 나오렴."
"네."
"오늘은 정상수업하고 가라."
난 가볍게 목례한후 교무실을 나왔다.
덕분에 휴가받았군.
후....
그러면 수업 끝나고 만나러 가는 일만 남았네.
수업이 끝나고 야자 시작하기전.
난 몰래 학교 담벼락으로 나왔다.
교문 앞에 아직도 서성이는 기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내가 왜 저 인간들때문에 이래야 되지?
진짜 끈질기다니까.
하긴.. 한동안 조용했는데 터졌으니
이거다 하고 몰려온거겠지.
난 얼른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갔다.
"어. 누나 아니세요?"
설악공고 앞에서 기다리는데 최석인이 아는척한다.
음, 간만에 보는거 같네.
"진짜 오랜만이에요. 소식은 들었어요."
"아. 그래?"
최석인은 또 빙긋 웃는다.
볼때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거북스러워.
저번에 내가 우지영 때릴때 행동도 이상했고.
"은건형 기다리세요?"
"응"
내 대답이 끝나자마자 한 무리들이 내려온다.
그 중 현애가 날 알아보고 내게로 달려온다.
"지하야?"
"어, 현애야."
"그.. 저... 오늘 혹시 사은건 만나러 온거야?"
"응."
현애는 내 눈치를 살핀다.
...혹시 현애도 알고있는건가?
뒤에 서있던 사은건이 내게로 다가온다.
옆에 우지영이 사은건의 팔을 꼭 붙잡고 있는다.
난 우지영을 무시한채 사은건 앞에 섰다.
"한가지만 물을게."
"............."
"글... 니가 올린거야?"
"...........내가 올렸어."
사은건이 가방에서 무언갈 찾더니 내게 손을 내밀었다.
사은건 손에는 우리 가족사진과 내 도장, 그리고 학생증..
후.. 더 이상 할말 없게 만드는구나.
난 건네받고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걸어갔다.
현애가 부랴부랴 쫓아온다.
"지하야! 어떤 일이 있는지는 몰라두
사은건이 그런애는 아니야."
"알아."
"응?"
현애가 놀란표정으로 되묻는다.
나도 알아.
사은건이 아무런 이유없이 그렇지 않을거란거.
"하지만.. 너 방금전.."
"물어봤을때 자기가 했다고 했잖아.
어떤 일이 있었건간에 그걸로 끝난거 아냐?"
하지만 걸려..
왜 내 소지품들을 사은건이 가지고 있는거지?
그걸로 등본을 띠어온건가?
"사은건, 그자식은 널 좋아해.
넌 모르겠지만.. 여튼
좋아하는 애한테 그러겠냐?"
현애가 흥분한듯 소리쳤다.
"나두 좋아해."
"뭐?"
"믿기는 싫지만 어쩔 수 없잖아?
본인이 저렇게 나오는데.
차라리 나도 부정했으면 했어.
내가 어쩌겠어? 그대로 믿어야지."
어떤일 있는지 말하지 않았다.
그동안 나에게 여러번 미안하다고 한것은
이걸 두고 한것일까?
그러면 왜 글을 올린거지?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할수있는건 그냥 그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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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부터 3일동안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
아니, 않았다가 아니라 못나갔다.
아빠도 쉽사리 집에 못 들어오고 있다.
아빠가 사람을 써준 덕분에 집앞에
몰려있던 기자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어딘가에 숨어있을지 몰라.
톱스타 딸로 살아가기 참 힘들군.
약간 이른밤..
누가 초인종을 누른다.
아빠인가?
당분간 영철아저씨네에서 지낸다고 했는데.
문을 열었더니..
"하아.. 읏.."
수현이가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벽에 간신히 기대어 있었다.
버티는게 힘든지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얼른 들어와."
난 얼른 수현이를 안으로 들였다.
어디서 피터지게 싸웠나...?
난 구급상자를 꺼냈다.
잘 쓰지는 않지만 예전에 치야와 다니면서
치료하는건 이골이 나있다.
"어디서 싸웠어? 꽤 많이 맞았네.."
"................"
"각목으로 맞은 자국도 있고.
근처에서 싸웠니?"
난 상처들을 솜으로 깨끗이 닦으며
물었지만 수현이는 묵묵부답이였다.
수현이는 치료하는 날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연다.
"우지준과 싸웠어."
"우지준? 우지영 오빠?"
"정확히 말하면 우지준은 아니였지만. 여튼간.
어제 낮에 니 친구 김치야가 와서
우지준 아작내고 갔거든.."
김치야..!!
이년이 또 싸웠어 진짜!
싸우지 않기로 그렇게 약속해놓고.
너 담에 만나면 죽었어!!
"좋은 빽 뒀네. 걔 신수구에서 알아준다며.
윽.."
"아파도 참아.
좋은 빽이긴 하지만
좋은 빽보단 친구가 더 좋아."
"...킥......"
"...나에게 할말 있니?"
왠만해선 날 찾아오지 않을텐데..
수현이 성격에 이정도 상처가지고
나한테 찾아올 애도 아니고.
역시 사은건 일 때문에 그런건가?
"사은건이 했던 말 믿어?"
"그 애가 한 말이니까 믿어."
"사은건은.. 아무것도 안했어."
수현이 쓸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것도 안했다니..
도대체 무슨 말이야?
이해 못하겠어.
"사은건 어떻게 생각해?"
"응? 그야 처음에 딱 보면 인상 험하게 생겼지만..
지내고 보니까 괜찮다고 생각해.
요리도 잘하고."
"그러면 그걸로 됬어.
지금 내가 하는말 똑바로 잘 들어.
니가 눈치가 빠른 애라면
분명 알아들을수 있을거야."
....무슨 말을 한다는거지?
어떤 말인데?
".......우선 이민완, 우지준, 사은건의
관계.. 그건 사은건한테 직접 물어봐."
"셋의 관계?"
"...우지영.. 이랑 최석인이랑.. 소꿉친구야.
최석인이 너에게 접근한거.. 이해 돼?"
설마.. 그런 유치한 이유로?
만약이 그게 정말이라면..
"너.. 다 알고 있었던거야?
그래서 그때 오락실에서 최석인 때린것도.."
"알았지만 말할수 없었지.
사은건이 곤란해지니까."
"하 참... 어이가 없어서."
"말귀 한번 잘 알아들어서 좋군."
수현이는 붕대로 감겨진 팔을 들어올려
우리집 현관문을 가르켰다.
"사은건은 레이나에 있어. 어떻게 할래?"
수현의 말에 난 손에 들고 있던 연고들을
내팽켜치고 수현을 집에 놔둔채
무작정 나와서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신수구 중앙으로 가주세요."
이제야 감이 잡히는군..
뭐야, 사은건.
너 진짜 바보 아니야?
수현이 아니면 몰랐을뻔 했잖아.
택시값을 지불하고 레이나에서 내렸다.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가 나오고 있다.
무표정의 최석인..
너 잘 만났다!!!
따지고 보면 이 일의 원인은 다 너야!!!
"어..? 누나. 여기엔 왠일이세요?"
"너 만나려고 왔지."
왜 네 웃음이 거북스러운지도 이제 알것같아.
내가 우지영을 때렸을때 니가 나에게 했던 행동도.
....감히 날 갖고 놀려고 해?
"우와~ 왠일이세요?
저 여기에 있는거 어떻게 아셨어요?"
웃으며 말하는 최석인에게
나는 차갑게 웃었다.
웃겨, 지금 니모습.
"누가 부탁하더라고. 너 작살내고 오라고."
"네?"
난 최석인의 멱살을 움켜 잡았다.
"까불지마.
날 만만하게 봤다면 오산이야.
이 가식덩어리."
내 말에 최석인도 대충 눈치 챈 듯 표정이 변한다.
그래, 그게 니 본모습이겠지.
차갑고 오만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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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네요.
쉽게 넘어갈줄 알았는데."
"내 도장이랑 사진, 학생증.. 그거 네짓이지?
전에 우리학교 와서 나 기다렸을때
가방속을 엎을 생각은 아니였지만.."
"..사진과 나와있길래 슬쩍 한거죠."
최석인이 픽 웃으며 내 말을 가로채갔다.
역시 그랬어.
지금에서야 기억이 난다.
"우지영이 시켰니?
소꿉친구에 대한 우정? 아님...."
최석인이 멱살을 잡은 내 손을
뿌리치며 날 벽에다가 밀어부쳤다.
윽.. 너무 세게 부딪쳤어.
머리가 흔들려.
그리고 화난 표정으로 날 위협한다.
"말하면 죽여버릴꺼야."
"죽일수있다면 죽여봐."
".................."
"쇼하지마.
그런 협박은 안통해.
니가 우지영을 좋아하는건 알겠는데
이건 너무 비겁하지 않아?
우정이 아니라고 고백할 용기도 없으면서."
난 최석인을 밀어냈다.
최석인은 힘없이 물러났다.
레이나에 들어가려다가 한마디 더 해줬다.
"니가 무슨 짓을 한건지 알기나 해?
너 때문에 나와 아빠는 하루종일 기자들한테 시달려야해.
거기다가 우리 사생활까지 까발려지고."
"..............."
"그것만 생각하면 오히려 죽이고 싶은건 나야.
사은건한테 협박까지 하고...
무엇보다 우지영을 속였어. 넌."
난 얼른 레이나에 뛰어들어가 사은건을 찾았다.
제발 늦지 않기를..
.....회색머리라서 금방 튀는군.
아무표정없이 술만 들이키는
사은건과 그 옆에 달라붙은 우지영.
그동안 나에게 대했던 어설픈 행동은
모두 나를 위한것.
이젠 됬어.
솔직하게 말해도 돼.
"오빠. 오늘은 오빠네 집에서 자고가도 되요?"
"..............맘대로 해. 이젠..."
"미안. 사은건은 오늘 나랑 있을건데?"
난 옆에 앉아있는 우지영을 밀쳐내며 말했다.
그러면 내가 곤란하지-
벙벙한 두사람.
정신차린 우지영이 내게 소리 지른다.
"뭐야?! 여기에 왜 온거야?!"
"미안한데 얜 내꺼야."
"뭐... 뭐라는거야? 이런게 다있어?
오빠!! 도대체 어떻게 된거에요??"
난 아직도 멍하니 있는 사은건을 일으켜 세웠다.
"나가자."
난 사은건의 손을 잡고 무작정 달렸다.
소리치는 우지영을 뒤로하고.
숨이차서 얼마 가지는 못하고 멈춰섰다.
"야.. 너 왜 여기에 있어?"
이제야 입을 여는 사은건.
"나한테 할말 없어?"
".....뭐?"
"아니다. 내가 먼저 할게."
똑바로 눈을 마주치며 말할거야.
마음이 통할수 있게.
"좋아해."
말하고 나니 왠지 우스워서 웃어버렸다.
사은건의 놀란표정에 즐거워져서..
"아하하하하하!!!"
"야, 너 왜 웃어?"
사은건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묻는다.
이럴땐 귀엽다니까. 큭큭..
"웃기니까 그렇지. 표정이 멍해-"
"안멍하게 생겼냐? 다짜고짜 끌고오더니-..."
"그래서? 대답은 뭐야?
Yes or NO 로 확실하게 말해."
양손을 허리에 올려놓으면서 물었다.
사은건은 가만히 무표정으로 있다가
씨익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사귀자."
"........근데 여기 어디야?"
"니가 끌고왔잖아. 몰라?"
"몰라 이쪽으로는."
"여기 경계선 넘으면 현무동이야."
"진짜? 그렇게도 멀리 왔어?
얼마 안달린거 같은데.."
"근데 너 다리 진짜 빠르다.
별로 긴거같지도 않구만."
"....죽을래?"
우리둘은 어둑해진 길을 걸었다.
후아-, 가슴이 뻥 뚫린게 시원해.
"야, 너 지금 11시 48분인데
버스 안끊기냐?"
"진짜?! 아씨.. 나 어떻하지?
여기서 우리집까지 먼데.."
"우리집에서 그냥 자고가.
중앙에서 신백호동 가까워. 걸어가도 되고."
어떻게 자고가라는 말을 저렇게 쉽게 하는지..
참.. 그러고 보니 아까전에 레이나에서
우지영한테도 그런거 같은데..?
".....너 우지영한테도 그랬지?"
"뭘?"
"우지영이 자고 가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맘대로 하라고 대답했잖아!!!"
"그건 술김에 그런거야."
사은건이 눈살을 찌푸리며 변명한다.
"술김이라면 다 그런거야?"
"자꾸 말꼬리 잡는다?
난 너때문에 걔랑 잘뻔...."
".......잘뻔? 야 사은건!!!!!"
"뻔 했다니까.."
"나 집에 갈꺼!!!"
이 녀석이 도대체 우지영이랑 어디까지 간거야?
우지영, 최석인 봐서 대충 넘어갈려 했더니만
이게 협박까지 해?
내가 갈려고 하자 사은건이
급히 손목을 잡는다.
"무조건 미안하니까 가지마.
너 혼자서 여기 어떻게 갈려고 그래.
그리고 니가 생각했던일 절대 없으니까.."
"화나니까 그렇지.
아참.. 그러고 보니 너한테도 화낼거 있다."
"화낼거?"
"바보같이, 나한테 말을 해야지
그렇게 혼자서 다 뒤집어 쓰면 어떻게 해?
최석인한테 협박받은거라며.
아마 우지영이랑 안 사귀면 퍼트릴꺼라고 그랬겠지."
"어.. 그거 어떻게 알았어?"
사은건이 어리둥절하며 내게 묻는다.
흐응..
"Feel 이지-"
"..쿡.. 진짜 어떻게 안건데?"
"필이라니까, 묻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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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렇게 된거야.
그게 얼마나 아픈건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결국 이렇게 되버린거지.."
기나긴 사은건의 이야기는
이 한마디로 끝을 맺었다.
그러니까 우지준네 아빠랑 민완이네 엄마가
재혼해서 같은 집에 사는데..
민완이는 그걸 숨기려 했던거고..
우지준은 그걸 알고서 사은건에게 협박한거구나.
그래서 우지영이 해달래는데로 다 해줄수밖에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민완이에게 얘기할수도 없었고...
사은건 인생 한번 엄청 꼬이네.
나라면 그냥 폭로해버릴텐데..
생긴건 겁나게 생겨도 의외로 챙겨주는구나..
방법은 별로 안좋았지만.
"그래서.. 민완이한텐 안말할거야?"
"말해야겠지."
"수현이는 알고 있는... 아 맞다!! 수현이!!!!"
으아, 너무 정신이 없어서 깜빡 했어!!
집에다가 그냥 두고 와버렸네.
"수현이는 왜?"
"수현이가 집으로 와서 알려준거거든."
"뭐? 킥-, 필이라며?"
"웃지마, 조금밖에 안가르켜줬어.
나머지는 내가 추측한거구."
수현이의 번호를 누르고 있는 내 손을
사은건은 슬쩍 밀어서 핸드폰 폴더가 닫히게했다.
"냅둬. 자기가 알아서 가겠지."
"괜찮을지 몰라-."
"걔가 어린애냐?"
"아니, 그러면 우리집 문이 열려있는거잖아."
내말에 사은건이 황당한듯 쳐다봤다.
뭐. 우리집에 별로 값나가는건 없긴 하지만.
사은건은 침대 아래에다가 이불을 깔며 말했다.
"빨리자. 내가 아래에서 잘테니까."
"당연하지."
"당연? 너 아래에다가 확 재워버리는수가 있어."
"푸하하-, 웃기지 마셔."
난 크게 웃어주고는 침대위로 푹 누워버렸다.
내 방 침대와는 다르게 약간 낮은 베게와
파란색 이불.
"아 맞다. 일찍 일어나야겠군."
"왜?"
사은건은 불을 끄고 밑에 누웠다.
몇 초가 지나자 어둠에 익숙해져
방 풍경이 조금씩 보였다.
"너. 학교."
"괜찮아. 나 학교 안가."
".....?"
"아빠일로 잠잠해질때 다시 오래."
"..미안, 막을수 있었을텐데.."
난 아래 누워있는 사은건을 빼꼼히 내려다봤다.
사은건은 왜그러냐는듯 날 쳐다봤다.
"아빠일은 잘 된거 같아.
자세한건 공식 홈피에 가봐야하지만.
니탓이 아니니까 그렇게 안말해도 돼.
덕분에 이젠 편하게 생활할수 있거든.
당분간은 좀 시끄럽겠지만."
내말에 사은건은 보이지 않을정도로 미소를 지었다.
달빛이 비쳐서 사은건 특유의
은회색 머리가 이쁘게 반짝인다.
"니 머리 말야."
"아, 왜?"
"색 이쁘게 잘 든거같아."
"이정민이 이색으로 골라줘서 한건데.
잘 나왔다니 다행이네."
"햇빛 비치면 막 반짝거려."
"반짝?"
"응. 나도 염색할까?"
"넌 안될껄? 선생한테 잡혀간다."
"근데 넌 왜 해?"
"난 개기면 되는거고."
"불량학생이군."
"쿡, 이제야 알았냐?"
사은건은 웃으면서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내가 땡글땡글한 눈으로 계속 쳐다보자
사은건은 바스락 거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덕분에 나와 사은건은 똑바로 마주볼수있게 되었다.
"왜..? 읍-"
그건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해야 하나?
사은건의 얼굴이 점점 다가오더니
내 입술에 포개어졌다.
시간이 지나자 입술을 뗀 사은건은
놀란 내 표정을 보면서 즐거운듯이
내 귀에 속삭이고 누워버렸다.
"잘자."
물론, 사은건의 말대로 잘 잘수는 없었다.
사은건의 침대에 누워서 얼굴이 잘 보일수 없게끔
이불을 머리까지 끌어 올려서 눈을 감고 있어도..
빨개진 내 얼굴과 아직 감촉이 남아있는 입술과
침대 속에 남아있는 사은건의 체취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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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띠, 띠띠, 띠띠."
규칙적으로 들리는 알람소리.
으.. 머리 띵해.
어제 제대로 자지 못했어.
"후.. 벌써 아침인가?"
"아침이야."
"제대로 잔거 같지도 않은데..
벌써 아침이네."
"넌 제대로 잔거 같은데?"
내가 사은건을 휙 흘겨보며 말하니까
사은건이 하품하며 대답했다.
"왜? 넌 제대로 안 잤냐?"
"안잔게 아니라 못잔거지.
담에 와서 자다간 까딱하면 당하겠네."
내가 약간 비꼬는 형식으로 말하자
사은건이 크게 웃는다.
"푸하하하하- 설마..
그리고 어떻게 좋아하는 여자앨 두고
옆에서 편히 잘수 있겠냐?"
어휴, 여튼간 말은 잘해요.
어제 일만 생각하면.....
....됬다. 생각하지 말자.
또 얼굴 빨개지겠어.
"♩♪♬-.."
"어, 내 폰이다."
나는 서둘로 핸드폰을 받았다.
들리는건 영철아저씨 목소리.
- 지하니?
"네, 아저씨. 왠일이세요?"
- 부득이하게 니가 방송타게됬다.
"네?"
- 그냥 수현이랑 토크쇼 나가는거니까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마렴.
"토크쇼요?"
- 응. 수현이가 정한거야.
"아빠가요?"
- 내 생각에도 니가 나오는게
소문을 더 빨리 가라앉게 하지 않을까해.
아침 프로그램이거든? 곧 데리러 가마.
"아.. 그래요? 팬들 반응은 어때요?"
- 다행히 옹호하는 반응이 늘어가서 괜찮을거 같아.
방송활동하는데 이젠 지장없고.
기자수도 현저히 줄었고.
"아차차, 저 데릴러 오시려면요
저희집 말구요. 다른데로 오셔야 되는데.."
- 다른데?
난 영철아저씨에게 사은건네 집
오는 길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끊었다.
적어도 방송은 안탔음 했는데
결국엔 어쩔수 없이 타게 되는구나.
하긴.. 어쩌면 나오는게 좋을수도 있겠다.
"가야돼?"
"응. 방송타게됬네. 방송 나오면 잘 봐둬."
"봐두지."
"너도 같이 나가자. 학교 갈 시간이잖아."
"윽, 오늘은 늦게 갈려고 했는데."
"얼른 교복 갈아입고 나와."
사은건은 인상을 찌푸리며 옷갈아입고 나왔다.
이녀석 지주 이렇게 학교 빠지는구나.
나라면 상상도 못할 일인데.
난 현관 앞에 앉아서 신발을 신었다.
뒤에 사은건이 마이를 입지 않고
옆구리 껴놓고서 서있었다.
"아 맞다. 너 밥 안먹어서 어떡해?"
"오, 챙겨주는거야?"
난 웃으며 사은건의 풀러진 셔츠 단추
하나를 닫아주었다.
그리고 셔츠 깃을 잡아 확 잡아당겨
사은건의 얼굴이 내 얼굴에 코앞에 오도록했다.
그리고 씩 웃으면서 말했다.
"책임진다고 그랬잖아?"
전에 술먹으러 사은건에 집에 갔을때
농담으로 한 말에 사은건에게 책임지라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었지.
..어때? 너도 놀랐지?
사은건의 얼굴이 빨개진다.
"어어, 너 얼굴 빨개!!"
"아 짜증나, 보지마."
"나만 당할수는 없잖아? 복수야."
"진짜 어쩔수 없는 여자라니까."
사은건이 얼굴을 푹 숙이고
마이를 입으면서 말했다.
저럴땐 귀엽다니까.
성지하 어쩌면 대단한 놈 잡은건지도 모르겠다.
"안나가?"
"나가!!"
"킥킥."
"따아아알!!! 우리 얼마만에 보는거냐!!!"
"정확히 4일이야."
영철아저씨따라 대기실에 들어가니
아빠가 메이크업 받다 말고 내게 뛰어왔다.
"아빠.. 그래도 마저 메컵받던건 받아야지.
언니 당황하는거 안보여?"
"아아, 그래야지.
상희야, 우리딸도 이쁘게 나오게 해줘."
"네네, 그럴게요."
난 코디언니에게 이끌려서
이옷, 저옷 입어보다가 간편하게 정장을 입었다.
그리고 대기실에 앉아서 간단하게 메이크업 받고.
"아빠는요?"
"미리 나가서 대본 맞춰보고 있어.
아, 조금있으면 방송 시작하겠다.
어서 무대쪽으로 나가보렴."
난 얼른 대기실을 나와 복도를 뛰어갔다.
무대쪽으로 나가는 입구 앞에 아빠가 서있었다.
"나가자. 딸."
"응!!"
난 웃으며 박수소리가 들리는
무대로 아빠의 손을 잡으며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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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ZU] 얼 짱 과 얼 짱 이 만 났 을 때21~30
지렁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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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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