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가 추천하는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는 멜로영화들
"성공했어, 성공! 하하." 영화 [오직 그대만]에서 정화가 시각장애인이 아닌 그저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처럼 느껴졌다는 말을 건네자, 한효주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이렇게 말했다. SBS [찬란한 유산]의 은성처럼, MBC [동이]의 동이처럼 한효주는 화면 밖에서도 씩씩하고 명랑한 사람이다.
한효주가 영화 [오직 그대만]을 선택한 건, 흥미롭게도 그런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동이] 끝나고 인터뷰할 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다음 작품 뭐하고 싶으세요?' 저는 딱 그 시기에 멜로 영화 한 편 찍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그동안 제가 출연한 드라마에서는 성장, 가족, 친구간의 우애, 그런 울타리 안에 사랑이라는 게 포함되어 있었잖아요. 아무런 장애물 없이 오직 사랑만 존재하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어요." 한효주의 말처럼, 전직 복서 철민(소지섭)과 시각장애인 정화(한효주)의 "위대한 사랑"을 그린 [오직 그대만]에는 그들의 사랑을 반대하는 부모님도, 거창한 조언을 늘어놓는 친구도 없다. 단지 남자의 모든 것을 용서하는 여자, 그 여자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남자만이 존재할 뿐이다.
[오직 그대만]의 정화는 한효주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새로운 얼굴을 덧입힌 캐릭터다. 사고로 시력은 잃었을지라도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미소만큼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모습은 한효주의 해맑은 얼굴과 만나 더 빛이 난다.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만으로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파트너 소지섭과 호흡을 이어나가는 모습은 한효주의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오직 그대만]은 한효주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원래 처음이라는 게 떨리고 긴장되고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의미가 큰 단어잖아요. [오직 그대만]은 처음 하는 멜로 영화였고, 처음 하는 큰 상업영화였고, 그래서 연기할 때도 처음 연기하는 것처럼 매번 떨렸어요. [오직 그대만]은 저한테 그런 영화예요." 이번 영화를 통해 한 층 더 깊어졌다는 한효주가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는 멜로영화' 다섯 편을 추천했다.
글 l 이가온<10 아시아> 기자 , 사진제공 l 이진혁<10 아시아> 기자
"앞으로가 정말 기대되요.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요."
올해 나이 스물다섯, 한효주는 20대의 정중앙에 서 있다. 그동안 광고를 통해, 드라마를 통해 점차 인지도를 높이고 한효주만의 이미지를 쌓아갔다면 이제는 배우로서의 믿음과 아우라를 만들어갈 차례다. 그러나 그는 벌써부터 걱정하지 않는다.
"저는요, 앞으로가 정말 기대돼요. 이 얼굴, 저 얼굴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으니까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한효주의 환한 미소처럼, 남은 20대의 절반도 그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