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아르헨티나, 2대째 공장을 운영하는 세르히오 다얀은 첫째 딸 성인식을 성대하게 치러줍니다.
하지만 사실 공장 사정이 좋지 않아 직원 임금 체불과 아이 학비 미지급에 엄청난 사채빚까지 있었지만요.
사채업자 브레네르가 가족을 빌미로 협박을 하니 그 빚부터 먼저 갚아야 해서 별장을 급히 팔아 마련한 돈을 들과 브레네르에게 가는 길.
그 날 갑자기 건물이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나죠.
그 사건은 바로 'AMIA 자살 폭탄 테러'였어요. 실제 있었던 사건으로, 중남미에서 가장 많은 유대인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던 아르헨티나에 이스라엘-중동 갈등으로 인한 테러가 자행된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수없이 죽고 다쳤죠.
세르히오의 아내 에스텔라는 남편을 찾아보지만 가방만 발견되고 시체는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세르히오는 다행히 별일이 없었고 병원에서 간단히 치료를 받고는 파라과이로 밀입국한 것이었어요.
사망보험금으로 가족들이 잘 살아가길 바라면서 내린 결단.
몇 개월 후 에스텔라는 남편의 죽음을 인정하고 사망보험금으로 큰돈을 받아 밀린 임금도 지급하고 빚을 다 갚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폭발 사고로 여동생을 잃은 사채업자 브레네르와 가까워지죠.
한편 세르히오는 파라과이에서 가전제품점에 취직해 잘 살아갑니다.
닭을 사러 시장에 간 날, 우연히 옛 지인을 만나고 비로소 가족의 안부를 페이스북을 통해 알아냅니다.
세르히오의 선택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옳은 것일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가족'을 위해, 엄청난 빚을 갚을 길이 없기에 내린 선택. 하지만 그 선택은 엄연한 사망보험금 수령 사기이기 때문에 가족에게 돌아갈 수는 없지요.
그런데 자신을 협박한 사채업자를 남편, 아버지라 부르며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 딸을 보면서
그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기구하고 처절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과연 고이 잠들 수 있을지...
첫댓글 폭발사고를 겪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겠지요.
그중 남은 가족이 새로운 사람을 들일 수 있다는 것까지는 아마 생각했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받아들여야지요. 어쩌겠어요. 자신이 고른 쉬운 길이었으니.
하필이면 가족을 앞세워 햡박했던 사채업자와 가족이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