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 Dining] 미술관 옆 그 식당
매일경제 2023-02-24
데이트나 나들이 코스로 미술관 전시 관람이 일상이 되어 버린 요즘. 보고 싶었던 작가의 작품으로 힐링하는 시간도 기다려지지만 전시 감상 후, 미감 만족의 식사 시간도 기대 포인트다.
이태원 속 작은 시칠리아 ‘시칠리’
리움, 파운드리 서울, 페이스 갤러리 등 수십여 개의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한남동은 문화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1순위 코스. 가볍게 갤러리 투어를 하며 마음의 양식을 채웠다면 리움 미술관 옆 빌라 1층에 위치한 시칠리로 들어가보자. 지중해 무드의 블루와 화이트 컬러가 산뜻하게 손님을 맞는 공간은, 10여 년 이탈리아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이흥주 셰프의 손맛이 담긴 레스토랑으로 한국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이탈리아 창작 요리를 선보인다.
점심 메뉴는 이태원에서 손꼽히는 파스타로 입소문 난 3~4가지의 생면 파스타 등 단품만 가능하며 저녁에는 코스로 운영된다. 손으로 하나하나 손질한 전갱이 생면 파스타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전갱이의 감칠맛과 토마토소스의 상큼함, 거기에 아작아작 씹히는 식감의 크럼블이 더해져 맛과 식감의 밸런스를 다 잡았다. 시칠리 레스토랑의 찐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서빙되는 저녁 메뉴인 시칠리 코스는 10개 요리로 구성돼 있다. 와인과 함께 즐겨보도록 하자.
정성의 한 그릇 ‘온따뜻한 솥밥’
밥에 진심인 한국 사람들에게 갖은 재료 넣어 고슬고슬하게 지은 따뜻한 솥밥은 어느 음식과도 바꿀 수 없는 기대되는 한 끼다. 인사동에서 17년 동안 잔칫집이라는 이름으로 한정식을 운영하다 2022년부터 새롭게 솥밥 전문 식당으로 변모한 인기 식당 중심엔 역시나 한식당의 뿌리가 있다.
서너 개 반찬과 국이 함께 나오는 깔끔한 반상 스타일로 톳해물솥밥, 전복솥밥, 우엉닭고기솥밥 등 메뉴 재료에 따라 양념을 달리해 각 솥밥만의 특별한 맛이 강조되는 점이 매력적. 애호박 새우전, 떡갈비도 한두 개씩 소량 주문이 가능하다. 호랑이 생막걸리, 아황약주 등 전통주와 함께 곁들여보는 것도 추천한다.
전시 관람도 식후경 ‘나향 in 안국’
안국역 공예박물관에서 바로 옆에 위치한 나향 in 안국. 전시를 보러 가기 전,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최적의 나향 in 안국은 위치도, 맛도 최상이다. 대표 메뉴인 불향 쌀국수, 반미는 누구나 만족할 만한 호불호 없는 맛이다. 메뉴 이름대로 입맛 확 살려주는 불향의 풍미가 느껴지는 푸짐한 고기 토핑은 기본.
진한 국물에 고수를 추가해 후루룩 한 입 가득 넣으면 추운 겨울 날씨에 얼은 몸을 싹 녹인다. 양념 불고기에 칠리소스 피클, 야채가 고루 들어간 반미는 바삭한 쌀 바게트의 식감이 최고다. 베트남 로컬 분위기 제대로 느껴지는 이국적인 분위기도 한몫한다. 베트남 소시지에 맥주 한잔하며 관람한 전시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좋겠다.
몸과 마음을 챙기는 시간 ‘산촌’
오감을 만족시키는 기분 좋은 전시 관람 후에는 좀 더 나를 챙기고 싶은 음식이 기대된다. 한식을 좋아하거나, 어른들과 동행할 때 한식당을 찾는다면 신선한 야채와 산나물을 주 재료로 하는 산촌이 제격이다. 승려 생활 중 배운 불교 사찰 요리에서 영감을 받은 채식요리로, 깊은 산속에서 자라나는 야생초, 제철 중 최고 품
질만의 야채 식재료로 메뉴를 선정한다. 산촌정식은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의 맛을 낸 7가지 산채 모둠 나물과 계절 반찬, 갖은 전과 튀김 류, 잡채 등 다양한 반찬과 식사, 후식까지 서비스된다. 마음과 몸의 양식이 꽉 채워지는 시간이다.
[글과 사진 최유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8호(23.2.28) 기사입니다]